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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송두삼 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실내공기질, 거주자 건강 위협한다
체계적인 실내공기질 관리기준 강화 필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외부 공기상태가 자신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내공기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미국 환경청(EPA)의 연구결과는 이런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말해준다.


EPA는 실내 공기오염도가 외부에 비해 평균 2~5배 정도이며 심지어는 100배까지 높은 경우가 있다고 보고한다. 아울러 사람들이 하루 중 90%의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이 하루 중 섭취하는 물질을 질량으로 환산하면 약 1~1.5kg의 음식물, 2kg의 물을 마시는 것에 비해 공기는 약 10~13kg 정도를 섭취한다. 즉 인체에 대한 공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렇듯 사람들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실내공기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오염되고 있다.


주택의 실내 공기오염원 또는 오염물질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질뿐만 아니라 주방연소 시 발생하는 물질, 흡연에 의한 물질, 신축주택에서 주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 Volatile Organic Compound), 포름알데히드 등은 건자재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청소용 세제, 살충제, 접착제 등의 가정용품, 공작재료 및 에어로졸 형태의 스프레이 제품, 방향제, 탈취제 등에서도 오염물질이 발생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거주자가 그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제품제조 및 시공 시 법적인 규제를 통해 해당제품들이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실내공기질 관련기준


국내에서 실내공기질 관련기준이 제정된 것은 1998년 1월 제정, 시행된 ‘지하 생활공간 공기질관리법 시행규칙’이다. 이후 2004년 5월에 신축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목적으로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관리법’이 제정, 시행되고 있다. 이 법은 몇 차례 개정을 거쳐 적용대상을 지하역사 및 지하도상가, 일정 규모 이상의 여객터미널·도서관·의료기관 등 다중이용시설, 신축 공동주택, 지상건물에 딸린 지하도상가, 국·공립보육시설, 법인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및 민간보육시설까지 확장 적용하고 있다.


그 밖에 △건축법 △공중위생관리법 △학교보건법 △산업안전보건법 △국민건강증진법 등 법령에서 실내공기질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체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해당 법률의 대상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만 부분적·지엽적으로 다루고 있다.



실내 공기오염 물질의 인체 위해성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서 관리하고 있는 실내 오염물질은 총 10가지로 5가지의 필수 유지기준 물질인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일산화탄소, 총부유세균과 5개의 권고기준 물질인 이산화질소, 라돈, 휘발성유기화합물, 석면, 오존 등이 있다.


PM10(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오염물질이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늘고 작아서 폐포 깊숙이 침투할 수 있고 기관지염·폐기종·폐암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특히 노인이나 임산부, 태아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산화탄소(CO₂)는 무색무취의 기체상태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며 대기중의 CO₂농도도 점점 상승하고 있으며 실내에서는 조리나 사람들의 호흡을 통해 배출된다.


인체가 5,000ppm의 CO₂농도에 8시간 이상 노출되면 위해하고 3만~4만ppm(공기중 3~4%)를 넘으면 두통, 현기증, 구토 등이 나타나고 7%를 넘으면 폐가 CO₂를 배출할 수 없어 몇 분 안에 의식을 잃게 되며 그 상태가 계속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HCHO(포름알데히드)는 무색무취의 자극성이 강한 냄새를 띤 기체상의 화학물질로 신축 건물의 건자재, 접착제, 가구, 가정용 살충제, 살균제, 곰팡이제거제 등 건물의 다양한 곳에서 배출된다.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두통, 오심, 눈이나 코, 인후의 작열감, 피부발진, 기침, 가슴조임 등의 증상이 있다.


일산화탄소(CO)는 무색무취이면서 매우 유해한 기체로 체내에 들어오면 신경계통을 침범하거나 빈혈증을 일으킨다. 공기 중에 0.5%가 있으면 5~10분 안에 죽을 수도 있다.


총부유세균은 공기 중에 떠있는 일반세균과 병원성 세균을 말하며 그 특성상 항상 실내환경 중에 존재한다. 총부유세균은 열, 기침,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인체의 호흡기, 점막부위, 피부 등에 접촉할 경우 과민성 질환, 아토피 피부염, 전염성 질환, 알레르기성 질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Rn(라돈)은 대기중의 먼지와 같은 입자에 잘 부착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호흡을 통해 노출된다. 몸속에 들어온 라돈은 여러 물질로 붕괴되면서 알파선을 방출한다. 이 방사선이 폐 조직에 지속적으로 손상을 주어 폐암을 발생시킨다.


VOC(휘발성유기화합물)는 공기 중으로 휘발돼 지독한 냄새를 내뿜는 화학물질이다.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로 들이마실 경우 현기증, 졸음, 두통, 구토, 의식불명,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실내공기질 유지기준 강화 필요


국내에서도 신축공동주택, 다중이용시설 등에 관한 실내공기질 관리법 등이 제정돼 있으나 국민들이 여전히 안심하고 생활하려면 더욱 체계적인 관리기준 강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위해물질이 발견되고 있으며 건자재 경우도 설계 시 샘플측정을 통해 오염물질 발생정도를 관리하고 있으나 실제 유통되는 건자재의 적극적인 사후샘플 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실내공기질 관리법이 일원화돼 있지 않고 정부 각 부처에서 별도 관리하는 측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사람들의 실내 거주활동 시간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건물은 점점 기밀화돼 낮은 오염물질 발생량에도 실내농도는 인체에 위해한 고농도가 되기 쉽다.


결과적으로 실내공기질이 원인인 질환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가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거주자 자신이 실내공기질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며 정부는 외부 대기환경에 중점을 뒀던 공기질관리를 실내 공기질관리에도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