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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오 한국건축기밀협회 회장



“한국건축기밀협회는 기밀도 기준, 기밀시공, 각종 기밀관련 실증연구 등을 바탕으로 더 발전하는 건축문화를 만들기 위한 단체입니다. 건설회사와 건축주 사이에서 제3자로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기밀진단을 수행하고 기밀기준을 제대로 정립해 실증적인 건축을 추구하기 위해 설립됐습니다”

녹색건축 확산에 따라 건축물의 기밀성능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건축물의 기밀은 에너지손실을 줄이고 외부 오염공기·미세먼지의 실내유입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또한 결로와 이에 따른 곰팡이 발생 등 하자를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건축물의 에너지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새는 열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기밀을 강화하고 대신 실내 오염물질, 탁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할 수 있도록 환기장치의 성능과 제어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것이 건축물 성능향상에 대한 방향성으로 일반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기밀하지 않은 건축물은 틈새로 냉·온열이 유출돼 에너지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이러한 부위는 실내·외 온도차가 커 결로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기밀하지 않은 건축물은 경제적·환경적 손실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취약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밀과 관련된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있지 않지만 오래 전부터 민간차원에서 건축물의 기밀성능 강화를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 2013년 창립한 한국건축기밀협회(KBAA, 이하 건축기밀협회)는 지금까지 국내 기밀규격을 마련·제안하며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 네트워킹 강화 등 활동도 전개하며 시장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진오 건축기밀협회 회장을 만나 그동안의 활동내용과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들었다.

■ 건축기밀협회를 소개하면
건축기밀협회는 기밀도 기준, 기밀시공, 각종 기밀관련 실증연구 등을 바탕으로 더 발전하는 건축문화를 만들기 위한 단체다. 건설회사와 건축주 사이에서 제3자로서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기밀진단을 수행하고 기밀기준을 제대로 정립해 실증적인 건축을 추구하기 위해 2013년 설립됐다.

2020년 3월 기준 300여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으며 △성능인증 △자격인증 △교육활동 △연구개발 △기준마련 △결로하자 검증 △실증건축 추구 △국제기밀협회 교류 등을 주로 수행한다.

성능인증분야에서는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기밀시스템에 대한 공정한 제3자 검증을 수행하고 고기밀재료에 대한 기밀성능 및 내구성을 시험·평가·측정하고 있다. 또한 문·창 등 어셈블리(조립제품)의 현장수준 향상을 위한 검증, 대형빌딩 기밀진단 툴 구축, 기밀시공의 영구화검증 등을 통해 실증건축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자격인증분야에서는 어셈블리를 포함한 영구적 기밀시공, 신뢰성 있는 기밀진단, 건물외피 품질관리(Inspection), 국내 기후를 고려한 기밀설계 등 분야의 전문가에 대한 자격인증 관련 재교육 등을 수행한다.

그밖에 교육·연구·정책개발·홍보부문에서는 △기밀진단 보수교육 △진단 표준절차 및 표준규격 연구 △실증건물 내구성 설계·시공·진단 △영구적 기밀설계·시공 연구 △하자검증 및 분쟁 자문 △실증·검증시스템 방법 및 제도연구 등을 수행한다.

기밀협회는 경북 김천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5,950㎡(약 1,800평) 대지에 건평 165㎡(약 50평)의 연수원 및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어 최대 50명의 숙박연수가 가능하다. 향후 특별실증 실험동을 구축할 계획이다.

■ 그간 추진한 주요사업은
국내 기밀기술의 발전·확산과 제도의 정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미국기밀협회(ABAA), 독일기밀협회(FLIB)와 MOU를 체결하고 연구·교육 및 기타사업의 국제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ABAA는 2만6,0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기밀시공, 현장품질관리, 건물외피 커미셔닝 등에 대한 자격인증을 수행하는 단체로 미국건축물의 기밀관련 기준을 마련하기도 했다. FLIB는 280여명이 소속돼 기밀시공·진단 등 자격인증을 시행하고 최근 열교분야를 포함한 실증건축에 집중하고 있다.

기밀협회는 국내 민간·공공시설의 기밀진단 결과 국제 기준과의 괴리가 있음을 실증하는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국내 패시브하우스 기밀진단 인증 및 독일인증 비교를 위한 연수행사, LEED건축물 진단·인증 실증연수, 클린룸·민방공시설·방재구역 등에 대한 국내 기밀기준 정립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사업 건축물 및 제로에너지 시범단지 기밀진단·검증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기밀진단·검증표준 제안 △기밀 실증기반 ECO2 에너지시뮬레이션 개선방안 연구 △기밀 중요성 국민인식 제고를 위한 현장진단 및 언론홍보 활동 등을 수행해왔다.

■ 기밀의 중요성은
파리 기후변화협약으로 2008년 BAU대비 37% 이상의 CO₂를 감축해야 하며 건축부문의 소비에너지가 전체의 2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NIST)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기후에 기밀로 인한 손실이 전체 손실량의 42%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간 기밀기준이 전무했기 때문에 확실한 건축기밀도 향상 정책과 열교를 포함한 실증적인 건축정책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건축은 시뮬레이션 성적과 현장 실제성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변화의 기틀이 건축기밀을 중심으로 마련돼야 한다.

