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 상당부분은 건물운영단계의 냉난방, 환기, 급탕, 조명에 이르는
설비시스템의 에너지소비에 기인합니다. 이를 최소화하는 기술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계설비분야 전문가 집답인 설비공학회는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탄소중립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대한설비공학회는 국내 최대 기계설비분야 학술단체로 관련분야에서 광범위한 연구개발을 수행하며 기술발전 및 산업성장을 선도하고 있다. 건축학회, 기계학회 등 회원수가 1만5,000~2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단일 전문분야만으로 1971년 설립 후 52년만인 2023년 회원수 1만명 시대를 열어 역사, 규모, 인지도 측면에서 거대학회로 명성을 얻고 있다.
기후위기, 탄소중립, 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전환, AI 등 전 세계적인 거대이슈가 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시대에 설립 100년을 준비하며 기계설비 역할을 정립해가고 있는 설비공학회 신임회장에 송두삼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취임했다.
송두삼 신임회장은 동경대학교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에서 건축환경‧설비에 관한 교육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 2년간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회장직을 수행했으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설비공학회 설비공학논문집 편집장을 역임했다. 2019년 환경부 산하 ‘저탄소사회비전포럼’에서 건물부문위원장으로 건물분야 온실가스 감축계획 작성을 주도했으며 2020년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GR)사업을 기획했다. 또한 2022년부터 국토부 GR얼라이언스 위원장으로 국내 건물분야 탄소중립을 위한 기존 노후건축물 GR에 관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송두삼 신임회장에게 임기동안 주력할 학회사업과 시대적인 주요 이슈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들었다.
■ 회장 취임소감은
창립 54주년의 대한민국 기계설비분야를 대표하는 대한설비공학회 회장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일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를 억제하기 위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 상당부분은 건물운영단계의 냉난방, 환기, 급탕, 조명에 이르는 설비시스템의 에너지소비에 기인한다. 이를 최소화하는 기술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국내 기계설비분야 전문가 집답인 설비공학회는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탄소중립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 그간 설비공학회에서 수행한 역할은
2003년부터 대한설비공학회 활동을 시작해 총무이사, 편집이사. 부회장, 편집장, 부문위원회 위원장, 각종 위원회, 50주년 기념집 편찬 실무책임, 동계‧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회원들과 친교하며 학회에 봉사해왔다.
학회 내 SAREK 펠로우(Fellow)제도를 제안했으며 설비기술인증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2019년부터 설비포럼을 진행하면서 회원들과 국토부, 산업부, LH, SH, 서울시, 에너지공단 등과 다양한 정책이슈에 대해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또한 최근 사회적 이슈에 따라 설비공학회 내에 제로에너지빌딩(ZEB)시스템 전문위원회, ESG전문위원회, 데이터센터(DC)전문위원회 등을 설치했다. 가장 최근에는 건설기술교육원과 ‘건물에너지관리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 주요 공약사항은
2023년 차기회장에 출마하면서 제시했던 공약은 대내‧외적으로 설비공학회 위상을 높이는 것, 기계설비인들이 각자 위치에서 더욱 존경받을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먼저 설비포럼을 더욱 활성화해 관계기관과 학회가 더욱 긴밀한 관계로 발전함으로써 회원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최신 기계설비기술, ESG에 대한 학회차원의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해 회원들이 급변하는 최신의 기술발전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와 함께 국내 최고역량을 가진 학회 명예회원, SAREK Fellow가 세미나, 강연 등을 통해 후속세대 양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젊은 연구자, 신입회원들이 학회활동에 더욱 많이 참여하고 학회에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멘토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내용도 공약에 포함했다.
또한 영어논문집 SCI 등재를 추진함은 물론 국문논문집 Scopus 등재를 추진할 것이며 학회의 외연을 확장시킬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무엇보다 회원 한사람, 한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친교하고자 한다.
