제주도는 최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탄소중립 선도도시 선정 등 국가 에너지대전환의 제도적 기반이 빠르게 갖춰지고 있는 에너지대전환의 살아있는 실증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경섭 제주도 에너지산업과장을 만나 올해 히트펌프 보급계획과 제도개선방안 등을 들었다.
■ 올해 히트펌프 보급계획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국비 예산 144억원 중 95%에 해당하는 138억원을 제주지역에 배정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2,460가구에 보급할 수 있는 예산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올해 히트펌프보급을 대폭 확대해 확보된 도비매칭예산 44억원으로 상반기 중 1,042가구에 먼저 보급하며 도비 매칭예산을 추경에 약 60억원을 추가 반영해 하반기에도 1,418가구 보급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제주도가 타 지역대비 히트펌프 실증에 최적인 이유는
히트펌프의 보급효과는 단언컨대 가구별 난방에너지비용 절감이며 생활속 에너지전환만으로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할 수 있어 에너지비용절감과 탄소중립을 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제주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히트펌프를 전력계통을 안정화하는 능동적 수요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제주도는 겨울철 외기온도가 너무 낮지 않으며 공동주택보다는 단독주택이 많다. 또한 타지역 대비 도시가스 공급비율이 낮아 난방비용이 높아 히트펌프보급 시 에너지절감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있다.
제주도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은 24.3%로 재생에너지발전 확대를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이 맞아야 한다. 이러한 수요공급에 불균형이 생겼을 때 출력제어가 발생하는데 그 해법이 생활영역 전기화이며 그 핵심 중 하나가 히트펌프보급이다.
생활영역 열에너지 전기화 계획에 따라 2035년까지 약 10만가구에 히트펌프가 보급되면 약 1.5GW 수준의 전력수요가 이뤄져 출력제어 완화 등 제주도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히트펌프와 태양광·ESS를 결합한 통합에너지시스템 활용방안과 기대효과는
태양광·ESS·히트펌프를 결합한 패키지형태의 통합에너지시스템은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단순히 저장하는 것을 넘어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해 활용하는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문제에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다.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ESS에 저장하면 시간대간 에너지이동이 가능해지며 히트펌프를 활용하면 전력을 열에너지로 전환해 △난방 △온수 △산업공정 등에 활용해 전력을 저장하는 방식과 전환하는 방식을 동시에 활용함으로써 계통부담을 줄이면서 에너지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운영측면에서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을 기반으로 한 통합최적화가 중요하다. △전력수요 △전력가격 △날씨예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운영은 설비도입을 넘어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로 전력계통 안정성을 도모해 출력제어를줄여 재생에너지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력피크를 완화함으로써 전력망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단위 에너지자립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출력제어 완화에 대한 보상체계 마련 △유연성 수요자원을 운영할 수 있는 전력시장제도 개선 △ESS와 히트펌프에 대한 투자지원 등이 필요하다.
결국 재생에너지 확대시대에는 단순히 전력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생산된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저장하며 전환해 활용할 것인가가 핵심과제다.
■ 히트펌프보급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전기요금제다. 히트펌프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현행 전력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전용요금제 마련을 중앙정부에 지속 건의해 정부차원에서 논의해 왔다. 최근 기후부에서 주택용 히트펌프 요금적용기준 개선(안)이 나왔으며 개선안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주택용 누진제 요금을 사용할 것인지 누진제 요금을 사용하되 히트펌프와 연계된 부분만 일반용 요금으로 별도 분리해 사용할 것인지 제주에만 있는 주택용 계절·시간대 요금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선택하도록 설계됐다.
도민들은 어떤 요금체계가 나에게 맞는 요금제인지 사업초기에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태양광 기 설치 주택인 경우 어떤 요금제가 적절하며 기존 전력량이 어느 정도 이상일때는 어떤 요금제가 적절한지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다.
■ 제주도가 분산에너지 특화구역으로 선정됐는데 열에너지 활용방안은
제주도가 분산에너지 특화구역으로 선정됨에 따라 중앙집중 전력시스템의 한계를 재생에너지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특히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문제 해결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확대를 위해서는 수요측 유연성자원을 활용하는 접근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P2H와 VPP(가상발전소)의 연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VPP는 분산된 자원을 통합제어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개념으로 특화구역에서는 필수적인 플랫폼이다. 특히 P2H설비 수요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요관리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잉여전력이 발생할 때는 전력을 사용하며 피크시간에는 사용을 억제함으로써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주도가 추진하는 히트펌프보급은 단순한 난방기기 교체사업이 아니다. 이는 생활영역에서 화석연료기반 에너지소비구조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제주 에너지대전환의 핵심사업이다.
제주도는 국가 목표보다 15년 앞선 에너지대전환을 통한 2035년 탄소중립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7GW 확대라는 명확한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그 전력을 효과적으로 소비하고 관리할 수요 기반이 갖춰지지 않으면 출력제어와 계통불안정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히트펌프는 바로 이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는 핵심 연결고리다.
히트펌프보급 확대를 통해 도민이 에너지전환의 혜택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설치비 지원 △전기요금제 개편 △VPP 연계 등 도민 부담을 낮출 정책기반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다.
제주의 바람과 햇빛으로 만든 청정에너지가 히트펌프를 만나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2035 탄소중립 제주를 시작으로 2050 대한민국 탄소중립 미래가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