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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용 한국지열에너지학회 회장(서울과기대 교수)



한국지열에너지학회는 사회 일반의 이익에 공여하기 위하여  지열에너지의 유효 이용 및 관련 시스템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학술연구, 기술개발과 정보 교환, 회원 상호간 친목 및 협조를 통해 국가발전에 기여하기위해 설립돼 지난 200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초대 회장에는 정광섭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현 다인건축그룹 소장)가 맡아 지열에너지저널 창간호(2005년 6월) 발행, 논문집 1권(2005년 6월) 발행을 주도했다. 2대 회장까지 정광섭 회장이 역임하고 3대 회장(2009~2010년)으로 박종일 동의대학교 교수가 맡아 한국연구재단(KCI) 등재지 후보로 선정됐다. 4대 안병천 회장(가천대 교수, 2011~2012년), 5대 이철구 회장(세명대 교수, 2013~2014년), 6대 김영일 회장(서울과기대 교수, 2015~2016년)으로 이어졌으며 2015년 한국연구재단(KCI) 등재지로 선정됐다.

7대 회장(2017~2018년)은 방승기 경민대 교수가, 8대 회장(2019~2020년)은 박윤철 제주대 교수가 취임하며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와 제스코 등과 MOU를 체결하고 학회 사무국을 의정부로 이전했다. 9대 회장으로 성재용 서울과기대 교수가 올해 1월부터 취임하며 앞으로 2년간 지열에너지학회를 이끌게 됐다. 성재용 회장을 만나 지열산업의 발전방향과 학회의 운영방안에 대해 들었다.   

■ 지열에너지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지열에너지는 자연상태의 무공해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태양에너지의 약 47%는 지표면을 통해 토양, 지표수 (호수, 강 등), 지하수 등에 저장된다. 지열에너지는 크게 천부지열과 심부지열로 나눌 수 있다. 천부지열은 지표에서 지하 200m 깊이에서 10~20℃ 정도의 온도에 해당하는 열원이며 심부지열은 지하 2km 이상의 깊이에서 40~150℃ 이상의 온도에 해당되는 열원이다. 



지열에너지는 100℃ 이상의 고온일 경우 발전용으로 사용되나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는 히트펌프 열교환기를 통해 열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친환경 에너지로 활용됩니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서 지열에너지를 실제 산업에 활용하기 위해 한국지열에너지학회는 2004년 설립됐으며 올해 17년째에 접어 들었다. 우리 학회는 그동안 다양한 공학분야의 학계 회원들과 공공·정책기관 및 산업계 회원들이 상호 교류를 통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에 있어 지열에너지분야가 하나의 큰 축을 담당해 발전하는데 큰 힘을 보태왔다.
지열에너지는 크게 지중열교환기, 냉난방시스템, 발전시스템, 공공 정책으로 나눌 수 있으며 기계, 건축, 토목, 환경, 전기, 지질자원, 경제, 정책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회원들이 모여 학술적 교류를 하고 있다. 
 
우리 학회에서 발간하는 논문집은 KCI 등재지로서 융합학문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지열에너지라는 특수 목적으로 다양한 공학분야의 학계 회원들과 공공·정책기관 및 산업계 회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학회로서 위상을 가지고 있다. 




■ 지열에너지학회 회장 취임 소감은
학회 설립 초기만 하더라도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 촉진법’에 의해 신축하는 공공기관은 총 건축비의 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설비에 적용하도록 제도화되면서 공공기관 건축물은 90% 이상 지열에너지를 채택해 왔다. 이로 인해 초기에는 많은 지열업체들이 생겨났으나 지열보정계수가 타신재생에너지에 비해 불리하게 책정됨으로써 현재에 있어서는 시장이 위축되고 지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제9대 지열에너지학회의 회장으로 올해 취임하면서 그동안 위축돼 왔던 지열에너지분야에 활력소를 불어넣고 학회 회원들의 왕성한 활동을 이끌어 낼 새로운 동력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따라 올해는 학회의 명칭을 ‘한국지열수열에너지학회’로 변경해 학회의 저변을 확대하고 학술대회 및 논문집 발간에 더욱 더 노력해 안정적인 학회 재정과 운영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그동안 지열에너지학회가 히트펌프 위주의 기계설비관련 연구에 비중이 과도해 융합학문으로서 의미가 퇴색됐다는 점이 아쉽게 생각된다. 융합학문으로서 지열에너지학회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기계, 건축뿐만 아니라 토목, 지질, 전기, 정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모여야 한다. 특정분야로 좁혀져 있는 학회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른 분야의 연구진들을 학회 임원으로 초빙해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자 한다. 

