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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경기도 학교환기 보급사업 재개…전국확산 바로미터 ‘주목’

경기도교육청, 천억원대 예산확보…5.1여대 보급
미대촉, IAQ관리·고성능 제품도입·모니터링 등 강조
업계, 사업일정 촉박…생산량 확보·품질시공 ‘고민’



경기도가 2019년 이후 미뤄왔던 초·중·고등학교 교실 열회수형 환기장치(공기순환기) 도입을 재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1년 공기정화장치(공기순환기 및 공기청정기) 확대설치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환기설비 구매 및 설치사업’ 예산으로 1,043억여원을 편성해 5만1,447개 교실에 각 1대씩 공기순환기를 도입한다.

학부모, 환기업계는 늦게라도 예산이 편성돼 사업이 재개되는 측면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4분기에 접어든 시점에서야 사업이 추진돼 촉박한 일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경기도교육청 학교 공기순환기 도입을 둘러싼 각계의 입장과 향후 개선·대응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사업재개 ‘2년여만’
경기도의 학교 공기순환기 도입은 2019년 4월 ‘공기정화장치 확대설치계획 수립’에 따라 추진됐다. 이어 같은 해 5월 1,476억원 예상이 편성됐으나 이전부터 제기돼 온 공기순환기의 제품 및 시공불량을 포함한 성능, 효과문제가 누적되며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19년 6월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함께 폐교에서 시중 공기순환기제품 9종을 대상으로 소음·환기·공기청정 능력 등을 평가한 결과 다수 제품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19년 8월 경기도의회 토론회 등을 바탕으로 공기순환기 도입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같은 해 10월 공기정화장치 지원사업 변경계획을 수립, 미세먼지 시급성을 고려해 공기청정기를 우선 임대를 추진했다. 공기순환기 도입은 필터, 성능 등 KS개정 이후로 미뤄졌다.

이후 KS개정 절차가 진행돼 2020년 8월 KS B 6141(환기용 공조필터 유닛), 2021년 4월 KS B 6879(열회수형 환기장치) 등 개정고시가 완료됐으며 기업들이 개정기준에 적합한 제품개발에 착수했다.

이어 개발된 제품들이 KS인증 및 조달물품등록을 속속 진행하자 경기도교육청은 경쟁이 가능할 정도의 기업과 제품이 확보됐다고 판단해 공기정화장치 확대설치사업 계획수립에 착수하고 경기도 추경예산 반영을 추진했다.

지난 8월 경기도의회에서 제2차 추경예산안에 학교환경위생관리사업 중 공기정화장치 임대 및 유지관리 항목에 1,043억여원을 편성을 의결하자 경기도교육청은 물품선정위원회 운영기준 개선안을 발표하고 공기정화장치 확대설치사업 계획을 산하 교육지원청 및 학교로 발송했다.

경기도의회, 2차추경 1,043억여원 의결
경기도 내 학교시설의 공기정화장치 관련예산은 2021년 2차 추경예산을 포함해 1,356억7,882만원이다. 이중 기존 편성된 313억6,342만원은 앞서 도입됐던 공기청정기 및 공기정화장치의 점검 및 임대료, 필터교체비 용도다.

추경예산 1043억1,540만원은 환기설비설치비 1028억9,400만원, 임대 및 유지관리비 14억2,440만원으로 구성된다.

경기도교육청은 공기순환기가 설치되지 않은 관내 교실 수를 5만1,447개로 파악했으며 교실마다 공기순환기 1대 도입에 200만원을 기준가로 산정해 예산을 책정했다.

내년 예산에는 일반·특수교실을 포함해 공기정화장치를 설치한 학급마다 실당 연간 40만원의 임대 및 유지관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MAS 2단계·추첨제로 업체선정
이번 사업은 공기청정기만 설치된 일반교실에 환기설비 1대를 추가설치하는 사업으로 사립유치원을 제외한 모든 학교가 지원 대상이며 반드시 환기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그린스마트사업 대상이나 학교 통폐합 예정인 학교는 설치불가 사유가 인정돼 지원을 포기할 수 있다.

지원금액은 설치비를 포함해 교실당 200~280만원이며 유형별로 △바닥상치형 200만원 △스탠드형 220만원 △천장형 280만원 등이다.

