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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용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 회장



“기계설비법이 연관산업에 어떤 형태로든지 영향을 발휘하겠지만 건축분야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며 긍정직인 면이 많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두 분야는 현대 건축물에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에서는 현재보다 더욱 긴밀한 상호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를 이끌고 있는 김천용 회장은 종합건설회사의 기계설비담당자로 10여년을 국내·외 현장에서 보내고 1990년부터 한미설비에서 기계설비 TAB, 커미셔닝 및 건물에너지진단영역에 종사하고 있다.

해외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경험과 기술들이 기계설비기술사회를 이끌고 있는 김천용 회장의 업무능력과 리더십을 형성했다. 보유하고 있는 기술지식을 후학들에게 전하고자 대학에서 10여년간 강의했으며 현재도 각종 단체의 요청에 따라 출강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계설비기술 관련 학회, 정부기관 등에서 기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천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기계설비기술사회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기계설비기술사회는 기계설비분야에 종사하는 건축기계설비기술사와 공조냉동기계기술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관련업계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단체다. 1985년부터 두 기술사를 통합해 한국기술사회의 기계설비 본회로 활동해왔으며 2017년에 국토교통부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운영되고 있다.

기계설비기술사회는 임원진 외에 기술분과위원회를 설치해 여러 세부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술분과는 설계, 시공, 건설관리, 제조, 공공기관, 학술 및 연구, 유지관리로 7개 분과위원회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 기계설비기술사회의 역할은
기계설비기술은 건축물 및 산업시설에 열, 전기 및 물 등의 에너지를 사용해 거주자 또는 생산시설에서 필요로하는 실내환경을 조성하는 주체다. 이는 에너지절감과 쾌적한 실내환경 확보라는 두 개의 상반된 개념을 조화롭게 이루도록 해 국가정책인 저탄소녹색성장기조에 기여하는 것으로 이 두 가지 개념을 극대화시키는 일이 기계설비기술사들의 주된 역할이다.

기계설비기술사들은 기계설비시스템에 대해 설계, 시공, 건설관리, 학술 및 연구, 제조 및 유지관리 등 각 분야에 넓게 분포돼있어 어느 기술사 종목보다도 포괄적인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 분야 회원들 간 교류가 잘 된다면 그 자체로 관련 기술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술사가 가진 지식과 역량을 각자의 업무영역을 통해 우리 사회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하면 서로가 공생하는 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기술사 자격을 가진 자가 누리는 혜택이 비록 조그마한 것일지라도 그것이 본인의 노력에 상응하는 보답이라고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에 기술사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확장시켜 사회에 기여하는 데 일조하는 단체가 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 기계설비업계의 현안은
국내 기계설비산업은 각 전문분야의 특수성과 어려움이 있다. 설계자는 건축법에 따라 일정규모 이상인 건축물을 건축사가 총괄하고 기술사의 협력을 받아 설계해야 하는 조항을 따르는 전문인이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설계자는 건축사로부터 하청을 받아 수행하고 있으므로 설계금액, 설계기간 및 수금 등에 어려움이 있다.

감리자는 건축법, 주택법, 건설기술진흥법시행령 등에 기계설비감리원의 배치기준이 없어 업무량에 비해 감리원 수가 적다. 이에 따라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어진 자격도 건축사보, 보조감리원으로 분류돼 사기가 떨어지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시공자 입장에서는 현재 설비시공자 대부분이 종합건설사의 하도급형태로 수주해 시공하므로 고급인력인 기술사의 참여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설비쪽으로 선진화된 외국의 경우와는 크게 다른 것으로 현실개선이 필요하다.

제조자는 제품과 관련된 기술사들이 참여해 엔지니어링서비스가 이뤄져야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발전되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기술사 등 고급인력 참여가 상당히 저조해 기술개발 등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그 결과 펌프, 송풍기 등과 같은 제품은 품질이 점차 도태되고 있는 현실이다.

