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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회장

설치교육·홍보 통한 HP 국민인식전환 앞장
누진제 개선·공동주택 건축기준 개정 시급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는 히트펌프 산업생태계 발전을 통한 탄소중립사회 구현을 목표로 2014년 7월28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인가받았다. 출범 이후 12년간 히트펌프 산업활성화를 위해 세미나와 국회 정책토론회 등을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히트펌프에 대한 산업계와 정책권자의 인식 확산에 기여해왔다.

 

최근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건물부문에서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목표를 제시한 것은 히트펌프얼라이언스가 꾸준히 제기해온 정책필요성이 제도권에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지난 3월31일 열린 2026년 정기총회에서는 기존 2인 공동의장 체제를 1인 회장제로 전환하는 정관개정과 신속한 의사결정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이 진행됐다. 이날 총회에서 최준영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연구위원이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히트펌프얼라이언스는 지난 6월16일 임시총회를 열고 주무부처 변경안, 정관개정안, 이사회 조직개정안 등을 의결하며 히트펌프 산업협회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히트펌프 관련 업무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열산업혁신과 소관으로 변경되면서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주무부처를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정관개정안에는 법인명칭을 ‘사단법인 한국히트펌프산업협회’로 변경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최준영 신임회장은 지난 30여년간 히트펌프분야에 몸담아왔으며 2014년 히트펌프얼라이언스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이후 부회장 겸 기획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최준영 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활동계획 등을 들었다.

 

■ 회장 취임소감은

그동안 국내 히트펌프산업은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었으나 시장은 여러 제약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건물분야 탄소중립 핵심수단으로 히트펌프 보급확대를 천명하며 히트펌프얼라이언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회장직을 맡게 돼 매우 영광이기도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향후 임기 동안 회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기관으로 만들어 나가며 대외적으로도 화합과 협력을 통해 전체 히트펌프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임기 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는

크게 세 가지에 집중하고자 한다. △국민적 인식전환 △산업생태계 육성 △모니터링·검증시스템 확립 등이다.

 

첫 번째는 국민적 인식전환이다. 히트펌프는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설비이지만 아직 일반 국민에게는 생소한 기기다. 화석연료 중심 난방문화에서 벗어나 전기를 기반으로 냉난방과 급탕을 공급하는 히트펌프의 필요성과 장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는 대국민 홍보와 세미나,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히트펌프에 대한 인식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두 번째는 산업생태계 육성이다. 히트펌프는 건물에서는 냉난방과 급탕을 공급해주며 산업용으로는 공정용으로도 사용되는 제품으로 기술자체도 매우 다양하며 시스템도 매우 복잡하다. 단순 제품생산이 아닌 △시스템설계 △다양한 부품 △설치 △유지 △에너지관리 등 히트펌프를 이용해 건물분야 탄소중립 달성과 동시에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중심으로 그 기반을 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초기 히트펌프를 보급하기 위해 인센티브 또는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때 반드시 시스템설치 후 수요자가 사용한 후 제시된 성능이 나오는 제품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이는 초기시장의 무분별한 제품보급 방지와 소비자 만족도를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제도정립을 위해 히트펌프얼라이언스는 정부에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제도를 현실화할 것이다.

 

 

■ 국내 히트펌프시장을 평가한다면

국내 히트펌프산업 역사는 짧지 않다. 1970년대 일본기술이 보급되며 일부 시장을 형성해 2000년대 후반 상업용 건물의 VRF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시장이 형성됐다. 그러나 주거용으로는 시장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기기로 인식된다.

 

현재 국내 히트펌프보급은 초기단계로 지난 2022년 기준 약 36만대 수준으로 파악되지만 연간 출하대수와 매출규모 등 산업현황을 보여주는 공식 통계는 부족하다. 빠른 시일에 히트펌프에 대한 공식적 통계파악이 절실하다. 

