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상모 에이알시스템 대표

  • 등록 20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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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 경험‧노하우 바탕 100년 역사 기업성장 목표”

글로벌 공조제품 제조‧설계‧납품‧시공‧유지관리 역량 보유
고발열‧고집적 서버 등장… DC 액침냉각시장 도래할 것
품질‧기술집약 제품 및 고급인력 중용해 기업성장 도모

 

냉동공조 전문기업인 에이알시스템은 2009년 모기업 에이알로부터 해외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기업으로 올해 16년차를 맞이한 공조전문기업이다. 항온항습기, 냉각기, 음압기, 공조기, 가습기, 클린룸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제품라인업에 액침냉각 모델을 추가해 데이터센터(DC)시장에 진입했다. 앞으로 급격한 AI 발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 미래먹거리의 중요한 축으로 액침냉각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술력과 품질을 고수하며 임직원과 함께 도약하겠다는 한상모 에이알시스템 대표를 만나 액침냉각 사업계획과 기업 경영비전에 대해 들었다.

 

 

■ 에이알시스템 설립배경은


모기업인 에이알에서 1994년부터 근무했다. 영업부서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설계영업을 배워 왔으며 이후 생산부문과 연구소를 맡게 되면서 새로운 사업계기가 생겼다.


우선 생산과 연구는 이윤이 발생할 여지가 적은 부문이었으므로 기업실적 향상을 위해 우선적으로 생산 원가조정이 필수적이었다. 일부 수입부품을 국내 대리점이 아닌 직수입하는 계약을 시도했으며 생산부문에서도 영업에 뛰어들어 관공서 납품 및 해외수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수출을 목표로 해외에 다니면서 넓은 시장을 목격하고 가능성을 보며 새로운 세계로 한걸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에이알시스템을 설립했다.


물론 당시 해외시장은 다양한 동향에 따라 많은 기술이 요구됐으나 국내 고객요구사항은 낮은 단가가 우선이었기에 수출에 힘든 점이 있었다.


에이알시스템은 해외시장 요구사항에 맞게 제품을 개발해 수출하고 그 기술은 다시 국내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다. 또한 해외 좋은 부품 및 제품을 국내에 수입해 판매하는 무역업이 두 번째 목표였다. 해외 프로젝트사업이 자리를 잡을때까지 이러한 방향이 회사의 장기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


현재는 해외 병원의 수수실, 중환자실, IDC, 클린룸 설계 및 장비납품, 시공 등을 수행하는 건설업뿐만 아니라 해외 파트너를 만들어 유지보수 업무까지 확대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핵심사업 영역은


처음에는 공조기에 들어가는 수입부품을 직수입해 국내에 판매했으며 에이알을 비롯한 국내 우수한 제품을 해외에 판매‧시공했다.


당시 모든 신생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부품재고 증가, 현장투입 자금여력, 해외공사 리스크, 임직원 고정급 등 문제로 대표자 급여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설립 후 16년이 지난 지금 국내사업으로는 △스위스 가습전문기업 ‘콘데어’ △미국 서버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 등의 국내 대리점을 맡고 있다. 또한 DC에 맞는 대형 슈퍼 칠러아이템도 론칭을 준비 중이다.


해외사업으로는 자체 생산하는 클린룸 장비와 에이알 항온항습기, 냉각기 및 타사 공조기 및 냉각장치를 해외 DC 및 병원에 설계 반영해 제조‧납품‧설계‧시공하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자체 생산하는 음압기 판매도 상당부분 성과를 냈다.


에이알시스템의 주요 레퍼런스 및 실적은 △아부다비 원자력 발전소 △베트남 삼성디스플레이 △필리핀 삼성전기 △볼리비아 표준청 △싱가포르 시게이트(Seagate) △몽골 국가기록원 △키르기스스탄 행정정보국 △우즈베키스탄 EAST텔레콤 △에디오피아 아마다 대학교 △헝가리 SK이노베이션 △르완다 국립대학교 △미국 GM △미국 및 캐나다 ESS기업 LGES △방글라데시 종합병원 BSMMU 수술실‧전산실‧MRI촬영실 등이 있다.

