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04 (일)

  • 구름많음동두천 28.4℃
  • 구름많음강릉 27.2℃
  • 구름많음서울 27.1℃
  • 박무대전 28.7℃
  • 구름조금대구 30.9℃
  • 맑음울산 26.7℃
  • 구름조금광주 29.3℃
  • 맑음부산 27.4℃
  • 구름조금고창 26.1℃
  • 박무제주 27.0℃
  • 구름많음강화 26.8℃
  • 맑음보은 28.0℃
  • 구름많음금산 28.9℃
  • 구름조금강진군 27.2℃
  • 구름조금경주시 27.1℃
  • 구름조금거제 27.4℃
기상청 제공

[인터뷰] 서병택 설비공학회 역류방지전문위원회 위원장(용인송담대 교수)

“역류 오염 심각성 이해
효과적인 방지 프로그램 개발할 것”

역류는 사용된 물이나 유해한 물질이 음용수로 유입되는 것을 말하며 전염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역류에 의한 대표적인 사례가 1932~193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기간 중 이질이 퍼져 98명이 사망하고 1,409명의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역류사고가 있었다. 

건축기계설비 설계기준 등에 역류방지 규정이 마련돼 있으나 선진국 기술수준대비 미미한 부분이 있어 이를 수정, 보완하기 위해 대한설비공학회 위생부문위원회에 ‘역류방지전문위원회’가 구성됐다. 초대 위원장으로 선임된 서병택 용인송담대학교 건축소방설비과 교수를 만나봤다.

■ 역류는 무엇인가 
역류는 사용된 물 또는 기타 유해한 물질의 혼합물이 음용수의 분배 파이프 시스템으로 유입되는 바람직하지 않은 물의 역전 흐름을 의미한다. 배관시스템에서 물의 순환은 차압이 생성될 때 즉각적으로 나타나는데 임의 지점에서 차압의 역전이 일어날 경우 물의 순환이 또한 역전되게 된다.

이에 따른 역류조건에는 역 사이폰(Back siphonage)과 역압(Back pressure) 등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역 사이폰은 공급관에 음압 또는 부압이 존재해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이 음용수 공급원에 ‘흡입’될 때 발생한다. 

역류는 역 사이폰 작용 이외의 역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한쪽의 압력이 다른 압력을 초과하는 상호 연결된 유체시스템에서 압력차의 결과로 고압측에서 저압측으로 흐를 수 있다. 유체흐름은 고압에서 저압으로 유동하며 이러한 유형의 역류는 2개 이상의 배관시스템이 유지되는 건물에서 중요하다.

물 공급은 일반적으로 도시 상수도에서 직접 압력을 받으며 가끔 부스터펌프가 사용된다. 보조시스템은 원심펌프에 의해 가끔 가압되지만 역압은 보일러의 가스 또는 증기압력에 의해 발생될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음용수 시스템의 압력이 연결된 시스템보다 낮은 압력으로 떨어지면 차압의 역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역류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 시스템의 전체 또는 완전한 분리다. 다른 방법으로는 기계 장치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다. 모든 방법은 일상적인 검사 및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배관시스템은 배관에서 하나의 오동작 또는 기계 고장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추가 보호를 위해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화재 예방시스템이 그 예다. 또 다른 예는 보일러에 이중 급수 연결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치는 가끔 크로스커넥션 상태로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 역류에 인한 사고사례는  
역류로 발생한 사례는 현재까지도 발생하고 있지만 역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중요 사례가 있다. 미국은 위생설비에 관한 제반 규정이나 기술이 가장 잘 정비돼 있는 국가로 세계 각국의 모델이 되고 있지만 이러한 발전의 계기가 된 것이 시카고 만국박람회 기간 중의 음용수오염 사건이다.  

1932~1933 시카고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 기간 중 전염병(이질)이 퍼져서 98명이 사망하고 1,40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 전염병 발생 원인은 오염된 음용수 때문이었다. 욕조와 대변기에서의 역사이펀 역류로 오·배수가 음용수 계통으로 역류, 음용수를 오염시킨 결과였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급배수설비에 대한 제반 기준을 보완 정립하는 사업에 착수해 1955년 National Plumbing Code(ASA A 40.8. 1955)를 제정, 발표했다. 