유지관리자는 건축물의 에너지, 실내 환경 및 위생설비의 중요성에 비춰 건물유지관리에 일정부분을 기술사가 담당해야 하는데도 현실은 기술사가 진입할 여건이 전혀 없다. 이는 제도적으로 기술사 배치기준이 없어 건물주는 단순히 가격 위주로 유지관리 외주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야 외에도 에너지진단 등 기계설비와 관련된 에너지진단, TAB, 커미셔닝 등의 업무와 관련된 기준에 따라 각 분야의 기술사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가를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 기술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지난 2014년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진흥법을 개정해 기술사 자격이 없는 사람도 현장에서 경력을 쌓으면 특급기술자가 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었다. 이제는 굳이 어려운 기술사 시험을 보지 않아도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기술사 시험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사 시험은 관련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제도이자 기술사들의 실력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 상황을 타 분야와 비교하자면 간호사로 오랜 경력을 쌓으면 의사자격을 주는 것과 같은 행위다.

물론 개중에 아주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두 사람의 예외를 일반화시킬 수는 없는 일이고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엄격한 시험과 능력측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아주 오래전에도 지금과 같이 경력만으로 특급기술자가 될 수 있었지만 삼풍백화점, 성수대교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자 관련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을 기술사로 제한했다. 하지만 높아진 역량으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되자 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우를 범하고 있다.

국내에는 80여종의 기술사가 있지만 유독 국토부 산하 기술사들만 이러한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전기, 정보통신, 소방 등 산업부 소관분야에서는 아직도 가술사를 특급기술자로 인정하며 시공과 안전관리의 질을 높이고 있다.

또 다시 대형참사가 일어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만든 기술사제도를 원칙대로 되돌리고 기술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도 지금과 같이 경력만으로 특급기술자가 될 수 있었지만 삼풍백화점, 성수대교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자 관련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을 기술사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높아진 역량으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되자 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 업계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기계설비분야가 그동안 많이 발전하고 기술적으로 성숙도도 높아졌지만 건설분야에서 받고 있는 대우는 변한게 없다.

건축물에 한정해 얘기하자면 건축, 토목, 기계설비, 전기, 소방방재,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이중 전기나 정보통신이나 소방, 조경 등은 소관부처에 자기들만의 법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계설비는 법이 없다보니 건축의 단순 하위분야로 취급받아왔다.

사실 기계설비법 추진은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시도돼왔다.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국토부에 기계설비법이 만들어졌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정확히 예상할 수는 없지만 우리 업계에서는 엄청나게 큰 사건이다.

향후 발전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지난해 제정된 기계설비법이 시행되면 점차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구조에서는 벌써 오래 전에 기계설비법이 제정됐어야 했는데 많이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제정됐으니 기계설비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쁨을 누리는 동시에 관련단체를 이끄는 입장에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재 많은 기계설비인들이 하위법령 제정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법령이 시행되면 기계설비분야 발전과 더불어 국민생활 안전과 보건 및 편의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이 생겼으니 이제 국토부 안에 기계설비과가 생길 수 있고 담당공무원이 생길 것이다. 시행령, 시행규칙 등이 제정되고 기계설비의 권익이 보호되면 우리 기계설비인들은 어떤 식이든지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기계설비법이 연관산업에 어떤 형태로든지 영향을 발휘하겠지만 건축분야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호혜적으로 발전할 것이 기대되며 긍정적인 면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복합화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 이는 건축과 기계설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축물이란 미관적, 기능적, 예술적 등 복합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구조물로 기계설비는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건축이 정적이라면 기계설비는 동적인 분야다.

이 두 분야는 현대 건축물에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4차 산업혁명에서는 현재보다 더욱 긴밀한 상호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정책제언을 한다면
현재 기계설비기술사 등의 처우는 여타 분야와 비교하면 상당히 열학해 기술사로서의 긍지와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다. 현 제도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실정이므로 이러한 실태를 바탕으로 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건축물 공사비의 약 40%가 기계, 전기분야의 설비공사비가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토목, 건축이 중심이 되고 있는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계설비산업과 관련된 국토부, 산업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에는 기계설비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담당자가 극히 소수인 것이 현실이다.

기계설비를 전공한 고급인력이 정부부처에 많지 않지만 건설, 환경, 에너지 및 위생분야에 기계설비기술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이번 기계설비법 제정을 계기로 정부 내에서도 빠르게 기계설비담당자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기계설비산업의 역할을 고려하면 기계설비기술자들의 참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정부에서 이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고급기술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