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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삼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회장


지난 8월8일 진우삼 제8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신임회장이 취임했다. 진우삼 회장은 한국지역난방공사 성장동력처장, 세종지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8년부터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정회원으로 참여해 이사, 총무부회장, 수석부회장 등 학회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제8대 학회장의 중책을 맡았다.


그동안 학계가 아닌 연구원 출신의 회장은 있었지만 비연구분야에서 배출한 회장은 최초다. 그런 배경이 있기에 이번 진우삼 회장에게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진우삼 회장을 만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철학과 향후 학회를 이끌어갈 포부를 들어봤다.


■ 회장취임 소감을 밝힌다면
2008년 처음 학회임원으로 등기돼 그로부터 10년 동안 줄곧 임원활동을 하는데 주저한 적이 없었다. 이는 학회에 대한 벅찬 애정 때문이었다. 온통 열정을 다해온 학회이기에 회장이 돼 참으로 기쁘다. 하지만 에너지전환의 출발점에 선 현실을 생각하면 한편으로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나의 약력은 Energy라고 말하고 싶다. 에너지 외에는 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다. 산업계나 학교에서도 평생동안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에너지부하를 줄여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을 구축하는 일만 해왔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집단에너지사업을 직접 수행했고 명지대학교는 겸임교수로 재직하면서 현장의 경험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특히 현재의 신재생에너지 관련법 제정에서부터 발전차액제도 도입, RPS 전환 등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정책의 큰 줄기와 함께 해온 이력이 오늘 학회장까지 오게 한 것 같다.


■ 최초의 비연구분야 출신인데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다. 우선 내 스스로를 우려한 것이 학술단체의 기본인 학술활동이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학회장 출마소견에서 모든 임원들, 모든 회원들의 적극적인 학술활동을 믿고 출마한다고 했고 최근 학회 조직구성에서 최고의 석학들께서 저를 믿고 편집위원장과 학술위원장을 흔쾌히 맡아줬다.


학회장으로서 임무는 짧고 분명하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이다. 이는 단순히 학회라는 조직발전을 뛰어넘는 아젠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신재생에너지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이 필요한 시기이고 이 과정에 모든 신재생에너지 종사자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이 역할에 신명을 바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학회의 강점과 약점을 진단한다면
우리 학회는 다양한 에너지원 연구자들로 구성돼있다. 이것이 바로 강점일 수도 약점일 수도 있다.


태양광학회나 풍력학회와 같이 단일 에너지원의 학회는 전공도 연구하는 분야도 비슷하기 때문에 결속력이 강하고 통일된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우리 학회는 신재생에너지 전 분야뿐만 아니라 전력계통, ESS, 제로에너지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가 참여한 학회이기 때문에 구심력과 통일성이 약화될 수 있는 것이 약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학회 최대의 강점으로 만들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정보교류와 융합연구로 최적의 에너지믹스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학회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이미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 학회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정책제안 등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키는 일에 학회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현재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에너지정책인 ‘탈원전’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탈원전’ 논쟁에 우리 학회가 참여할 생각도 없다.


다만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철학도, 개념도 없는 온갖 편견과 왜곡을 바로 잡는 것이 학문하는 사람들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학회는 잘못된 우려와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학문적·기술적인 뒷받침을 할 것이다. 나아가 중앙공급방식의 전력인프라를 분산형으로 바꾸는 연구와 기술 및 정책 개발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에너지전환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신재생에너지는 우리가 지금까지 써온 전통에너지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기존 에너지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에너지자원 개발분야다. 석유나 가스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본력이 있는 세계 메이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햇빛, 바람 등 재생에너지원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자원이다. 어느 강대국이 자본과 군사력을 앞세워 독점할 수 없고 한 국가 내에서도 어느 기업이 혼자 장악할 수 없는 성질이다.


자원 자체가 지역, 개인이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이기 때문에 에너지민주주의와 에너지독립이 가능하다. 또한 신재생에너지가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은 상당히 높다.


태양광을 예를 들면 초창기 시장과 비교해 단 7년만에 비용이 1/7로 내려갔다. 생산측면에서 설비의 가격이 떨어지고 기술개발로 인해 효율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안에는 현재의 1/4로 떨어질 전망이다. 또한 소비자중심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필요한 곳에서 분산발전이 가능하다.


