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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Fuel ‘에너지효율’ EERS가 선도한다

한전·가스公·지역난방公, E효율화 최전선
에너지효율화, 가장 비용효율적 자원 인정
비용보전 방안마련…사업시행 주체 ‘촉각’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 Energy Efficiency Resurce Standards)가 2020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는 에너지효율 향상이라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파리기후협약 목표달성과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에너지효율이 강조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자원개발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자원 및 기기의 효율화가 거시적 목표달성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된 것이다.

특히 에너지효율은 최근 국제기구에서 제5의 자원, First Fuel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에너지효율화를 선도하기 위해 2020년부터 EERS를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한국전력을 시작으로 올해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가스공사에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EERS의 의미와 각 기관별 추진현황, 성공적 제도안착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사용자설비 효율화로 절감량 확보
국내 에너지공급자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효율향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법률적 책무가 있다. EERS는 이러한 법률상의 책무를 구체화해 에너지공급자에게 효율향상 활동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EERS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판매량과 비례한 에너지절감목표를 부여하고 다양한 효율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에너지공급자는 사용자시설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고효율기기 보급지원을 직접 수행하거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의 투자대행 등을 통해 부여받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2018년 한국전력을 필두로 2019년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는 본 사업으로 돌입할 예정이다.

EERS 시범운영은 에너지공급자의 효율향상을 목표로 연간 수요절감량을 부여하고 사용자 설비개체 지원 등을 통해 인증된 절감량으로 달성여부를 평가한다. 이러한 목표달성 여부에 따른 페널티 혹은 인센티브는 시범운영을 통해 적정수준을 평가한 후 결정될 예정이다.

또한 최종에너지사용(총 발열량 환산)을 기준으로 공급자별 판매에너지원 자체수요를 사용자시설에서 절감해야 하며 이러한 절감량 확보는 기존설비 개체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EERS, 에너지효율혁신 기대
에너지는 일상생활 혹은 산업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재원이지만 생산·유통·소비 과정에서 온실가스, 미세먼지 발생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결국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급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소비측면에서 에너지효율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가능하다. 에너지효율 개선을 통해 에너지수요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개최된 ‘성공적인 EERS 추진전략 국회토론회’에서 이성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너지효율 향상은 에너지사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킬 수 있는 가장 비용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에너지효율을 가장 저렴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제1의 에너지자원으로 인식하고 2012년 에너지효율지침을 통해 에너지효율 우선정책(Efficiency First)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효율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주요 선진국들의 에너지소비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내 에너지소비는 오히려 증가세다. 2010~2017년 동안 1차 에너지소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 은 17.9% 증가했으나 일본 14.0%, 독일 0.6%, 미국 3.6%씩 감소했으며 OECD 평균 역시 2.4%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가 2017년 기준 94%로 에너지수입액이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어 에너지효율화는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에너지효율은 선진국들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의 에너지원단위는 2017년 OECD 35개국 중 33위이며 개선실적조차 매우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수요관리 제도의 내실화 및 실효성 제고와 함께 에너지효율 혁신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요구되며 EERS가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ERS는 에너지공급사에 에너지절감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정부 수요관리정책의 이행력을 담보하고 예측가능한 계획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고효율기기·설비에 대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관련산업의 기술개발 활성화 및 육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전,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공기업이 주체가 됨으로써 탄탄한 시장기반을 마련하고 제3자 전문기관의 평가확인검증(M&V: Measurement & Verification) 활성화를 통한 새로운 에너지효율산업 창출도 기대된다.

한전, EERS 목표량 큰 비중 차지
EERS는 지난해 5월 한전이 가장 먼저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절감량 목표비율을 0.15%(746GWh)로 설정하고 사업을 추진한 결과 한전보유 자체설비(변압기, AMI)를 포함한 절감실적이 837GWh로 당초목표의 1.1배를 초과달성했다.

하지만 EERS의 중점 지원대상인 사용자설비 효율투자에 대한 절감실적이 183GWh에 불과하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에도 에너지절감목표를 부여하고 시범사업을 확대했다. 2019년 각 기관별 목표는 전전년도 연간에너지판매량을 기준으로 한전 0.2%(1,015GWh), 가스공사 0.02%(50Tcal), 지역난방공사 0.15%(20Tcal)로 설정됐다.