 

또한 국내 제조능력은 우수하나 관련된 인프라는 아직 열악해 시장이 그동안 성숙되지 않았으며 주로 수출위주 기술개발이 이뤄져 왔다.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제시하며 산업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은 국내 히트펌프산업 육성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최근 국내 주요기업들도 제품군을 확대하며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기 대 물(ATW) 방식의 EHP와 공기 대 공기(ATA) 방식의 VRF제품을 각각 선보이고 있으며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센추리)는 가정용·상업용 전기보일러형 히트펌프를 시장에 선보였다. 오텍캐리어와 대성히트에너시스 등도 산업·스마트팜용 대용량 히트펌프를 공급 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중소기업 완성품 제조사가 국내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 정부가 제시한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목표 달성가능성은

전문가로서 처음 보급목표를 들었을 때 매우 도전적이라고 생각했으나 국내 주거용 가구수가 2024년 기준 약 2,240만가구이며 상업용 건물과 산업용 수요를 포함하면 도달가능한 수치일 것 같다. 향후 10년 단순하게 매년 35만대씩 공급하겠다는 수치로 다른 국가에 비하면 아직 절대적인 수치로는 미약하지만 국내 산업구조로서는 매우 도전적인 수치다.

 

■ 공기열이 재생에너지 제도권에 포함됐는데

히트펌프 관련제도는 지열 히트펌프와 일부 수열 히트펌프만이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되고 있어서 가장 보급잠재량이 큰 공기열원 히트펌프는 산업간 갈등과 전기요금 누진제 등의 제도적인 한계로 보급이 제한적이었다. 

 

지열과 수열은 열원존재여부에 따라 활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열원 측 부대설비가 많이 필요해 설치비용이 높다. 이에 따라 대형건물이나 공공기관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주거용이나 대도시에서는 신재생에너지로서의 히트펌프 보급이 어려웠다. 

 

그러나 올해 3월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공기열이 재생에너지의 하나로 공식포함됨에 따라 기존 지열‧수열과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개정은 히트펌프산업계에서는 큰 숙원이기도 한 변화다. 히트펌프산업 입장에서는 어떠한 열원이든 히트펌프를 사용해 열에너지를 얻어 탈탄소화를 이루면 된다고 꾸준하게 주장해왔다.  

 

히트펌프얼라이언스도 지난 12년간 꾸준하게 공기열원도 신재생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는데 이제야 결실을 맺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보급잠재량이 큰 공기열원을 늦었지만 신재생으로 인정한 것은 향후 히트펌프산업에 매우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우선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을 위해 많은 설계자들이 공기열원 히트펌프를 설계할 것이며 이외 많은 공공건축물들이 기존의 연료전지 등을 이용한 신재생 비율을 만족하는 대신 공기열원 히트펌프를 이용할 것이다. 신재생 인정기준 등을 정부에서는 조율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하나씩 정립되면 히트펌프보급은 활성화될 것이다.

 

 

■ 국내 히트펌프 보급이 더딘 원인은

우선 열에너지에 대한 인식 부족이 컸다. 그동안 정부는 에너지문제를 전기에너지 관점에서 주로 접근해왔으나 최근 ‘열에너지기본법안’과 ‘열에너지 탈탄소화 전환 및 이용·보급 촉진법안’ 등 열에너지 관련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변화다.

 

주거용 건물에서 히트펌프 보급이 더딘 주요 원인은 가정용 전력요금 누진제와 공동주택 건축기준이다. 히트펌프 사용으로 전력사용량이 증가해 누진구간을 넘길 경우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현행 누진제로는 85㎡ 아파트에서 히트펌프를 사용할 경우 전기요금이 16만6,000원가량 부과된다. 85㎡ 아파트에 거주하는 4인가구의 1월 평균 전력사용량과 히트펌프 구동 전기사용량을 합치면 670kWh로 주택용 전력 누진단계 최고구간인 600kWh를 넘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히트펌프 난방이 도시가스 난방보다 에너지요금이 비싸질 수 있다.

