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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현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회장

‘설계·인증 위주’ 녹색건축 新패러다임 제시
‘운영데이터 기반’ 실제 탄소 감축성과 검증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2007년 창립 이후 약 20년간 건축환경과 건축설비분야의 △학문연구 △기술개발 △교육 발전 △사회공헌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문 학술단체다.

 

산업기술을 비롯한 건축물의 △건축환경 △실내공기질 △열·빛·음환경 △건축설비 △건물에너지 △제로에너지건축 △스마트빌딩 등 환경성능과 설비기술 전반을 다루며 건축친환경설비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4월 서동현 충북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제19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서동현 회장은 건축환경·건물에너지분야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건물에너지 성능평가 △제로에너지건축 △그린리모델링(GR) 활성화의 기반이 될 표준 및 실시간 기상데이터기반 건물성능 예측 △에너지 벤치마킹 △디지털트윈 △스마트빌딩 제어기술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건축과 제로에너지건축 설계·해석기술 발전과 국내 건물부문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힘 써왔다.

 

서동현 건축친환경설비학회 신임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협회 운영계획 및 건축친환경설비 개선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대한건축학회가 건축 전반의 학술기반을 담당하고 대한설비공학회가 공조·냉동·기계설비의 관점에서 학술적 기반을 구축한다면 건축친환경설비학회는 건축물의 환경성능을 높이고 에너지효율화를 위해 건축물 자체는 물론 △기계 △전기 △신재생에너지설비 등 다양한 Building Service System들을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운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전문학회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탄소중립을 비롯해 △제로에너지건축 △GR △실내공기질(IAQ) △고효율 설비 △스마트빌딩 △디지털트윈 등과 같은 이슈가 부각되며 건축환경설비분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학회도 △학술발표대회 △심포지엄 △논문집·학회지 발간 △기술강습회 △기술공모전 △기준·표준 제정 △연구용역 등을 통해 연구와 실무를 연결해 왔다.

 

창립 20주년을 앞둔 지금은 학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그간 양적성장을 바탕으로 향후 △학술적 깊이 △산업적 활용성 △정책적 기여도 등을 함께 높이는 질적도약이 필요하다. 제19대 회장으로서 학회가 건축환경설비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산·학·연·관을 연결하고 탄소중립시대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학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그동안 약력은
그동안 공공건축물 GR을 비롯해 △건물에너지 정보서비스 플랫폼 △GIS기반 건물에너지 분석 △IoT기반 BEMS와 디지털트윈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체계 고도화 등 다양한 연구과제에 참여해 왔다.

 

이에 더해 연구실 기반 창업기업인 비이큐브를 통해 표준기상데이터와 웹기반 건물에너지 시뮬레이션, 주거에너지 벤치마킹서비스 등 연구성과의 실용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환경기술이 건물의 환경성능과 에너지성능을 과학적으로 예측·평가하고 탄소중립과 스마트빌딩 구현으로 연결하는 핵심기술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성을 활용해 학회의 질적도약과 사회적 역할 확대에 연결하고자 한다.

 

■ 제19대 회장 취임소감은


제19대 회장직은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창립 20주년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학회를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

 

임기 동안 학회 내부적으로 △운영 안정성 △재정적 기반 확대 △학술활동 수준 상승, 외부적으로는 △탄소중립 △제로에너지건축 △기후변화 적응형 건축 △디지털트윈 △스마트빌딩 등과 같은 시대적 과제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관 협력과 유관 학회와 교류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학회가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더 신뢰받고 실용적이며 더 영향력 있는 전문학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건축환경설비 최근 이슈를 평가한다면
최근 건축환경설비분야의 가장 큰 이슈는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적응, 디지털기반 성능관리로 전환이다. 과거에는 △냉난방 △환기 △급탕 △조명 등 개별 설비시스템의 효율 향상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건물 전체의 △에너지성능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 △운영단계 성능관리 등까지 함께 다뤄야 하는 상황이다.

 

탄소중립정책과 제로에너지건축이 본격화되면서 건축환경설비의 역할이 매우 커지고 있다. △고효율 냉난방설비 △환기시스템 △히트펌프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 △수요관리기술 등은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실현하는 핵심수단이다.

