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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규남 부경대 건축공학과 교수

“건물 단열성능 변화에 따른보일러 용량·성능개선 이뤄져야”
2001년比 2018년 난방부하 절반…부분부하운전 중요

단열, 에너지효율 등 건물성능이 증가함에 따라 공동주택의 주요 난방수단인 가정용 보일러의 용량저감에 대한 필요성이 주장되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한건축학회(회장 강부성)의 대한건축학회논문집 11월호에는 공동주택의 가정용 보일러 용량변화 및 부분부하 대응 성능강화의 필요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이규남 부경대 교수의 ‘저에너지 공동주택 개별보일러의 출력범위 조절을 위한 난방 및 급탕부하 분석’이 수록됐다. 

이규남 교수를 만나 현재 건물성능·난방부하 수준과 보일러의 용량변화 필요성에 대해 들었다. 

■ 연구배경은 
국내·외 많은 산업분야에서 탄소중립, 온실가스 감축 기조에 따라 건물분야 에너지절감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서 외피 단열기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됨에 따라 주거건물의 난방부하가 과거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감소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열평형 관점에서는 부하가 감소된 만큼 공급되는 열량이 줄어야 하며 열원의 용량 또한 감소돼야 한다. 그러나 건물 난방부하가 감소한 만큼 열원의 용량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주거건물에서 개별보일러가 열원으로 활용되고 보일러의 용량은 급탕부하 위주로 선정되므로 무조건적인 용량저감은 지양해야 하지만 급탕보다 난방이 운전되는 시간이 더 긴 특성을 고려해 난방운전 시 필요한 만큼만 열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재 주거건물의 난방부하와 보일러 용량을 비교하고 난방출력을 어느 수준까지 하향조절해야 하는지 분석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 현재 건물 및 보일러의 특성은 
국내 주거유형 중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기준 77.7%이며 난방열원 중 가스보일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52.4%로 개별난방이 적용된 공동주택의 난방에너지 절감은 매우 중요하다. 

공동주택 난방부하의 지속적인 저감과 함께 가스보일러의 성능개선도 꾸준히 이뤄져 급탕량 증대, 가스비례제어, 콘덴싱기술 등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공동주택 난방부하 저감, 가스보일러 성능에도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보일러는 주로 세대면적에 따라 권장되는 용량으로 설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거주자가 체감하기에 빠르고 풍부한 급탕공급이 되지 않으면 보일러에 대한 만족도가 저하될 수 있어 급탕능력을 우선시해 보일러가 선정된다. 이에 따라 급탕에 대한 대응은 가능하지만 난방부하는 급탕부하대비 작기 때문에 급탕없이 난방만 운전될 경우 보일러 출력이 과대해 보일러효율이 저하되고 에너지소비량이 커질 우려가 있다. 

■ 난방부하 및 난방·급탕환경 변화는 
공동주택 열원용량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바닥면적 110m²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난방부하를 분석했으며 2001년부터 2018년까지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을 반영해 난방부하를 해석했다. 

난방부하 분석결과, 지역에 관계없이 난방부하는 지속 감소했으며 2001년대비 2018년 난방부하는 환기회수 0.5ACH 기준 5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8년을 기점으로 단위난방부하 이하로 난방부하가 저감됐으며 환기횟수에 의한 불확도를 감안할 경우에도 최근 기준 적용 시 거의 모든 경우 난방부하가 단위난방부하 이하로 저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난방방식은 온돌난방방식이 지속돼 왔으며 단열과 기밀수준이 낮았을 경우 열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높은 온수온도로 많은 열량을 공급했기 때문에 바닥온도 또한 높게 운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단열과 기밀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필요열량도 줄어 패시브하우스의 경우 헤어드라이기 하나로도 난방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난방온수 온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이를 고려해 복사난방을 저온수난방이라고도 정의하고 있다. 

제어방식 관점에서는 시스템 구성이 간단한 간헐난방과 대표실제어가 많이 적용돼 왔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거주자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고 개인별 서로 다른 온열감에 대응할 수 있는 각방제어시스템이 널리 적용되고 있다. 

각방제어를 적용할 경우 난방이 필요한 방에만 온수가 공급되므로 1, 2개의 방만 난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난방부하와 보일러의 용량간 격차가 더욱 커지게 되고 보일러가 저효율 상태에서 운전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난방측면의 과잉설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스비례제어 방식 등을 활용해 부분부하 출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부분부하출력대비 전부하출력의 비인 Turn-Down Ratio(TDR)도 상당부분 개선됐다. 

다만 최근에 제시되는 기준으로 건축되는 공동주택의 난방부하는 보일러의 부분출력부하보다 더 낮아지는 경우가 많아 부분부하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 실험방식은 
난방부하에 비해 높은 출력으로 보일러가 운전될 때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Mock-up 실험을 수행했다. 일반보일러 20K, 10K와 콘덴싱보일러 14K 등을 병렬로 설치한 Test-rig를 제작해 전부하와 부분부하 상태에서의 보일러 작동과 열효율을 평가했다. 

보일러 용량이 클수록 보일러 사이클 횟수가 증가하는 Short cycling현상이 나타났으며 특히 부분부하 상태에서는 Short cycling이 심화돼 열효율이 저하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Mock-up 실험으로는 보일러의 운전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연간 에너지소비량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에너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난방부분부하 출력을 낮춘 경우의 에너지소비량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2018년 기준 공동주택에서 난방부분부하 출력을 낮출 경우 낮추지 않았을 때 74.6kWh/m²에서 67.4kWh/m²로 에너지소비량이 감소했으며 최대 9.6%의 난방에너지가 절감되는 것을 확인했다. 난방부하가 같은 조건에서 열원개선으로 10%에 가까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개선방향 및 향후 연구 방향은 
급탕부하로 인해 보일러의 최대출력을 낮출 수 없는 조건이라면 난방 부분부하 출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보일러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TDR을 15:1까지 향상시켜 부분부하출력을 최대출력대비 약 7%까지 낮추는 것을 권장한다. 

TDR을 향상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에는 저탕식보일러를 사용하는 대안이 있지만 설치공간에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콘덴싱보일러는 일반적으로 TDR이 크고 낮은 부분부하에서 효율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난방 부분부하 출력을 낮추는 관점에서 열원 개선대안에 부합하다고 판단된다. 

다만 기존 보일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제어시스템을 활용해 난방부하가 유사한 방을 묶어 가동함으로써 부분부하율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Mock-up Test-rig를 통해 다양한 부분부하 조건에서 가스보일러의 용량과 종류에 따른 에너지소비 특성을 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Parametric simulation을 통해 공동주택 열원의 Right-sizing Tool을 도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