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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콜드체인산업 냉매전환 최종보스 ‘CO₂’

글로벌 환경규제 가속화, 최종 냉매로 주목
유럽·일본 등 해외시장, CO₂시스템 확대 앞다퉈
국내 CO₂ 활용 기술인프라·제도적 환경 ‘열악’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높은 GWP를 가진 냉매의 사용을 제한하는 관련규제들이 국제사회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Low GWP 냉매가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단계적 규제강화에 따라 더 낮은 GWP를 보유한 냉매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이러한 냉매를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설비개발도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온도관리가 필수인 콜드체인산업에서도 이러한 냉매전환은 큰 화두가 되고 있으며 글로벌 냉매제조사들은 낮은 GWP를 보유하는 대체냉매를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단계적으로 강도가 높아지는 환경규제에 따라 최종적인 대체냉매는 자연냉매이자 GWP가 1인 CO₂가 ‘최종보스’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냉매는 GWP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적 특성, 폭발성, 독성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CO₂는 효율성, 독성 측면에서는 냉매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고압가스로 분류돼 폭발의 위험성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는 CO₂ 냉매활용에 대한 기술개발 및 현장적용이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CO₂ 냉매의 장·단점과 해외시장에서 CO₂ 냉매가 주목받는 이유를 알아보고 국내시장에서 확대가능성을 진단해본다.

글로벌 냉매규제 진행
글로벌 냉매규제는 1989년 몬트리올의정서 협약을 시작으로 1997년 교토의정서 그리고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까지 전 세계가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2016년 아프리카 키갈리에서 197개국이 HFC규제에 대해 합의함에 따라 선진국은 2019년, 개발도상국은 2024·2029년부터 단계적 감축에 들어간다. 한국의 경우 개도국으로 분류돼 HCFC는 중국, 동남아 국가들과 같은 일정으로 감축하고 있다. 2020~2022년까지 수입·생산 실적을 기준으로 2024년부터 10%, 2035년 30%, 2040년 50%, 그리고 2045년까지 80%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CO₂냉매란
CO₂는 이미 대기 중에 존재하며 오존층파괴지수(ODP)가 0인 가스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인 GWP가 1밖에 되지 않는 친환경 냉매로 F-gas 감축계획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또한 화학적으로 반응이 없는 비발화성이며 독성이 없다.

일반적인 합성냉매와 비교해 체적당 냉동능력이 매우 높아(4~12배) 시스템 충전량이 적고 열교환기 및 배관설계를 줄일 수 있다. 압력비 또한 일반적인 HFC냉매 및 암모니아 시스템과 비교해 20~50%가량 낮아 그 결과 상대적인 COP 역시 15~20% 정도 우수하다.

단점으로는 작동압력이 매우 높고 임계점(+31℃)이 낮아 안전 및 보조장치 등 시스템제어가 복잡하고 보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CO₂ 플랜트가 장기간 정지해 있는 상황을 고려해 시스템의 고압상승을 방지하기 위한 보조 냉각장치 등 추가 장치의 사용이 요구된다.

또한 CO₂ 가스는 무색, 무취이기 때문에 누출로 인한 실내 작업자의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누설탐지장치 및 환기장치와 같은 안전장치가 설치돼야 한다. 

기존 편의점 또는 마트 냉장·냉동 등 쇼케이스에서 사용하는 냉매는 주로 R22 또는 R404a 등이다. 이들은 높은 ODP와 GWP(R22: 1,670, R404a: 3,943)를 갖는 냉매로 몬트리올의정서 및 교토의정서에 의해 생산과 사용제한이 강화되고 있다.

대체냉매로 주목받고 있는 R448a는 기존장치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성능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으며 비인화물질이라는 장점이 있다. GWP도 R404a대비 68%, 에너지소비는 5~16% 절약이 가능하다.

또한 자연냉매인 CO₂시스템에 비교할 때 비용이 적게 들고 덜 복잡하고 유지보수가 쉽다. 하지만 GWP가 1,273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사용이 제한될 냉매다.

자연냉매인 CO₂는 ODP가 0이고 GWP가 1이다. 독성 및 가연성이 없어 안전하고 누설되더라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인명피해가 없다.