 

그러나 고효율 및 첨단 설비기술만으로 건물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건물의 냉난방부하를 최소화하고 건물용도·규모·이용시간 등을 고려한 최적의 설비기술 적용과 운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 지점에서 건축환경설비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기후적응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한파 △집중호우 △고습도 △도시열섬과 같은 기후위험은 건물의 냉난방부하와 △피크전력 △실내 쾌적성 △취약계층의 건강문제 등과 직접 연결된다. 이에 따라 건축환경설비는 에너지를 적게 쓰는 기술을 넘어 극한기후 속에서도 안전하고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하는 기후회복탄력성 기술로 발전해야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운영단계 성능관리다. 앞으로 건물성능은 설계단계의 계산값만으로 평가되기 어렵고 실제 운영데이터를 통해 △에너지사용 △설비 작동 △쾌적성 △탄소배출 등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해당 과정에서 △BEMS △디지털트윈 △AI기반 최적제어 △고장진단 △예측제어기술 등이 건축환경설비분야의 핵심 역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건축환경설비분야는 지금 개별 장비 중심 기술에서 건물 전체의 탄소중립성능과 기후적응성능을 운영단계에서 검증하고 관리하는 분야로 전환되고 있다. 학회도 이러한 변화에 맞춰 연구와 기술, 정책과 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 국내 녹색건축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국내 녹색건축정책은 잘한 부분과 부족한 부분이 비교적 분명하다. 잘한 부분은 신축건물의 에너지성능을 제도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을 기반으로 △녹색건축물 기본계획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녹색건축인증 △에너지절약설계기준 △GR사업 등이 체계화됐다. 이는 녹색건축을 일부 선도사업이 아닌 건축시장 전반의 제도적 조건으로 편입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 의무화다.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됐으며 민간건축물과 공동주택도 점차 더 높은 에너지성능을 요구받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해당 정책은 △설계사무소 △설비업계 △인증기관 △에너지해석분야 전체에 명확한 시장신호를 줬으며 국내 녹색건축기술 기반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부족한 점도 있다. 여전히 정책의 중심이 실제 운영성과보다 인증취득에 치우쳐 있다. 설계단계에서 좋은 등급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탄소중립 관점에서는 준공 후 실제 에너지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줄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또한 기존건물 관련정책의 실행력이 약하다. 신축건물은 허가와 인증을 통해 관리할 수 있지만 기존건물은 △비용 부담 △투자 회수 △소유자와 사용자 간 편익 불일치 △민간 금융 부족 등으로 GR 확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공건물 GR사업이 이러한 민간 기존건물 GR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는데 다양한 수단이 있음에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건물에너지 데이터 활용이 아직 정책수단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건축물 에너지통합정보체계와 건축물에너지종합관리시스템 등 기반은 마련돼 있지만 이를 건물별 성능관리를 비롯해 △지자체 정책 △민간 리모델링시장 △탄소감축성과 검증으로 연결하는 체계는 아직 미약하다.

 

이에 따라 향후 녹색건축정책은 인증 중심에서 성능 중심으로, 신축 중심에서 기존건물 중심으로, 설계단계 평가에서 운영단계 검증으로 전환이 시급하다. 지금까지 정책이 좋은 건물을 설계하게 하는 제도였다면 앞으로는 실제로 에너지와 탄소를 줄이는 제도로 발전해야 한다.

 

■ 탄소중립정책에서 건축환경설비분야의 역할은
탄소중립정책에서 건축환경설비분야의 역할은 국가적 정책목표를 실제 건물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으로 바꾸는 현실화 기술과 정책을 개발하고 조화롭게 건물설계와 운영에 적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역할을 △정책 △설계 △시공 △R&D 등으로 나눠 행위주체별로 향후 과제를 구체화하면 다음과 같다.

 

정부는 인증 중심 정책을 실제 운영성과 중심으로 전환하고 대형건물부터 △에너지·탄소데이터 공개 △커미셔닝 △실제 성능검증 △리모델링 후 M&V 등을 제도화해야 한다. 지자체는 각종 공공데이터와 건물에너지 데이터를 활용해 △노후 공공건물 △에너지다소비건물 △취약계층 이용시설 등 우선 개선대상을 선별해야 한다.