반면 화석연료, 원자력 등 기존 발전은 발전소를 기반으로 대규모 생산을 하고 장거리 수송을 해야 한다. 예전에는 강력한 공권력으로 송전선로, 변전소 등 관계시설을 쉽게 지을 수 있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비용은 점점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신재생에너지만을 고집해야 할 필요도 없다. 신재생에너지가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했는데 별로 안좋더라 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도입보다 먼저 해야할 것이 부하를 줄이는 일이다. 예를 들어 분당과 판교는 단위면적당 열사용량이 20~30%가 차이난다. 건축년도가 17년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 사이에 건물의 단열이나 창호, 환기 등을 개선해서 부하를 줄인 것이다. 이에 대한 투자가 재생에너지 투자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그 다음에 할 일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이다. 근처에 폐열이나 열병합발전을 사용가능하면 이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후에 재생에너지를 도입해 화석연료를 줄이고 1차 에너지를 덜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에너지정책 담당자나 에너지전문가가 해야할 일이다.


■ 국내 신재생산업을 평가한다면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산업 역시 다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원의 활용가능성, 투자규모, 활용기술 등을 볼 때 대부분이 태양광이나 풍력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먼저 태양광산업은 기술적으로나 규모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산업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내실이 있다고 본다.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웨이퍼, 셀, 모듈 및 시공에 이르기까지 산업 벨류체인이 고르게 발전해 있고 경쟁력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다.


풍력발전산업의 경우 국내 기업이 분명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모든 기업들이 후발분야인 터빈부문에만 뛰어들어 아쉬움이 크다.


사실 해상풍력의 경우 기술적으로나 투자비 규모면에서 해상구조물분야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 분야는 국내기업들이 가장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 풍력과 같이 산업의 후발주자 입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 신재생열에너지 육성방안을 제언한다면
국내 신재생에너지가 발전분야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데는 철학이 부재한 신재생에너지정책이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것보다 더 우선돼야 할 것이 에너지부하를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열에너지는 부하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단열과 공기열교환기 등 에너지부하를 줄이는 기술의 발전, 열병합발전 등 에너지효율성을 제고하는 시스템 보급으로 화석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에너지는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신재생열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


쉬운 예로 일반 사용자가 신재생열에너지를 사용할 때 집단에너지로 백업해줄 수 있다. 태양열이나 지열로 난방을 하다가 모자른 것은 보조해주고 남는 것을 받아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경제적 갭을 국가가 제도로써 채워줘야 한다.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열에너지분야의 정책은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맞춰져야 할 것이다.


■ 현재 활성화된 산업과 연계 가능성은
신재생에너지와 LNG 열병합발전의 보완적 관계에 주목해야 한다. 지역난방 열원과 신재생에너지원을 연결시키고 지역난방 배관 등 인프라를 신재생에너지에 개방해 신재생에너지를 백업용으로 융합시킬 수 있다.


열은 압력과 온도에 따라 품질과 가치가 차이가 난다. 똑같은 1Gkcal의 열량이더라도 60℃, 160℃ 등 온도에 따라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


표준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RHO도 논의는 많았지만 막상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가 계량 때문이다.


우선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재 열병합발전에서 열을 생산하는 데 소극적인 이유가 열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효율은 낮추면 REC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열병합발전에서 열을 생산할 때 85%는 폐열이고 15%는 전기를 생산해야 할 에너지가 열로 전환된 것이다. 이 15%로 받을 수 있는 REC 때문에 열생산에 별 메리트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정부가 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지역사회에 환급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 아·태 재생에너지포럼에 다녀왔는데
지난 8월22~24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된 ‘제8회 아시아·태평양 재생에너지포럼(AFORE 2018)’은 동북아 재생에너지 기술개발 현황을 파악하고 8개국 산·학·연 관계자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자리였다.


국내에서도 50여명의 연구자가 참석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기술에 대해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개최지인 몽골은 석탄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국가다. 특히 울란바토르 등 도시에서는 전력생산, 난방 등에 사용하고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도입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다.


몽골은 신재생에너지의 요구는 있지만 기술력과 자본이 부족한 상태로 국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우리 학회는 5년 전부터 몽골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태양, 풍력 등 에너지원 활용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해왔다.


이곳의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아직 시범사업 규모에 머물러있지만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뛰어난 지역이다. 특히 이곳의 신재생에너지잠재력은 몽골을 비롯해 한·중·일 등 동북아시아의 에너지수요량을 감당할 정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생산된 에너지의 수송·이동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연구와 투자를 한다면 한국이 동북아 재생에너지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현재는 자원에 대한 조사, 이용방법 및 활용기술, 사업구조 등 협력, 연구를 통해 미래의 밑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