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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핵심 ‘냉매’, ESG경영 ‘열쇠’

온실가스 인벤토리 9% 차지… 관리 사각지대
글로벌 규제 대응 차원 기업 자발적관심 중요
기후변화센터, ‘폐냉매 재활용 현황조사’ 발표



기업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ESG경영이다. 탄소중립을 통한 ESG경영을 말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저감의 핵심 요소인 ‘냉매’에 대해서는 정작 관심이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몰려있다. 특히 냉매가 차지하는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무려 9%에 달하지만 규제가 미흡해 관심 대상에서도 멀어져 있어 보다 강력한 규제와 함께 냉매 수요처인 자동차 제조사 및 전자(공조)기기 제조사의 자발적, 선제적 처리(관리)가 필요하다.

프레온가스로 알고 있는 냉매는 오존층파괴 위험성으로 사용이 중지됐다. 대체제로 2세대 냉매(HCFCs)와 3세대 냉매(HFCs)를 사용 중이다. 주로 가전제품, 자동차, 공조기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HFC는 6대 온실가스로 규정된 지구온난화 유발물질로 대기 중 누출되면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해 kg당 1,000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장기간에 걸쳐 발생시킨다.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적게는 140에서 많게는 1만1,7000배에 달한다.

(재)기후변화센터(이사장 유영숙)는 최근 ‘환경데이터 플랫폼 활용 보고서-시장조사 특별보고서: 폐냉매 재활용 현황조사‘를 발표했다.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 잔존해 있는 2세대 냉매(HCFCs)와 3세대 냉매(HFCs)의 양은 대략 3만5,000톤이며 이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약6,3000만톤CO2eq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억2,760만톤CO2eq대비 냉매가 차지하는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연 배출량의 약9%에 해당한다.



냉매는 크게 가전제품, 자동차, 공조기기에 사용되며 제품에 충전된 냉매는 시간간격을 두고 제품의 생애주기(life cycle) 내 천천히 배출된다. IPCC에서는 냉동 및 냉방시스템에 충전된 냉매는 생애주기 내 매년 일정량 배출되고 폐기단계에서 초기 충전량의 평균 80%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7년 하반기 출고 차량부터 친환경에어컨 냉매인 R1234yf(GWP≥1)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수출용 차량에만 적용해 왔으며 내수용 차량에는 여전히 HFC계열의 R134a(GWP 1,300)를 사용했다. 

국토교통부의 자동차등록현황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2,253만대가 등록돼 있으며 이들 자동차에 충전된 냉매량은 1만138톤으로 추정된다. 이산화탄소로 환 시 1,317만톤CO2eq다. 

환경부와 현대·기아차는 2013년 초 ‘폐자동차 자원순환체계 선진화 시범사업‘ 추진을 협약하며 폐자동차에서 회수된 폐냉매를 소각업체를 통해 파괴처리하거나 정제 등을 통해 재생냉매로 재활용토록 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폐자동차에서 회수 처리된 폐냉매는 77톤에 불과했으며 폐차된 차량 중 법적 회수처리가 돼어야 하는 약69만대의 216톤의 냉매 중 35.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나머지 139톤의 냉매는 대기로 누출됐다고 계산할 경우 이산화탄소 21만5,000톤CO2eq이 지구온난화에 기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기후변화센터의 관계자는 “국토부의 자동차 업체별 내수판매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내수점유율이 줄곧 70% 이상을 차지해 왔다“라며 “차량용 폐냉매에서 온실가스 약 922만톤CO2eq의 탄소발자국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냉매를 사용하는 전기전자제품인 냉장고, 김치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등의 가정용기기의 문제도 심각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의 관리대상 냉매사용기기의 범위가 1일 냉동능력 20톤 이상 고압냉매 사용시설로 한정돼 가정에서 사용 중인 가전제품의 온실가스 냉매보유총량 및 통계가 없다.



2020년 기준 보충용으로 사용하는 일회용 냉매용기가 110만개에 달하며 해당 보충량이 냉매누출로 인한 온실가스 대기 배출량과 동일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이는 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3,136만톤CO2eq가 대기 중 누출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가정용 냉장고에는 약 176g의 냉매가, 정기에는 40g, 에어컨에는 1.5kg의 냉매가 충전돼 있는 것으로 추정할 경우 삼성전자는 일회용 냉매용기를 연간 7만8,000개, LG전자는 6만개, 오텍캐리어는 1만개를 사용하고 있다. 

냉매는 대기 누출 시 바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물질인 것을 감안할 경우 가전 3사는 연간 1,480만콘의 냉매를 충전하는데 이는 이산화탄소 229만톤CO2eq에 해당한다.

기후변화재단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냉매관련 제도가 제품별, 물질별로 분산돼 적용되고 있어 실제 현업에서는 사용자 및 관리자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폐자동차의 경우 2019년 폐냉매 등을 포함한 기후·생태계변화유발물질을 폐가스류처리업자에게 인계토록 하는 규정을 포함해 자원순환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폐차업체에서는 처리비용 부담으로 대부분의 폐냉매를 폐가스처리업체로 인계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방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폐가전의 경우 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을 통해 재활용을 진행하고 있으나 고철과 다른 고압가스라는 폐냉매 물질의 특성상 처리가 쉽지 않다. 

특히 대기환경보전법 상 관리대상인 20RT 이상 공조기기에 대해서는 폐냉매처리업자를 통한 냉매회수와 처리업자를 통한 재생 및 파괴가 이뤄지고 있으나 회수업자는 6,000여명이 넘지만 처리업자는 단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회수량 대비 처리용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기후변화재단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일본 및 유럽의 선진국보다 냉매관련 생산 및 소비 규제일정이 늦지만 자국 내 미흡한 규제기준에 맞추는 것은 글로벌 냉매규제 트렌드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기업의 ESG경영 관점에서도 필요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생존의 관점에서도 필요하며 기업 스스로 선제적인 대응과 자발적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