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FC냉매 전환 일정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업계의 대체냉매 선정 고민에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솔스티스와 댄포스는 지난 5월28일 ‘Net Zero시대를 위한 냉매전환 전략: 댄포스와 솔스티스가 제안하는 최적의 로드맵’ 세미나를 상연재 서울역점에서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12월 HFC 사용제품의 물질전환일정을 공고하면서 고정식 공조분야의 2028년 전환이 예고됐다. 이에 따라 업계는 구체적인 대체냉매 선정과 설비개발 일정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미국 AIM Act, 유럽 F-Gas규정, 일본 불소화탄소배출억제법 등 주요 수출시장의 냉매규제가 동시다발로 강화되면서 글로벌 공조·냉동냉장 업계 전반이 Low GWP(지구온난화지수) 냉매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HFO냉매 공급사와 압축기·밸브솔루션기업이 한자리에서 전환 로드맵을 공동으로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글로벌 HFO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솔스티스와 냉동·냉장시스템 솔루션기업 댄포스가 각자의 관점에서 규제대응 전략과 기술방향성을 구체적인 적용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냉동공조설비 제조기업, 유지보수기업, 설계사무소 등 업계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세미나 내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미나는 △솔스티스 HFO솔루션: HVACR산업의 Low GWP 전환을 이끌는 동력(박지웅 솔스티스 부장) △댄포스 Low GWP 냉매전환의 핵심전략: 상업용 냉동·냉장시장(권민성 댄포스 매니저) △댄포스 Low GWP 냉매전환의 핵심전략: 공조 및 히트펌프 어플리케이션 솔루션(박지훈 댄포스 매니저) 순으로 진행됐다.
솔스티스, HFO 전 구간 규제 대응 지원
첫 번째 발표는 박지웅 솔스티스 냉매사업부 부장이 ‘Solstice HFO Solution: HVACR산업의 Low GWP 전환을 이끄는 동력’을 주제로 진행했다.
솔스티스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는 하니웰의 첨단소재 사업부문이 독립법인으로 분사한 기업으로 지난해 10월30일 나스닥에 상장했다. 2025년 기준 매출은 39억달러이며 120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임직원 수는 4,100명 이상, 특허는 5,7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냉매·응용솔루션(RAS)과 전자·특수소재(ESM) 등 두 개 부문으로 구성되며 냉매사업부는 자동차용 냉매부터 산업용 공조·냉동, 발포제까지 포괄한다.
글로벌 냉매전환 흐름을 살펴보면 CFC→HCFC→HFC→HFO로 변화해 왔다. 키갈리개정서에 따라 한국이 속한 A5 Group 1 국가들은 2020~2022년 평균소비량을 기준으로 2029년부터 HFC 10% 감축, 2045년까지 80% 감축의무를 갖고 있다.
박 부장은 솔스티스 사내 HFO 매출비중 추이를 공개하며 "2023년에는 HFO 매출비중이 작았지만 점점 늘어나면서 지금은 거의 절반 수준까지 왔다"라며 "2026년에는 HFO판매량이 HFC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솔스티스 글로벌공급망 역량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실증됐다. AIM Act 시행으로 2025년 1월부터 신규주거·상업용 공조장비에 R410A 사용이 금지되면서 R454B 공급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박 부장은 "냉매뿐만 아니라 실린더·밸브 등 관련 부품까지 품귀현상이 발생해 납기가 최대 16주까지 늘어났다"라며 "솔스티스는 미국 내 부족분을 중국 등 다른 생산거점에서 즉각 조달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솔스티스의 HFO라인업은 단일물질과 혼합냉매로 구성된다. 단일 HFO물질로는 자동차·자판기·냉장고에 적용되는 R1234yf(GWP<1, A2L), 중온 냉동·원심식 칠러·고온 히트펌프용 R1234ze(GWP<1, A2L), 원심식 칠러에 적용되는 R1233zd(GWP<1, A1) 등이 있다.
