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형권 금성풍력 대표

  • 등록 202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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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내부혁신으로 극복…R&D기반 기술혁신 실현할 것”
에어포일‧플래넘팬,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체개발 EC팬, AMCA 획득…선진국 추격
국내 송풍기 ‘저성능‧저가형’ 오명 극복해야



금성풍력은 1975년 창업해 올해 창립 49주년을 맞이하는 장수기업이다. 30여년 전 글로벌기업이 독점한 국내 공조용 송풍기시장에 진입해 날개 금형개발 및 ISO 9001(품질경영시스템) 획득 등으로 팬, 송풍기 국산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후 유망중소기업 선정, 미국 AMCA(Air Movement and Control Association)인증,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 KARSE 인증,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선정 등 성과를 얻으면서 국내 대표 송풍기기업으로 안착했다.
특히 지속적인 R&D를 진행해온 금성풍력은 최근 EC팬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면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좁혀오고 있다.

창업주인 정동기 회장을 이은 2세대로서 금성풍력을 이끌고 있는 정형권 대표를 만나 기업경쟁력과 비전을 듣고 국내 송풍기시장 동향과 전망에 대해 짚어본다.


■ 금성풍력을 소개하면
금성풍력은 1975년 창업 이후 글로벌기업이 장악한 우리나라 공조용 송풍기시장에 뛰어들어 국산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2005년 미국 AMCA 인증을 국내 최초로 획득한 팬을 개발했으며 직접 개발한 송풍기 설계프로그램(Fan Select)을 통해 국내 엔지니어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금성풍력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알려졌다.

2016년 창업주인 정동기 회장에 이어 대표 체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200억원을 투자해 대한민국 송풍기 단일공장으로는 최대규모인 약 2만㎡ 면적의 아산공장을 완공했다.

금성풍력은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해 완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고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과감히 기술혁신에 투자했으며 특히 송풍기 핵심인 날개개발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2021년 신제품인 스모키월(Smoky Wall)과 박스인라인(Box In Line)을 개발했다. 이중 스모키월 제품은 중소벤처기업부 혁신제품으로 지정됐으며 2시간, 300℃ 기동조건을 만족하는 공인기관시험성적서를 획득해 우수한 성능을 평가받는 성과를 냈다.

2022년에는 고객만족을 위해 EC팬 국산화 개발을 완료했다. 특히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시스템 라인을 구축함으로서 품질, 납기, 서비스 등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실현했다. 이렇듯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함으로써 ‘100년 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을 기치로 고객과 임직원을 행복하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 주력 모델 및 특장점은
금성풍력의 주력 제품은 공조기용 송풍기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제품으로서 다양한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특히 에어포일팬(Air Foil Fan)과 최근 많이 적용되는 플레넘팬(Plenum Fan)이 주력이다.

에어포일팬은 항공기 익형을 응용한 날개를 사용하며 원심팬 중 가장 새로운 기종으로 효율이 좋고 소음이 낮다. 고속회전이 가능하며 날개경도 작게 할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소형이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금성풍력은 투자가 어려웠던 1997년 IMF시대에도 날개 금형개발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국내 토종제품으로서 인천공항 등에 적용되는 등 진가를 발휘한 계기를 마련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정은 금성풍력이 걸어 온 길 중에서도 손꼽히는 성공사례라고 자부한다.

최근 많이 적용되는 플래넘팬은 하우징이 없어 콤팩트한 크기를 자랑한다. 또한 모터직결식으로 벨트교체 및 유지보수비용이 저렴하며 벨트손실에 의한 전력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 최근 출시한 신제품은
신제품 스모키월은 화재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된 송풍기다. 주로 주차장 내열성 팬으로 적용되며 금성풍력이 기존에 획득한 AMCA 210-16(멀티노즐챔버) 기준에 따라 개발해 이를 만족하는 시험결과를 얻었다. 화재 시 300℃ 고온에서 2시간 기동이 가능하며 국내 화재안전기준에 적합하게 설계해 특허 및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스모키월 팬이 중기부로부터 기술혁신성을 인정받아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으로 최종 지정됐다.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제품은 조달청 혁신조달플랫폼 ‘혁신장터’에서 지정하는 혁신제품으로 구매가 가능해 3년 동안 수의계약할 수 있는 특전이 있다. 또한 수요처 각 기관 구매자는 구매면책 혜택으로 보호받을 수 있으며 혁신제품 활용실적은 기관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

또한 최근 개발한 ‘클린룸 외기조화기용 송풍기’는 기존 에어포일 송풍기를 일반건물에서 요구하는 정압보다 높은 압력에 맞춰 개선한 제품으로 LCD, 반도체, 클린룸에 도입되는 외기조화기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외기조화기팬은 냄새나 분진, 습기 등에 민감한 건물에 주로 사용되며 커플링 구동방식을 적용해 고무벨트 분진에서 자유롭다. 또한 평균 85% 팬효율을 달성해 국내 외조기팬 중 최고효율을 자랑한다.