 

발주자와 건물주는 초기 공사비 중심의 판단에서 벗어나 생애주기비용과 탄소중립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 설계자와 엔지니어는 △과대용량 설비 △관행적 열원 선정 △형식적 자동제어 절감 △부하 저감 △적정 용량 산정 △부분부하 효율 △히트펌프 △열회수 △수요반응 △재생에너지 연계 등을 고려한 통합설계를 도입해야 한다. 운영관리자는 건물 운영데이터 DB를 구축하고 이를 분석해 운영개선에 활용하며 일부는 공익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

 

학회와 연구계는 이 과정에서 정책과 기술효과를 검증하는 기준과 방법론을 제시하고 보다 합리적인 정책과 기술적용을 지원해야 한다.

 

결국 탄소중립정책에서 건축환경설비는 설계·시공·운영·리모델링 전 과정에서 감축성과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분야다. 앞으로는 ‘좋은 설비를 설치했는가’보다 ‘비용과 성능의 조화로운 설계를 통해 실제로 에너지와 탄소가 줄었는가’를 기준으로 정책과 기술을 평가해야 한다.

 

■ 국내 건축환경설비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국내 건축환경설비기술은 장비와 적용기술 측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EHP를 비롯해 △VRF 냉동기 △보일러 △공조기기 등과 같은 고효율 설비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엔지니어링업계는 제조 역량과 현장 적용 경험을 축적해 왔다.

 

또한 국내 실무자들은 복잡한 건축조건과 빠른 사업일정 속에서도 설계·시공·인증을 수행해 온 경험이 많으며 교수와 연구원들은 △건물에너지 해석 △제로에너지건축 △GR △BEMS △디지털트윈 △IAQ 등의 분야에서 높은 연구역량을 축적해 왔다. 국내 경쟁력은 장비뿐만 아니라 실무 적용력과 연구역량을 결합하는 인적 기반에도 있다.

 

다만 향후 미래 경쟁력은 장비 자체보다 건물의 종합적인 성능이 발휘되도록 통합설계하는 능력과 실제 운영데이터 기반 성능관리기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설비를 설치하는 것과 실제 건물에서 에너지절감과 탄소감축이 달성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앞으로는 IT 및 인공지능기술에 기반한 △커미셔닝 △M&V △고장진단 △디지털트윈 등을 통해 건물이 실제로 요구하는 성능을 내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정책, 설계 및 시공기술, 이를 뒷받침하는 R&D가 상호 조화롭게 맞물려가야 하나 아쉽게도 우리는 이러한 단계의 출발점에 서 있는 상태라 먼저 출발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Fast Move’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 산·학·연 협력이 필요한 사안은
건축환경설비분야는 산·학·연 협력이 특히 중요한 분야다. 이 분야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실제 건축물의 설계·시공·운영·유지관리과정에서 성능이 구현되고 검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계의 현장경험, 학계의 분석과 방법론, 연구기관의 실증과 표준화 역량이 함께 결합돼야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협력사안은 실증기반 성능검증이다. △고효율 설비 △히트펌프 △환기·공조시스템 △BEMS △디지털트윈 △AI기반 제어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제안되고 있지만 실제 건물에서 어느 정도 에너지절감과 탄소감축, 실내환경 개선효과를 내는지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산업계는 기술과 현장을 제공하고 학계는 평가방법론을 만들며 연구기관은 객관적 실증과 표준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에 더해 건물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운영관리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향후 건축환경설비기술은 장비 중심에서 데이터기반 운영관리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건물마다 △계측 항목 △데이터구조 △제어시스템 △BEMS 등 구성이 달라 구축시스템과 경험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다양한 건물현장에서 제공한 실제 운영데이터와 설치환경에서 △센서·계측기준 △데이터 표준화 △고장진단 △예측제어 등에 대한 실질적인 기술개발과 표준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전문인력 양성도 중요하다. 건물부문 탄소중립에 대응하려면 △건축 △설비 △에너지 △데이터기술 등을 함께 이해하는 융합형 인력이 필요하다. 학회는 이러한 산·학·연 협력의 중간 플랫폼으로서 △실증사례 공유 △기술세미나 △전문교육 테크니컬 노트 △기준·표준 논의 △정책 제안 등을 연결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 디지털트윈 기반 성능분석이나 활용방안은
디지털트윈은 단순히 건물을 3차원으로 시각화하거나 설비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아니다. 유행용어의 남용이 심하다고 생각한다. 기술의 핵심은 실제 건물의 운영데이터와 에너지모델, 설비제어 정보가 연계돼 건물운영과 성능을 진단·예측·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우선 성능분석 측면에서는 설계단계에서 예상한 에너지성능과 실제 운영단계의 에너지사용량을 비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적정 설계 의도 반영여부 △냉난방 부하 발생여부 △설비용량 및 운전시간 적정성 △특정 장비의 성능저하나 이상운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BEMS데이터 △전력·열사용량 △실내환경데이터 등을 함께 활용하면 기존 주기적 에너지진단보다 훨씬 정밀하고 지속적인 운영성능평가가 가능하다.