공기 중 많이 포함돼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 냉동시스템의 배관재료인 동관, 강관, 알루미늄관 등에 대한 부식성이 없어 배관재료간 호환성이 좋으며 저온에서 증발잠열이 크기 때문에 관경이 작아 냉매순환량과 열손실이 적다. 저온에서 점성 증가가 작기 때문에 펌프 소비동력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비등점(-78.5℃)이 낮기 때문에 상온에서 압력이 높고 소량 누설 시 발견하기가 어려우며 응고점(-56.6℃) 이하에서 CO₂는 드라이아이스(Dry ice)로 고형화되므로 응고점보다 낮은 저온에서는 2차 냉매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캐스케이드 혼합방식, 감축잠재력 높여 전 세계적으로 CO₂ 냉매는 냉동창고, 급속 동결시스템, 아이스크림 공장, 낙농시설, 어류 가공공장 및 일반적인 식품제조 공정 및 슈퍼마켓 등 저온응용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CO₂의 특성을 고려해 증발온도 0~-50℃까지 광범위한 어플리케이션은 물론 열회수시스템 및 히트펌프에 적용도 가능하다.

콜드체인부문에서 온실가스 증가는 냉매누설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과 냉각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소비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냉매와 관련한 F-gas 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통계자료를 참조해 국내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을 추정해 볼 수 있다.

2010년을 기준으로 유럽연합 내 냉동공조분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냉매는 R404A(GWP 3,922)이며 전체 사용량의 44%를 차지한다. 고정식 냉동시스템부문에서 냉매(직접적인 배출)와 전력소모(간접적인 배출)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유럽연합 내 전체 배출된 온실가스량의 각각 0.33%와 4.9%에 해당한다.

1kg의 R404A 냉매는 3,922kg의 CO₂와 동등한 GWP 수치임을 감안한다면 GWP가 낮은 냉매를 사용함으로써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높은 잠재성은 효율성이 높은 냉동시스템을 사용해 장비의 생애주기 동안 에너지소비를 절감하는 것이다.

냉동시스템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계산은 TEWI(Total Equivalent Warming Potential) 방식을 사용하며 직접적인 배출(냉매누출)과 간접적인 배출(장비 생애주기간 전력사용량) 등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세계 최대 독립 냉매압축기 전문 제조기업인 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동일한 냉동능력을 가진 각각의 R134a(냉장)+CO₂(냉동)와 R404A(냉장)+R404A(냉동) 캐스캐이드 방식의 시스템을 10년 동안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CO₂ 혼합방식은 TEWI를 60% 절감할 수 있다.

CO₂냉매의 적용은 콜드체인시스템 전반적인 과정에서 고정식 냉동시스템뿐만 아니라 디젤엔진을 주로 사용하는 운송(냉각 또는 비냉각) 수단을 고려하면 상당한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일본·북미 등 CO₂ 확대
오늘날 CO₂ 냉매를 2차냉매로 사용하는 냉장·냉동 쇼케이스 냉동장치는 유럽과 일본에서 많이 연구하고 있으며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도 폭넓은 시험을 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슈퍼마켓용 냉장·냉동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ATMOSPHERE Japan 세미나 SHECCO(자연냉매 연구컨설팅) 발표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3만개소 이상의 CO₂ TC(transcritical: 초임계)시스템과 4,000개소 이상의 NH₃적용 시스템이 설치됐다. 자연냉매는 현재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유럽은 CO₂냉매 적용과 관련한 기술의 선구자임과 동시에 전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만3,000개 이상의 CO₂ TC시스템이 적용됐다. 이중 89%를 중대형 슈퍼마켓(매장면적 400m² 이상)이 차지하고 있으며 저온창고 등 CO₂ TC시스템 적용 산업용 프로젝트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산업용 냉동분야 및 소형매장은 각각 3%, 8%를 차지한다.

F-gas 규정을 통한 구체적인 단계별 목표를 설정하고 직접적인 적용분야 단위로 GWP를 제한하는 규제가 진행되고 있다.

상업용 냉장설비 등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에너지레벨링 신규 규정이 유럽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2021년 3월1일 시행될 예정이다. 프랑스 등 유럽 내 일부 국가에서는 HFC세금 부과와 다양한 인센티브제를 통해 자연냉매 적용을 독려하는 규제와 보조정책을 동시에 시행하고 있다.

