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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석환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연구소장

“서류통과 넘어 실제 성능구현
열교차단, 건축 기본품질 안착돼야”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 확대와 패시브건축 보급과정에서 외피 열교차단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적 한계와 육안 평가의 제한성 등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여전히 열교의 중요성이 과소평가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PHIKO)는 고효율·에너지절약 설계·시공법이 적용된 패시브건축물을 보급하고 대중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하는 비영리 전문단체로서 설계단계부터 ISO 10211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열교 및 결로·곰팡이 하자를 사전에 검토·차단하는 표준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김석환 패시브건축협회 연구소장을 만나 패시브건축 요소로서 열교의 영향과 국내 제도 현황, BIM기반 열교 시각화기술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 주체별 과제 등을 들었다.

 

■ 열교가 패시브건축물 완성도와 건축물에너지성능에 미치는 영향은
열교는 △단열 △기밀 △창호 △차양 △열회수형환기장치 등과 함께 패시브건축의 필수 5대 요소다. 5대 요소는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높이기 위한 필수요소이지만 본래 목적은 재실자의 건강과 쾌적성을 보장하고 하자를 막기 위한 것에서 시작됐다. 단열과 기밀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외피에 열교가 발생하게 되면 그 부위는 결로, 곰팡이와 같은 하자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거주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러한 영향은 건축물의 성능이 뛰어날수록 더 커지게 된다.

 

과거 단열성능과 기밀도가 낮은 일반 건축물에서는 벽체 전반으로 열이 빠져나가 열교의 영향이 덜 부각됐다. 하지만 단열과 기밀이 뛰어난 ZEB인증 건축물이나 패시브건축물에서는 열교부위를 통해 열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곰팡이와 결로가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난방에너지요구량이 증가하게 된다.

 

 

■ 그동안 열교가 건축설계에서 과소평가받은 이유와 EPI 배점체계 개선방향은
그동안 열교가 건축설계에서 과소평가 받은 이유는 육안평가가 제한적이며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 에너지성능지표(EPI: Energy Performance Index)’ 65점 중 열교관련 획득배점이 4~6점으로 적용난이도에 비해 배점이 적기 때문이다. 열교를 제외하고도 △바닥·지붕 열관류율 법적기준대비 상향 △고기밀 창호 △LED 조명 △고효율 설비 및 신재생에너지 추가 등으로 에너지성능지표 목표점수 도달이 가능한 실정이다. 이러한 국내 건물에너지와 관련된 법은 재실자의 건강·쾌적 확보가 핵심이 아니라 건물에너지에만 집중하는 정책임을 방증한다.

 

건축물리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열교해석을 수행하는 주요 목적은 에너지손실량 계산뿐만 아니라 열교발생 부위에서 실내표면 곰팡이 또는 결로발생 여부를 판정하는 것에 있다. 이에 따라 패시브건축협회는 PHIKO인증 컨설팅 시 건축물에서 발생되는 주요 열교 5대 부위를 대상으로 실내 표면온도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우선으로 확인한다. 이를 통해 결로·곰팡이 등 재실자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사전에 검토하고 열교로 인한 에너지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실무에서 적용하고 있다.

 

■ 건축물에서 열교가 발생하는 주요 부위와 차단솔루션은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며 이때 항상 저항이 가장 작은 경로를 택한다.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차가 30K 이상 벌어지므로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힘이 매우 크고 최근에는 여름철에도 실내·외 온도차가 10K 내외까지 벌어지며 외부의 열이 구조체를 타고 실내로 들어오는 역방향 열교가 발생하고 있다. 열교로 인한 하자는 더 이상 겨울만의 문제가 아닌 연중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되고 있다.

 

열의 통로가 만들어지는 원인은 단열선의 끊김에 있다. 건축물의 외피에서 재료가 바뀌면 열저항도 함께 달라지는데 △콘크리트 △철근 △금속처럼 단열재보다 열전도율이 수십~수백배 높은 재료가 단열층을 관통하거나 끊어놓으면 바로 그 부위로 열이 집중적으로 전달된다.

 

 

건축물에서 이러한 열교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위는 △벽체·지붕 접합부 △벽체·바닥 접합부 △창호 주변부 △파라펫·발코니 등 외벽과 지붕의 돌출부, 건물 코너부의 다섯 곳이다. 특히 내단열 공동주택에서는 외벽과 층간 슬라브에서 열교가 발생해 겨울철 층간 슬라브를 통해 다량의 열이 빠져나간다. 여기에 단열재의 틈새나 누락, 밀착 불량 등과 같은 시공결함에 의한 열교가 더해질 수 있다.

