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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득 한양대 히트펌프 알키미스트 과제 총괄

“답보상태 히트펌프 효율 향상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할 것”

알키미스트(alchemist)는 ‘연금술사’란 뜻으로 결과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도전적인 노력을 통해 현대과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처럼 파괴적이고 도전적인 알키미스트 과제는 인적자원이 풍부한 대한민국에 적합한 기술 선도형 및 목표 지향형 도전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혁신적이고 공격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도전적인 난제를 정의하고 극복해 히트펌프 COP 10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면 한국의 세계적인 기술 수준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다. 히트펌프분야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한양대 컨소시움을 이끌고 있는 김영득 한양대 부교수를 만나봤다. 

■ 국내외 히트펌프 시장에 대해 평가 한다면
B2DS(Beyond two Degree Senario, 2017) 시나리오에 따르면 에너지절감 문제 및 환경규제정책으로 인해 2060년까지 히트펌프가 전 세계적으로 약 20% 이상 보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2060년까지 약 50% 이상 보급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부각되면서 기존의 연소식 공정이 아닌 전력기반 공정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2008년도에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해 정부 지원정책을 통해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2019년 6월 기준 유럽 전역에 설치된 히트펌프는 약 1,180만대이며 관련 기술은 유럽 난방믹스의 핵심으로 빠른 발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전체 건물의 약 10% 미만이 히트펌프를 통해 난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절감 및 이산화탄소 발생량 억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목표배출량을 배출전망치(BAU: business as usual)대비 37%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이중 건물부문 목표치는 32.7%로 가장 높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물 전체에너지 사용량의 40~50%를 차지하고 있는 공조시스템(히트펌프)의 효율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내 보급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히트펌프에 대한 정책 및 제도적인 지원이 미약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갖춘 높은 기술경쟁력 바탕의 해외수출시장 공략을 위한 정책 및 제도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 히트펌프 기술변화를 평가한다면
‘에너지-환경-삶의 질 넥서스(nexus)’관점에서 냉난방부하는 기하급수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반면 기존 증기압축식 히트펌프 기반 냉방기의 효율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히트펌프기술은 저탄소 녹색성장의 큰 흐름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산업계의 화두는 친환경 냉매와 고효율화 및 컴팩트화 기술로 온실가스 제어기술의 개선(냉매회수, 재생, 재활용 및 파괴)을 추진하고 냉동공조산업과 IT, GT산업과 연계하는 등 고효율·고청정 제품 양산에 몰두하고 있다. 

또한 고효율에너지 제품과 친환경 제품, 신재생에너지 제품(지열히트펌프 등)과 함께 혁신적인 디자인,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신기술·신제품이 미래의 히트펌프기술 발전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획기적인 히트펌프의 효율 향상을 위해서는 ‘out-of-the-box solution’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냉난방부문의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량 감축할 수 있는 카르노 사이클의 효율 한계에 근접하는 새로운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이 요구된다. 

■ 알키미스트 과제 참여배경은
다년간 냉동공조시스템 및 요소기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특히 이번 알키미스트 프로젝트에서 제안한 잠열부하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초흡착제에 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해 왔다. 참여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하 생기원)은 흡착식 냉동기 및 간접증발 냉각기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해 왔다. 산업부에서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접하고 생기원과 이번 과제에 지원키로 결정했다. 

한양대 컨소시움에서 제안한 기술은 기존 증기압축식 사이클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며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히트펌프 효율 향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알키미스트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초고효율 히트펌프기술을 개발한다면 국내 에너지·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참여했다.  

■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과제신청 시 중점적으로 논의했던 것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난제정의서에서 제시한 최종 지향목표다. 즉 10kW 이상의 대용량에서 10 이상의 COP와 상용 제품과 동등 수준 이상의 내구성을 달성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기존 기술(증기압축식 히트펌)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온·습도 독립처리(THIC: Temperature and Humidity Independent Control) 기술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 습공기가 갖는 부하는 현열 및 잠열부하로 구분될 수 있으며 이들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면 압축기의 소비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양대(에리카캠퍼스)와 생기원에서는 관련 기술개발을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이고 고에너지효율을 갖춘 혁신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스템을 제시코자 했다. 이를 위해 기존 관련 기술들을 벤치마크하고 융합해 10 이상의 시스템COP 달성이 가능한 다양한 시스템을 고려해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히트펌프시스템을 고안했다. 제안한 기술은 다년간 연구해 왔던 기술들의 시너지를 고려한 융복합시스템이며 두 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제시한 기술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경쟁기관대비 차별화된 기술개발 목표는
우리 팀이 제시한 1단계 연구개발의 정량적 기술 목표는 성능계수(COP)가 10 이상인 7kW급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이다. 제안한 시작품 용량은 알키미스트 프로젝트 난제정의서에서 제시한 용량(10 kW 이상)에 매우 근접하고 성능계수(10 이상) 또한 동일하다. 1단계 연구개발기간이 1년 9개월로 매우 짧기 때문에 한양대와 생기원이 보유하고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단기간에 제시한 기술개발 목표를 달성코자 한다.

  
■ 기술개발 목표에 따른 기대효과는 
‘잠열 및 현열부하 저감형 초고효율 히트펌프시스템’ 개발을 통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억제하고 에너지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 개발기술을 통한 에너지절감량은 약 0.161(TOE/year/unit)이며 온실가스 감축량은 약 0.092(TC/year/unit)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으며 국민들의 냉난방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도, 중국, 중동 등 냉방에너지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각국에 본 개발기술들을 수출함으로써 관련분야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스템, 부품, 소재분야 등의 다양한 관련 기업들이 활성화돼 고용창출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