지원대상인 학교는 교육지원청을 통한 공동구매 또는 자체 운영위원회를 통한 개별구매를 선택할 수 있다. 구매는 조달기준에 따라 추진하되 공동구매 시 다수공급자계약(MAS) 2단계 경쟁입찰로 진행하며 개별구매 시에는 조달 제3자 단가방식으로 진행한다.

MAS 2단계에 해당하는 공동구매 시 조달청 표준평가방식 Ⅰ~Ⅲ을 선택해 최고점을 획득한 기업이 선정된다. 표준평가방식은 △가격 △적기납품 △사후관리△품질관리 △신인도 등을 평가한다. Ⅰ은 가격배점이 낮고 수출기업에 가점을 두며 Ⅱ는 가점 없이 가격배점이 높고 Ⅲ은 가격배점이 낮고 장애인·여성·중소기업 등 약자지원 대상기업에 가점을 둔다.

다만 조달에 등록된 천장형제품 공급기업의 경우 교육청·교육지원청이 교육부 권고성능 기준에 따라 5개 기업을 선정해 MAS 2단계 참가기업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바닥상치형·스탠드형의 경우에는 조달등록된 모든기업이 경쟁입찰 참가 대상이 된다.

학교가 개별구매를 선택한 경우 제3자 단가계약으로 진행돼 학교가 공급기업을 선택할 수 있다. 이때는 경기도교육청이 마련한 물품선정위원회 운영기준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

지난 9월 물품선정위원회 운영기준 개선안은 일부품목에 추첨제·블라인드 평가를 도입했으며 공기순환기가 이에 해당한다.

공기순환기 개별구매 절차에 돌입한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5인 이상으로 구성된 물품선정위원회를 개최해 기업들에게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위원회는 기업명, 브랜드 등을 가린 채 관리번호를 부여, 교육청이 제시한 평가표 표준안에 따라 블라인드 평가 후 80점 이상인 기업·제품을 2개 이상 선정한다. 선정제품은 업무와 무관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이 추첨을 통해 최종 추첨하며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이번 환기설비 구매 및 설치사업은 2022년 2월까지 진행된다. 학교별 수요조사는 10월21일, 학교별 예산교부는 10월29일 완료됐으며 11월 중 학교·교육지원청별로 물품선정위원회를 진행한다. 11월말까지 입찰 및 업체선정이 진행되며 12월초 계약이 추진된다. 시공 및 검수까지는 약 3개월로 설정, 2022년 2월까지이며 각 학교는 설치결과보고를 내년 2월28일까지 마쳐야 한다.

다만 학교 자체구매 시 학교별 여건에 따라 설치시기를 결정할 수 있으며 2019년 및 이전 사업사례를 감안하면 6월까지 사업을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대촉, ‘IAQ 관리불능사업’ 일침
2019년 중단됐던 사업이 2년을 넘겨 재추진됐지만 그간 꾸준히 사업재개를 요구하던 학부모들은 이번 계획에 많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학부모단체인 미세먼지대책을촉구합니다(이하 미대촉)의 관계자는 “2019년부터 문제가 있어 중단된 사업인데 올해 진행한다는 사업 역시 개선되지 않은 채 진행하고 있다”라며 “이대로라면 실내공기질(IAQ) 관리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미대촉은 경기도교육청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IAQ 관리목표 명확화 △환기장치 성능정보 제공 △학교 환기설비 성능기준 상향 △모니터링사업 및 유지관리 방안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은 10월28일 간담회를 개최해 미대촉과 의견을 나눴다.

미대촉은 환기장치 도입의 목적이 IAQ관리인 만큼 현재 학교보건법 기준 또는 보다 상향된 기준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보건법 시행규칙은 교실을 △미세먼지 PM2.5 35㎍/㎥ △미세먼지 PM10 75㎍/㎥ △CO₂ 1,000ppm(기계환기 시 1,500ppm) △폼알데하이드 80㎍/㎥ △총부유세균 800CFU/㎥ △라돈 148Bq/㎥ △CO 10ppm △1인당 환기량 21.6CMH 등으로 관리토록 했다.

