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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KS개정안, 사실상 환기장치 ‘규제’

국표원 “부속서 단순예시…강제성 없어”
업계 “국가표준 참고사항은 곧 권장사항”



국가기술표준원이 추진하고 있는 ‘환기용 공기필터유닛(KS B 6141)’ 개정안에 신설된 ‘필터유닛 치수 참고사항’이 사실상 열회수형환기장치의 규제가 돼 신제품·신기술 개발의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됨에 따라 관련분야 협·단체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국표원은 5월21일 군포시에 위치한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교육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산업표준 ‘환기용 공기필터유닛(KS B 6141)’ 개정예고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분진’을 ‘먼지’로, ‘압력손실’을 ‘통기저항’으로, ‘분진 유지 용량’을 ‘먼지 포집량’으로 수정하는 등 용어를 명확히 수정했으며 형식2(미디엄 필터)의 입자포집률 시험방법을 ‘광산란 적산법’으로 단일화했다. 또한 여과제의 난연성 문구를 제외하고 시험용 먼지는 구입의 용이성을 고려해 ‘KS A0090’에서 ‘KS R ISO 12103-1’ 기준에 적용토록 했다.

특히 관련업계의 가장 큰 관심을 모은 부분은 부속서B의 필터유닛 치수를 참고사항으로 신설한 부분이었다. 열회수형 환기장치에 적용되는 필터인 형식2와 형식3(프리필터)의 치수(가로*세로*두께) 규정한 것으로 소비자들이 규격화된 필터를 직접 구입해 손쉽게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배경이 깔려있다.

관련 연구용역을 수행한 이봉수 KTC 기계금속센터장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환기장치가 에너지절약이 아닌 미세먼지 대응에 대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어 필터에 관한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열회수환기장치와 관련된 필터의 참고치수를 부속서B에 신설했는데 부속서는 본문규정이 아닌 단순한 예시로서 참고사항일뿐 강제성을 가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S 표준안에 첨부된 예시는 실제 현장에서는 강제성을 띌 수 있어 사실상 규제로 작용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입장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사)환경안전환기협회(회장 김기정)의 관계자는 “국표원에서는 이번 필터규격 문제가 참고사항으로서 강제성이 전혀 없다고 말하지만 국가에서 제정한 표준안은 민간기업이 봤을 때 권장사항으로서 강제성을 수반한다”라며 “실제 영향력이 없는 단순한 예시라고 강조하면서도 굳이 부속서에 혼선을 가져오는 내용을 넣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성능을 기반으로 기준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번 개정안은 제품크기를 규정해 규제로 작용하게 하고 관련 기술 및 제품 개발의 발목을 잡는 행위”라며 “필터 크기를 규정하는 내용은 관련기업이 제품의 금형을 다시 제작하고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수백억원의 비용이 지출되는 파급력이 매우 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환기산업협회(회장 김학겸)의 관계자는 “필터규격을 설정하는 것은 업체 입장에서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라며 “환기는 전열교환기뿐만 아니라 바닥환기, 하이브리드, 자연환기 등 여러 가지가 있고 구조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자가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회장 강성희)의 관계자는 “참고사항이 표준은 아니지만 조달이나 건설사 등 현장에서는 이를 표준으로 보고 있다”라며 “또한 표준제정이 초창기에는 형상이나 크기를 정했었지만 최근에는 성능을 주안점에 두고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에서는 치수를 통일시켜 소비자들이 쉽게 갈아끼게 만든다는 배경이 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은 환기장치가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안다고 해도 대부분 천장에 붙어있는 장치를 혼자 갈아끼기는 쉽지 않으며 괜히 오작동이 생기면 안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라며 “치수 문제는 시기상조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과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이필묵)의 관계자는 “여과기공업협동조합은 100여개 넘는 필터 제조사가 소속돼있는데 이번 필터KS 개정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라며 “숫자 상 오기도 눈에 띄는데 관련단체의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개정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속서의 참고사항이라해도 상대방은 권고사항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부분의 설명회 참석자들은 필터 치수에 대한 부속서 표기를 반대했지만 찬성의견도 있었다.

필터치수 제정에 찬성한 한 관계자는 “환기장치의 디자인과 필터의 사이즈는 변경되지만 기준이 없다보니 소비자들이 필터를 교체해달라고 하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라며 “필터 크기에 대한 기준을 정해 일정 성능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면 전열교환기 시장도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표원의 관계자는 “KS기준은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사회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라며 “업체에서는 치수를 부담스러워하지만 치수를 꼭 넣어달라는 반대측 의견도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중재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기술심의위원회가 진행될 때 오늘 업계의 의견을 전달할 것이며 치수와 관련한 의견을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대표 1~2인 정도 심의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환기용 공기필터유닛(KS B 6141)’ 개정안은 ‘열회수형 환기장치(KS B 6879)’ 개정에 대한 전초단계로 후속 개정에 대한 영향이 클 수밖에 없어 환기장치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환기장치의 필수 부품인 필터의 경우 크기가 정해져버리면 금형을 다시 만들고 인증을 새로 받아야 하는 만큼 업계의 비용부담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 예상되 그만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업계반응을 의식해 국표원은 부속서에 필터 치수에 대한 예시를 넣고 강제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협·단체들은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또한 ‘부속서B의 필터유닛 치수를 참고사항으로 신설해 치수를 점진적으로 표준화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만큼 큰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향후 이번 개정안에 대한 기술심의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향후 열회수형 환기장치 개정안에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한 만큼 최종 확정안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