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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학교환기 논란 속 예산 ‘꽁꽁’

공기순환기 성능 신뢰 ‘아직’


경기도의회가 주최한 학교 공기정화장치 관련 토론회에서 경기도교육청이 마련한 공기정화장치 보급예산 1,646억원의 조속한 집행필요성과 공기순환기(열회수형 환기장치)의 집진·소음 등 성능향상의 시급성이 제기됐다.


특히 학부모단체에서는 미세먼지 민감군 학생이 어떤 고충을 겪는지 실태를 전달하며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아닌 ‘미세먼지 보호대책’으로서 강력한 정책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집진장치인 공기청정기로는 부족하고 CO₂ 등 종합적인 실내공기질 관리가 가능한 공기순환기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미흡한 제품도입에 따른 예산낭비 우려, 유지·관리문제, 일선학교 전문가 채용 등 문제가 예상되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국민적인 관심에 따라 좋은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제2교육위원회는 지난 14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학교 공기정화장치 합리적인 설치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기도 일선학교가 학교보건법에 따라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공기순환장치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잇따르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는 △공기정화장치 합리적 선택과 인공지능 통합유지관리시스템의 중요성(이상화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중앙회 사무총장) △교실내 공기질의 중요성과 효율적 관리방안(김윤신 건국대 석좌교수) 등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박세원 경기도의회 의원 △한혜련 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이하 미대촉) 부대표 △이민애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이하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 △신현택 경기도교육청 교육환경개선과장 등이 참석하는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미세먼지가 실체적 위협으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급속도로 불안감을 조성했고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로 부상했다”라며 “교육부에서 법령을 만들었지만 이에 대해 학부모는 미덥지 못해하고 우리 건강·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학부모들의 가감없는 의견을 듣고 합리적인 의견을 교육부, 경기도에 전달해 궁극적으로 경기도교육청에서 학부모 뜻을 존중하는 정책이 채택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성윤모 경기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미세먼지가 국가재난으로 선포되고 학교현장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기도교육청에서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경기교육청 관내 52% 교실에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됐지만 아직 설치되지 않은 곳이 3만7,000여실로 전체 48%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교육청은 1,46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2018년 이월액 200억여원을 포함하면 1,646억원의 예산을 갖고 있다”라며 “그러나 언론 등을 통해 공기순환장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신속한 추진을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환기장치 렌탈·IoT서비스 필요
이상화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중앙회 사무총장은 ‘공기정화장치 합리적 선택과 인공지능 통합유지관리시스템의 중요성’ 발표에서 “미세먼지가 사회현상으로 대두된 이후 앞다퉈 공기청정기를 설치했지만 20~30명 교실에서 40분 수업하면 CO₂ 농도가 2200ppm으로 치솟아 환기장치의 필요성이 커졌다”라며 “그러나 환기장치의 성능이 실내공기질을 충분히 확보하기에 부적절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에 걸맞는 렌탈서비스와 유지관리에 용이한 IoT 통합유지관리시스템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풍량 △저항 △열교환효율 △에너지계수 △급·배기풍량비율 △유효환기량 등 6개 항목 성능인증으로 조달청을 통해 학교에 공급되고 있다.


실내 유해공기를 외부 신선공기와 교환하기 위한 장비이지만 외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먼지를 걸러 공급하기 위해 교육부는 MERV 12등급 이상의 필터를 요구했다. 또한 수업 중 사용할 수 있도록 소음이 55dB 이하인 경우 학교에 설치토록 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성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교육부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에 의뢰해 안성의 한 폐교에서 성능시험을 진행했다. 9개기업 15개 제품으로 시험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에서 소음이 기준치 이상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재 KS기준에 따른 환기장치 성능시험은 필터를 검증하는 내용이 없어 미세먼지 제거성능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 국가기술표준원, KTC는 KS개정을 2020년 6월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향후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일선학교에 환기장치가 원활히 공급되기 위해서는 학교보건법, 실내공기질관리법 등에 근거한 미세먼지, CO₂, 유해가스 등 저감효과와 소음성능에 대한 검증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전망이다.


