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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뷰] 신규진 포스코A&C 그룹장

“신내콤팩트시티 프로젝트, 정책·시장수요·기술 ‘3박자’”
프리패브 패시브모듈러로 지속가능성 확보

포스코A&C(대표 김대원)가 주관사로 참여한 컨소시엄이 신내콤팩트시티 설계공모에서 ‘연결도시(Connection City)’ 설계안으로 최종당선되며 기본·실시설계권을 획득했다.

그간 △포스코 그린빌딩 △한국외대 그린리모델링 △평창 동계올림픽 미디어레지던스 호텔 패시브 모듈러건축 △통영 폐조선소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친환경·에너지·커뮤니티·도시콘텐츠를 강조하는 도시·건축설계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온 포스코A&C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진 포스코A&C 디자인사업실 디자인3그룹장을 만나 이번 신내콤팩트시티 프로젝트에 대한 의미와 주안점을 들었다.

■ 컨소시엄 구성은
포스코A&C가 컨소시엄의 주관사를 맡고 있다. △운생동건축사사무소 △유신 △장윤규 국민대 교수 등이 디자인콘셉트, 도시계획, 설계에 참여했고 △한백에프앤씨(소방) △ARUP(구조컨설팅) △오피스박김(조경) △SLA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도시) △동해(교통) 등이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은 프로젝트 실현을 위한 국내 최고의 팀으로 구성했다. 통상적인 설계공모는 대체로 건축설계분야만으로 주요 팀이 형성된다. 그러나 신내콤팩트시티는 디자인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현가능성, 엔지니어링, 도시구조, 조경 등 하나의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구성요소가 모두 포함돼야 한다. 이에 따라 팀 구성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 설계안의 차별성은
포스코A&C 컨소시업은 상대적으로 실현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도로 위에 지속가능도시, 자족도시를 짓는 것으로 거주자들의 삶의 질 향상, 공동체 유대강화, 현대적 라이프스타일 반영 등이 필요하다.

서울시나 SH공사 측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지는, 세계적으로도 유사사례가 많지 않은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프로젝트 목적들을 구현·실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연결도시’ 설계안은 기술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풀어야 할 다양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 구조측면에 신경썼는데
구조적으로는 스틸브릿지(Steel Bridge)시스템을 적용했다. 도로 위에 도시를 올려야하는 만큼 터널형태의 구조가 필요하다. 터널 위에 건축물을 올리면 하중이 크기 때문에 내려앉지 않도록 구조체가 강해져야 한다. 이와 같이 구조체를 강화하면서도 터널의 교통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틸브릿지의 구조를 최대한 가볍고 단순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소음이나 진동도 고려했다. 터널 내 차량이동 등에 따른 소음·진동이 철재구조물을 타고 건축물까지 전달될 경우 주거품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ㄷ’자 구조로 메가스트럭처는 RC조로 하고 중앙부에 트러스를 통해 하중을 분산시킨 뒤 RC조 건물보다 40%가량 가벼운 모듈러유니트를 올려 도시를 구성한다.

■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담겼는데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건물과 도시단위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와 같은 흐름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콤팩트시티사업이 지속가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 신내콤팩트시티는 모듈러유니트를 중심으로 공간이 형성된다. 모듈러는 공장에서 건축자재·구조물을 사전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Prefabrication)’공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철근콘크리트(RC)구조 대비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자원재활용률 측면에서도 폐기물이 다량 발생하는 RC조의 시멘트 대신 철재를 사용하는 모듈러유니트가 유리하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주택 1동건축에 의한 CO₂ 방출량은 RC조가 79.98톤인 것에 비해 철골프리패브주택은 54.06톤에 불과하다. 또한 소재별 재활용가능률에 대해서도 콘크리트는 41%인 것에 비해 철재는 53%다.

■ 모듈러공법을 적극 도입했는데
포스코A&C는 2018년 패시브 모듈러유니트를 개발하고 평창 동계올림픽 미디어레지던스 호텔에 적용함으로써 성능과 우수성을 세계무대에서 검증받은 바 있다.

RB(Re-locatable Building)타입인 모듈러유니트는 공장에서 완제품수준의 주택을 생산하고 현장에서는 적층 및 연결작업만 수행하면 건축물로 기능할 수 있는 공법이다. 현장공사에서 별도 마감작업이 없거나 적고 해체 시 손실부분이 최소화돼 수차례에 걸쳐 부지를 이동해 재설치가 가능한 특징이 있다.

철재 프리패브방식으로 공기단축,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 등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며 수요에 따라 이동할 수 있고 해체 시 콘크리트폐기물 등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인 공법이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모듈러건축기술 향상을 검증해 왔다. 지난해 초 LH의 요청으로 백령도에 150세대 공동주택을 모듈러로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100세대 이상 공공주택 중 첫 모듈러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갖췄다. 또한 포스코그룹 광양기숙사 500세대를 모듈러로 건립함으로써 총 12층 규모로 10층 이상 중·고층형 모듈러건물에 대해 기술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번 신내콤팩트시티에서 북부간선도로 상부에 위치하게 될 모듈러유니트는 다양한 형태로 적용돼 맞춤형 커뮤니티시설을 구현하게 된다.

청년을 위한 1인가구는 20㎡ 1개 모듈을 적용하고 침실·거실공간을 분리하면서도 여가공간을 확보하고 수납을 최적화한다. 무자녀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공간은 2개 모듈을 연결해 여가공간을 확보했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구성을 조정할 수 있는 가변성을 확보토록 할 계획이다. 유자녀 신혼부부를 위한 공간은 3개 모듈을 다양하게 조립해 자녀공간, 여가공간 등을 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모듈러유니트를 이용한 공동주택의 각 동은 ‘소통브릿지’로 연결돼 공동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토록 설계됐다.



■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는
점차 대규모 프로젝트에는 녹색건축 개념이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추세다. 현재 해당 지역은 ‘브라운필드(brown field: 활동이 미미하거나 폐쇄된 산업지역)’이지만 이것이 그린필드(green field)로 전환한다는 사회적인 의미가 있다. 실제 거주자들의 쾌적성이나 삶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에너지절감이 되고 유지보수가 제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공공임대인 행복주택으로 추진된다는 점도 녹색건축, 에너지효율화 개념을 반영해야 하는 요인이 된다. 청년, 신혼부부 등 통계상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풍족하지 못한 계층인 만큼 유지관리비용을 최대한 줄여 부담을 없애줘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신내콤팩트시티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책, 시장수요, 기술 등 3박자가 모두 들어맞은 프로젝트다.

특히 콤팩트시티는 올해만 하더라도 신내에 이어 장지, 강일 등 3곳이 연속으로 발주될 계획이다. 이러한 연속성있는 프로젝트 중 첫 사례라는 책임감이 크다. 이번 프로젝트 설계를 준비하면서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시공까지 잘 연계돼 좋은 성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