■ 지속적인 R&D로 EC팬을 개발했는데
최근 EC팬 국산화에 성공했다. EC팬은 100% 수입에 의존해 온 대표적인 시장으로 날개금형 국산화를 성공한 AMCA인증 및 CE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EC팬은 손쉬운 제어, 고효율, 콤팩트한 크기 등 장점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모드로 운전 및 감시가 가능해 IoT 기술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모터는 컨트롤러가 내장된 외륜구동형으로 인버터 패널이 필요없어 비용절감 및 공간활용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용도에 맞게 EC PLENUM, EC BOX, EC MIXED 등 3가지 모델로 개발돼 고객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특히 전용 생산라인 구축 및 제품개발에 15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DC), 공조시스템(공기조화기, 항온항습기), 건축환기용 등으로 판매하고 있다. 

■ 국내 EC팬시장에서 경쟁력은
현재 EC팬시장은 사실상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23년 개발 완료 및 판매에 들어간 금성풍력 EC팬은 날개금형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3D모델링 최적화설계를 적용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이다.

금성풍력은 국산화 및 양산체제 구축을 위해 현재까지 연구개발에 15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시스템라인을 구축함으로써 품질, 납기, 서비스 등 어느 하나 부족함없이 실현했다. 모터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장 내에서 원스톱으로 생산하는 단일공장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로 생산성 향상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해외인증인 AMCA인증과 CE인증을 획득해 해외제품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은 우수한 성능을 확보했으며 국내제조 특성상 빠르고 우수한 고객서비스 경쟁력 측면은 비교우위에 있다.

3가지 모델로 출시해 고객의 선택폭을 넓힌 금성풍력 EC팬은 알루미늄 날개소재로 경량화, 저소음, 저진동을 실현했다. 또한 알루미늄 몰드바를 이용해 조립식의 대량 생산시스템을 적용해 공간활용과 소음에 민감한 장소인 DC, 공조시스템, 건축환기 등에 최적화됐다.



■ 송풍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은
고효율 내열형 제품으로 송풍기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국내 저성능‧저가형 환기팬 기조를 극복하고 선진국 제품에 대한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또한 첨단 구조해석 기술을 활용한 최적설계를 통해 확보된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그동안 고가의 수입송풍기 기술 의존도에서 벗어나 시장 활용이 가능한 단계를 눈앞에 두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한 과감한 R&D투자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수입품을 대체하는 수준까지 전문기술을 끌어올려야 한다.

고객에게 글로벌 제품 못지않은 믿음과 신뢰를 주기 위해 송풍기 성적서제출 시 적용되는 시험설비챔버를 활용한 KOLAS(한국인정기구) 인증제도와 같은 제도적 활성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이미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있는 국내 송풍기제품에 대한 저성능‧저가형 인식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 주로 적용됐던 에어포일팬, 플래넘팬, 플러그팬(Plug Fan) 제품에서 비용절감 및 공간활용을 위해 EC팬 설계반영이 늘어가고 있는 시장환경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장점을 가진 EC팬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인증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야 하며 국내 모터업체에서는 EC모터의 지속적인 개발 및 투자가 필요하다. 고객들에게 수입제품대비 동등한 효율, 경량화를 통해 국산제품 우수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 최근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 양상인데
기업을 경영하면서 내부환경, 외부환경을 어떻게 극복하는가에는 결정 타이밍이 중요하다. 기업의 미약한 힘은 외부환경을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므로 외부환경보다는 내부환경에 관심과 중점을 두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금성풍력의 경쟁상대는 다른 송풍기기업이 아닌 스스로와의 싸움이라 여기고 있다. 과거 IMF시대 국가부도라는 초유의 사태에서도 금성풍력은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에어포일팬 국산화를 통해 국내 공조용 송풍기시장에 첫 도전장을 내민 경험이 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신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실현함으로서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자연섭리를 기업경영에도 적용하고 있다.