혼합냉매로는 R134a 대체용 A1등급 R513A(GWP 572)·R515B(GWP 299), R404A 대체용 R448A(GWP 1,273)와 A2L등급 R455A(GWP 146)·R454C(GWP 146), R410A 대체용 R454B(GWP 466)·R454C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박 부장은 "R513A는 A1 비가연성이며 GWP 572로 미국 AIM Act 기준인 700 이하를 충족하면서 기존 R134a설비의 레트로핏에도 적용할 수 있어 채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 F-Gas규정처럼 GWP 150 이하를 요구하는 시장에서는 R1234ze, R1234yf기반 칠러솔루션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국가별 규제와 관련해서는 세미나 직전 발표된 미국 EPA의 규제완화 내용도 공유됐다. 슈퍼마켓·리테일과 CDU분야에서 2032년 이전까지 GWP 1,400 이하 냉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주거 및 상업용 공조시스템에 기존 HFC시스템 재고의 판매·사용도 허용하는 내용이다.
박 부장은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사용 가능한 R448A, R449A 같은 GWP 1,200대 냉매를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라며 "HFC쿼터 감축 자체는 지속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결국 HFO 전환 검토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고정식 공조 기준 2028~2030년부터 GWP 750 이하, 쇼케이스·냉장설비는 2030년부터 GWP 150 이하, 냉동기·냉동트럭은 2028년 GWP 1,500 이하·2032년 GWP 750 이하로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박 부장은 냉매선정 기준으로 “규제준수, CO₂ 절감, 총소유비용(TCO), 안전성 등 네가지를 고려해야 한다”라며 “지금 현장에는 HCFC·HFC·HFO·자연냉매가 혼재해 있어 선택이 쉽지 않은 시기지만 GWP만 낮다고 올바른 선택이 아닐 수 있으며 초기투자비와 운영에너지 효율, 설치환경의 안전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댄포스, 냉매전환 대응 압축기·팽창밸브 풀 라인업 제시
두 번째 발표는 권민성 댄포스 매니저가 'Low GWP 냉매 전환의 핵심 전략'을 주제로 진행했다. 산업용 냉장·냉동분야의 냉매 트렌드부터 압축기·팽창밸브·밸브류 등 부품별 대응솔루션, 선정지원 소프트웨어인 쿨셀렉터2 소개 등 실무 중심 이슈를 다뤘다.
권 매니저는 “냉매전환 시 압축기와 냉매만 바꾼다고 원하는 효율이 나오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온도 글라이드(Temperature Glide)”라고 밝혔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R134a·R404A는 글라이드 수치가 거의 0에 가까워 상변화 시 온도예측이 안정적이지만 R455A는 글라이드가 12K, R454C는 7K로 크게 높아진다.
권 매니저는 "글라이드가 큰 냉매는 상변화 시 출구측 온도제어가 불안정해지며 부분부하·고부하운전에서 목표온도를 맞추기 위한 설계리스크가 존재한다"라며 냉매선택 시 글라이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댄포스의 압축기라인업은 스크롤(MLZ·LLZ), 인버터스크롤(VLZ), 인버터로터리(VRN), 보크(BOCK) 반밀폐압축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냉매별 적용범위를 보면 MLZ는 R448A·R449A·R513A까지, LLZ는 R454A·R454C·R455A까지 대응한다. 인버터스크롤 VLZ는 R448A·R449A에 적용가능하며 최대 30%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제공한다. VRN은 R290·R454C 등 GWP 150 이하 냉매에 대응하는 인버터 로터리압축기다. 보크압축기는 GWP 150 이하 냉매대응이 가능한 'LG(Low GWP)'모델을 갖추고 있어 현재 냉매에서 R454A·R454C로 압축기 교체만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CO₂ 대응 라인업도 전 용량 구간을 아우르며 인버터와의 연동도 지원한다.
권 매니저는 "특히 오일분배와 회수측면에서 타사대비 뛰어나다는 현장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팽창밸브와 관련해서는 신냉매 전환 시 감온식은 냉매마다 교체가 필요한 반면 전자식 팽창밸브(EEV)는 냉매종류에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설명했다. 다만 초기투자비가 감온식대비 최대 847%까지 높다는 인식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따라 댄포스는 신제품 ETS6 컨트롤러와 ETS 5/8M 패키지를 출시해 비용을 기존대비 56% 절감했다. 전자식팽창밸브 라인업은 ETS 5M(0.4~38kW), ETS 8M(9~120kW), ETS Colibri(7~643kW) 등 세 종류로 가정용 히트펌프부터 산업용 냉동창고, 데이터센터 쿨링까지 전 산업군에 대응한다.
