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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창대 한국기계연구원 탄소중립기계연구소 박사

“iTOP·SoHProtes, 산업열 탄소중립 해법
AI기반 자율 최적운영 플랫폼 진화기대”
산업용 열공급설비 비교·분석 최적설계 플랫폼 개발
태양열·고온 히트펌프 융합시스템 실증 완료

한국기계연구원 탄소중립기계연구소 액체수소플랜트연구센터 신재생융합팀은 산업현장의 화석연료기반 열설비를 친환경·고효율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모든 산업용 열공급설비를 통합적으로 비교·최적화하는 설계플랫폼 iTOP과 태양열과 고온 히트펌프를 결합한 열공급시스템 SoHProtes를 개발해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하는 실증연구를 진행해 왔다.

 

박창대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를 만나 산업용 열설비 연구동향과 플랫폼 개발배경 등을 들었다.

 

■ 산업부문 탄소중립에서 공정열 전환이 갖는 중요성과 국내 산업용 열설비 연구동향은
산업부문은 국가 전체 탄소배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중에서도 공정열(가열·건조·살균 등에 쓰이는 열에너지)은 전력과 달리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수단이 마땅치 않아 탄소중립의 사각지대로 꼽혀왔다.


국내 산업열에너지의 화석연료 의존 비율이 90%에 달할 만큼 산업분야는 거의 가스보일러에 의존하고 있다.


건물부문에는 공기열 히트펌프, 전환부문에는 재생에너지 및 원자력발전, 수송부문에는 전기차와 같은 확실한 탄소중립 이행수단이 있는 반면, 산업부문에는 이에 대응할 만한 수단이 거의 없다. 국내 연구도 개별설비(고온 히트펌프, 태양열시스템 등)의 성능 향상에 집중된 사례는 있지만 사업장 조건에 맞춰 여러 설비를 객관적으로 비교·설계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연구는 국내·외에 iTOP이 사실상 유일하다.

 

■ 기존 산업현장에서 열공급설비를 선정·설계 시 주의사항은
가장 큰 문제는 설비 선정이 설비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용 열설비시장은 가스보일러나 집단에너지 등 특정설비 위주로 제안이 이뤄지고 있으며 설치용량도 특정 공급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해 과소 또는 과대설계로 인한 비효율과 투자손실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폐열활용 여부도 신중히 따져야 한다. 국내 단일공정기준으로 회수가능한 폐열은 필요 열량의 14% 미만에 불과해 폐열활용을 전제로 한 고온 히트펌프 도입은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설비선정은 공급자의 제안이 아니라 사업장의 부지조건, 필요 온도·열량, 폐열유무, 부하 패턴 등을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해 사전에 비교·검토하는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 iTOP 개발배경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의 연구과제로 산업공정열을 태양열 융합시스템으로 공급하는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태양열은 넓은 지붕면적, 간헐성, 높은 집열효율을 특징으로 하는 재생열에너지로서 열설비간의 융합 시 어떠한 설비조합이 최적인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업장마다 폐열의 양과 질, 지붕 면적, 기후조건 등이 제각각이므로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하기 위한 최적 솔루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정 공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설계기술이 필요했으며 이것이 iTOP 개발의 출발점이 됐다.

 

■ 산업용 열공급설비 최적설계플랫폼 ‘iTOP’을 소개하면
iTOP은 Industrial Thermal energy Optimization Platform의 약자로 △사업장 위치(기후조건) △부지면적 △필요온도 △열 사용량 △폐열 유무 △일간-연간 부하패턴 등의 조건을 입력하면 △가스보일러 △전기보일러 △전극보일러 △히트펌프(공기열, 지열, 수열 등) △태양열시스템 △열병합설비(CHP) 및 이들의 조합시스템 등 21종 이상의 열공급설비를 동시에 비교·분석하는 설계플랫폼이다.


각 설비조합에 대해 동적성능 시뮬레이션과 경제성 분석을 수행해 단시간에 최적설비조합과 공정설계(PFD) 결과를 제시한다. 이런 통합 설계플랫폼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사 사례가 없는 획기적인 공정설계 기술이다.


부품성능을 10% 향상시키거나 기기성능을 10% 향상시켜도 전체설비나 공정성능에는 1% 미만의 아주 미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공정설계의 최적화는 설비전체 성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 사업장별 운전조건과 열수요 특성은 iTOP 설계플랫폼에 어떻게 반영되는가
사용자 입력 GUI에서 온수·증기 구분, 목표 온도·유량·부하량, 시간별 및 일별 부하 패턴 등을 입력하도록 한다. 또한 국내·외 기후데이터베이스와 연동돼 팝업창에서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의 연간 일사량·외기온도 데이터가 자동으로 반영된다.


