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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철 한국그린빌딩협의회 회장(한라대 교수)



“최근 녹색분류체계(Taxonomy)가 글로벌 핵심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활동은 녹색분류체계에 속하는지 여부에 따라 장려되거나 제한받게 됩니다.
녹색분류체계를 직·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체계가 정착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러한 공시사항에 대해 기업을 지원하거나 서드파티를 검증하는 역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녹색건축의 글로벌 트렌드 키워드로 ‘계량화’, ‘전 주기’ 등이 떠오르고 있다. 녹색건축은 수십년 전 지구온난화라는 용어가 이슈화하면서 등장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기후변화는 개선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기후위기로 인식되며 시급성을 더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않으면 공멸’이라는 수준의 인식을 보이며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대응하고 있다.

건물부문 역시 기존처럼 에너지절감솔루션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다양한 요소기술을 적용한 결과 실제로 탄소배출이 얼마나 저감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운영과정만을 관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운영과정의 에너지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자재·설비가 생산, 폐기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 저감효과를 상쇄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즉 건물부문의 탄소배출 저감량을 실측 또는 모니터링을 통해 계량화·검증해야 하며 건물이 신축되고 폐기되는 전 생애주기에 대해 탄소배출량을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건축분야에서 앞서가는 국제사회의 논의주제 역시 국내에서도 점차 다뤄지고 있다. 산·학·연 각계에서 모니터링, 실측 등을 통한 실질적 에너지절감 및 탄소배출 저감을 강조해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며 국책연구기관 및 산업계 협·단체들을 중심으로 전 생애주기 탄소배출 관리에 대한 개념정립과 솔루션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앞으로 녹색건축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논의흐름에 앞서갈 필요성이 크며 관련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반영 및 산업생태계 조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한 녹색건축분야 민간싱크탱크인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 회장 권영철)의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KGBC는 세계그린빌딩협의회(WGBC) 회원기구로서 2000년 설립 이후 22년차를 맞은 공익단체이며 연륜있는 전·현역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올해 제14대 회장으로 취임한 권영철 한라대 교수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통한 국내·외 영향력 증대, 국내 녹색건축물 인증시스템 참여확대를 통한 제도발전 등을 핵심가치로 내세웠다.

권영철 회장은 중앙대 건축학과 학·석·박사를 수료하고 미국 에너지부 산하 오크릿지 국립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에서 박사후과정을 수료했다. 대한건축학회, 한국태양에너지학회,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등에서 이사 및 위원장을 지냈으며 KGBC 이사·부회장을 거쳐 회장에 취임했다.

그간 환경친화적 단열재 및 단열신소재를 비롯해 제로에너지빌딩(ZEB), 외피시스템 등을 전문영역으로 연구해왔으며 대학은 물론 대한건축사협회·건축사회 및 지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솔아카데미 등 공공·민간영역에서 강의를 진행하며 기술·경험공유 및 인력양성에 힘써 온 전문가다.

권영철 KGBC 회장을 만나 녹색건축산업에 대한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지형을 살펴보고 협의회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 회장취임 소감 및 운영계획은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KGBC는 그간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건축적 대안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KGBC의 지난 세월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연간 예산이 1억원 남짓해 사무국 직원 1명을 두고 회원사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힘겹게 활동할 정도였다.

그러나 2016년 이후 급격히 성장하면서 2018년 20억원, 2021년 30억원 예산을 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으며 상근직원 수도 15명으로 늘었다.

규모측면에서 이러한 성장을 달성하기까지 많은 관계자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KGBC 설립목적에 부합한 일들을 차근차근 진행할 계획이다.

먼저 그린빌딩 저변확대를 위해 대내·외적 인식개선을 목표로 홍보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분기별 협의회지 발간, 월별 그린빌딩포럼 개최 등을 통해 관련제도 및 기술을 확산하고 있으나 이러한 활동을 일반인들에게 더 알릴 수 있도록 SNS를 활용한 홍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홈페이지를 대폭 개편·정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KGBC 활동을 확인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는 WGBC, USGBC, BRE(Building Research Establishment) 등을 비롯해 WGBC APN(Asia Pacific Network)에 속한 18개국 멤버들과 국제 공통의 친환경건축물 인증기준 교류, 그린빌딩산업 및 개술개발 현황공유 등 활동을 늘려갈 방침이다.

또한 2021년 처음으로 선포한 ‘그린빌딩의 날’ 행사를 매년 4월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며 친환경건축기술공모전도 적극 지원해 젊은 건축학도들이 그린빌딩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린빌딩산업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도록 친환경건축에 관심이 있는 건설사, 설계사, 친환경컨설팅사, 자재제조사 등이 화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구상 중이다. 이를 통해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다.