권 매니저는 "솔레노이드밸브, 필터드라이어, 체크밸브 등 기타 부품류는 냉매가 바뀌어도 그대로 사용 가능하지만 CO₂시스템은 전용 부품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질의응답에서는 A2L냉매 전환방향을 둘러싼 현장의견이 오갔다. R448A·R449A를 거쳐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R455A로 바로 전환하는 방안 사이에서 업계가 갈리는 상황이 공유됐다. 특히 R455A의 온도 글라이드(12K)가 설계난이도를 높인다는 점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댄포스 측은 "R455A와 R454C 모두 동일한 압축기로 대응가능하며 팽창밸브로 조정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댄포스, 공조·히트펌프용 냉매전환 솔루션 공유
세 번째 발표는 박지훈 댄포스 매니저가 'Low GWP 냉매전환 핵심전략: 공조 및 히트펌프 어플리케이션의 솔루션'을 주제로 진행했다. 공조·히트펌프분야의 냉매전환 트렌드와 어플리케이션별 냉매로드맵, 압축기·밸브류·열교환기 풀라인업을 실무중심으로 소개했다.
박 매니저는 “HVAC산업은 현재 두가지 거대한 전환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라며 “Low GWP 냉매전환과 히트펌프 전동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제조사가 새로운 에너지효율기준과 냉매안전규격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상황으로 시스템 복잡성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냉매전환 방향은 지역별로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유럽은 R290 전환을 가속화하며 장기적으로 R290·CO₂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미는 A2L냉매 대중화를 거쳐 R454B+일부 R32로 수렴할 전망이다.
한국은 현재 R410A·R22·R407C를 주로 사용하며 2028~2030년 GWP 750 이하 냉매전환을 거쳐 R32+R454B 또는 자연냉매로 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전환일정과 관련해서는 건물공조(일체형·싱글분할형·히트펌프 포함)는 2028년까지, 산업용공조(칠러)는 2030년까지 GWP 750 이하 냉매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냉매선택은 시스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냉매변경은 단순 교체에 그치지 않고 압축기·열교환기·팽창밸브·배관·안전설계·컨트롤로직까지 모든 부품의 전면적 재검토를 수반한다. 히트펌프 어플리케이션별로는 가정용 ATW HP(출수온도 55~75°C)에 R32·R290, 상업용 HP(50~80°C)에 R32·R454B 확대 및 일부 R290, 산업용 HP(80~120°C)에 암모니아·CO₂ 고온 자연냉매가 각각 적합하다.
댄포스는 압축기·팽창밸브·열교환기·안전장치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압축기는 정속형(DSH·DSF·PSH)부터 인버터(VZH·VZN·VPH), CO₂용 왕복동(BOCK)까지 전 용량구간을 아우른다. 특히 인버터와 베이퍼 인젝션을 통합한 VPH가 공기열원 히트펌프 핵심모델이며 R290 전용 정속형 DSN과 인버터 VZN, R1234ze 대응 DSG 등 초저GWP 전용 압축기 라인업도 출시 완료했다.
전자식 팽창밸브 ETS5M(0.4~38kW)·ETS8M(9~120kW)은 히트펌프용 S곡선 유량특성을 적용해 저부하구간에서도 정밀제어가 가능하며 역방향 누설량도 약 3ml/min으로 경쟁사대비 현저히 낮아 압축기 보호에 유리하다. 열교환기 MPHE는 비대칭 X디자인과 마이크로플레이트 Z디자인으로 냉매 측 유동을 최적화했으며 R290·CO₂ 포함 주요 냉매인증이 완료됐다. CO₂용 제품은 130bar 초임계 운전을 지원한다. 가연성 냉매 안전장치로는 냉매별 가스감지기 DST 라인업과 ATEX인증 방폭압력 스위치 KP-E를 공급하고 있다.
박 매니저는 "미래는 하나의 냉매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어플리케이션 목적에 적합한 냉매선택과 전략이 중요하다"라며 "적합한 기술파트너를 선택하면 출시기간 단축과 위험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