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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태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재생E 출력제한 대응 P2H효율증대 방안 태양열 기대”
국내 재생E 생산 잠재력 小·효율 극대화 필요
태양열 연계 P2H, 재생E 난방사용 감소 역할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구조 개혁,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가변성 재생에너지로 인한 전력망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출력제한도 빈번해지고 있다.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유용성 자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에너지원간 섹터커플링이 주목받고 있다. 

진태영 부연구위원을 만나 냉난방부문 섹터커플링기술인 P2H(Power to Heat)기술 현황과 국내 도입 시 고려사항 등에 대해 들었다. 

■ P2H란
P2H는 냉난방에 잉여전력을 활용하는 기술로 전력을 활용해 열을 생산할 수 있는 히트펌프 및 전기보일러, 저장기술인 축열조가 주요기술로 적용된다. 초창기에는 수요관리효과에 주목해 적용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최종에너지소비 중 약 50%가량이 난방을 위한 소비가 차지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폐기물 등을 제외하면 태양열 및 지열은 열부문 에너지소비에서 약 10%만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냉난방 수요를 충당 혹은 일부 대체할 경우 효과적일 것으로 보이며 냉난방 대부분을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P2H가 냉난방 탈탄소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P2H시스템은 최대부하 도달 전까지 전기난방으로 축열조에 열을 저장하고 난방을 생산한다. 최대부하 시간에는 전기난방을 중단하고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히트펌프는 매개체에 따라 약 340%의 효율을 거둘 수 있으며 이 수치는 냉난방 탈탄소화수단 중 높은 효율수준이다. 

히트펌프의 경우 COP가 전체 시스템효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천부지열 냉난방, 지역난방 네트워크와 연계할 경우 개별난방가구의 가스소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P2H 적용 필요성은 
최근 전통자원의 편재성으로 인한 낮은 에너지안보,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국내 경제의 취약성 등이 재생에너지 확대로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좁은 국토로 인한 재생에너지 잠재량 자체가 크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또한 국내 인구밀도는 2021년 기준 약 531명/km²로 세계 22위 수준으로 연간 1인당 전력소비량은 2020년 기준 9,826kWh으로 나타났다. 토지부족, 토지면적대비 인구수가 높고 인구당 전력소비량도 높아 에너지수요 충당에 불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낭비없는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이 중요하다. 2040년 재생에너지 비중 30% 가정 시 출력제한으로 낭비될 수 있는 전력은 연간 7.9TWh로 전망된다.

■ 글로벌 P2H 적용 현황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 △독일 △캐나다 △영국 등에서 P2H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잉여전력 전용 50MW규모 전기보일러를 설치했으며 지역난방을 위한 열부하 중 2.8%의 열을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을 줄이고 있다. 

독일은 부하이전을 통한 유연성을 증대하기 위해 P2H를 적용했으며 히트펌프 1대당 10.7kWh의 부하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확대하고 있다. 다만 축열조를 설치하지 않을 경우 부하이전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알버타는 ‘Drake Landing’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52채의 주택이 지역난방시스템에 연결됐다. 지역난방시스템을 구성하는 열원에는 태양열집열기, 시추공 열저장축열조가 연계돼있다. 

낮과 여름철에는 열에너지를 직접 활용하거나 대규모 저장이 이뤄진다. 저장된 열은 밤과 겨울철에 활용되고 있으며 보조적으로 히트펌프, 가스보일러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연간 약 90% 이상의 난방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영국은 스마트 난방시스템을 통해 소비자 난방비용을 최적화했으며 그리드 밸런싱서비스를 제공하는 원격 저장난방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 영국과 함께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P2H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으며 2015년까지 독일에만 10개, 덴마크에는 44개의 P2H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덴마크의 경우 보조금정책을 통해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북유럽 국가의 P2H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지역난방과 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사업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2014년 기준 노르웨이의 지역난방 22%가 P2H로 공급되고 있다.다만 전기요금, 연료세율에 대한 조정없이는 P2H활용을 통한 이득을 취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된다. 

■ P2H 실현 중 태양열의 역할은 
섹터커플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용가능한 기술의 조합을 통해 시스템통합을 이끌어내 비용최소화를 달성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전기난방이라는 개념이 익숙치 않기 때문에 향후 P2H와 지역난방 네트워크 연계방식으로 일부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탄소중립 이슈로 가스난방이 축소될 경우 대체재는 지역난방과 전기난방으로 바닥난방을 선호하는 특성에 지역난방이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난방의 열에너지는 90% 이상이 가스에 기반한다. 해외 P2H 사례를 살펴보면 가스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P2H를 도입해 재생전력을 사용, 열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난방에서 요구하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전력으로 전환하는 것은 한정적인 재생전력 관점에서 낭비일 수 있다. 

태양열은 지역난방 네트워크 열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메인 재생열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요·공급의 일치논리에 시스템 통합 시 지열난방 열수요는 태양광 및 풍력의 재생에너지 전력 P2H, 태양열·지열, 가스열병합발전 등 3가지 요소로 충당할 수 있다.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난방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P2H용도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이때 태양열 및 지열 등의 재생열원의 보조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이 난방용으로 과도하게 사용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 국내 도입 시 고려사항은
자가소비 태양광 연계형 히트펌프 및 전기보일러 P2H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축열조가 필수적이며 대형화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축열조는 공유하는 커뮤니티 솔라사업모델 응용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지열에너지 냉난방과 연계한 P2H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하는 히트펌프의 효율을 지열에너지를 통해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부문 탈탄소화와 함께 산업부문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산업용 열생산설비 개발이 중요하다. 

P2H의 효과는 입증돼있는 상태로 국내 사업모델 개발 및 성공사례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공급량을 확보해야 하며 전력시장 입찰제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세제 및 보조금혜택 등 집단에너지사업자에 대한 유인책 마련이 필요하며 저온열을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린리모델링 등 건물 단열설비 보강, 네트워크를 통한 열공급이 가능한 4세대 지역난방 전환, 히트펌프 활용 저온수 공급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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