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에코플랜트가 국내 최대 환경사업자를 넘어 글로벌 환경사업자로 도약하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글로벌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E-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TES Envirocorp Pte. Ltd)사를 인수하며 글로벌 IT기기 및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재사용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이로써 소각·매립 등 폐기물 관리(Waste Management)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폐기물 제로화(Waste Zero)를 추구하는 리사이클링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됐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2월21일 싱가포르 풀러턴호텔에서 테스의 최대주주인 나비스 캐피탈 파트너스(Navis Capital Partners)의 로드니 뮤즈(Rodney Muse) 매니징 파트너와 테스의 지분 100%(25만2,076주, 약 10억달러(USD))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식을 가졌다.
E-waste는 폐기된 전기·전자제품을 의미하며 수명이 다한 스마트폰, 노트북, 서버·저장장치 등 폐IT기기, 폐배터리, 폐가전, 폐태양광 부품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테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E-waste분야 선도기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거점을 보유하고 관련 사업 전 분야에 걸친 밸류체인을 확보하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 총 21개국 43개의 처리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미국, 영국, 독일, 중국, 싱가포르 등 5개국이 주요 핵심시장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4억6,500만싱가포르달러(약 4,140억원)를 기록했으며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재활용과 에너지화를 통해 자원낭비와 지구오염이 제로인 순환경제 실현을 비전으로 세우고 일찌감치 E-waste시장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주목했다.
국제연합(UN)의 ‘2020년 글로벌 E-waste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 세계에서 발생한 E-waste 규모는 약 5,360만톤으로 2030년에는 7,470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2020년 약 500억달러(약 60조원) 수준인 E-waste산업 규모가 2028년 약 1,440억달러(약 170조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키워드인 ABCD(AI, Block chain, Cloud, big Data)시장의 급성장으로 메모리 기반의 IT기기 수요가 점차 급증하고 있지만 2020년에 발생한 약 5,400만톤의 E-waste 중 재활용된 비율은 17.4%에 불과해 금속, 플라스틱 등의 자원 80%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E-waste관리는 원자재 수급 및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유독가스, 산성폐수와 같은 환경문제 해결과 자원의 효율적 리사이클링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된다. 또한 메모리장치에 남겨진 데이터의 완벽 삭제 등 정보보안 산업 측면에서도 향후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분야다.
테스의 중점 사업영역은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ITAD(IT Asset Disposition: IT자산처분서비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으로 분류된다. 지적재산권 보호, 정보 보안, 물류 규제 준수 등의 이슈로 진입장벽이 높은 E-waste 처리시장에서 테스는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전 세계에 걸쳐 3가지 사업분야의 수거·운반부터 정보폐기, 재활용·재사용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수행하는 선도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전기·전자 폐기물 리사이클링 사업은 각종 가전, IT기기로부터 플라스틱, 코발트, 알루미늄 등 원자재와 희귀금속을 추출해 새로운 제품의 원자재로 다시 활용하는 분야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IT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의 경우 서버·저장장치의 지속적인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가격이 고공행진 중인 니켈, 리튬 등 산업용 금속의 순수입국들이 다양한 수급방안을 강구하는 상황에서 폐IT기기를 통해 희소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Urban Mining)’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IT기기와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로 사용되는 니켈, 리튬, 코발트 등 희소금속의 가격은 전년대비 각각 19%, 394%, 117% 급등하기도 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은 폐배터리의 철, 알루미늄 등 외장 소재를 1차 회수한 후 2차로 파쇄·분쇄와 습식 공정을 통해 리튬, 코발트, 망간 등 내장 희금속까지 회수하는 사업이다.
특히 최근 2~3년간 전 세계적인 전기차 판매 증가세와 배터리 수명 연한을 감안하면 2030년경부터 폐배터리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며 그 규모는 약 200억달러(약 24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덜란드, 노르웨이가 2025년부터, 독일과 영국이 203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고 친환경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는 것 등에 힘입어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수요가 약 2억3,000만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국내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에만 총 6곳의 환경기업을 추가 인수해 국내 수처리 1위, 사업장폐기물 소각 1위, 의료폐기물 소각 2위, 폐기물 매립 3위 등 선도적인 환경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테스 인수는 소각·매립 등 기존의 폐기물사업 영역을 넘어 폐기물 제로화를 실현하는 리사이클링 영역까지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향후 E-waste사업 영역을 선도하고 환경사업분야의 글로벌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자율주행,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미래 IT산업과 함께 성장할 ITAD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해 판매하고 별도 공정을 거쳐 새 배터리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재사용하는 신사업 기회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리사이클링 사업 확장을 통해 폐기물 제로와 탄소제로가 현실화된 순환경제 모델인 제로시티(The Zero City)를 실현하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라며 “테스가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E-waste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