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액체식 제습기반 고효율 공조기업 클레네어가 산업·건물·콜드체인 등 서로 다른 환경에서 축적한 현장 적용데이터를 잇달아 공개하며 ‘One Air System’의 적용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클레네어가 최근 홈페이지에 개설한 ‘Case Studies’는 One Air가 산업과 지역별로 서로 다른 습도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목표 상대습도(RH)를 달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공조·제습시스템의 소비전력 절감, 온·습도 편차 축소, 생산불량 저감, 공간절약, 실내환경 개선 등 현장별 성과가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클레네어의 One Air는 액체식 제습(Liquid Desiccant)과 냉동사이클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공조시스템이다. 제습과 냉각을 하나의 장비에서 수행하며 현재 공개된 사양기준 제습능력은 5.19kg/h, 냉방능력은 6kW, 시스템 소비전력은 1.7kW다. 운전범위는 0~30℃, 상대습도 30~60%이며 제습만 운전할 경우 1대당 약 500m²를 담당하도록 설계됐다.
핵심은 냉동사이클에서 발생하는 응축열을 액체제습제 재생에 다시 활용하는 구조다. 기존 냉각제습이나 데시칸트로터 방식처럼 제습 이후 별도의 냉각과 재열과정을 추가하는 방식과 차별화해 잠열처리에 필요한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클레네어는 동일 제습능력기준 기존 데시칸트로터시스템대비 최대 87% 수준의 에너지효율 개선이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Formosa연구실, 장비 4대→1대… 전력 79%↓
최근 공개된 사례 중 눈에 띄는 곳은 대만 가오슝 Formosa Plastics의 여과연구실이다. 기존 연구실에서는 벽걸이형 에어컨 1대와 스탠드형 제습기 3대 등 총 4대의 장비를 운영하고 있었다. 전체 소비전력은 8.0kW에 달했지만 각각의 장비가 독립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제어하면서 운전이 서로 간섭해 연구실 환경은 23~29℃, 상대습도 40~60% 사이에서 크게 변동했다.
One Air 도입 이후에는 시스템 1대와 천장 중앙 급기방식으로 설비를 단순화했다. 전체 소비전력은 1.7kW로 낮아져 기존대비 약 79% 감소했으며 실내온도는 23±2℃, 상대습도는 45±5%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기존 4대 장비가 차지하던 바닥면적도 확보했다.
단순한 고효율장비 교체라기보다 각각 분리돼 있던 냉방과 제습을 하나의 제어체계로 통합하면서 설비간 운전충돌을 해소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화학·식품공장서 ‘에너지절감+품질안정’ 확인
국내·외 산업현장에서도 다양한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 화학 파우더 생산공장에는 6,000CMH급 시스템 3대 총 1만8,000CMH 규모가 설치됐다. 여름철 외기를 23℃, 상대습도 35%로 냉각·제습해 생산공정에 공급한 결과 기존 장비대비 전력소비를 약 56% 절감했으며 적용 이후 제품불량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현장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효과도 약 100tCO₂로 제시됐다.
식품제조현장에는 풍량 5만7,000CMH, 시간당 약 500kg의 제습능력을 갖춘 대형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적용됐다. 여름철에도 32℃, 상대습도 23%의 공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전기소비량을 11% 이상 절감했다.
저온환경 적용실적도 확보했다.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농촌진흥청, 국립생물자원관 등의 종자저장시설에는 3,000~6,000CMH급 액체식 제습시스템이 적용돼 -18℃, 상대습도 40% 이하의 저장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저온환경에서도 성에제거를 위해 운전을 중단해야 하는 일반 냉각제습방식과 달리 연속적인 습도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은 냉동·냉장창고 적용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KCC 울산·전주공장에도 One Air가 각각 2대씩 총 4대 공급돼 산업현장에서 운전 중이다.
