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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해마다 높아지는 냉방부하, 차양장치 ‘필수’

녹색건축물 냉방부하 과제
‘일사조절 차양’ 해법제시
태양복사 파장특성·SHGC 감안, 유입 제어해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며 여름철 냉방부하 저감을 위한 차양장치 적용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가 평년보다 길어지면서 7월까지는 선선한 날씨를 보였지만 8월부터는 평소보다 덥고 폭염·열대야가 잦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창호·벽체의 단열기준이 강화되고 시중의 제품성능도 향상되면서 건축물의 에너지비용을 높이던 주요 원인인 난방부문은 과거에 비해 상당부분 개선됐다. 중부지역 기준 외벽 열관류율은 2013년 0.27W/㎡K에서 2018년 0.15W/㎡K로 약 1.8배 낮아졌다.

30년 전 사용승인된 아파트, 단독주택과 최근 사용승인된 동일유형간 단위면적당 난방에너지사용량을 비교하면 1985~1987년 평균 난방에너지사용량(10⁻³TOE/㎡)은 약 5.0인 것에 비해 2015~2017년 평균은 약 3.0으로 43% 줄었다.

그러나 단위면적당 냉방에너지사용량(10⁻³TOE/㎡)은 오히려 늘었다. 사용승인연도 기준 1981년 건축물은 약 3.6이었지만 2017년에는 약 4.0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냉방부하를 저감하려면 차양장치 적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창호, 특히 유리를 통해 태양열이 유입되지만 태양열취득율(SHGC) 등이 고려되지 않아 단열이 우수한 건축물에서 오히려 냉방부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제2차 녹색건축물 기본계획(이하 녹기본)에서 신축건물의 경우 냉방에너지를 최대 20% 저감하는 설계기준 확보를 목표로 차양, SHGC를 고려한 설계가이드 개발, 에너지절약계획서 평가기준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그린뉴딜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그린리모델링 3차 추경집행 시 차양과 같은 일사조절장치에 서울지역 최대 50%, 기타지역 최대 70%까지 정부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



냉방부하 원인 태양열 ‘간과’
국내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 1등급을 획득한 건축물도 태양복사열전달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세종정부청사, 서울시청사, 성남시청사 등 다수의 공공건물이 유리커튼월 구조창호 계획으로 ‘찜통청사’가 됐다며 수차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는 유리창을 통해 태양복사열이 실내로 유입돼 온실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단열성능이 우수한 고급창호도 복사열전달은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열전달은 전도·대류·복사를 통해 이뤄진다. 전도는 열저항이 높은 단열재나 열관류율이 높은 창호를 이용해 막을 수 있으며 대류는 공조식 냉난방 및 실내 서큘레이터 등을 이용해 제어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복사열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로이유리나 차양장치 등을 이용해야 한다. 다만 로이유리의 반사코팅은 복사에너지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창유리는 외부조망을 위해 가시성을 확보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복사열을 막고자 반사코팅 강도를 높이면 가시성이 저하된다. 또한 겨울철에는 오히려 난방효율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외부조망, 태양열 유입 등이 필요한 시기에는 개방하고 복사열 차단의 필요성이 높은 시기에는 폐쇄할 수 있도록 개폐가능한 장치를 적용해야 한다.

외부 차양장치 등을 이용해 아예 실내로 복사에너지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높은 반사율을 이용해 적외선으로 변환되기 전에 외부로 돌려보내야 한다.

단파 못막는 창유리, 온실효과 유발
태양복사에너지는 300~2,500nm 파장범위의 근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 등 단파에너지와 2,500nm 이상의 장파에너지를 통칭한다. 그러나 현재 건축업계에서는 장파에너지가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파만을 에너지부하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유리를 통과한 단파에너지도 실내표면에 흡수돼 온도를 높이며 단파에너지를 받은 실내표면, 물체 등은 다시 장파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장파에너지는 유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단파를 통해 실내에서 재생성된 장파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실내온도를 올리는 온실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필요 이상으로 실내에 유입되는 모든 종류의 단파복사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자외선은 높은 에너지대역이지만 3% 정도로 양이 적은 반면 인간의 눈에 빛으로 인식되는 가시광선이 태양복사의 44%나 되고 실내로 유입되는 총 에너지 중 가시광선에 의한 것은 60% 이상이다. 이에 따라 가시광선의 유입량을 조절하는 것이 열차단에 중요한 요소다.

창호에 의한 냉방부하 중 일사유입에 따른 냉방부하의 비율을 계산해보면 최대 97.5%에 달한다. 일사량을 1,000W/㎡, 실외온도를 35℃로 가정할 경우 열관류율 1.65W/㎡K, 일사취득률 58%의 24mm 로이복층유리는 열관류에 따른 냉방부하가 14.85W/㎡이다. 이에 비해 일사에 따른 냉방부하는 580W/㎡로 냉방부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가시광선을 너무 많이 차단하면 외부조망에 문제가 있어 창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책적 육성기반 관련시장 성장
국내에서는 2014년 처음으로 KS L 9107(솔라 시뮬레이터에 의한 태양열 취득률 측정 시험방법)을 제정해 창호의 SHGC 성능평가방법을 산업규격화했다.

2015년에는 녹색건축물조성지원법에 따라 에너지소비절감을 위해 공공건축물에 차양설치가 의무화됐다. 또한 2018년 신재생에너지지원법에서 채광루버를 신재생에너지 지원품목으로 지정함으로써 차양장치의 신재생에너지 개념적용의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 정부는 국내 창호의 에너지성능기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기존 열관류율 표시방법을 국외 기준과 같이 SHGC성능이 표시되도록 창호 에너지성능표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에서 일사취득에 따른 실내 냉방부하 증가에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어 차양장치 관련 지원정책·제도는 확산될 전망이다. 녹색건축물, 제로에너지건축물과 관련한 중장기 기본계획인 제2차 녹기본에서도 차양장치 등을 적극 고려토록 설계기준·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그린뉴딜에 따른 공공기관 어린이집·보건소·의료기관의 그린리모델링 시 일사조절장치를 적용하면 정부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하고 있어 관련정책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의 시장규모도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차양장치시장은 2014년 3,500억원에서 2018년 6,400억원 정도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8년에는 전년(5,300억원)대비 약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아파트 및 단독주택 공급물량과 리모델링, 오피스텔 및 사무실 등의 수요를 감안한다면 올해 1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일사조절관련 제품·기술개발이 활발하다. 외부차양장치의 경우 기상환경에 따른 파손방지, 외기온도를 고려한 최적일사유입 등을 위한 제어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내구성·시공성에 강점을 가진 내부차양의 경우에도 반사율·투과율·흡수율을 개선해 부하저감 성능을 높인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