이 사고로 미국사회는 위생설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위생설비에 관한 제반 기준을 올바로 확립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또 하나의 사례는 비정상적인 죽음의 결과로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장 큰 도시 중 한 곳의 역 사이폰 때문에 발생했다. 한 남자가 그의 잔디밭에 비소 화합물을 함유한 상업용 잡초 살포제를 뿌리고 있었으며 그는 농약살포기를 자신의 정원 호스에 달았고 비소함유잡초제거제 1병이 부착돼 있었다. 살포 작업이 끝나자 남자는 호스를 잠그고 농약살포기를 분리했다. 따뜻한 날이었으므로 호스를 다시 켜서 물을 마셨고 잠시 후 그는 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그가 살포하고 끄는 동안 역 사이폰이 발생해 비소함유물이 호스로 다시 유입된 것이다.

■ 국내에서의 사례는
국내에서도 수배관시스템의 연결은 반드시 여러 배관으로 교차 연결돼 있기 때문에 역류사례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공식적으로 2005년 경상도 통영의 신축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했던 사례가 공중파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다.

350세대의 신규 아파트단지의 화장실 변기의 배관과 세대 내의 샤워기, 주방 그리고 세면대 배관과 교차 연결돼 있는 구조로 설계, 시공됐다. 화장실 변기속에 푸른색의 세정제가 섞인 물이 세대 내의 급수 사용처에서 배출되는 것과 동시에 역류된 물이 다른 세대로도 흐르게 돼 모든 단지에서 푸른 물 배출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동일한 구조로 설계되고 시공됐던 수많은 세대의 아파트에서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사례를 기준으로 주택법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세대 간 역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량기에 역류방지기 설치를 권장했으며 서울시에서는 현재 역류방지밸브 설치를 시행하고 있다.


■ 역류방지 절차는 
흔히들 역류방지를 위해 체크밸브 사용으로 충분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체크밸브 자체로는 순수하게 역류를 막을 수 있지만 배관 내에서는 아주 쉽고 빠르게 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물질이 체크밸브 디스크에 걸리게 되면 역류기능이 바로 상실하게 된다. 그리고 일반적인 체크밸브는 문제가 발생되는 현상을 확인 할 수도 없다. 이에 따라 역류가 발생될 수 있는 잠재적인 장소에서 위험도에 따라 다른 종류의 역류방지밸브를 설치해야 한다.

역류방지밸브를 설치하는 목적은 안전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의무사용을 위한 표준과 규격을 제정하고 있다. 한국에서처럼 문제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권장사항으로 제시하게 되면 실제 설계와 시공단계에서는 위험도에 따른 역류방지기를 설치하지 않고 체크밸브만 설치하므로 반드시 표준과 설치의무규격을 물 관련 기관에서 수정, 보완해 제정해야 한다.

또한 역류방지밸브와 체크밸브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볼 수 있는 역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압력을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능이 있기 때문에 물의 수질상태와 관계없이 압력측정기준도 필요하다.

■ 역류방지 전문위원회 구성은
역류분야 최초의 CODE인 급배수위생설비기술기준(1999년 제정)이 제정되면서 처음으로 역류방지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있는지 조차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알고 있으면서도 그 규정을 따르는데 주저하며 21세기를 맞았다.

지난 2001년 5월 열린 위생부문 학술강연회를 통해 미국의 모범적인 사례를 기준으로 음용수 오염원인과 대책에 대한 공식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건축기계설비설계기준 개정판(2010년)에 역류방지규정이 추가되고 건축기계설비 표준시방서(2011년)에도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이처럼 2016년을 기점으로 관계법규 및 국가건설기준센터에서 설계기준 및 시방서 코드가 정비됐지만 NPC에 비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수정,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대한설비공학회 위생부문위원회에 역류방지 전문위원회가 구성됐으며 학계, 산업체 위생부문 전문가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물 오염으로 인한 사고는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은폐되거나 가벼운 사고 정도로 처리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우리 주변에서는 역류로 인한 급수 오염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며 아예 음용수 오염의 심각성을 모른다. 

오염된 물이 급수배관을 통해 상수도로 역류하고 그 결과 상수도가 오염됐다고 가정해 보자. 상수도는 배관망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한곳의 오염은 단시간에 방대한 지역으로 확산된다. 그리고 그 상수도를 먹는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사고는 사회적인 불안과 공포를 조성하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세계적으로 역류방지기가 사용된 역사는 70년을 넘었다. 그러나 국내에는 구제역(口蹄疫)을 통한 엄청난 손실을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사용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 같다. 아직은 연구소나 실험실 등 특수 건물 위주로만 검토되지만 하루 속히 급수·급탕이 공급되는 모든 계통에 적용돼 국민의 건강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많은 국내·외 사례를 통해 확인됐듯 역류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며 역류오염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역류방지기 성능기준 제정 등 효과적인 역류방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