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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명섭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박사

“스마트 HVAC 제품, 포스트 코로나시대 신성장동력”
시공간적 제약 극복 동적 가변환경 구축…실증 진행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IoT, AI기술이 결합된 스마트 HVAC 제품군을 실증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스마트 HVAC(공기조화기술) 실증지원’ 사업을 수주했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며 홍익대, 연세대,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화성상공회의소가 참여한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는 윤명섭 KTL 박사를 만나봤다.  

■ 스마트 HVAC 제품이란
스마트 HVAC 제품은 IoT, AI기술이 결합돼 보다 사용자 편의적이고 에너지절약적인 HVAC 제품이다. 이미 대기업 제품군을 선두로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음성인식, 비전인식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이러한 음성 및 비전인식기능을 넘어 외부 온·습도환경, 내부건물부하, 소비자사용패턴 등을 인식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HVAC 제품이 출현할 것이다. 

예를 들어 외출시간동안 에어컨을 끄는 것이 좋은지 켜는 것이 좋은지 인공지능 기술이 외출시간, 실외온습도, 실내열부하 등의 데이터를 파악해 알아서 최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또는 자율주행차와 연동돼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미리 부분부하 등의 고효율 운전으로 사용자가 선호하는 온도조건으로 예냉·예열할 수도 있다. 학교, 도서관, 커피숍, 대합실 등의 다중이용시설에서 열분포를 감지하거나 공기청정도를 감지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것들은 극히 일부분의 예일 뿐이며 IoT, AI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HVAC 활용예는 보다 다양할 것이다. 냉난방기,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의 가정용 제품군, 멀티전기히트펌프, 환기장치, 항온항습기, 히트펌프 등의 상업용 제품군, 공기조화기, 송풍장치, 냉각장치 등의 건물설비용 제품군 등 다양한 분야에서 IoT, AI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한 HVAC 제품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다.    



■ 실증기반이 왜 필요한가
기존의 정적인 HVAC 시험평가 기반으로는 동적인 스마트 HVAC 제품의 성능을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에어컨, 환기장치, 히트펌프, 항온항습기,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HVAC 제품의 성능을 평가하는 표준(KS, ISO, AHRI, ASHRAE)은 열환경챔버에서 각각의 제품 표준에 맞게 일정하게 온·습도 조건을 픽스해 테스트한다. 

예를 들어 에어컨의 경우 실내 27℃, 실외 35℃가 여름 냉방 표준조건이며 실내 20℃, 실외 7℃는 겨울 난방 표준조건이다. 이러한 온·습도조건은 제품이 맞추는 것이 아니라 테스트 제품의 능력을 이겨내고 열환경챔버(칼로리미터)에서 더 큰 능력으로 강제적으로 픽스한다. 

이 때문에 외부환경 및 내부환경, 소비자 패턴 등과 반응해 순시적으로 변화화는 스마트 HVAC 제품의 동적인 특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쉬운 예로 음성인식 에어컨 제품에 ‘2℃ 낮춰’라고 명령을 내렸을 때 기존의 에어컨 테스트 환경에서는 열환경챔버가 온도를 고정해 붙잡고 있기 때문에 에어컨의 해당 음성기능 수행여부를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측면에서도 해당 실증기반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학습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데이터 및 환경에 있다. 데이터 및 환경은 독립적으로 분리해 판단할 수 없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양질의 데이터가 있어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학습시키기에 효과적이다. 물론 실생활환경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에 대해 알아서 학습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맞지만 아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변수가 많아지고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학습량이 많아져 학습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동적 환경조건을 그때그때 필요시점에 구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 하루 동안 온·습도 외기조건 변화 하에서 제품을 학습시키거나 학습된 제품의 평가가 필요할 때 실생활조건에서 학습하고 평가한다면 지금이 여름이니깐 겨울까지 기다려야 한다. 공간적 측면에서도 중동에 판매하는 인공지능 에어컨을 연구개발하기 위해서 매번 현지에 갈수 없다. 이번 스마트 HVAC 실증기반은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인공지능 제품을 학습할 수 있는 동적인 가변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 국내 스마트 HVAC 제품 개발 현황은 
이미 3~4년 전부터 이동통신사 주축으로 각사의 브랜드하에 스마트 홈 기기간 연동이 가능토록 하는 스마트 홈 플랫폼 구축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기기간 연동성 확보를 위해 이종 기기간, 이종 브랜드간 프로토콜 통신체계 공유 및 표준화가 이뤄지고 있다. 

냉난방기 및 공기청정기 등 기존 제품에 음성인식 AI 스피커와 연동해 음성을 통한 리모트제어가 가능한 상황이며 HVAC 단독 제품에도 독립적으로 음성인식, 비전인식 등의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다. 주로 대기업 위주의 제품에서 선행적으로 스마트화가 이뤄지고 있다.

■ 국내 기업의 스마트화에 대해 평가한다면
대기업 및 일부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국내 냉동공조기업의 스마트화는 이제 시작단계다.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원격모니터링기술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알고 있고 활용하고 있지만 현재 이슈화되고 있는 인공지능분야에서의 머신러닝, 딥러닝에 대한 이해 및 응용은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IoT, AI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화가 폭넓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핵심요소기술 중 하나인 스마트 HVAC에서의 인공지능기술 활용에 대한 관심은 아직까지 대기업 및 일부 중소기업에 국한되고 있다. 스마트폰 활용 원격모니터링기술이 널리 보급된 것처럼 HVAC에 적용할 수 있는 AI기술에 대한 관심 및 기술 확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격차는 
IT분야의 AI기술만 놓고 봤을 때 글로벌 선두기업은 당연히 구글, 아마존, 바이두 등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선두권에 있으며 우리나라는 AI관련 연구 실적이 10위권 안팎에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와 결합된 스마트 제품기술은 국내 대기업의 기술이 당연히 독보적이다. 

해마다 열리는 CES 전시회에서 우리나라의 스마트 홈 가전기술은 항상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반도체분야에서 국내 대기업의 시스템 반도체 및 NPU에서의 도전은 AI 가전기술의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며 5G와 6G로의 이동통신과 결합된 IoT기술은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가능케 함으로써 인공지능 산업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다. 

결론은 앞으로 AI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기술에서만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국내의 IoT, AI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제품분야는 단언컨대 세계 선두권을 차지할 것이다. 

■ 실증을 통한 기대효과는
스마트 HVAC 제품 실증기반 구축을 통해 관련 제품의 연구개발을 촉진할 수 있으며 해당기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품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현재까지 대기업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IoT, AI기술도입이 HVAC 관련 중소기업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의 핵심요소기술인 스마트 HVAC기술 활성화로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스마트팜, 에너지, 도시 등 다른 산업분야에서 진행 중인 4차산업혁명의 변화에 발맞춰 산업전반의 스마트화, 혁신화, 지능화를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다. 

IoT, AI 기술도입에 의한 지능화 혁신으로 데이터경제 활성화, HVAC분야 및 관련 전후방 산업의 경제성장, 국내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코로나사태로 의한 산업전반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