이상화 사무총장은 “공기순환기는 제품성능인증에 따른 설치가 아니라 실내공기질 유지기준에 맞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인지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유지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일선학교에서는 필터교체 등 환기장치의 유지보수를 위한 인력이 없는 상태다. 시설담당자나 교사에게 위임하고자 해도 수많은 교실을 모두 관리하기에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환경전담전문가 역시 도입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비용·절차적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상화 사무총장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환기장치도 렌트로 구매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학교 공기순환기의 경우 보건법이 정한 기준충족 역부를 참여조건으로 제한하고 하자발생 시 A/S를 요구하거나 제품교체를 요구토록 계약에 명시해 제품성능에 대한 책임을 사용자가 아닌 공급자에게 두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지관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합지능형관리시스템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관리대상인 미세먼지, CO₂, VOCs 등 측정수치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내·외부 오염환경을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운영조건을 찾아 제어하는 한편 청소·필터교체 등 관리시저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대촉, “민·관 모두 문제”
이어진 토론에서 박세원 경기도의회 의원은 “현재 경기도교육청에서 공기정화기 설치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지만 관련 교육과 사업자에 대한 표준안 방침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교실마다 타공 후 설치해야 하는 시공상 문제가 있어 연내 소진은 어려울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일선학교에 환경직군을 마련하고 실내 유해가스 제거 및 소음저감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도입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도입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애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은 “공기순환기 관련해 지능형 통합유지관리시스템 도입 자체는 좋지만 일선학교의 실상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지능형, IoT는커녕 현재 창문조차 제대로 닫히지 않는 교실이 수없이 많아 공기순환기나 지능형시스템의 도입을 논하기 전에 건물 기밀성향상을 위한 보수예산부터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학생건강을 이유로 도입한 인조잔디가 결국 유지관리비, 유해물질 배출 등 문제로 철거되고 있으며 예산이 없어 철거를 미루는 곳도 적지 않다”라며 “공기정화장치 도입이 전제되고 있지만 인조잔디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청소, 정화식물 등 다양한 대안을 선택범위에 포함해야 하며 학생들이 스스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현택 경기도교육청 교육환경개선과장은 “경기도교육청에서 1실에 공기순환기 2대 예산을 기준으로 1,500억원의 예산을 세웠으나 집행하려다 보니 여러 의문점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미세먼지 제거기능, 필터성능, 소음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폐교에서 4~6월까지 3개월간 풍량, 소음, CO₂ 제거성능 등을 검사한 결과 필터는 확인이 불가능하고 소음은 1개사를 제외하고 모든 회사가 55dB을 초과했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6월까지 KS개정을 토대로 성능이 검증된 제품을 등록하겠다는 것이 교육청과 조달청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혜련 미대촉 부대표는 “공기순환기 도입을 전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지난 수년간 미세먼지 민감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여 실내공기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공무원, 전문가들과 모색한 끝에 공기순환기가 대안으로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관련 정책도 발표되고 예산도 편성된 마당에 방향이 정해진 배경을 모르고 공기순환기 도입을 전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어 한 부대표는 “중증질환이나 아토피, 천식을 앓고 있는 미세먼지 민감군 학생이 전체학생 중 최대 30%로 집계되고 있다”라며 “WHO기준인 PM2.5 25㎍ 이하로 실내공기질이 관리되지 않으면 출석 자체가 곤란해 의무수업일수 맞추는 것이 어려울 정도의 아이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보호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대촉측은 관계당국의 미세먼지 대책 추진의 의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환경교사 필요성, 환기장치 렌탈서비스, IoT모니터링을 통한 실시간 관리, 학생이 사용 중인 기존학교의 환기장치 성능평가, 환기장치 성능에 대한 공급자의 보증 등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부분의 안건은 미대촉이 이미 수년간 관계당국에 촉구했던 내용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도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부대표는 “토론회를 개최하면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도출되지만 이를 받아들여야 할 교육부, 교육청 등 실무자들이 실행할 의지가 없다”라며 “일례로 IoT 미세먼지 실시간 측정장치가 시범설치된 양평의 학교는 매시간 전화하면 학부모에게 개별적으로 알려줄 수는 있지만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실시됐던 안성 폐교의 성능평가 결과도 문제삼았다. 한 부대표는 “이번 시험은 미세먼지 포집률의 성능을 비교평가하기 위해 요구했던 것인데 필터의 평가가 불가능하다며 관련 내용이 빠져 오히려 핵심내용이 시험되지 않았다”라며 “환기장치든 공기청정기든 WHO기준을 맞출 수 있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유지관리·계약방식에 대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공기정화장치 성능평가결과 공개해야”
이어진 객석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기존 실시했던 공기정화장치 성능에 대한 평가결과를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안성 폐교 실험결과와 이에 앞서 경기도교육청이 진행했던 성능비교시험을 비롯해 그간 수행된 시험결과들을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기존 시험결과가 공개돼야 업계에서도 미진한 부분을 신속하게 보완해서 설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현택 과장은 “투명성 문제와 관련해 성능테스트 결과는 가능하면 공람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박세원 의원은 “경기도의회의 발주로 기존학교 실내공기질, 공기순환기 검증을 위한 용역에 2,000만원이 사용됐으며 현재 미세먼지가 없어 평가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9~10월 중 측정이 계획돼 있고 결과는 대내·외에 공람하고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