 

활용방안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으며 먼저 운영 최적화가 가능하다. △냉난방 설정온도 △외기 도입량 △열원 운전순서 △팬·펌프 제어 △피크전력 관리 등을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조정해 에너지절감과 쾌적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이어 설비 고장진단과 성능저하 감지가 가능하다. 장비가 고장난 뒤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운전데이터의 이상패턴을 통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유지관리를 고도화할 수 있다.

 

또한 그린리모델링과 설비개선 의사결정에도 활용 가능하다. △외피 보강 △열원 교체 △환기설비 개선 △태양광·ESS 도입 △제어전략 변경 등의 대안을 디지털트윈 모델로 사전에 비교해 투자대비 효과를 검토할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트윈은 건축환경설비분야에서 △설계와 운영 △진단과 제어 △리모델링과 성능검증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건물E 절감을 위한 건축환경설비분야 R&D·정책·제도 등 개선방향은
건물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는 △기술개발 △정책 △제도가 모두 개선돼야 하지만, 우선 R&D 연구주제 선정과 연구비 지원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형식적으로는 바텀업 연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정한 큰 사업 틀 안에서 연구주제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대규모 기술개발과 실증사업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소규모 연구비라도 기반기술과 요소기술을 지속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연구환경이 조성이 시급하다.

 

건축환경설비분야는 단기간에 완성형 제품을 만드는 분야라기보다 △열환경 △공기환경 △설비시스템 △제어 △센서 △데이터 △에너지해석 △사용자 행태 등 여러 요소기술이 축적돼야 발전하는 분야다.

 