미대촉의 관계자는 “1,000억원 넘게 세금을 들였으면 성과가 있어야 하며 성과란 IAQ 수준일 것”이라며 “350~400CMH 환기설비 1대 설치로는 CO₂ 1,500ppm, 1인당 환기량 21.6CMH 조차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학교보건법 기준에 따르면 20명이 있는 교실은 432CMH, 30명이면 648CMH가 필요하며 당초 교육부는 교실당 400CMH 2대로 지침을 정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더라도 법정 풍량에는 미치지 못해 추가사업이 진행돼야 할 전망이다.




‘성능기반 평가불가’ 이견
미대촉은 현재 평가방식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MAS 2단계의 조달청 표준평가방식은 물론 개별구매 시 물품평가표 역시 성능기반의 제품선정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것이다.

미대촉의 관계자는 “학교가 대부분 공동구매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달청 표준평가표는 가격을 60~7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어 결국 싸구려 저가제품이 선택될 수밖에 없어 이대로라면 사업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라며 “개별구매 시 물품평가표 역시 지역기업, 우선구매, 인증제품 등에 과도한 가점을 주고 있어 성능기반 제품선정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의 관계자는 “조달청 표준평가방식은 경기도교육청이 조치할 수 없는 영역이며 위원회의 물품평가의 경우 제품성능을 판단하는 적정성 부분의 배점이 60점 만점으로 가장 큰 데다 등급별 폭도 10점 단위로 최하 30점을 부여할 수 있어 충분히 평가가 가능하다”라며 “우선구매 제품 등 가점은 정부시책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부여하는 가점으로 포함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10월 최초 발표된 물품평가표 표준안을 변경해 가장 큰 배점인 60점을 정성적 평가항목에 부여해 △풍량·소음 등 제품의 적정성 △95% 이상 미세먼지포집률 △장비구성·유지관리의 용이성 △시설·설비구성의 적정성 △선호도 등을 고려토록 했다.

미대촉의 관계자는 “현재 교육청이 기업별 제품에 대한 상세한 성능정보를 제공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학교에서 물품선정위원회가 이미 열리고 있어 저성능 제품을 잘못 선정할 우려가 있다”라며 “교육청이 조속히 자료를 제공하고 학교가 업체선정을 번복할 경우 이를 허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의 관계자는 “편의를 위해 11월 중 제품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취합해 제공할 것”이라며 “교육청 역시 기업의 대외비자료를 보유한 것은 아니며 자료는 모두 공개된 자료로 조달청 나라장터종합쇼핑몰에서 해당 기업의 제품사양 및 시방서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으므로 교육청이 제공하기 전이라도 시급한 경우 학교 개별적으로 자료를 확보해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체선정 변경의 경우 물품선정위원회를 통한 업체선정이 마무리됐다고 하더라도 계약 전이라면 얼마든지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다”라며 “계약 후라면 학교와 해당기업간의 협의를 통해 계약해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계약해지 시 기업반발 및 민원소지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계약을 체결할 경우 기업에 직접적인 책임소재가 없는 한 해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부 학교는 물품선정을 위한 운영위원회를 개최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품선정위원회를 먼저 개최한 학교라도 신중한 제품선정을 원하는 학교·학부모는 계약시점을 사업에 지장이 없는 한 늦추거나 조달청을 통해 추가자료를 확보·검토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전망이다.

시공 후 성능시험성적서 ‘필수’
미대촉은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부분도 문제삼았다. 과거 보급사업 역시 운영 중 성능문제가 불거져 중단된 만큼 모니터링을 통해 불량 또는 성능미달제품을 반드시 걸러내야 하며 운영과정 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패널티를 부여해 교체·철거가 가능토록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의 관계자는 “시공 후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며 기업에게 대금지급 전 제3기관을 통한 성능시험 후 성적서를 첨부토록 하고 기준미달일 경우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조달입찰공고에 명시할 것”이라며 “대금지급 후 운영 중 성능미달이 의심된다면 별도 편성되는 점검예산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기업에 수정을 명령, 지속 반복될 경우 철거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학교별로 공동구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고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공동구매가 약 90%를 차지할 것으로 보여 가격의 평가비중이 높은 조달기준 상 제대로 성능평가가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촉박한 사업일정…생산차질 가능성
환기업계는 이번 대규모 환기설비 구매 및 설치사업 재개를 환영하면서도 촉박한 사업시행일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한다.

먼저 5만1,000여개를 3개월만에 제품생산·시공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현재 조달에 등록된 공기순환기업체 수는 22개이며 조달청에 따르면 현재 등록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은 3개다.