 

열교의 원인이 단열선의 끊김이라면 해법은 결국 끊김없는 단열선을 만드는 것이다. 외단열은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물 전체를 단열재로 감싸는 방식이므로 단열선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반면 내단열은 외벽과 내벽이 접합되는 부위에서 단열끊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아무리 시공을 잘해도 접합부에서의 열교를 피할 수 없는 형태다.

 

열교저감의 원칙은 내단열공법에서 외단열공법으로의 전환이며 외단열을 적용하더라도 파라펫이나 발코니처럼 단열선이 끊길 수밖에 없는 부위는 돌출부 전체를 단열재로 감싸거나 접합부에 열교차단재를 설치해 열교를 차단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내단열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결로 취약부위에 대한 결로방지 상세도를 설계도서에 포함하고 접합부에 구조용 열교차단재를 적용해 열교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열교차단 관련 국내 제도·기준 현황과 향후 고도화 방향은
현행 건축물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의 열교기준은 대표적인 접합부 형태별로 선형열관류율 기본값을 표로 제시하고 실무자가 해당 값을 찾아 적용하는 방식이다. 간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표에 수록된 접합부 유형이 한정적이다. 이에 따라 실제 건축물의 다양한 디테일을 담아내지 못하고 표준 상세에서 벗어난 설계일수록 실제 열손실과 편차가 커진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단열재 및 구조체 배치 외 파스너와 열교차단자재 등의 부자재 사용에 대한 검토가 부재한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실제적인 열교평가가 필요한 경우 ISO 10211 기반 시뮬레이션으로 부위별 단열성능 건전성평가 및 선형·점형열교를 개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패시브건축협회의 PHIKO인증에서는 △창호 설치 부위 △기초 △외벽 지붕 접합부 △파라펫 등 열교발생이 예상되는 모든 부위에 대해 열교해석을 수행하고 각 부위의 실내측 최저 표면온도를 확인해 결로·곰팡이 하자의 가능성을 설계단계에서 차단하고 있다.


향후 제도적으로 일정규모 이상 또는 제로에너지인증 대상 건축물에 대해 주요 취약부위의 디테일이 표준과 상이할 경우 ISO 10211 기반 정량해석과 실내측 표면온도(결로방지성능) 검토를 의무화해 열교평가가 에너지손실 계산을 넘어 하자 예방수단으로 기능하도록 확장이 필요하다.

 

■ 열교 적용효과 검증방식 및 사후관리체계 과제는
열교차단은 단열재의 끊김없는 연결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열설계 시 사전검토가 준공이후 사후관리보다 더욱 중요하다. 단열재 상부 레이어가 설치된 이후 열교를 파악하고 차단하기 위해서는 단열재 레이어까지 전체 철거 후 재시공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물 설계단계에서 열교계산기준인 ISO 10211에 의거한 △THERM △HEAT 등의 2D·3D 전열해석 프로그램을 활용해 선형·점형 열교부위를 검토할 수 있다.

 

열교 시뮬레이션 검토는 부위별 △유효열관류율 △열교값 △표면온도 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며 특히 실내 표면온도가 곰팡이 발생가능 온도인 12.6℃ 미만으로 유지되는지 여부를 평가한다. 12.6℃ 미만으로 실내온도가 유지될 경우 결로·곰팡이 발생으로 인한 재실자의 쾌적성을 저해하고 인체 유해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에너지성능 저감을 의미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시뮬레이션 결과값을 기반으로 단열재를 포함한 건축물 부재 레이어를 구성하고 올바른 시공까지 이뤄져야 단열재의 장기성능 저하없이 건전한 건축물 구현이 가능하다.

 

단열재 시공 후 사후검토는 KS F 2829에 따른 열화상카메라 측정을 통해 시각적으로 열교부위의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해당 측정은 실내·외 온도차가 하루 이상 10K 차이가 유지될 때 계측 가능하고 벽체 열관류율이 높을수록 측정의 정확성을 위해서는 3일 이상 시간 동안 20K 이상의 온도차가 유지되는 조건이 요구된다. 이는 준공 이후 재실자가 거주하는 실내환경이 조성된 겨울철 상황에서 한정적으로 가능한 측정환경이다. 이에 따라 열화상카메라를 통한 열교촬영은 신축건축물 시공 중 한계가 뚜렷하며 리모델링 전 건축물의 외피성능 현황파악 시 한정적으로 활용가능한 항목으로 판단된다.

 

■ RE100 달성을 위한 패시브리모델링 확대방향은
RE100은 사용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대체해야 할 대상인 ‘사용 전력량’ 자체가 고정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건축물의 에너지요구량을 낮추면 이를 충당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및 설치·관리비용이 함께 줄어들기 에 같은 목표라도 훨씬 경제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건축물에서 RE100의 출발점은 재생에너지 생산이 아니라 건축물 에너지요구량의 저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건축물의 에너지요구량은 건축물 자체의 냉난방부하, 다시 말해 외피성능에 의해 결정된다. 결국 △단열 △창호 △열교차단 △기밀 △열회수형환기장치 등으로 대표되는 패시브 5대 요소가 건축물 RE100 달성의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변수다.