■ 국내 지열시장을 평가한다면
공공부문의 지열시장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비율(2020년기준 30%, 2030년 기준 40%)이 해마다 증가하고 신재생에너지 예산 또한 2003년~2007년간 1조3,970억원, 2008년~2012년간 4조4,600억원이었다가 2018년을 기준으로 한해 1조원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을 우선시하는 정부정책에 의해 증가하는 예산 대부분이 태양광사업에 편중돼 있어 지열시장은 해마다 정체 내지 축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제로에너지건물인증, 그린뉴딜 등 정부정책에 있어서도 지열사업은 항상 소외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공공부문의 지열시장 전망이 밝아보이지 않는다.

민간부문 지열시장의 경우 서울특별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 등과 같은 지역별 지자체 조례로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해야하는 건축물이 늘어나며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한 대용량 지열사업이 다수 발생돼 외형적으로는 지열시장이 해마다 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설사 및 기계설비 단종업체의 최저가 입찰방식에 의해 지열업체간 과다경쟁으로 원가 이하의 부실수주가 발생돼 이는 업체 도산 우려 및 부실시공의 원인이 되고 있다.         
 
■ 최근 10여년간 정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지열시스템은 신재생에너지원 중 수열에너지를 제외한 열을 생산해 냉난방을 하는 유일한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지난 10년전부터 현재까지 정부정책은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정책에 많은 비중을 두고 해마다 지열사업에 대한 정책 및 지원 혜택을 줄이고 있다. 거기에 건설경기 침체, 연료전지의 지열시장 잠식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열사업은 최근 10년간 정체되고 있다.

지열사업 초기 정부는 지열전문기업제도를 시행하면서 허가제를 도입했으며이후 신고제로 전환한 후 현재는 설비공사업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진입장벽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지열시장은 무한경쟁 체제에 접어들었으며 저가수주에 이은 부실시공 하자 다발로 이어지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상실하게 됐다. 또한 지열은 신재생에너지 중 유일하게 지열이용검토서를 사전에 승인받아야 하는데 여기에는 수천만원의 비용과 2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설계단계에서부터 지열은 기피대상이 되는 것이다. 

지열업체의 자격미달도 중요한 원인이 됐다. 지열은 천공, 그라우팅, 트랜치 배관이 주요 공정인데 설비업체가 철저한 사전준비없이 공사를 수주하고 재하청을 주면서 건설회사가 요구하는 품질, 공정, 안전에 대한 관리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건설회사의 기피대상이 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연료전지의 신재생에너지 편입과 과도한 보정계수 적용이 지열산업의 성장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다. 연료전지는 지열이용검토서와 같이 복잡하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절차가 필요없다. 지열은 천공, 그라우팅, 트랜치 공사 등에 상당한 면적과 공기가 필요하나 연료전지는 아주 작은 공간에 단시간 내 설치가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열로 설계된 것도 연료전지로 설계를 변경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지열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제시한다면 
현재 정부의 탈원전방침에 의해 전기를 생산하는 신재생에너지원에 에너지정책이 편중돼 있으며 보급지원사업 보조금도 태양광 위주로 배정돼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원 중 연중 외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유일하게 높은 효율로 열을 생산하는 지열시스템의 경우도 화석연료를 대체해 에너지사용량과 온실가스를 대폭 감소시킬 수 있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정부정책이 뒷받침돼 보급확대가 활발해져야 지열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또한 최저가입찰 방식을 개선해 기업의 이익창출 보장하고 업체간 과다 경쟁 및 시공품질 저하를 방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지열이용검토서제도를 폐지 또는 단순화해야 한다.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지열이용검토서제도가 지속되는 한 지열은 설계반영부터가 어렵다. 또한 연료전지의 과도한 보정계수를 폐지 또는 현실화해야 한다. 전 세계에 유일한 우리나라의 보정계수는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왜곡시킴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열은 태어날 때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지열을 Ground-Water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물은 대지 위, 또는 아래에 있고 지열은 대지뿐만 아니라 물도 포함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넓은 의미의 지열에너지에 수열에너지를 포함시켜 보급확산이 필요하다. 수열은 지열보다 규모가 수십배 큰 프로젝트가 일반화할 것이다. 이에 따라 아무업체나 쉽게 뛰어들어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매우 낮다.  