■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약사항에 대한 이행은 차기회장인 지난해부터 이미 진행해왔다. 지난해 설비포럼 총 4회, 국회강연 1회를 진행해 현재 가장 이슈인 ZEB 4등급 달성을 위한 설비기술개발 관련 이슈를 국토부, 산업부, 서울시, 에너지공단, 국회 등과 같이 진행했다. 학회 내에 ESG전문위원회를 설치했으며 건설기술교육원과 공동으로 건물에너지관리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학회 내 연구소 설립을 위한 TF를 구성했으며 올해 설립을 본격화함으로써 학회 명예회원, SAREK Fellow가 연구소를 통해 교육, 연구에 참여하면서 젊은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사회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임기 중 해결해야 할 과제로 학회 영문논문집의 SCI 등재를 위해 학회 내 TF를 구성해 영어논문 게재 수 배가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또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해외연구자가 설비공학회 영어논문집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해외학자를 대상으로 하는 ‘설비공학 해외 연구자상(포상제도)’을 신설하고 해외 연구자 대상 SAREK Fellow제도도 신설하고자 한다.
이외에도 학회 내 직종별 소모임 활성화 및 학회 내 다양한 구성원이 상호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자 한다.
■ 기계설비산업 인력부족 문제가 심각한데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국내 인력부족이 심각하다. 기계설비업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인력 없이는 건설공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 대학의 기계설비관련 학과에는 해외 유학생이 많다. 이들 학생이 국내 대학에서 학위를 마친 후 자국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우리 기계설비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국내 정착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설비공학회 내에 현재 국내학생들이 설비시스템 제조사에 취업할 수 있는 산‧학장학생제도를 유학생들에게도 적용할 방안을 학회 차원에서 검토하겠다.
■ 건설경기 침체 상황에서 기계설비업계 방향성은
물가상승, 인건비 상승, 수주물량 감소 등으로 건설업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주요 건설사 관계자들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건설산업이 어려운 것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저가로 수주했던 건설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건설사가 적자를 감수해야 했던 것에 기인한다. 올해 이후 수주물량은 적정공사비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건설경기는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제도변화로 우려를 내비치기도 한다. 올해부터 민간 3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에 대해 ZEB의무화가 예고돼 있으며 LH는 ZEB 4등급을 구현해야 한다. 건설사들은 이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실행이 어렵다고 하지만 ZEB의무화의 경우 기계설비산업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ZEB 4등급 이상을 구현하려면 신재생에너지시스템을 포함하는 고효율 기계설비시스템 적용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최근 국토부, 산업부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이 히트펌트 기반 냉난방, 급탕이 가능한 전전화 주택 구현이다. 신재생융합 설비시스템 전문가 집단인 설비공학회는 전전화 주택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며 관련 정책, 제도개선에도 학회차원의 노력을 전개하고자 한다.
■ 탄소중립시대 글로벌 ESG가 이슈인데
건물분야 탄소중립을 위해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신축건물 ZEB의무화, 기존 노후건축물 그린리모델링(GR)이 필수적이다. ZEB, GR에서 실효적으로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융합된 고효율 기계설비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즉 탄소중립 이슈는 건설프로젝트에서 기계설비의 중요성이 커지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며 국내 기계설비산업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ESG 이슈는 ESG를 구현하기 위해 저에너지 고효율 기계설비시스템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공급망 이슈는 기계설비산업의 제조,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최소화는 노력,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어 대응역량 확보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GR예산이 해마다 축소돼 어려움이 있는데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신축건물 ZEB의무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은 기존 노후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는 GR추진이다.
