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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석호 기계硏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총괄

“히트펌프, 계절가전기기서
상시 운전기기 용도로 확장될 것”

알키미스트(Alchemist)는 ‘연금술사’란 뜻이다. 그리스시대에 철로 금을 만들려던 연금술사의 도전적 노력이 비록 금을 만드는 것은 실패했으나 이 과정에서 황산, 질산 등을 발견해 결과적으로 현대 화학의 기초를 마련한 것에 착안한 것으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는 산업의 난제 해결에 도전하는 초고난도 기술개발을 통해 사회·경제적 파급력이 높은 기술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히트펌프분야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공고했다. 히트펌프분야 난제는 카르노 효율 한계에 근접하는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현재 증기압축식 히트펌프의 효율을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산업부는 최근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양대 등 3개 컨소시움을 히트펌프분야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기관은 1단계(2년 내) 경쟁형(토너먼트 방식)으로 선행연구를 실시한 후 가장 혁신적이고 타당한 선행연구 결과를 제시한 1개 연구팀이 2021년부터 5년간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중 기계연구원의 프로젝트 총괄책임자인 윤석호 박사를 만나봤다. 

■ 국내외 히트펌프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히트펌프시장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따라 급증하는 냉난방 부하로 인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히트펌프 기술력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냉매를 이용한 저효율시스템은 진입장벽이 낮아 시장을 저가 생산국에 넘겨주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도해 국내외 히트펌프시장을 성장시키려면 차세대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선도적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 또한 냉난방기능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실내공기질 개선기능, 가습, 제습 등 습도조절 기능까지 하나의 기기로 제어하는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가 계절가전기기에서 상시 운전되는 기기로 용도가 확장되고 있다. 

■ 기술변화를 평가한다면
현재 주로 연구되고 있는 히트펌프기술은 시스템효율 향상을 통한 소비전력 저감 기술,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대체냉매시스템 개발, 다양한 미활용에너지를 히트펌프 열원으로 사용하는 열원 다변화 기술 등이 있다. 시스템효율향상을 위해 압축기, 열교환기 등 기기효율은 계속 향상시켜야 하지만 획기적인 도약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적운전 제어기술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를 축열시스템과 함께 열원으로 사용하는 등의 다양한 하이브리드형 히트펌프시스템은 유망한 기술이지만 아직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low GWP 냉매 적용시스템이나 물 등 천연냉매시스템 개발 등 친환경적 기술은 미래세대를 위해 계속 연구돼야 한다. 

■ 알키미스트 과제에 히트펌프가 포함된 배경은 
냉난방기술은 국가 에너지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 등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구현에 혁신적인 진전이 있을 경우 국가적, 사회적인 여파가 매우 큰 분야다. 도전적인 난제를 정의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기술을 발굴하는 알키미스트 과제의 목표와 히트펌프기술의 현 상황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국내 히트펌프기술은 아직까지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에 기술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도전과제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 알키미스트 과제와 기존 기술의 차별성은
그동안 개발된 히트펌프기술들은 대부분 기계적 압축기를 사용하는 증기압축사이클을 기반으로 신냉매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열원으로 하는 하이브리드시스템을 개발했다. 또한 미활용 열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흡수식, 흡착식 냉방시스템을 개발했다. 

알키미스트 과제의 목표는 획기적인 COP 향상을 달성하기 위해 압축→열교환→팽창 과정의 비가역성으로 효율향상에 한계가 있는 증기압축식 히트펌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계식 압축기를 사용하지 않는 흡착식 열구동 사이클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이클을 개발할 계획이다. 화학흡착(chemisorption)식 열구동사이클을 이용해 냉매를 순환시키고 전기화학적 압축기(electrochemical compressor)를 적용해 탈착 온도를 외기수준으로 낮춰 저온의 열에너지로 히트펌프 사이클 구동이 가능케 해 COP를 향상시킨 사이클을 제안했다. 

화학흡착식은 기존 물리흡착식에 비해 반응속도가 빠르고 에너지밀도가 높아 시스템 크기를 기존 흡착 시스템에 비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기존 히트펌프시스템과 동등수준 크기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전기화학식 압축기는 물리적인 구동부가 없고 이온교환막(ion exchange membrane)에 직류전압을 대전해 이온을 이동시켜 압축하는 새로운 압축방식이다. 이를 시스템에 적용해 사이클효율을 높일 수 있다.

■ 과제 선정을 위해 중점을 둔 것은
혁신적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위해 기존 기술을 확장해 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 연구팀에서 열저장을 위해 화학축열기술을 연구하다가 화학흡착식 아이디어로 연결됐으며 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연구하면서 얻은 노하우가 전기화학적 압축기 개발 기술로 연결됐다. 선행연구를 통해 획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안한 기술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참여기관의 역할은
총괄주관인 한국기계연구원에서 화학흡착식 히트펌프 사이클 통합시스템을 설계 및 제작하고 성능시험을 진행하며 중앙대학교에서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경상대학교에서 화학흡착 반응기를 설계하고 이를 위한 흡착소재를 개발한다. 개발 기간이 짧지만 역할분담이 명확하고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기계연구원만의 수주의미는
기계연구원 열시스템연구실은 지금까지 친환경적인 고효율 히트펌프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현재도 low GWP 냉매 및 자연냉매를 이용한 히트펌프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번 과제수주로 기계연구원 자체 창의과제로 화학축열 시스템 및 흡착 열구동시스템 등을 선행적으로 연구하면서 혁신적인 히트펌프기술을 위해 고민해온 내용을 더욱 깊게 본격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 



■ 주요 참여연구원의 역할은
기계연구원 김영 박사와 김동호 박사가 각각 화학흡착 반응기와 사이클 개발을 담당하며 중앙대학교 김민성 교수와 김동규 교수가 전기화학적 압축기 개발을, 경상대학교 김덕종 교수와 김주영 교수가 화학흡착반응기 및 소재 개발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많은 참여연구원 들이 과제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기대효과는
혁신적인 히트펌프 기술개발의 공통적인 기대효과는 냉난방 에너지소비를 저감시켜 히트펌프 보급률을 높이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차세대 히트펌프시장을 주도하게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과제에서는 화학흡착식 고효율 냉난방시스템 개발 이외에 전기화학적 압축기 등 부품 개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화학흡착 반응기용 고성능 흡착소재 등 소재 개발에 따른 결과도 기대되므로 시스템, 부품, 소재분야에서 다양하게 기술개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