■ 기존프로그램대비 차별점은
기존에는 특정 설비 하나를 대상으로 성능이나 경제성을 검토하는 개별 시뮬레이션 도구는 있었지만 21종에 달하는 다양한 열설비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동시에 비교하고 사업장 조건에 맞는 최적 조합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프로그램은 없었다.


iTOP은 △표현계층(사용자입력·시뮬레이션·최적화결과 GUI) △연산계층(공정 선별·최적화·경제성 분석·최적 공정 선정 모듈) △데이터계층(열공정·기후·설비·가격 DB) 등 3계층 구조로 설계됐다. 각 계층이 유기적으로 연동돼 사업장 조건을 입력하는 것만으로 데이터베이스 참조, 시뮬레이션, 최적화가 연계 실행되며 CAPEX·OPEX·NPV·DPP·LCOH·B/C ratio 등 6개 이상 경제성 지표 산출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완결된다.


특히 iTOP의 데이터베이스는 종류가 다른 설비뿐만 아니라 동일설비에서도 다른 제조사 기기들과 각 제조사의 다른 기기모델이 모두 포함돼 특정 제조사가 기기에 편중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공급자의 주관적 제안이 아니라 수요처가 데이터에 기반해 객관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 태양열 히트펌프기반 산업용 열공급시스템 ‘SoHProtes’를 소개하면
SoHProtes는 Solar Heat pump industrial Process Thermal Energy System의 약자로 태양열 집열기를 고온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활용하는 산업용 열공급시스템이다. 폐열이 없거나 부족한 사업장에서도 60℃ 이상의 열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태양열이 부족한 시간대에는 축열조와 히트펌프를 연계 운전하는 하이브리드 제어방식을 적용해 연중 안정적인 열공급이 가능하다. 현재 김포 소재 식품가공 공장에 300kW급 시스템을 설치해 1년6개월 이상 가동하고 있으며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한 바 있다.

 

■ 산업현장에서 태양열을 고온 히트펌프 열원으로 활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장점은
120℃ 수준 산업공정열을 고온 히트펌프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60℃ 이상의 열원과 생산열량의 약 67%(COP 3.0기준)의 열원이 필요하다. 실제 산업현장에서 회수가능한 폐열은 필요 열량의 14% 미만에 불과해 폐열만으로는 고온 히트펌프를 운전할 수 있는 사업장은 소수에 불과하다.


태양열을 열원으로 활용하면 폐열이 전혀없는 사업장에서도 고온 히트펌프를 가동할 수 있게 돼 지열·공기열 히트펌프가 갖는 고온공급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실증 결과 SoHProtes는 균등화열생산단가(LCOH) 0.079$/kWh로 LPG 보일러(0.17$/kWh)대비 46~54%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SoHProtes를 구성하는 태양열 집열기·축열조·고온 히트펌프의 역할과 연계운전방식은
태양열 집열기(STC)는 1차 열원으로서 태양복사에너지를 흡수해 고온 히트펌프에 공급할 열원을 만들어내고 축열조(ST)는 태양열이 풍부한 시간대에 남는 열을 저장했다가 일사량이 부족한 시간대나 야간에 방출하는 완충역할을 한다.


고온 히트펌프(HTHP)는 집열기 또는 축열조에서 공급받은 열원을 승온해 산업공정에서 요구하는 60℃ 이상 고온 열을 최종적으로 생산한다. 태양열이 충분할 때는 집열기·축열조가 직접 열을 공급하며 태양열이 부족한 시간에는 축열조에 저장된 열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제어를 통해 날씨나 시간대와 무관하게 24시간 안정적인 열공급을 유지한다.

 

■ SoHProtes의 기존 보일러대비 초기투자비 문제 해결방안은
태양열 집열기와 고온 히트펌프, 축열조가 결합된 SoHProtes는 가스보일러보다 초기 설치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증 결과 투자회수기간(DPP)이 3.01년으로 단기간 내 회수가능했다. 순현재가치(NPV) 2,300만달러, 편익비용비율(B/C ratio) 3.5의 우수한 경제성을 확인했다.


특히 폐열이 전혀 없는 현장에서도 가스보일러대비 경제성 우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초기투자비 부담은 몇 년 내 운영비 절감으로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 iTOP을 통해 사업장별로 투자회수기간과 경제성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초기투자 결정의 리스크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 현재 SoHProtes가 공급할 수 있는 온도범위와 적용가능한 산업공정은
SoHProtes는 60℃ 이상의 열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200℃ 이하의 공정열을 사용하는 식품, 화학, 제지, 섬유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실제로 김포 식품가공공장 실증에서는 기존 0.5t/h급 LPG보일러를 대체하는 수준의 열공급 성능을 확인했다.


하지만 현재 고온 히트펌프의 공급가능한 온도가 실질적으로 120℃임을 감안하면 이 온도 이상에서는 기존 열설비와의 연계 운전이 필요하다.

