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열수열에너지학회는 지열·수열에너지와 관련된 학술연구, 표준 시방지침 마련, 표준성능기준 제시·전문가들의 정보교류 등을 통해 지열에너지가 보다 안전한 대체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열수열학회를 이끌고 있는 박창용 회장(서울과기대 교수)을 만나 국내 지열시장의 경쟁력과 지열분야 기술개발사례 등을 들어봤다

 

■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지열·수열보급확대가 중요한 이유는 
지구 온난화는 다양한 에너지원의 소비에 의해 발생하는 온난화 물질의 배출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전체 소비 중 약 3분의 1이 건축물의 냉난방을 위해 사용되며 도시의 경우 그 비중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산업화 및 주거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건축물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는 향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축물 냉난방에 사용되는 장치로 히트펌프가 가장 현실적이며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거의 모든 지역에서 사용 가능한 재생 열원이 지열과 수열이다. 지열과 수열을 원하는 온도의 열에너지로 변환을 위해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지만 그보다 큰 냉난방 열을 얻을 수 있으며 타 열원을 사용하는 히트펌프에 비해 성능계수도 높다.

■ 지열시스템의 특장점은

지중이 상당한 열용량을 갖고 있어 냉방과 난방 시 적절한 열교환을 유지하는 경우 장시간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열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는 계절이나 날씨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타 재생에너지와 차별화되는 장점이다.

 

또한 초기 설치비용은 높지만, 우수한 성능으로 운영비용이 낮아 장기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열에너지 생산에 따른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글로벌 시장과 국내 지열기업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지열히트펌프는 크게 지중과 열교환하는 1차측과 지중에서 얻은 열을 활용하는 2차측으로 나눌 수 있는데 히트펌프 기술이 주를 이루는 2차측의 경우 국내 대기업 제품의 수준이 최고 선진국인 일본에 비해 기술의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열 히트펌프의 보급은 여전히 답보 상태로 1차 측 및 1차 측과 2차 측의 운전을 최적화하는 시스템 기술은 선진국과 여전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형 보일러를 히트펌프로 전환하기 위해 히트펌프의 사용을 권장하며 히트펌프를 활용한 열네트워크 구축을 활발히 추진하는 유럽의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어 기술 격차 역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지열기업의 세계적 경쟁력은 국내 시장규모의 정체에 따라 기술선진국과 비교하여 높지않다고 판단된다. 

■ 최근 주목하고 있는 지열분야 기술개발·실증사례와 성과는

최근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다양한 지중열교환기를 동시에 적용한 시스템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지열과 태양열, 태양광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각 신재생에너지의 장점을 결합할 수 있어 향후 신재생 에너지 보급과 효과적 활용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에서 신재생 에너지의 생산량을 산정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향후 실증 사례 등이 보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지열시장 발전을 위해 학회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은

학회나 워크샵을 통한 학술적, 인적 교류의 강화가 있다. 또한 국내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의 지열시스템 적용·제도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열의 확대를 위한 제도적 보완사항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 지열기업들이 당면한 어려움은 무엇인가

지열시장 자체가 기술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게 확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지속적인 수주와 시공·기술적용을 위한 연구개발이 장기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다 보니 재정적·기술적으로 크게 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초기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요구되는 지열시스템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에서는 선진국의 신재생열에너지에 대한 지원제도를 적극추진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술적용 장려와 시장 확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지열 전문업체가 좀 더 발전해 국가에너지 효과적 이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 

■ 지열시장 확대의 최대 걸림돌을 ‘ECO2’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한 의견과 개선방향은 

ECO2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에너지를 1차 에너지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환산계수가 신재생 열에너지에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다.

 

신재생 전기에너지에는 높은 환산계수가 적용되는 반면 신재생 열에너지의 경우 자연계에서 존재하는 에너지라는 이유로 환산계수 1이 적용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현재 국가 전체의 전력 생산 중 직접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발생하는 화력발전의 비율을 고려하며 향상된 발전효율과 송전효율을 고려해 환산계수를 조정한다면 더욱 객관적인 신재생열에너지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접근 방법으로는 요구되는 열에너지의 일정 수준 이상을 신재생 열에너지로 감당하도록 제도화해 신재생 전기 에너지와 신재생열에너지 의무비율 등을 각각 따로 정하여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 ZEB에 지열에너지가 소외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ECO2에 의한 에너지자립률의 결과로 ZEB등급이 산출되다 보니 지열에너지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전기에너지를 차감하며 열에너지에 환산계수에 의한 보정이 없다는 것이 결국 지열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도 높은 ZEB등급을 획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관련 학회에서 활동하는 한 사람으로 그 아쉬움은 매우 크다. 신재생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의 차이점을 서로 인정하고 각 에너지 특성에 맞는 적절한 산정방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 지열시장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국내 지열 에너지 연구는 지질학적 특징 등을 고려한다면 히트펌프를 활용한 천부지열의 직접적 이용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공기열원 열펌프는 설치가 간단하고 효과적인 공조시스템을 제공하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대도시 열섬현상이나 건물의 효과적 이용이 가능한 옥상 공간을 점하는 측면에서 단점이 존재한다.

 

지열히트펌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며 옥상을 차지하는 실외기 공간이나 냉각탑 공간 등을 건물 이용자를 위한 가치있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높은 성능계수로 에너지소비를 절감할 수 있어 지열에너지 활용시장은 국민의 인식개선과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크게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 지열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R&D는 

지열자체만의 R&D를 넘어 신재생에너지 전반으로의 융합기술을 위한 확대된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높은 ZEB 등급의 획득을 위해서는 한가지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어려우며 2개 이상 신재생에너지를 융합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활용하면 각 신재생 에너지가 갖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신재생에너지 확대적용 및 국가적인 효율적에너지 사용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열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연구개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 향후 학회 운영계획은

재생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는 물이 갖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측면에서 두 재생 열에너지는 공통점이 있으며 상호간의 보완적 열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지열·수열에너지 활용확대를 위해 학문적교류 확대와 전문기관·기업간 교류 증진, 지자체 및 관련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