고기밀 건축정책을 시작하면 기밀 사전진단을 통해 입주 전부터 결로하자, 기타 열교하자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겨울철 건조한 국내기후 특성에 따른 호흡기질환 등을 방지할 수 있으며 국민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건물에너지 효율화에 근거한 건물진단산업 발전으로 고용창출, 국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 국내 건물기밀성 실태는
최근 단열기준 강화로 하자가 오히려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2018년 건축물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강화에 따라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단열기준이 강화됐다. 중부1지역의 외기에 면하는 거실외벽은 열관류율 0.15W/㎡K 이하 단열재나 가급 단열재 220mm를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단열재 시공능력 향상정책이 전혀 뒷받침 되지 않는 단열기준 강화로 결로 하자가능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건축기밀에 관한 기준은 ‘기밀하게 한다’와 같은 내용으로만 규정하고 있고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패시브 기준 또는 독일 저에너지 주택 기준 등을 준용하는 실정이다.

기밀과 관련된 부분은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제6조의 4에서 ‘기밀 및 결로방지 등을 위한 조치’를 통해 방습층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규정돼 있으며 이는 종합적인 기밀성능 강화라고 보기 어렵다. 현대 고효율 건축화를 위해서는 국내 건축 표준 시방서부터 개선해야 하지만 요원한 실정이다.

단열·기밀의 동반 강화가 없이 단열만 강화해서는 단열재 실제성능을 답보하기 어렵다. 단열재는 습기를 머금을 경우 성능이 45% 저감된다. 단열재가 제기능을 발휘하고 쾌적성을 높이려면 틈 없는 시공, 기밀한 방습층, 구조체 투습용이성 확보 등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합리적인 기밀 기준·정책 부재에 따라 건물의 결로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독일 등 기밀 선진국에서 이미 경험한 역사다. 기밀 방습·투습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열재 두께만 높아지니 틈이 생길 경우 실내·외 온도차에 의한 결로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대다수 건축전문 협회에서도 결로를 소비자 습관으로 지목하는 경우가 많지만 열교, 침기에 따라 해당 부위의 실내 표면온도가 실내 노점보다 낮기 때문에 결로가 생기는 것이다. 즉 설계·시공 문제가 주요인이다.



■ 개선방안은
기밀에 대한 정책적 논의는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기밀이 제대로 수행되려면 형식적인 건축이 아니라 실증건축이 되도록 추진해야 한다. 비교적 잘 마련됐다는 단열관련 제도도 기준만 향상됐지 시공에 대한 부분이 없어 품질관련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

기밀 역시 제도가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실증적인 건축이 구현되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밀기준을 마련하고 법·표준 등을 통해 이를 준수토록 하는 한편 시험·실측·검증 등으로 성능을 확보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형식적인 건축을 탈피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밀측정 시 대형 건물의 일부 특정 실을 샘플링해 진단하는 방식을 사용키도 하지만 이는 편법에 가깝고 다른 실이나 전체 건물에 대한 품질과 성능을 보장하지 않는다. 형식적인 우리 건축시스템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건물 전체에 대한 진단비용이 과하다면 설계·시공 과정에서 기밀전문가가 참여해 현장 품질관리를 수행케 해야 한다. 이것만으로도 단열·기밀 성능향상과 사전 하자예방이 가능하다. 기밀 선진국처럼 검증시스템이 있다면 실증건축으로 이행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열적인 외피의 패시브화 설계·시공이 없이 설비 위주의 제로에너지화 정책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경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단열·기밀·열교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시공하고 성능이 실제로 향상되는 실증건축을 이행해야 건물생애주기 관점에서 효율적이고 경제성있는 건축이 가능하다.

■ 향후 계획은
국내 기밀기준의 체계적인 제도운영을 위한 시스템이 마련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국제기밀협회는 신뢰성·현실성 있는 기밀정책으로 나날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래된 KS L ISO 9972(단열-건축물의 기밀성 측정-팬가압법)를 진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 국민을 위한 신뢰성이 향상된 규격, 제도 틀을 마련하고 실증건축 정책에 틀을 만들어야 한다.

건축기밀협회가 마련한 ‘KBAA 기밀규격’은 건축물의 기밀화를 위한 조건·기준과 국내기후와 환경여건을 추가로 고려한 진단방법 등을 담고 있다. 방재구역도 형식적으로 구축하지 말고 실제 기능이 가능토록 방제기밀기준에 준하는 틀을 준수해야 한다.

학교 등의 미세먼지관련 진단결과 역시 건물외피의 고기밀화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공기청정기나 기타 설비만 무제한 설치해서는 개선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증건축 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잇는 법적인 틀을 만드는 것이 국토부와 전문가 그의 역할이다.
협회는 쾌적한 고효율 건축을 위한 건축기밀 중심의 실증건축을 정착시키기 위해 정부 정책파트너로서 건축품질과 국민건강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