한전의 2019년 사용자설비 개체품목은 △히트펌프보일러 △펌프 △항온항습기 △냉동기 △프리미엄 전동기 등 15개, 가스공사는 △산업·건물용 가스보일러 △가정용보일러 등 5개, 지역난방공사는 △차압유량밸브 △난방배관 △급탕예열 열교환기 등 5개를 계획하고 있다.

총 절감계획량 9만4,072toe 중 한전이 8만7,290toe, 가스공사가 4,796toe, 지역난방공사가 1,986toe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한전은 사업비의 큰 비중을 맡고 있어 관련시장은 한전사업을 중심으로 형성될 전망이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에너지공단은 올해까지 진행될 시범사업의 효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중장기 절감목표를 설정하고 성과계량체계를 수립할 예정이다. 또한 목표미달 시 조치방법 등을 중점 검토해 에너지이용합리화법 개정을 추진, 2020년 본 사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시행주체 재원부담 ‘해결과제’
EERS 시행은 국가적 관점에서 에너지 생산시설 건설 회피, 에너지절약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편익을 수반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에너지공급자 관점에서는 개체 지원금 및 에너지판매량 감소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로 인해 재원부담을 초래한다. 이러한 이유로 에너지공급자는 EERS 제도시행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성공적인 EERS 제도안착은 사업시행 주체의 비용보전 방안 검토와 함께 ‘페널티’ 혹은 ‘인센티브’ 정책이 수반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선진국 운영사례 검토해야
해외의 주요선진국은 EERS와 유사한 에너지공급자 효율개선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9년 텍사스를 시작으로 2018년 27개 주에서 EERS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기금 또는 요금반영 방법으로 에너지공급자의 사업비용을 보전하고 있다.

또한 디커플링(decoupling: 에너지 공급자의 수입을 판매량으로부터 분리해 매출을 일정하게 유지, 고정비 회수보장제도) 혹은 손실조정제도(판매감소에 따른 손실분을 보상해주는 제도)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성과 인센티브정책을 활용해 사업투자 확대를 위한 유인책으로 사용하고 있는 주와 인센티브 미시행주간 실적차이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유럽은 2002년 영국에서 처음 EERS가 도입돼 현재 14개국이 운영, 요금반영을 통한 비용보전이 이뤄지고 있다. 인센티브는 별도로 마련돼있지 않지만 프랑스, 이탈리아는 백색인증제(WCs: White Certificates), 영국은 의무대상자 간 Green Deal 거래 등을 통한 유인책을 펼치고 있다.

페널티 정책 역시 미국, 유럽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인디아나, 일라노이 등 4개 주에서 벌금, 저소득층 프로그램 의무참여 등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유럽은 이탈리아, 프랑스, 덴마크, 영국 등지에서 페널티 정책을 운영 중이다.

2020년 시작될 EERS 본 사업에서는 이러한 선진국들의 관련제도 운영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국내 실정에 맞도록 재설계해 적용돼야 한다.

또한 공급하고 있는 에너지별 특성도 고려돼야 한다. 현재 전기, 가스, 열을 대표하는 에너지공급기업이 EERS 주체로 참여하고 있는데 가스수송관, 열배관 등 효율개선 잠재력이 큰 분야가 있다면 사용자측 설비뿐만 아니더라도 효율개선실적으로 인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ERS 생태계 조성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EERS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비용보전 합리화를 통한 에너지공급자의 유인과 다양한 시장 플레이어들의 참여를 통한 EERS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력분야의 비용보전 방안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 활용을, 가스·열분야에서는 연료비 연동제 활용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M&V 방법론 도입 시 단순한 고효율설비 개체 외에도 데이터기반의 운전가이드 및 컨설팅, 자동제어 로직 적용 등 지속가능한 에너지소비 효율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설비업체뿐만 아니라 IT, 시스템 설계,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EERS 산업생태계가 새롭게 조성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