■ 최근 수열 등 새롭게 신재생에너지에 편입되며 주목받고 있는데 
국내 최초의 상업용 건물에 설치된 수열에너지사업은 이젠엔지니어링에서 2012년 적용한 롯데월드타워다. 롯데월드타워에 설치된 수열에너지 용량은 수열 3,000usRT에 수축열시스템 2,000usRT가 설치돼 전체 5,000usRT로 냉난방시스템의 기저부하를 담당하고 있다. 2014년부터 운전을 개시해 7년 이상 별다른 문제없이 운전되고 있으며 연간 13억원 전후의 운전비 절감과 연간 2,000TOE 이상의 에너지절감효과를 보고 있다. 또한 롯데에 설치된 타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가장 생산량이 높아 실제 활용성에서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실적에 힘입어 수열에너지가 2019년 신재생에너지로 인증됐으며 이후 영동대로 복합시설, 당인리 문화창작소 등에 설계반영됐다. 광명시흥테크노밸리에는 수열에너지를 기본으로 사용하는 지역단위의 첫 수열에너지 사용처가 됐다. 이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자 한국판 뉴딜정책의 대표사업인 강원도 수열클러스터 조성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2017년도에 수자원공사가 수열에너지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신재생에너지 확정 이후 정부와 지자체에서 많은 과제를 추진 중이다. 중앙부처에서 수열의 안정적인 설치 및 운영을 위해 과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수열을 사용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ECO2 프로그램에 적용할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마무리되면 가장 경제성 있는 신재생에너지 및 제로에너지빌딩에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수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편입된 것은 현재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냉난방시스템을 고려할 경우 잘 결정이 된 사항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및 제로에너지빌딩을 달성할 수 있는 시스템 부족을 해결할 대안이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수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에너지원을 개발할 경우 많은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수열에너지 시스템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사료된다. 환경부에서 주관해 수열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주도를 하고 있으나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많은 에너지원을 수열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신재생에너지 중 열분야를 대표하는 학회가 없는데 
신재생에너지 중 열분야는 지열, 수열, 태양열로 정리할 수 있다. 이중 지열과 수열은 기술적으로 보면 매우 유사한 분야다.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땅속의 지중열을 이용하느냐 지하수, 하천수, 해수 등 물속의 열을 이용하느냐 차이다. 이에 따라 수열은 넓은 의미에서는 지표면 이하에 저장돼 있는 에너지원이므로 지열에너지로 분류된다. 이에 반해 태양열은 태양 복사에너지를 직접 열로 변환해 이용하므로 지열과는 구분된다. 이에 따라 지열, 수열, 태양열을 모두 합쳐서 하나의 대표 학회를 만드는 것은 학문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현재 신재생에너지를 표방하고 활동 중인 학회는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에너지공학회,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한국풍력에너지학회 등이 있다. 태양에너지학회와 풍력에너지학회는 고유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학회 및 에너지공학회는 분야별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어 정부정책과 관련해 학회 내부의 단일한 의견을 제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신재생에너지 중 열분야를 포괄하는 대표학회를 설립했였을 경우 학회의 학술적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학회의 기능으로 학술활동뿐만 아니라 정책적 의견 수렴의 창구로써 역할을 기대한다면 전문분야 학회로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올해 사업계획은
최근 정부의 그린뉴딜정책과 함께 수열에너지가 새롭게 각광받고 있으며 기존의 지중열교환기를 이용한 건축물 에너지절약기술에 한정되지 않고 스마트팜을 비롯한 친환경 집단에너지 및 플랜트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수열에너지는 넓은 의미에서 지열에너지에 포함되며 우리 학회에서도 다양한 응용분야에서의 지열 및 수열에너지 시스템의 연구개발에 앞장서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학회 명칭을 ‘한국지열수열에너지학회’로 변경하는 것을 최우선 사업으로 설정했으며 지열뿐만 아니라 수열과 관련된 대학연구자, 공공기관, 관련산업체 관계자들을 학회의 회원으로 대거 영입하고자 한다. 
지열에너지학회가 설립 당시 수열에너지분야도 지열에너지에 포함해 운영했으나 그동안 수열분야는 각종 환경문제 등으로 규제가 많아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최근 수열에너지도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게 됐으며 관련 산업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열과 수열이 서로 대립되는 관계가 아니라 우리 학회 내에서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올해 사업의 핵심이 될 것이다.

■ 회원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학회들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지열에너지학회도 모임이 많이 위축돼 있다. 비대면 학술행사로 치러질 경우 심도있는 논의가 많이 부족하고 이에 따라 회원들의 참여의지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지열에너지학회의 명칭 변경을 통해 다시금 거듭나는 한해로 만들고자 한다. 학회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절실한 시기이며 대규모 행사가 잘 진행되지 못하더라도 소규모 분과별 모임이 활성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