 

 

■ 해외시장 진출 시 겪었던 어려움은


에이알시스템은 해외 국가별 기후조건에 따른 시공방법과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노하우를 쌓기까지 다양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인도에서는 주를 넘나드는데 시간이 소모돼 납기가 지연되기 쉬운 것은 물론이며 차량이 소를 피하다 전복돼 장비가 못쓰는 상태가 된 적도 있었다. 장비프레임과 케이스 등 대부분 부품들을 비행기로 실어와서 현장에서 조립해 겨우 가동을 시킨 아찔한 경험이 있다.


또한 아부다비에서는 모래사막 한가운데에 임시건물을 짓고 현장에서 숙식하며 전산실 항온항습기를 납품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막사에서, 다음은 콘테이너에서 지내며 공사할 수밖에 없었다. 높은 온도와 엄청난 모래폭풍으로 시공기간이 지연되기 일쑤였으며 건설공정별 현장소장들이 그만두고 귀국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중동 프로젝트 참여 시 인력관리, 설계 시 높은 외기온도에 대비한 열교환기 용량확대, 모래폭풍에 대비한 샌딩필터 설계적용 등이 필요하며 공기연장에 따른 체류비 및 인건비 상승을 감안해야 한다.


몽골의 경우 여름에 덥기도 하지만 겨울에는 아주 추운 나라이다. 눈이 녹았다가 얼면서 실외기 팬 재기동 시 파손될 수 있으며 낮은 외기에 따라 실내기 운영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에 따른 장비제작 시 설계변경과 인버터 적용 등으로 에이알시스템이 공급하는 장비 기동력은 호평받고 있다.


에이알시스템은 폭염, 혹한 등 다양한 기후조건에 있는 어느 나라에서든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비제작 및 설계와 시공능력을 갖추고 있다. 모래폭풍이 불거나 수질 및 전력문제가 있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며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확보할 수 없는 노하우다. 특히 각 국가별 유지보수 파트너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차별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 최근 DC쿨링시장에 적극적인데


과거 DC는 항온항습기를 에어컨처럼 배치해 충분히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AI시대에 살고 있다. 조만간 AR(증강현실)시대도 예상된다. 또한 자율주행차, 드론 택배배송, 로봇시장 다변화 등 수많은 기술‧데이터기반 디지털전환이 예상될 정도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모든 것은 프로그램과 그래픽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며 이러한 흐름에 맞춰 CPU와 GPU 성능향상을 위한 개발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이에 따른 엄청난 발열량 증가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DC시장은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건물규모, 면적이 배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집약적인 반도체 개발로 서버당 발열량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다. 즉 땅보다는 전력이 문제다. 전력이 준비된 나라부터 DC시장이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다.


DC쿨링 역시 현재 FWU방식으로 건물자체가 공조기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최근 이마저도 충분하지 않아 DLC(Direct Liquid Cooling)가 등장했다. 나아가 액침냉각도 시범운영 중이다.


국내는 여전히 FWU방식이 채택되고 있으며 향후 1~2년간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미국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새로 설계하는 시스템은 DLC방식이며 간헐적으로 액침냉각이 사용되고 있다.


조만간 우리나라도 FWC와 DLC의 하이브리드방식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차세대 GPU 발열량은 랙당 최고 145kW에 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더 많은 발열량을 가진 GPU가 등장할 것이며 4~5년 안에는 DLC방식도 한계에 다다를 것이다. 이후에는 액침냉각이 많이 고려될 것이다. 이때 고려사항은 액침냉각탱크 내에서도 핫스팟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액침냉각 내에서도 DLC 이중화 쿨링까지 필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최근 GRC와 총판계약을 체결했는데


액침냉각이 당장 상용화되고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4~5년 후에는 액침냉각을 써야만 할 시기가 올 것이다. 이번 GRC와의 총판계약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GRC는 2009년 설립된 기업으로 미국 오스틴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있다. 글로벌 얼라이언스 파트너십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DC 전문성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글로벌 협업 및 지원체계를 갖췄다. 글로벌 서버공급기업뿐만 아니라 칩셋공급기업과도 협업시스템을 갖춰 가장 많은 레퍼런스를 가진 기업이다.