조달청의 관계자는 “공기순환기업계의 시급성이 인정되며 기업에게 손해를 끼칠 수 없으므로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라며 “자료검토 시 보완사항이 있으면 늦어질 수 있지만 대략 11월 중순 이전 등록이 완료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들이 입찰개시 전까지 모두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조달물품등록기업 수는 25개에 불과하다. 모두 교육부의 성능기준에 부합한다고 하더라도 기업당 평균 월 680대를 생산해야 한다. 

만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품질에 미달하는 기업이 발생할 경우 공급가능한 기업 수는 더 적어진다. 업계의견을 종합해보면 10개 내외 기업이 납품가능한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10개 기업을 기준으로 가정하면 기업당 평균 월 1,700대를 생산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시장조사를 통해 평균적으로 월 2,000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사의 생산량을 감안해 적절히 분배해 입찰에 참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만약 기업이 무리한 입찰참여로 생산량을 초과하는 납품계약을 체결할 경우 납품기일 초과 가능성이 높아 조달기준 상 납품기일지연 등 패널티를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제3자 단가 계약의 경우 협의에 따라 완료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예외사항을 적절히 활용해야 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업계는 평균 월생산량이 500~1,000대 수준에 불과한 기업이 대부분이라는 데 의견일치를 보였다.

경기도교육청이 2,000대 생산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월 2,000대 생산은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 전 하청생산이 가능할 경우의 이야기”라며 “직접생산할 경우 월 500대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추첨제, 경쟁입찰로 진행됨에 따라 당장 얼마나 수주할지 모르니 공장 확대·확장, 생산라인 증설 등 투자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학교가 스스로에게 가장 유리한 유형·성능·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존과 같이 제3자 단가계약으로 추진한다면 어느 정도 수주물량을 확정할 수 있어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월 2,000대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힌 다른 한 기업의 관계자 역시 “풀캐파(최대생산량)는 6,000대이나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철판단가 인상, 중국공장 생산차질 등에 따른 PCB 수급불가 등 자재확보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으로 이뤄진 환기업계 특성상 웃돈을 주고서라도 자재를 확보할 정도로 자금력을 가진 곳이 없으며 확정물량이 없으니 위험부담을 안고 투자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현재 조달등록 대기 중인 한 기업의 관계자는 “가장 우수한 성능의 제품이 도입돼야 하지만 어차피 몇 개 기업이 모두 수주할 수도 없는 시장”이라며 “유형별로 기준을 상회하는 수개 기업을 선정해 해당 기업마다 책임지고 납품토록 할당한다면 투자를 해서라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시간·인력부족…불량시공 우려
촉박한 사업일정에 따른 불량시공 우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정대로 11월 입찰을 시행해 12월 계약할 경우 1월까지 생산해 납품한다고 하더라도 1개월만에 5만1,000여대의 시공이 완료돼야 한다. 꼼꼼한 고품질시공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대당 시공인력 3명만 붙여도 15만3,000명분의 인력이 필요하며 30일간 진행한다면 하루에 5,100명이 필요한 셈”이라며 “숙련공 부족사태로 비숙련 일용직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인력품귀현상에 따른 시공지연이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조달청, 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 등 관계자들이 총출동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모든 현장을 점검하기 어려운 물량이어서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문제도 우려된다.

이해관계자 적극소통 필요
미세먼지 논란이 가장 뜨거웠던 2019년 환기장치 보급사업이 추진되며 업계는 장밋빛 시장전망을 내놨지만 성능을 신뢰할 수 없다는 발주처와 소비자의 역풍을 맞으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 이후 수많은 기업이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신기술, 신제품을 출시했으며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하나씩 쌓아가는 등 환기산업발전의 계기로 작용하게 됐다.

이번 재개된 경기도교육청 환기설비 구매 및 보급사업은 미래세대인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교를 상대로 하는 만큼 그간 쌓아 온 환기산업계의 기술력과 신뢰를 시험하는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교를 관리하는 경기도사업은 전국 교육청의 모델이 돼왔으므로 향후 사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현재 사업방향과 세부사항을 확정한 경기도교육청은 계획강행을 시사하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가진 학부모·업계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성능, 생산·공급물량 등 문제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으며 잘못될 경우 파장이 클 수 있으므로 관계당국과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이고 열린 자세로 상호 양보·소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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