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영 대한설비공학회 회장

  • 등록 2024-01-14
크게보기




1971년 설립된 대한설비공학회는 회원 1만여명과 230여개 기업 및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기계설비분야 대표 최고 학회로 성장했다. 설비공학회는 최근 화두인 탄소중립, ESG, 4차 산업혁명 등이 구체화되면서 기계설비업계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학술적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기계설비업계 대표 학회로서 학술활동을 선도하고 현장과 연계한 연구, 적극적인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는 설비공학회의 2024년도 회장인 최준영 회장을 만나 기계설비업계 동향 및 이슈, 학회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회장 취임 소감은
설비공학회는 지난 20여년 동안 설비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활동해 온 유일한 학회다. 우리 학회는 이미 국내 설비분야에서 역사, 규모, 인지도에서 최고의 학회로 자리잡고 있어 이를 발판으로 국제적으로도 그 위상을 높여 설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메이저 학회의 장을 맡게돼 매우 영광이기도 하지만 이 자리가 무거운 책임감으로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2024년 임기 동안 모든 회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설비공학회를 만들어 나가고 대외적으로도 화합과 협력을 통해 전체 설비분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 

회원 1만명시대다. 어떤 의미인가
우리 학회는 2023년 말 총 개인회원 1만6명, 우수기업 82개사, 특별회원 169개사로 설비분야 자타 공인 최대 규모 학회로 성장했다. 개인 회원수는 1971년 학회 창립 후 52년만에 1만명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학회 회원수 1만명은 기존 메이저 학회들인 기계학회, 전기학회, 건축학회 등의 회원수가 1만5,000~2만명인 것을 감안할 때 단일 전문분야만으로 1만명을 돌파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일 것이다. 2021년 국내 기계설비건설업 종사자수가 60만명을 돌파 후 관련 산업에 전문학회 회원이 1만명이면 설비산업의 위상을 그 어느 누구도 간과하지 못할 것이며 건물환경분야에서 설비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국제협력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지난 7년간 설비공학회 국제협력위원장을 맡으면서 해외 학회 및 협회 등과 협력과 홍보에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이미 우리 학회는 미국 ASHRAE, 유럽 REHVA, 중국 CAR, 일본 JSRAE, SHASE, 인도 ISHRAE, 대만 TSHRAE 등과 꾸준한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2023년부터는 일본 JSRAE, 대만 TSHRAE와 우리 학회 하계학술대회 시 학생 교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젊은 세대들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ASHRAE를 중심으로 결성한 Global HVAC Summit의 하부 분과인 Government Affairs Committee 의장으로서 2022년부터 매년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올해는 하계학술대회 기간 중 ‘2024 World Student HVAC Competition’을 우리 학회 주관으로 개최해 이성혁 중앙대 교수와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새롭게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과 교류를 위해 베트남 VISHRAE와도 MOU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4월21일부터 24일까지 제주에서 동북아 4개국이 격년으로 개최하는 ACRA(Asian Conference of Refrigeration and Air Conditioning) 행사를 우리 학회가 주관으로 개최하는 만큼 학회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문논문집 SCIE 등재 의미는
우리 학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가 영문논문집 SCIE 등재다. 이미 수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으나 주변 여건이 쉽지 않아 아직 등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열심히 준비해 2025~2026년 등재를 목표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용역 특별위원회 추진 계획은
최근 몇 년 학회 수탁연구 용역사업이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용역사업 수주를 위해 저를 비롯한 회장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기로 했다. 우선 국토교통부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정책용역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과제가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단계는 아니다. 우리 설비산업 증진을 도모할 예정이며 산업계의 용역과제도 적극 수주해 산·학 협력 발전에 기여하겠다. 연구용역에 젊은 신진 연구자들의 참여를 최대한 독려해 향후 설비산업의 중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활동이 미흡한 위원회 활성화 방안은
우리 학회 활동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이 위원회다. 11개 부문위원회와 그 산하에 많은 전문위원회가 학회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기초를 다지고 있다. 학회의 기본 방향에 따라 하향식(top down)으로 구성된 부문위원회와는 달리 전문위원회는 학회 회원 중 각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발의돼 상향식(bottom up)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에 따라 실제적인 전문분야 활동은 전문위원회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부문위원회는 여러 전문위원회의 활동과 범위를 조화시키도록 하고 있다. 전문위원회는 늘 관심있는 회원들에게 항상 문호가 개방돼 있으며 회원이면 누구든 참여가 가능하다.

현재 많은 위원회가 매우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일부 위원회는 최근 몇 년 활동이 미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13개 부문, 상설, 특별위원장으로 새로운 분들로 모셔 조직의 활력도 부여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 중복적인 전문위원회는 내부적으로 논의해 변화도 고려 중이다.  

현재 기계설비업계 동향을 평가한다면
기계설비산업은 절대적으로 건설경기와 연동돼 있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을 비롯한 많은 주체들에서는 2024년 건설업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예상했으며 ‘건설동향브리핑 930호’에서는 2024년 건설수주가 전년대비 1.5% 감소한 187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에서는 2024년 건설업 경기전망에 대해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최근 건설업경기 관련 지표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2024년 국내 산업 전반의 경제가 회복된다면 건설업도 같이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계설비분야 또한 사업수행 체계 고도화를 통한 비용절감,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고금리 대응 등에 집중해야 하며 중동을 비롯한 해외 건설시장과 우크라이나 및 가자지구의 전후 재건사업 수요에 대응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찾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현재 기계설비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2018년 제정돼 시행 3년이 된 기계설비법은 설비산업이 독립된 법 기반 하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기계설비법 제정과 시행을 통해 기계설비산업의 혁신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으며 기계설비산업의 R&D, 전문인력 양성, 해외진출 지원, 기계설비산업 고도화 등을 위한 각종 근거가 마련돼 왔다. 