미국과 일본의 기술·산업 경쟁력도 단순히 대형 프로젝트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계가 오랜 기간 기초기술과 요소기술을 축적해 온 연구생태계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트윈만 보더라도 단순히 BIM모델을 만들거나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는 수준으로는 상용화 수준의 기술에 도달하기 어렵다. △건축환경 △설비 △제어 △에너지모델링 △데이터표준 △AI 분석 △유지관리분야 등의 전문가들이 함께 통합적으로 작업해야 실제 건물의 △진단 △예측 △최적제어 △성능검증 등까지 가능한 디지털트윈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R&D도 단일 기술개발보다 분야 간 통합과 장기적 축적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정책과 제도 측면에서는 설계단계 중심의 평가에서 운영성과 중심의 검증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건물에너지 절감은 설계도서나 인증등급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실제 운영단계에서 에너지가 얼마나 줄었는지와 탄소배출이 얼마나 감소했는지, 실내환경성능은 유지되는지, 투자대비 효과가 있는지 등을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커미셔닝 △리커미셔닝 △M&V △BEMS데이터 활용 △디지털트윈 기반 성능진단 △리모델링 후 성과검증을 제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향후 개선방향은 정부 주도 대형과제 중심에서 벗어나 기반기술과 요소기술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R&D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에 더해 건축환경설비 각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형 연구와 실증을 확대해야 하며 정책과 제도는 인증 취득보다 실제 운영성과와 탄소감축효과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개선이 진행돼야 건물에너지 절감기술이 연구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산업과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주방과 욕실공기질 관리 개선방향을 제안한다면
주방과 욕실의 공기질 문제는 기준이 단순히 모호하다기보다 기존 설계기준이 최근 국민들의 생활환경 요구수준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과거에는 주거공간의 환기를 전체 환기량이나 일반적인 배기설비기준 중심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조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냄새·열·수증기, 욕실의 습기·곰팡이·악취처럼 국소오염원을 별도로 관리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요구를 모두 의무기준으로 즉시 강화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주택의 △유형 △규모 △가격대 △거주자의 사용방식 △유지관리 수준 등이 모두 다르기에 일률적인 의무기준을 적용하면 비용부담이나 실효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레인지후드 △욕실배기 △전열교환 환기장치 △공동배기 덕트 △역류 방지 △소음 △유지관리 문제 등이 함께 얽혀 있어 단순히 기준만 강화한다고 해결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의무기준 강화보다 기술적 설계기준과 권장기준을 먼저 정교화하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주방은 조리오염물질을 발생원 가까이에서 포집할 수 있도록 레인지후드의 △포집효율 △배기풍량 △소음 △사용 편의성 △역류 방지성능 등을 설계기준으로 제시할 수 있다. 욕실은 습도기반 △자동운전 △지연정지운전 △악취 역류 방지 △곰팡이 발생 저감 △배기덕트 성능관리 등을 기술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적용방식은 건물특성에 따라 차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 수준은 모든 주택에 적용하되 △고성능 주택 △친환경인증 주택 △프리미엄 공동주택 △고령자·어린이 등 취약계층 이용 주거시설에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최소 의무기준은 과도하게 높이지 않되 성능등급이나 권장기준을 통해 시장이 더 나은 실내공기환경기술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결국 주방과 욕실공기질 관리는 단순한 환기량 문제가 아니라 △국소오염원 관리 △설비성능 △사용성 △유지관리 △거주자 요구수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문제다. 앞으로는 주거공간 전체를 하나의 평균적 실내환경으로 보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방·욕실처럼 오염발생 특성이 뚜렷한 공간에 대해 별도 기술적 설계기준을 마련하고 적용수준은 건물용도와 성능목표에 따라 차등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임기 중 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시간·재정적 한계를 고려하면 모든 것을 한 번에 이루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은 학회의 장기적 재정 독립과 학술적 권위를 높이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학회는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운영되지만 지속가능한 학회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기반이 필요하다. 동시에 전문 학술단체로서 사회와 산업계가 신뢰할 수 있는 지식과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표의 출발점이 학회 지식자산의 체계화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형태의 지식자산 체계화 작업을 시작하고자 한다. 단기간에 재정 독립을 완성하기는 어렵겠지만 학회가 축적한 전문성을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와 사업기반으로 전환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임기 중 그 출발점을 만들 수 있다면 창립 20주년 이후 학회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전문적 위상 강화에 의미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축물은 어느 한 분야의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건축 △구조 △설비 △환경 △에너지 △디지털기술 등이 통합돼야 비로소 수준 높은 건축물이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향후 건축계는 분야 간 경쟁만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더 높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환경·설비·에너지·디지털기술은 더 이상 건축비를 상승시키는 부가 요소로만 봐서는 안 된다. 좋은 실내환경을 비롯해 △낮은 에너지비용 △탄소감축성능 △스마트한 운영관리 △디지털기반 유지관리는 건물의 자산가치와 사용가치를 높이는 핵심요소다. 이제는 이러한 기술을 비용이 아니라 건축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해야 한다.
정책적으로도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듯, 국민들이 매일 생활하는 건축공간의 성능개선에도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노후건물의 △GR △고효율 설비 교체 △운영기술 개선 △디지털기반 성능관리 등에 대한 보조금과 금융지원은 단순한 건축지원이 아니라 △에너지비용 절감 △탄소감축 △국민 건강 △주거복지 등에 대한 투자다. 필요하다면 우리 학회가 이러한 정책의 근거와 효과를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건축친환경설비학회 회원들의 전문성과 역량은 매우 뛰어나다. 다만 지금은 개별 전문가의 성과를 넘어 학회 차원의 단합된 결과물이 필요한 시기다. 기준과 표준 △기술자료 △교육콘텐츠 △정책 제안 △실증자료 등처럼 함께 만들어야만 의미가 커지는 성과들이 있다. 임기 동안 회원들의 전문성이 협력의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싶다.

 

건축친환경설비학회가 건축산업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정책과 산업현장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하며 회원들이 함께 만든 성과를 사회에 돌려주는 학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