액침냉각은 설계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80kW 이상 GPU랙이면 액침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액침을 사용함으로써 에너지를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수랭식DC 확대에 따른 기존 주력제품 영향은


간혹 액침시장이 도래하면 현재 항온항항습기 및 FWU사업에 타격이 있지 않겠냐고 우려하는 시각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여전히 공랭식은 필요할 것이다. 액침냉각은 공랭식이 활용될 수 없는 부득이한 환경이나 고발열칩 집약적 서버에만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냉각방식은 칠러 또는 쿨링유니트, 배관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이에 맞는 설계능력과 제조 및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 에이알시스템은 모든 냉각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으며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냉각방식이 추후 어떤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되더라도 에이알시스템은 적응할 수 있으며 오히려 새로운 시스템 등장에 따라 할 일이 무궁무진해진다는 의미다.


GRC 액침냉각 쿨링성능은 최대 랙당 368kW를 제공한다. 지금으로서는 오버스펙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AI 발전은 끝이 없을 것이며 AR‧자율주행시대도 그리 머지않은 미래다. 액침냉각은 향후 에이알시스템을 이끌 중요한 아이템이 될 것이다.

 

 

■ 글로벌 DC시장 진출을 계획 중인데


에이알시스템의 모든 장비는 CE인증을 획득했으며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부 UL인증도 획득했다. 현재 미국시장에 수출을 시작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더욱 많은 국가 냉각시장에 에이알시스템의 이름을 알리고자 한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DC산업은 무엇보다 유지보수‧관리를 중시하는 시장이다. 국가별 파트너십을 체결한 기업이 잘 관리해주지 않는다면 납품‧시공만 해봤자 장기적으로는 더 손해가 크고 고객이 다시 찾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은 국내시장보다 수요나 요구사항이 매우 다양하다. 에이알시스템은 다년간의 해외프로젝트 경험으로 어떠한 환경이나 요구사항에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돼있다.


■ 국내 DC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안이 있다면


엔비디아(NVIDIA) GPU 랙당 발열량은 145kW에 달한다. 이 GPU를 공급받는 것도 어렵지만 DC 부지선정부터 설계‧건설‧운영까지는 4~5년 이상이 필요하다. GPU 성능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1~2년 내 랙당 240kW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여기에 준비됐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전력공급부터가 문제다. 정치적 측면에서 빠른 예산편성과 치밀한 전력공급계획이 수립돼야만 수요처에서 공급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IT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다른 나라에 경쟁력을 빼앗길 것이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성공한 기업은 바로 국력이 된다. 이는 여러가지 민생안정에도 기여하므로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발 빠른 정책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막고 해외기업들이 국내에 들어오게 만들어 실업문제가 없는 국가 번영을 기원한다.

 

■ 에이알시스템 중장기 계획은


에이알시스템 설립 당시부터 목표는 한 가지였다.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 하는 것이다.


에이알시스템과 수입거래하는 △스위스 콘데어 △독일 이비엠팝스트 △덴마크 댄포스 △미국 코플랜드 등 모두 100년 이상인 기업들이며 그만큼 노하우와 품질을 자부하기 때문에 우리의 필요로 찾아가야 하는 기업이다.


에이알시스템도 해외에 판매‧설치‧유지보수 등 대리점을 두고 품질좋고 기술집약적인 제품만 제공하면 어디서든 찾아오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임직원이 장기근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적자없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은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없다. 고급인력을 중용하고 합심해야 하며 성과에 맞는 보상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대표보다 높은 연봉을 가져가는 임원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과거 어느 시기에나 통용돼 온 말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감이 급속히 빨라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성과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에이알시스템은 공조에서 나아가 공기질 및 공간환경 자체를 제어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할 것이다. 작게는 현재 수행 중인 전산실, 수술실, 중환자실, 산업용 클린룸 등 특수공간의 온‧습도, 먼지를 제어하는 것에서 나아가 앞으로는 산소 및 채광까지 조절하는 건물전체시스템으로 확장할 것이다. 우리의 삶 자체를 쾌적하게 만드는 공기질 및 공간환경을 연구하고 제어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다.


AI시대 도래로 산업계에 AI가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결국 세상은 사람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속적인 신기술 도입과 그에 따른 인재육성 및 중용이 가장 중요하며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더욱 끌어 올릴 것이다.


에이알시스템은 100년 넘는 기업역사를 만들기 위해 품질과 기술력, 고객과의 신뢰를 중시하며 먼 미래를 향한 비전을 세운 여러 기업들과 협업할 것이다. 세계경제를 선도하며 행복하고 부강한 나라에 기여할 것이라고 당당히 얘기하고 싶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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