하지만 일부 내용은 아직 현장과 괴리가 있어 현재 개정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기계설비 유지관리는 건축물의 수명연장 및 에너지절감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개별건축물별로 자율 또는 특정법률에 의해 부분적으로 관리가 이뤄져왔다. 

유지관리기준 수행에 있어 건축물 유지관리를 위한 인력부족, 행정업무 증가 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비용상승 등에 따른 관리주체와의 의견조율 등이 업무수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유지관리기준의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유지관리자들의 고용안정, 업무보장 등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연면적별 인식 차이를 줄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 학회는 기계설비법을 중심으로 기계설비산업의 미래발전과 비전을 제시하고 제도개선, 기술개발 등의 사업을 추진해 기계설비산업의 교류, 화합, 발전을 위해 집중하겠다.

코로나19로 환기 중요성이 강조됐는데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19로부터 해방과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 물론 최근에도 유행성 독감과 감기들이 계절별로 지속적이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모든 사람들이 건물 내에서의 환기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기 시작해 또 다른 감염성 질병 확산 방지와 차단을 위해 반드시 환기설비 설치가 모든 건축물에 강화되고 유지관리자가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환기의 중요성이 점점 희석되고 있는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환기장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인 것 같다. 건물에 장착된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장치의 성능은 제대로 나오는지에 대한 불신이 건전한 환기시장 활성화에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또한 최근 적절하지 않은 KS 시험방법 개정으로 환기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불신을 커지게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일련의 관리 및 성능기준에 대한 강화 및 개정 등에 우리 학회가 향후에는 적극적으로 대처해 올바른 환기문화를 정착하도록 노력하겠다. 



탄소중립을 위해 설비공학회의 역할은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위기가 급습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이러한 파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며 고효율설비 보급 확대는 에너지위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수십년간 고효율설비 보급은 꾸준하게 이뤄져 왔으나 아직도 우리 현장에서 가격으로 설비공급이 결정되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 학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고효율설비 보급에 앞장서겠다.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의 실질적인 양을 ‘0’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제로에너지빌딩, 그린리모델링 등 건물분야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핵심요소가 기계설비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현재 기후위기는 기계설비산업에 있어 매우 큰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학회는 국회공청회, 정부의 기술기준 제·개정, 정책용역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통해 파리기후협정을 이행하기 위한 에너지기계설비 효율화와 신재생에너지활용을 적극 도모하고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설비기술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인류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산업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젊은 연구자들의 학회 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우리 학회에서는 미래 젊은 연구자 육성을 위해 미래성장특별위원회를 수년전 설치해 설비분야에 젊은 연구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사회가 점점 고령화돼 젊은 피들이 수혈이 안되는 현상이 설비산업계도 매우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우리 학회가 특별한 해법으로 해결할 수는 없으나 보다 적극적으로 젊은 연구자들의 참여를 위해 다방면에 노력을 기우릴 것이다. 

예를 들어 젊은 연구자들에게 국책연구 콘소시움 구성 시 참여 기회를 주거나 기타 용역사업에 참여해 설비분야에서도 일거리가 많다는 인식을 장점으로 계속 인지시키고자 한다. 또한 설비경진대회, 유튜브 경진대회 등 지속적인 지원으로 젊은 설비인을 육성하도록 하겠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먼저 세계적 학술단체로서 발전을 위한 학술 활동 강화를 위해 국제적 수준의 논문집 발간과 영문논문집 SCIE 등재를 위한 최대한 지원과 국문논문집 연구재단 A등급 유지 및 SCOUPS 등재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학술대회 주관 확대 및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4 HVAC World Student Competition’ 유치, ACRA, ICSERA 및 국외기관과 공동학술대회 확대 등 국제학술대회를 확대하고 Global HVAC Summit 및 AASA의 Leadership Council을 통한 국제협력 강화, 동남아 신흥시장인 베트남의 VISHRAE와 MOU 체결을 적극 추진하겠다. 

산·학·연 용역 활성화로 학회의 재정 확대 및 설비산업 산·학·연·정 협력 증진을 위한 용역 특별위원회 업무를 활성화하고 회원서비스 강화 및 홍보 확대를 위해 △Pandemic 이후 대면·비대면시대를 위한 제반 서비스 제공 △Online e-service 강화 △대정부 홍보 및 산·학·연과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 강화 △기술로드맵 개발 등 회원서비스 강화 등에 역점을 두겠다.

기계설비업계에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우리 학회는 기계설비산업의 많은 분야에서 종사하는 회원들이 참여하는 학회로 내적으로 각 분야별, 업계별 화합과 협력을 통해 전체 설비분야 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기계, 건축, 소방 등 다양한 분야의 회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조합해 기계설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최근 기계설비법 제정, 코로나19 및 국지적 전쟁으로 인한 전반적인 경제 여건과 맞물려 우리 설비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 기계설비산업에 악영향보다는 매우 중요한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좀 더 공격적이며 적극적 자세로 설비산업의 중요성을 정부 및 수요자들에게 피력해 우리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도록 하겠다.

우리 학회는 이미 국내 설비분야 역사, 규모, 인지도에서 최고의 학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국제적으로도 위상을 높여 전 세계에 설비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 2024년 비록 내외적 경제 여건이 쉽지는 않지만 모든 기계설비인들이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아 도약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강은철 기자 eckang@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 youtube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