특히 한국에너지공단과 함께 건물에너지효율화 및 ZEB확산을 위한 공동사업을 확대해 관련 인증기관 지정을 추진함으로써 조직성장을 도모하고 인증제도 발전에 기여할 방침이다.



■ 탄소중립시대 속 녹색건축의 의미는
전 세계적으로 발전을 제외한 에너지사용 측면에서 보면 산업부문, 수송부문, 건물부문으로 주요 영역을 구분할 수 있다. 에너지통계상 건물부문이 전 세계적으로 약 30% 수준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중 다양한 에너지원에 대한 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이 건물부문이다. 건물은 태양, 바람, 땅 등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충분히 에너지저감이 가능하다. 즉 복잡한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저급에너지를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의지에 따라 탄소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분야다.

이러한 건물부문의 잠재력과 영향력에 주목하고 국제사회는 그린빌딩을 탄소중립의 중요한 한 축으로 삼아 각종 정책·기술개발 및 적용에 나서고 있다.

중요한 점은 건물부문이 탄소배출 저감에 중요하다는 사실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다. 사회적 공감대는 그 사회의 노력, 비용·인력·자원투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요소이므로 이를 위한 교육·홍보활동은 그린빌딩 활성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이것이 KGBC가 교육활동, SNS 등을 통한 홍보활동 강화를 공표하는 배경이며 사회적 인식개선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으므로 꾸준하고 지속적이며 체계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 현재 국내 녹색건축분야의 핵심의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유지관리’ 키워드가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건물분야의 에너지효율화를 시급한 분야로 인식하고 있으며 지난 수년간 신축은 ZEB, 기축은 그린리모델링(GR)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징적인 점은 과거 녹색건축인증을 획득한 건축물 중에서도 현재 시점에서 보면 에너지효율이 높지 않은 건축물이 많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인증제도 중심, 설계중심에서 탄소중립 기여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유지관리다. 기존에는 유지관리 파트가 에너지·실내환경파트보다 비중이 적었다. 녹색건축인증 내 7개 카테고리 중 하나의 하부분류로서 평가항목도 4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관리지침서를 구비하기만 하면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수준의 심사가 전부였다.

향후 녹색건축인증 7개 카테고리가 4개 카테고리로 조율되면서 유지관리가 그 중 하나의 카테고리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확대됐다. 기존체계에서는 비중을 논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으나 개정되는 체계에서는 25%에 달할 정도로 무게감 있게 관리될 예정이다.

이러한 개선조치는 에너지부문과 대등하거나 그보다 중요한 요소로 다룸으로써 유지관리 계획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의미다.



■ 글로벌 녹색건축 트렌드는
글로벌 그린빌딩협의회의 연합체인 WGBC는 △Advancing NET Zero △Supplier Economy △Sustainable Financing 등 3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Advancing NET Zero는 세계 각국의 의미있는 넷제로 프로젝트를 글로벌 랜드마크로 만들고 소개하는 것이다. 다국적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기 위해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Supplier Economy는 건축물의 내재탄소에 관한 이슈다. 기존건축물은 운영단계 탄소중립에 집중했다면 순환경제 개념으로 탄소발자국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노후건축물을 무조건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리모델링, 리트로핏, 리노베이션토록 하고 만약 철거한다면 재활용 가능한 건축자재를 최대한 활용해 플랫폼, 공급사슬 내에서 교류하고 재사용토록 강제하는 프로젝트다.

Sustainable Financing은 지속가능 프로젝트들이 원활히 가동되기 위한 금융 측면이다. 여기에는 ESG채권, 녹색채권 등이 포함되며 이러한 금융체계가 원활히 가동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WGBC의 프로젝트들은 전 세계적으로 발현되고 있는 탄소중립, ESG, RE100 등 국가·산업·사회적인 모든 요소를 건축물을 매개로 풀어가자는 노력이다.

최근 녹색분류체계(Taxonomy)가 글로벌 핵심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기업활동은 녹색분류체계에 속하는지 여부에 따라 장려되거나 제한받게 된다. 녹색분류체계를 직·간접적으로 강제하는 체계가 정착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러한 공시사항에 대해 기업을 지원하거나 서드파티를 밸리데이션(Validation: 검증)하는 역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KGBC가 주목하는 역할이 이것이다. 현재 국내기업들은 이러한 국제정세 대응에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혼란을 겪고 있지만 정부·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서도 이를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KGBC가 가진 전문가 풀과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개발해 부동산자산, 건축물, 인프라 등 부문에서 국내실정에 맞는 녹색분류체계 대응을 지원함으로써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긍정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