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소음·공기질·에너지자립 기술 조명

  • 등록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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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설비공학회 하계학술대회, 공동주택부문 특별세션 개최

 

대한설비공학회 하계학술대회 공동주택부문 특별세션에서는 입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욕실 소음, 주방공기질, 에너지자립률 향상을 위한 최신 설비기술들이 발표됐다. 이번 세션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의 주도로 진행된 연구들이 소개돼 공동주택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주거환경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논의가 이뤄졌다.

 

보조급기, 주방 오염물질 확산 획기적 저감

양영권 LH 책임연구원은 ‘공동주택의 주방 보조급기 성능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현대 공동주택은 기밀성이 높아 레인지후드를 가동해도 외부 공기유입이 부족해 배기성능이 크게 저하된다. 이로 인해 조리 중 발생한 오염물질이 거실 등 집안전체로 퍼져나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연구는 레인지후드 배기를 돕는 보조급기시스템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하고 최적의 적용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수행됐다.

 

실증은 LH 주택성능연구센터(HERI)의 84㎡ 실증 실험동에서 진행됐다. △시스템 미작동 △레인지후드 단독 작동 △레인지후드+후드 일체형 급기(에어커튼형) △레인지후드+천장형 급기(라인형 디퓨저)의 4가지 케이스를 비교 분석했다. 조리 시 발생하는 열과 오염물질의 확산 정도를 추적하기 위해 주방과 거실에 3차원 그리드형태로 온도계를 설치해 50분간 온도변화를 측정했다.

 

실증 결과 ‘레인지후드+천장형 급기’방식이 오염물질 확산방지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 시작 50분 후 천장형 급기를 적용한 케이스의 평균 온도상승은 0.78℃에 그쳐 레인지후드만 켰을 때(1.27℃)나 에어커튼형(1.10℃)보다 확산억제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저와 연기를 이용한 유동장 가시화실험에서도 천장디퓨저에서 나온 공기가 조리대에서 상승하는 오염된 기류를 막아 레인지후드로 밀어 넣는 에어커튼효과가 뚜렷하게 관찰됐다. 연구를 통해 최적의 설치조건은 △디퓨저 토출각도 20~30도 △급기풍량 약 50CMH △조리대와 이격거리 50~100cm인 것을 확인했다.

 

양영권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주방 보조급기시스템의 효과를 정량적 데이터로 입증하고 실제 공동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며 “또한 주방 보조급기 설치 시 소음증가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돼 향후 공동주택의 표준설비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층간소음·누수문제 잡는 ‘당해층 벽면배관’

유선화 LH 연구원은 ‘욕실 당해층 벽면배관 설치기준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기존의 층하배관공법은 배관이 아래층 천장으로 노출돼 배수소음이 그대로 전달되고 누수발생 시 아래층 세대에 방문해 수리해야 하는 등 프라이버시 침해와 이웃 간 분쟁의 원인이 돼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관을 해당 층 벽면에 설치하는 ‘당해층 벽면배관’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연구에서는 당해층 벽면배관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설치기준을 제안했다. 먼저 구조안전성과 배관구배 확보를 위해 욕실 슬래브 두께는 150mm를 적용하고 거실과의 단차는 150mm 이하로 확보할 것을 권장했다. 배관설치를 위한 선반(젠다이)프레임 공간은 150~200mm를 확보하되 배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배치해 욕실 내부공간을 최대한 넓게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누수발생에 대비해 선반프레임 마감재는 일반 석고보드 대신 습기에 강한 소재를 사용하고 원활한 배수를 위해 배관의 통기성능을 확보하는 결합통기방식(2관식)적용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당해층 벽면배관공법은 슬래브 관통부가 없어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이고(저소음 층하배관 대비 8dB 감소) 화재 시 연기확산을 막는 등 여러 장점을 가진다.

 

유선화 연구원은 “현재는 벽배수형 양변기 등 전용자재의 가격이 비싸고 시공난이도가 있어 공사비가 높지만 장수명 주택인증 확대와 층간소음 저감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기술개발 및 자재 국산화를 통해 점차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제시된 설치기준은 향후 당해층 배관공법의 설계 및 시공표준화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성 기자 jsle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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