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EU 내 히트펌프 판매가 최근 10여간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전년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히트펌프협회(EHPA)는 유럽 21개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히트펌프 판매는 302만대로 전년대비 6.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년간 히트펌프의 연간 성장률이 하락세로 집계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EU가 설정한 2030 기후목표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히트펌프 기반 난방시스템 보급 확대가 지난해와 같은 정체를 보일 경우 기후목표 달성 효과가 퇴색될 수 있을 것으로 EHPA는 전망했다.
지난해 302만대의 히트펌프가 판매돼 유럽에서 지금까지 설치된 히트펌프는 2,396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대비 13.7% 상승한 수치다. 향후 한해 300만대의 히트펌프가 판매될 경우 오는 2030년까지 4,5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돼 EU가 설정한 목표인 히트펌프 보급대수 목표치의 약 25%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HPA는 히트펌프에 대한 잠재투자를 비롯해 탄소중립산업 성장동력을 잃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결국 루마니아가 1년간 배출하는 양인 약 70Mt에 달하는 CO₂ 배출량을 절감할 수 있는 기회가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멜라니 아우브레이(Melanie Auvray) EHPA 정책 관리자는 “유럽의 250곳 이상의 히트펌프 제조지역을 중심으로 모든 히트펌프가 판매되고 설치되고 있는데 유럽의 친환경기술부문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라며 “우리는 친환경기술부문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탄소중립 경제만큼 에너지자립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지연되고 있는 히트펌프 행동계획은 친환경기술부문을 안정시킬 수 있으며 히트펌프가 제공하는 장점들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유럽위원회는 빠르게 히트펌프 보급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HP 지각변동 진단
EHPA는 히트펌프가 침체되고 있는 주요 이유로 현재 유럽 각국이 정책 및 지원 계획을 변경시키는 것을 들었다. 안정적인 정책으로 성장을 이끌어온 네덜란드는 지원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소비잠재력 큰 이탈리아와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가스비가 전기대비 저렴해져 이로 인한 비용지출이 세금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별 실적을 보면 최고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은 2022년대비 각각 58.5%, 72.2%, 43.4% 등 증가했다. 반면 이탈리아, 핀란드, 폴란드 등 국가들은 2022년대비 히트펌프 판매대수가 각각 44.1%, 41.9%, 38.8%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에서 1,000개 가구당 설치된 모든 히트펌프 설치대수는 노르웨이가 635대, 핀란드가 512대, 스웨덴이 438대 등으로 집계됐다. 헝가리는 1,000가구당 12대, 영국은 1,000가구당 15대, 슬로바키아는 1,000가구당 30대 등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럽 히트펌프산업은 1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성장잠재력도 높은 상황이다. 유럽에 설치된 히트펌프는 지난해 CO₂배출량을 7.3Mt까지 절감시켜 지난 20여년간 배출해온 CO₂배출량 58.4Mt를 절감시킨 효과에 버금가는 수준의 CO₂절감효과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