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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특별기획] 통영 폐조선소 도시재생 뉴딜사업

조선업 직격탄 통영, 과거 영광 ‘재생’
포스코A&C, “캠프 마레, 환경·문화·혁신 담아”


조선업 구조조정의 직격탄을 맞은 통영시에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재생사업이 추진된다.


최근 통영시는 조선분야 세계 10위권 기업이었던 신아sb의 파산으로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2018년 상반기 고용률은 51.3%로 전국 최저, 실업률은 6.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때 건조되는 배들로 북적였던 통영 미륵도의 조선소 부지는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폐허처럼 변했다. 주변 상가는 문을 닫았고 주거지의 공실률도 치솟았다.




정부는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선정과정에서 통영시를 유일한 경제기반형 사업대상으로 선정했다. 경제기반형은 뉴딜사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형이다. 사업대상지만 해도 51만㎡에 달한다.

 

시행사인 LH는 51만㎡ 부지에 총 1조1,000억원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밝혔다. 이어 폐조선소 도시재생의 핵심인 옛 신아sb 부지 18만㎡, 사업비 250억원에 대한 마스터플랜 국제공모를 지난 4월 시행했다.


5개월간의 심사 끝에 포스코A&C 컨소시엄의 ‘캠프 마레(CAMP MARE)’가 최종당선작에 선정됐다. 마레는 라틴어로 바다를 뜻한다.


캠프 마레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폐조선소 부지의 재생이라는 건설측면의 과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시스템과 생태계를 복원하고 나아가 통영시 전체로의 파급효과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경·문화적 재생’ 초점

포스코A&C는 이번 프로젝트를 철저히 ‘재생’에 맞췄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기존 개발방식은 전면철거 후 재시공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최대한 기존 시설물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추진된다.


기존 콘크리트 바닥 등도 철거 시 폐기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유지키로 했다. 마스터플랜 성격상 개별 건물의 구조·자재·설비 디테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본 설계방침도 친환경성능을 확보한 녹색건축물로 유지할 계획이다.


기존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만큼 그린리모델링 개념의 사업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특히 다수의 시설에 통영시, LH 등 공공성 있는 주체가 관여하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설계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시스템에 대한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스코A&C의 관계자는 “현재는 친환경적인 에너지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라며 “가능하면 스마트그리드, 태양광발전, 분산전원 등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은 폐조선소부지뿐만 아니라 주변지역의 개발계획과 연계해 진행되고 있는 특징이 있다”라며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시스템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배후주거지의 재생사업과 연계해 적용하는 것을 고려할만 하다”고 밝혔다.


포스코A&C는 당초 미륵도 섬 자체의 에너지자립에 관한 문제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료확보 및 광역적 접근필요성에 따라 계획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프로젝트에는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취지로 우수저장시설 설치와 같은 수자원자립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지역사회가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12학교다. 음악·예술·공예·해양환경·요리 등 일종의 직업·평생교육 시스템으로 인구유입효과와 지역산업 및 경제활동을 촉발한다.


12학교는 공모평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이다. 다만 각 세부 교육분야와 프로그램은 확정되지 않았고 향후 주민선호도, 적절성검토를 반영할 계획이다.

 

산·바다 끌어들여 ‘자연치유’

구체적인 시설계획에 앞서 포스코A&C는 주변지역과 통영시의 환경, 문화, 경제여건 등을 분석한 후 몇 가지 기본개념을 도출했다.


대상지는 북쪽 바다, 남쪽 산, 동쪽 관광, 서쪽 주거 등 다양한 요소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공간경계를 허물어 모든 방향에서 교류·소통의 중심지로 삼는다. 또한 주민은 물론 외지인도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적 요소와 교통·생활인프라를 담는 한편 조선·해양·공예·문학 등 전통적으로 쌓인 문화특성과 벤처·레저 등 혁신적 성장요소를 결합한다.