동남아 ‘과냉방 대신 제습’ 가능성 확인
클레네어는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에서는 제습을 통한 냉방에너지 절감과 쾌적도 개선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필리핀학교에 적용한 실증에서는 기존에 쾌적도를 확보하기 위해 교실온도를 약 21℃까지 낮춰 운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7~28℃, 상대습도 약 35%로 운영하면서도 학생 쾌적도 조사에서 90% 이상이 만족하는 결과를 얻었다. 후속 실증에서는 기존 시스템대비 약 21%의 에너지절감 효과도 확인됐으며 이후 실제 발주로 이어졌다.
공기질 측면의 데이터도 확보했다. 필리핀 농무부 Food Development Center 시험에서는 One Air 통과 전후 일반세균수가 2,050CFU/m³에서 700CFU/m³로 65.9% 감소했으며 효모·곰팡이는 750CFU/m³에서 100CFU/m³로 8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방위산업시설에서도 생산·저장공간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했으며 클레네어는 유럽 최대 방산전시회 중 하나인 ‘Eurosatory 2026’에도 참가하며 무기·장비 저장시설 등 고신뢰성 습도관리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결로·콜드체인·농산물 저장으로 적용범위 확대
적용분야도 제조공장에서 건설·콜드체인·농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클레네어는 2025년 롯데건설 오픈이노베이션에 선정돼 실제 건설현장에서 액체식 제습기술을 적용한 PoC를 진행했다. 이후 관련 기후테크 스타트업 자료에는 2025년 11월 롯데건설 오픈이노베이션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으로 기록됐다. 최근 클레네어가 지하공간 결로 대응을 포함한 현장사례를 별도로 소개하기 시작한 것도 건물분야 제습시장 확대와 맞물린 행보다.
특히 지하공간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외기가 유입돼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벽체·바닥·배관 등과 접촉할 경우 표면온도가 노점온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결로가 발생하기 쉽다. 단순히 공간을 더 차갑게 냉방할 경우 표면온도가 더 낮아져 결로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어 현열보다 잠열을 직접 제거하는 제습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콜드체인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냉동창고 전실이나 도크는 문 개폐 때마다 고온다습한 외기가 저온공간으로 들어오면서 결로와 성에를 유발한다. 클레네어가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병원과 냉동·냉장창고 운영사 등을 대상으로 별도의 PoC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농산물 저장시장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클레네어는 최근 필리핀 팡가시난주 로살레스(Rosales) 지방정부와 양파·마늘의 수확 후 손실(Post-Harvest Loss)을 줄이기 위한 공동연구와 현장실증에 착수했다. 실제 필리핀 기후조건에서 온·습도 관리와 저장기간, 품질저하 사이의 관계를 검증하고 향후 농가와 농업지역으로 적용모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UKM Hospital, OCS Data Center 등과 One Air의 적용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다. 병원은 정밀 습도관리와 실내공기질, 데이터센터는 냉각과 함께 결로방지를 위한 노점관리 필요성이 높아 액체식 제습기술의 새로운 응용시장으로 평가된다. 현재 이들 프로젝트는 적용 가능성을 협의하는 단계다.
클레네어의 최근 행보는 액체식 제습기술의 경쟁력을 단순한 ‘제습효율’에서 찾기보다 산업별로 발생하는 습도문제를 실제 데이터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실에서는 설비간 제어충돌과 에너지소비, 화학공장에서는 제품불량, 식품공장에서는 공정환경, 콜드체인에서는 결로·성에, 건축물에서는 지하공간 결로, 농업에서는 저장손실이 각각 핵심문제다.
결국 One Air의 시장확대 여부는 이러한 다양한 현장에서 축적되는 실증데이터가 경제성과 신뢰성으로 연결되느냐에 달렸다. 대만 Formosa를 비롯해 국내 산업현장과 동남아 실증에서 구체적인 에너지절감·온습도 제어데이터가 확보되고 있다는 점에서 액체식 제습의 적용시장이 기존 산업용 특수공조에서 건물·콜드체인·농업·데이터센터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