 

공동주택 적용 여건도 보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대한민국 주택수의 약 77%를 차지하는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히트펌프보일러제품이 우선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급탕과 냉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축열조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공동주택건축법 기준상 기계실에 본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공간과 무게에 대한 규정이 매우 열악하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에 히트펌프를 보급하기 위한 건축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개선돼야 할 제도는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를 위해서는 가정용 전력요금 누진제 문제 해결과 공동주택 건물을 위한 건축법 개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을 위해 가장 우선시되는 요소는 현 가정용 전기요금체제를 이원화하는 방식이다. 히트펌프를 이용해 공급되는 난방·급탕·냉방에 대한 전기요금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요금체계와 같이 별도로 누진제 없는 방식의 요금체제로 운영돼야 한다.

 

가정용 급탕·난방·냉방 히트펌프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최근 일본, 유럽, 중국 제조사를 중심으로 한 대의 히트펌프로 냉난방·급탕을 공급하는 제품들이 시장에 상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공동주택 중심의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R&D 지원이 절실하다.

 

지역난방과 열병합발전소에 산업용 히트펌프 보급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지역난방과 열병합발전소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열을 생산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기존 화석연료 대신 고효율 산업용 히트펌프로 대체하면 정부 탄소중립정책에도 부합하고 산업용 히트펌프 보급에도 매우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 정부가 제시한 가정용 히트펌프 보급기준에 대한 평가는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는 여러 채널로 히트펌프 보급기준을 만들고 있다. △환경마크 기준 △고효율기자재 기준 △공기열 재생에너지 인정기준 및 보급사업 등에 관한 규정 등이다. 같은 적용범위 제품에 대해 일부 다른 시험기준과 성능기준을 제시하고 있어 이에 대한 통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 차세대 냉매별 시장가능성과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은

냉매문제는 냉동공조산업 전체의 이슈다. 현재 히트펌프에 사용되는 냉매는 제품군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당분간 국내에서는 R32가 히트펌프 냉매로서는 우선시될 것 같다. 현재 제품도 국내기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정부의 수소불화탄소(HFC) 사용제품의 물질전환 일정에도 문제없다.

 

최근 해외에서는 R290을 이용한 ATW 히트펌프가 다양하게 출시돼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기술개발을 국책과제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R290은 A3냉매로 안전인증기준 개정이 절실하며 대용량의 경우 KGS기준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 KC 안전인증은 ‘IEC 60335-2-40 Ed8.0’을 준용해 개정 중에 있어 올해 하반기 중 개정되면 R290 히트펌프 또한 ATW 히트펌프 냉매로 사용가능할 것이다.

 

CO₂ 냉매는 국내에서는 산업용 히트펌프로 적용이 매우 드물게 되고 있으나 대부분이 수입제품으로 국내기업의 기술은 한계가 있다.

 

■ 데이터센터 폐열회수·산업공정 고온히트펌프 등이 주목받고 있는데
모든 산업공정에서 나오는 폐열 등을 재생열로 포함해 국가의 열에너지관리와 탈탄소화를 이뤄야 한다. 데이터센터 폐열회수·산업공정 고온히트펌프 등은 정부 열에너지혁신전략(안)으로 추진 중인 상황으로 현재 제정 중인 열에너지기본법안과 열에너지 2법이 통과되면 매우 활성화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2년간 현 정부는 히트펌프얼라이언스 의견을 매우 적극적으로 수용해 히트펌프산업계에 있는 한 사람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지난 수십년간 히트펌프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제서야 기술과 시장이 생겨 기쁨을 감출 수 없다.  

 

최근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히트펌프 관련 업무가 기존 산업통상부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주무부처가 변경된 점이다. 이에 맞춰 히트펌프얼라이언스도 ‘한국히트펌프산업협회’로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히트펌프산업 생태계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히트펌프산업 생태계 활성화로 건물분야 탈탄소는 물론 국가 산업발전에 크게 역할을 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