일본에는 4,500개 이상의 CO₂ TC시스템이 설치됐으며 이중 94%를 소형매장(편의점 등)이 차지한다. 최근 대형매장에서도 점차적으로 CO₂ 시스템 적용이 늘고 있는 추세다. CO₂ 시스템에 대한 규제완화와 더불어 정부의 인센티브 역할이 CO₂ 시장확대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Panasonic 냉장시스템과 MITSUBISHI 등이 일본정부 지원 하에 적극적으로 CO₂ 시스템을 개발하며 일본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 내 성공사례를 기초로 인도네시아, 타이완 등 동남아권 외 미주 및 유럽 등 해외에서 일본 소형매장 CO₂ 기술을 소개, 시장선점이 진행 중이다.

특히 일본정부는 자연냉매를 장려하는 지원제도를 운영해 자연냉매시스템 적용 시 총 설치비의 약 1/3 금액을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2014년 50억엔 △2015년 62억엔 △2016년 73억엔 △2017년 62억엔 △2018년 64억엔 △2019년 74억엔 △2020년 73억엔을 지원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미국 500개 이상, 캐나다 300개 이상의 CO₂ TC시스템이 적용됐으며 이들 중 90% 정도를 슈퍼마켓(매장면적 400m² 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대기오염방지법(CAA) 제612조에 따라 미 환경보호청(EPA)은 비교위험 프레임워크 내에서 대체물질을 검토하고 환경에 전반적으로 덜 해로운 다른 가용 대체물이나 잠재적인 가용 대체물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대체돼야 할 물질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환경보호청의 중요 신규 대체물질 정책(SNAP)은 2016년 9월 R404A, R410A, R134a, R407C 등 GWP F-gases를 특정목적에 대한 사용금지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각 주별 환경 정책가이드에 차이가 있으나 2018년 2월에 소개된 California Cooling Act를 통해 고GWP 냉매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고 Low GWP 대체냉매 사용을 독려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국내의 기술력보다 뒤쳐져 있다고 평가되던 중국에도 2018년 최초로 초임계 CO₂ 시스템이 설치돼 현재 3개의 슈퍼마켓 매장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제냉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중국은 해외 및 현지 업체의 공동노력으로 CO₂ 시스템 기술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국내업계에도 큰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CO₂ 확대 제도적 지원 ‘시급’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F-gas 감축 계획에 따른 규제의 시행으로 냉매전환은 반드시 따라야하는 불가피한 선택이 됐다. 물론 과도기 단계에서 HFC냉매 사용에 대한 세금부과 및 패널티 등으로 산업계와의 마찰도 있었으나 현재는 CO₂와 같은 자연냉매 사용은 환경 친화적인 선택임을 모두가 동감하고 있으며 주요 제조사들은 CO₂를 제품의 표준 냉각솔루션으로 채택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산업용분야를 제외하고 CO₂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거의 없으며 기술인프라 역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CO₂ 시스템의 주요 부품은 대부분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부품은 모두 국내 고압가스안전 검사대상으로 설비검사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기업에 비해 여력이 없는 중소제조업체의 CO₂시스템 개발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향후 CO₂ 시스템시장은 공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규제와 더불어 Low-GWP 냉매사용을 기술개발에 대한 장려금제도를 통해 제조사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CO₂ 시스템을 적용한 플랜트에 대한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전반적인 탄소배출량 절감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정부지원사업 같이 제조사와 사용자 모두에게 부담감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개선을 통해 향후 급변할 시장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CO₂ 시스템 설치에도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을 충족시키기 위한 추가 설치비용이 높아 실제 설치진행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노력에 발맞춰 다가오는 F-gas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GWP가 낮은 냉매를 적용할 수 있는 환경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CO₂는 이러한 GWP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관련업계는 자연냉매 시스템이 다양하게 적용, 설치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과 같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위해냉매에 대한 규제법률이 필요하며 자연냉매 적용에 따른 지원금 또는 세금환급 프로그램 등 정부보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며 “이미 일본 등은 수 년에 걸친 규제완화, 정부보조금정책 등을 기반으로 자연냉매시스템에 대한 자체생산 및 기술을 갖춰 해외시장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도 자연냉매시스템 설치매장이 생기고 있는 추세이지만 한국은 아직 CO₂ TC시스템을 적용한 매장이 전무한 상태”라며 “한국이 개도국으로 분류돼 규제일정이 늦어짐에 따라 정부 및 업계에서 친환경 시스템에 대한 개발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글로벌 무대에서는 선진국 업체에게 시장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규제일정에 따라가는 소극적 대응보다는 세계적 자연냉매를 향한 기술트렌드를 읽고 정부주도 하에 적극적인 시장변화 대응 및 기술 선진화에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