 

■ 김포 식품가공공장을 실증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식품가공업은 살균, 세척, 건조 등 60~120℃ 수준의 온수·저온 증기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SoHProtes가 공급할 수 있는 온도범위와 잘 맞으며 200℃ 이하 공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김포소재 식품가공공장은 기존에 0.5t/h급 LPG보일러를 사용하고 있어 SoHProtes 적용에 따른 연료비 절감 효과를 명확하게 비교·검증할 수 있었으며 실증에 필요한 부지와 협조 여건도 갖추고 있어 실증대상지로 선정했다.

 

■ 실증설비의 구체적인 구성을 소개하면

김포 식품가공공장에는 기존 LPG보일러를 대체하는 300kW급 SoHProtes시스템을 구축했다. 태양열 집열기(STC)와 축열조(ST), 고온 히트펌프(HTHP)로 구성되며 태양열이 충분할 때는 집열기에서 직접 열을 공급하고 부족할 때는 축열조에 저장된 열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제어방식으로 운전된다.

 

실시간 운전 모니터링시스템을 함께 구축해 태양열시스템과 히트펌프의 가동상태, 운영비 등을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 실증을 통해 중점적으로 검증한 주요성과는
실증에서는 크게 성능과 경제성 두 가지를 중점 검증했다. 1년 이상 실제 가동을 통해 태양열·히트펌프 하이브리드 제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으며 도입 전(2022년, LPG보일러 단독)과 도입 후(2025년, SoHProtes) 5개월간 열공급 운영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운영비가 약 56% 절감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2022년대비 2025년 부하량이 상당히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65%의 비용 절감 효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실증 데이터를 통해 iTOP이 사전에 제시했던 경제성 예측이 실제 현장에서도 유효하게 재현된다는 점도 함께 검증했다.

 

■ 산업현장에 적용하면서 확인된 개선사항과 향후 보완계획은
실제 현장은 시뮬레이션과 달리 계절별 일사량 변화, 설비 노후화, 운전 패턴의 변동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실증현장에서 축적되는 장기운전 데이터를 iTOP 시뮬레이션모델에 지속적반영해 예측정확도를 높이며 AI기술을 접목해 운전 조건을 실시간 최적화하는 지능형 제어 기능을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 시스템 보급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iTOP과 같은 객관적 설계·경제성 분석도구를 통해 사업장이 스스로 투자 타당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확산의 출발점이다.


태양열 히트펌프시스템처럼 초기투자비가 상대적으로 큰 설비에 대해서는 정부보급사업 등 정부의 보조금이나 저리 융자 등 초기투자부담을 낮추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연구팀도 이번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 연구원 창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창업을 통해 기술 이전과 설치·운영 지원을 체계화해 보급 속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 식품·화학·제지·섬유 등 200℃ 이하 공정 가운데 iTOP과 SoHProtes의 우선적인 적용확대가 기대되는 산업군은
식품가공업처럼 60~120℃ 수준의 온수나 저온증기수요가 꾸준하고 태양광집열을 위한 부지 확보가 비교적 용이한 업종부터 우선 확산이 가능할 것이다. 이미 실증을 마친 식품가공 분야를 시작으로 유사한 저온 공정열 수요를 가진 음료·섬유·제약 업종으로 순차 확대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200℃ 이하 공정은 국내 산업 열수요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iTOP·SoHProtes의 적용 확대는 산업 부문 탄소중립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 연구원 창업 추진계획과 향후 사업화방안은
이번 실증을 통해 확인된 우수한 경제성과 기술 완성도를 바탕으로 2026년 9월 창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창업 이후에는 열설비 EPC기업에게는 iTOP을 활용한 설계·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열사용 공장주에게는 iTOP과 SoHProtes에 기반한 열설비의 공급·시공을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산업단지에는 P2H기반 열네트워크, CHP 및 전극보일러와 연계한 청정열 공급기술을 제공하고자 한다.

 

■ AI를 접목한 iTOP 설계플랫폼의 고도화 방향은
현재 iTOP은 베이지안 최적화 알고리즘을 통해 태양열 집열기 면적, 축열조 용량 등 설비 사양을 자동으로 탐색하고 있다. 향후에는 AI기술을 접목해 방대한 실증·운전 데이터를 학습시켜 최적 설계값을 더욱 빠르고 정교하게 도출하고자 한다. 또한 설계단계뿐만 아니라 실제 운영단계에서도 AI가 실시간 기상·부하데이터를 반영해 히트펌프와 축열조의 운전을 스스로 최적 제어하는 지능형 운영 기능까지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열에너지는 전 세계 최종에너지소비의 49%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지만 이중 약 90%가 여전히 화석연료로 생산되고 있고 산업부문은 특히 탄소중립 이행 수단이 마땅치 않은 사각지대였다.


iTOP과 SoHProtes는 이 문제에 대한 실증된 해법을 데이터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업에게는 비용감소의 혜택을 제공하고 정부에게는 산업분야 탄소중립 이행 수단을 제공할 획기적인 솔루션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수행된 정부연구과제가 연구로 그치지 않고 기업과 우리 사회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을 통해 산업현장에 기술을 널리 보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