 

이 원칙은 신축에만 국한되지 않고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패시브요소는 어느 한 요소만 고성능화한다고 충족되는 것이 아닌 5대 요소가 상호작용을 고려해 균형있게 향상돼야 한다. 예를 들어 벽체 단열과 창호의 열관류율 성능을 높이면 전체 열손실은 줄어들지만 열교부위가 그대로 남아 있을 경우 전체 손실에서 열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커진다.

 

또한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차가워진 열교부 내측 표면에 결로와 곰팡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밀성능을 높이면 침기로 인한 열손실이 차단돼 실내 온·습도 유지에는 유리해지지만 틈새를 통한 자연적인 공기교환이 사라지며 △이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생활 수증기 등 실내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된다.

 

이에 따라 고기밀 건축물에는 환기장치의 적용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하며 이때 환기로 인한현열·잠열손실은 고효율의 열회수 소자를 통해 최소화가 가능하다. 이처럼 패시브요소들은 단일개선 시 다른 요소의 필요성이 함께 발생하는 구조로 맞물려 있어 일부항목의 선택적 적용이 아닌 다섯 가지 요소를 통합적으로 계획·적용하는 것이 건축물의 건전성과 재실자의 건강·쾌적성을 담보하는 유일한 방법이며 이것이 곧 패시브리모델링이다.

 

■ BIM·디지털트윈 기반 차세대 열교차단솔루션은
현재도 BIM 모델링을 통해 건축물의 단열선 검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열교방지의 큰 틀은 이미 마련돼 있다. 기존 2D 도면에서는 단면도·상세도로 작성된 부위 이외의 열교는 타 부위 설계·시공법의 연장선상으로 가정할 수밖에 없어 고려되지 않은 복잡한 교차부에서 단열결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3D BIM에서는 단열층을 연속된 객체로 모델링함으로써 부재와 부재가 만나는 모든 접합부의 단열선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하고 간섭 체크를 통해 단열재가 끊기는 부위를 시공 전에 걸러낼 수 있다.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건축물에너지 디지털진단 및 설계 자동화기술 개발 연구단’에서 패시브건축협회가 개발 중인 BIM기반 열교 시각화 모듈을 통해 건축 주체들이 기획·설계단계에서 건축물 어느 부위에서 열교가 발생하는지 사전에 검토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단열선의 끊김 여부까지가 BIM의 영역이며 모서리 등 기하학적 열교나 선형·점형 열교조치의 적합성은 HEAT3 등 별도의 해석프로그램으로 정밀 평가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3D 디지털트윈은 단열결손 부위의 자동알림을 기본으로 하되 열교 시뮬레이션 분석법을 결합해 △단열 두께 △파스너 재질 △열교차단자재 적용 여부 등 설계 변수가 바뀔 때마다 특정 부위의 결로발생 확률이 즉각적으로 재계산되는 수준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에 더해 완공 후 실제 실내·외 온습도데이터가 모델로 연동된다면 △에너지손실량 △습기로 인한 하자 △실내 쾌적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강력한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열교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 주체별 역할은
결국 ‘서류상의 합격’이 아닌 ‘실제 성능 구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각 주체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부는 열교차단을 선택적 가점이 아닌 필수 의무 규정으로 강화해야 하고 설계자는 부위별 설계열관류율을 맞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발코니나 파라펫 등 주요 열교 취약부위에 대한 정량적 해석과 함께 시공가능한 상세도를 도서에 명시해야 한다.

 

시공사는 도면에명시된 열교차단재와 전용 기밀자재를 임의로 누락하거나 저가품으로 대체하지 않아야 한다. 이에 더해 △단열재 부착 시 틈새 처리 △분무형 단열재의 분무 두께 관리 △외벽체 관통부의 기밀·단열처리 등 설계상의 단열성능이 현장에서 그대로 구현되도록 시공 품질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열교차단재를 개발해 온 기업들과 관련 정책·연구를 이끌어 온 연구기관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 열교차단은 마감재 뒤에 숨어 눈에 보이지 않고 그 효과는 수년이 지나 결로와 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형태로만 증명되는 기술이다.

 

초기 비용은 분명하지만 성과는 드러나지 않는 이런 기술을 국내시장에 정착시키는 일은 제품개발보다 시장을 설득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러나 탄소중립과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라는 흐름 속에서 열교차단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가 곧 국내 건축표준의 기본값이 될 것이라 믿으며 그 기반을 다져온 분들의 노력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