이와 함께 위·아래의 산과 바다를 부지내로 끌어들여 자연과 조화를 이룰 계획이다. 남쪽으로는 미륵산의 식생과 연결해 긴 띠 모양의 공원을 조성한다. 북측으로는 바다와 접점에 수변공원을 만들고 기존 슬라이딩 도크 등을 활용해 부지 내로 물길을 낸다. 물길은 공원과 수영장 등으로 활용된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로는 초록색과 파란색의 ‘줄무늬(stripe)’ 모양이 된다.


이는 조경, 녹지공원 등 생활환경 측면뿐만 아니라 환경재생의 관점도 고려됐다. 모두 뜯어내고 토양을 씻어낼 수도 있지만 오히려 폐기물발생, 생태계 교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컨소시엄은 식생을 끌어들임으로써 더디지만 자연적으로 정화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전체 공사는 육성·촉진·번창 3단계로 이뤄지며 각 단계에 맞는 시설들이 착공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각 단계가 착공되며 대부분의 시설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2022년이다. 도시재생 특성상 길게는 20~30년 지켜봐야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 및 보완이 추진될 계획이다.


전체 부지는 △공공 △음악·미술 △공예 △휴양 △숙박 등 5개의 성격별 구역으로 나뉜다.

 



조선업 상징 ‘크레인’, 통영의 상징으로

1단계는 부지중심부의 3만1,100㎡ 구역이다. 창업이나 공연을 위한 광장 등 시설이 들어선다. 공공시설은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 △연구개발 플랫폼 △혁신센터 등이다.


이 중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은 옛 조선사의 사무실로 활용되던 두 건물을 각각 창업지원·주민지원플랫폼으로 구성했다. 경제상황의 시급성에 따라 두 건물에만 100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돼 우선 착공될 계획이다.




주민화합을 위한 공연·광장시설로는 △입구광장(Entrance Plaza) △크레인램프(Crane Ramp)가 있다. 입구광장은 기존 긴 진입로를 활용해 선박제작·전시, 플리마켓, 공연·축제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크레인램프는 통영의 랜드마크로 변신한다. 기존 선박건조 시 마무리작업과 진수를 위해 활용하던 초대형 크레인과 182m 슬라이딩 도크를 광장으로 구성한다. 크레인에 스크린, 스피커를 달고 밑에 무대를 설치하면 전체가 공연장으로 기능하게 된다.


크레인은 당초 채권단에 고철로 팔릴 예정이었지만 부지를 매입하던 LH가 고철값 3억여원을 내고 구입했다. 크레인은 바다 건너 통영 시내에서도 보일 정도로 어디서나 관측할 수 있고 조선산업의 역사를 함께한 구조물인 만큼 앞으로 통영의 상징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2단계는 1단계 구역의 동·서측 총 3만7,700㎡ 면적이 대상이다. 서쪽에는 △공예가 공간 △공예품시장 △크리스탈 가든 △페리터미널 등이 조성된다. 또한 동쪽에는 △음악 교육 △문화센터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공예가 공간은 기존 선박도색공장 건물의 기본구조를 그대로 활용한다. 벽만 제거하고 내부에 공간을 구분해 젊은 공예창작품 제작자들이 활용하는 공간으로 꾸민다. 또한 이곳 옆으로 나 있는 물길에 식생을 심어 크리스탈 가든을 조성하고 요트 등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페리터미널도 만들어진다. 




동쪽으로는 음악가 양성을 위한 공연장·연습실·행정실 등이 포함된 건축물이 조성된다. 이는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주변환경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향으로 디자인됐다.


3단계는 부지의 가장 동·서측에 위치한 4만5,200㎡ 면적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동쪽에는 △호텔 △힐링스쿨 △힐링광장 △요트정박지(marina) △녹지 등이 조성되고 서쪽으로는 △단독주택 △타운하우스 △쉐어하우스 △요트정박지 △상점 등이 들어선다.


호텔, 힐링스쿨·광장은 미륵산과 이어지는 공원과 나란히 자리잡아 관광객들이 쉽게 자연과 접할 수 있게 했다.


단독주택, 타운·쉐어하우스 등은 ‘제주 1년살기’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년간 거주할 외지인들의 유입을 위해 조성된다. 이 역시 수변환경과 연계해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변 주택처럼 지어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