누구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그에 따른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금성풍력 내부환경 역시 이러한 변화를 주저하고 힘들어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변화해야 하는지 독려하고 이해시키는 한편 대표자의 솔선수범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가고자 한다. 대표자가 먼저 변화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에게 변화를 얘기할 수 없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선배들의 경험을 배우며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자 한다. 금성풍력이 잘 되려면 혼자만의 힘으로는 절대 이룰 수 없을 것이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내가 먼저’가 아닌 ‘주변을 먼저’ 살피는 기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 1년간 다수의 수상실적을 올렸는데
지난 한 해 △충청남도 유망중소기업 지정 △기계설비의 날 국토교통부장관 표창 △대한설비공학회 최상홍인재상 기술상 등을 수상했다.

2007년 입사 후 무엇을 했나 돌이켜보면 입사당시 대기업에 근무하다 중소기업에 와보니 환경적응이 여려웠다. 또한 2세라는 특수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아버지와 함께한 금성풍력 창업공신이 조언한대로 금성풍력을 우뚝서게하기 위한 영업에 매진해 1년에 10만km를 운전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2016년 대표 취임 이후는 더욱 어려웠다. 스스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불안함과 공장이전 과정의 여려 어려움이 한꺼번에 닥쳤다. 이러한 어려움은 책상에 앉아서, 혼자 고민해서 해결될 성격의 일이 아니었다. 이후 협회 및 여러 단체에 가입해 많은 선배들을 통해 경험을 배우며 미비한 점을 하나둘 해결해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올해 대표 취임 8년차로서 지난해는 의미있는 한해였다. 아직 한참 배움의 시간을 가져야 함에도 국토부장관 표창과 최상홍인재상 수상은 과분하다고 느낀다. 이번 기회에 격려와 독려라고 생각하고 업계선배 및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 제2의 창업과정에서 소회와 앞으로의 각오는
1975년 부친이 창업한 기업을 대를 이어 가업을 이어가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었다. 창업주의 고생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금성풍력과 정형권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50여년간 금성풍력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선배들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01년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거쳐 2007년 금성풍력에 영업과장으로 입사했다. 당시 규모와 인원은 지금에 비해 매우 작았다. 가업을 이어가는 모든 2세대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외로움과 고통의 시간을 겪기도 했다.

입사 후 어려운 시간을 극복해가는 경험과 주변 대선배들의 가르침 덕분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앞으로도 가업을 잘 이어가고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송풍기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특히 가업을 이어가는 2세로서 2016년 설립한 국내 송풍기업계 최대규모의 아산공장은 약 50년 전 부친이 금성풍력을 세운 청계천과 같은 의미로 매우 소중한 장소다.

입사 당시 금성풍력은 인천 남동공단에 소재했으며 약 6,600㎡ 규모의 공장이었다. 입사 후 4년이 지난 2010년초 부친이 던졌던 “가업을 이어가겠는가”라는 질문은 애초에 가업을 잇고자 입사한 입장에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돌이켜보면 험난한 앞날에 각오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던 듯하다.

창업주가 생각한 미래의 송풍기 공장, 경험이 부족한 아들이 조금이라도 덜 시행착오를 겪길 바라는 송풍기 공장이었다. 그것이 바로 아산공장의 시작이었다.

2016년 대표로 취임하고 아산공장을 완공함으로써 주위의 좋은 선배님들의 힘을 빌려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어내고 금성풍력의 힘을 흩뜨러뜨리지 않고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됐다.

금성풍력 50년의 시간 중 1975년 부친이 창업했던 청계천과 아들이 제2 창업한 아산. 두 곳은 금성풍력의 역사의 시간 속에 소중한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창업주인 정동기 회장의 따뜻한 마음이 오늘날 금성풍력을 만들었다. 이번 기회에 아버지께 감사의 마음과 존경의 마을을 전한다.

창업주 정신을 이어받아 가업을 이어가며 오로지 대한민국에 좋은 송풍기 회사를 만들고자 임직원 모두 기술개발 및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고객니즈를 잘 경청하고 반영해 이익이 다시 고객 모두에게 돌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금성풍력을 만들고 싶다. ‘100년 기업’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드는 것이 가업을 이어가는 입장에서 숙제이기도 하다.

내년 2025년은 금성풍력 창립 50주년이다. 금성풍력이 가업을 이어가며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기다. 금성풍력이 50주년을 맞이하며 100주년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은 오직 고객들과 기계설비업계 여러분 덕분이다. 앞으로도 가업을 이어가며 늘 감사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에 좋은 송풍기 기업을 만들 것이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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