국내 전체 건물 중 약 75%인 540만동이 15년 이상된 노후건축물이다. 이들 건물에 대한 GR없이는 건물부문 탄소중립은 달성하기 어렵다. 또한 전체건물 97%를 차지하는 민간건축물에 대한 GR은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건축물에 대해 정부예산을 투자해 GR을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더해 전기요금과 같은 에너지비용이 저렴한 우리나라에서 민간이 에너지절감을 위해 자발적으로 GR을 추진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런 국내상황에서 민간이 GR 또는 행동개선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감축성과를 이뤘을 경우 이를 개인간 거래해 보상받을 수 있은 자발적 탄소배출권 거래(VDT: Voluntary Carbon Trading) 도입필요성을 여러 매체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민간주도의 개인간 VCT가 실효적 온실가스 감축제도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VCT는 기업이나 개인이 자발적으로 탄소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탄소배출권(Credit)을 구매하는 제도로 주로 법적의무보다는 사회적책임이나 ESG 활동의 하나로 운영되고 있다. VCT는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며 탄소배출권을 만들어 거래할 수 있다.
미국은 2050 탄소중립에 대해 소극적이면서도 VCT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이 제도가 민간주도의 ESG와 높은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가주도 배출량거래제보다도 민간주도의 자발적 거래제도가 더 실효적으로 시장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도 하루빨리 제도가 도입돼 민간투자를 통해 GR이 활발히 추진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건물부문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 공공건축물 GR의무화 정책이 준비 중인데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필수적인 기존건축물 GR이 조속히 추진돼야 하지만 현재 국내 사회적 상황으로는 민간주도로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비록 전체 3% 정도의 공공건축물이지만 정부주도 공공건축물 GR의무화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GR 관련제도 정비, 관련 요소기술의 개발이 이뤄지도록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서 공공건축물 GR의무화를 추진하면서 동반돼야 하는 제도정비 내용으로는 GR 인증제도 마련, GR에 따른 건물 운영단계 온실가스 감축분을 활용할 수 있는 자발적 탄소배출권거래제도 정비 등이다. 즉 공공건축물 GR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GR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민간에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설비공학회는 국내 기계설비분야, 건물에너지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GR사업에 관한 제도정비, 관련 기술개발에 적극 참여해 학회의 사회적책임을 다하겠다.
■ 서울시는 건물온실가스 총량제를 시행하는데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건물온실가스 총량제는 그동안 모호했던 국내 탄소중립, 온실가스 저감정책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책으로서 관련 전문가에게 환영받고 있다.
서울시 건물온실가스 총량제는 건물유형별 온실가스 표준배출량을 설정해 실제 건물 사용단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겠다는 것으로 2026년부터 실시를 예고하고 있다.
일본 토쿄도에서도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한 ‘총량감축의무와 배출량 거래제도 (Cap & Trade 제도)’를 2010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에너지 사용량 1,500㎘(킬로리터: 1,000ℓ) 이상 대형사업장(건물)에 온실가스 배출감축 의무를 부과하고 기업들이 배출량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또한 도쿄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건물의 신축‧개축‧증축에 대한 사용승인 후 1년간 운영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을 의무화하고 있다. 커미셔닝은 대상건물이 당초 목표했던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달성되도록 건축, 기계설비, 전기시스템에 대한 성능검증 및 조정 등 시스템의 운전성능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설비공학회는 국내 건물 패시브‧액티브시스템에 대한 TAB‧커미셔닝 기준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자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활용 및 보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온실가스 총량제를 지원하는 ZEB인증건물, 녹색건축인증 건물이 실제 운영단계에서 에너지소비량, 온실가스 배출량 적정성을 점검, 절감방안을 지원하는 ‘커미셔닝 의무화제도’를 마련, 운영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건물온실가스 총량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돼 실효적인 건물에너지절감,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 업계에 당부할 말이 있다면
대한민국 기계설비분야를 대표하는 설비공학회 회장으로서 탄소중립시대에 기계설비 역할을 정립하고 기계설비인들이 인정받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우리의 당면문제인 기후변화 이슈, 기술격차 이슈, 지방소멸 이슈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1만명의 학회 회원들은 물론 건설산업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협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