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리모델링 지역거점 플랫폼(이하 플랫폼)이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가운데 그린리모델링(GR) 전·후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원활한 평가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3월30일 서울역 회의실에서는 ‘건축물에너지평가사 협의체(이하 협의체)’ 첫 회의가 개최됐다. 협의체는 각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건축물에너지평가사(이하 에평사)가 사업진행상황 및 계획을 공유함으로써 전국적으로 긴밀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결성됐다.
플랫폼은 국토교통부가 202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공건축물 GR사업의 인식확산, 저변확대를 위해 출범시킨 권역별 전문기관 간 협력체계다. 전국을 5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8개 컨소시엄을 플랫폼으로 구성했다.
지난해 12월 공모를 거쳐 2022년 2월 선정절차를 마친 결과 △성균관대(수도권) △중앙대(수도권) △강원대(강원권) △공주대(충청권) △국제기후환경센터(전라권) △전주대(전라권) △경북대(경상권) △동아대(경상권) 등을 대표기관으로 하는 컨소시엄 총 8곳이 선정됐다.
이상엽 국토안전관리원 차장은 “플랫폼은 국토안전관리원 그린리모델링센터에서 운영·관리를 담당한다”라며 “각 권역별 플랫폼은 지역에서 행정지원, 기술지원, 지역 역량강화 등을 담당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플랫폼은 ‘2021년 플랫폼’으로 명명되는데 이는 2021년말 선정된 공공GR 지원사업지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기 때문”이라며 “2022년 선정된 사업지를 대상으로 2023년 활동하는 플랫폼은 ‘2022년 플랫폼’으로 명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해 활동했던 2020년 플랫폼의 성과·한계를 공유하고 추진체계 및 업무, 운영계획 등이 논의됐다.
지난 사업에서는 세종, 쌍류보건지소 등 지역 우수사례 전파를 통한 참여도 제고에 집중했으나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으로 사업이 추진돼 지역별 여건, 특색에 따른 맞춤형 사업이 어려웠던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단순 수요조사 외에도 지역특화사업을 발굴해 지원키로 했다.
또한 GR사업 후 에너지소요량 등을 분석해 개선성능을 파악했지만 현장별로 파악이 어렵거나 공사 전·후로 성능평가를 위한 기초자료가 조사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이에 따라 설계·시공단계부터 체크리스트 등을 제공하고 컨설팅·지원함으로써 현장에서 정확한 기초자료 확보가 가능한 성능분석 체계를 수립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할 GR사업을 대비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선사항을 도출 및 취합하는 작업도 병행된다.
특히 단열재의 장기단열성능(경시변화)에 대한 기준마련도 추진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성능개선 사항 평가 시 단열재를 새롭게 시공했어도 장기단열성능을 파악하기 어려워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번 GR사업에서는 100곳을 목표로 현장의 단열재 시편을 채취, 현장의 과거 시공연도를 기준으로 단열재의 연차별 장기단열성능 자료를 도출, 기준값을 수립에 착수한다. 다만 채취하는 시험체가 위치한 벽의 향, 채취 시험편의 대표성이 있는 높이 등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 있어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GR융합얼라이언스 등 신규사업 추진
올해 플랫폼은 기존에 추진해 온 △GR사업 추진계획 수립 및 개선방안 제시 △GR사업 효과분석 △지역역량 강화 교육프로그램 운영 △GR전문인력 양성 △학생기자단·경진대회 홍보활동 등에 더해 다수의 신규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지역특화사업이 추진된다. 지역여건·특성을 고려한 지역특화사업을 발굴해 지역중심의 지속가능한 GR사업모델을 제시한다.
올해 지역특화사업에는 중앙대, 강원대, 동아대 등 3개 플랫폼이 선정돼 추가예산을 교부받는다. 중앙대는 수도권에서 150여개의 작은도서관의 에너지성능분석을 통한 GR사업을, 강원대는 군부대 병영시설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하는 GR사업을, 동아대는 해양지역 GR을 통한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인증 및 녹색건축물인증(G-SEED) 획득과 연계하는 사업을 지역특화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한다.
이어 사업기술지원단도 신설된다. GR사업수행기관, 2021년 GR사업 사전조사 지원기관, 에평사, 교수, 건축사 등 관련전문가를 포함해 10인 이내로 사업기술지원단을 구성한다.
사업기술지원단은 주로 GR설계·시공단계에서 전문적인 자문, 에너지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권역별로 사업기획, 설계, 시공, 사후평가 등 전체 사업과정에 대한 One-Stop 솔루션센터를 구축, 사업단계별 문답집(Q&A)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검토된 개별건물의 에너지성능 개선방안이 실제 건축물에 구현될 수 있도록 설계·시공단계부터전문적인 자문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제협력을 위한 노력도 올해부터 시작된다. 해외 건축물에너지 인증기구 및 GR연구기관 등 해외 선진사례를 조사하고 이를 국내 GR사업과 비교·분석하며 GR선행구가의 사업체나 신기술 적용 건축물 등을 방문해 기술교류 및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특히 GR 융합얼라이언스를 새롭게 발족한다. GR관련 기관, 대학, 산업체, 언론 등과 협의체를 구성해 기술교류 및 정책발굴의 장을 마련한다. 현재 정부가 운영 중인 ZEB 융합얼라이언스가 신축 ZEB정책의 구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면 이와 함께 활동할 GR 융합얼라이언스는 기축 GR의 실현방향성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신축·기축을 두 축으로 하는 정부의 건물에너지효율화 정책구도가 명확해질 전망이다.
GR 융합얼라이언스는 기술혁신방안, 사업모델 발굴, 정책·제도 개선안 마련 등 산업발전을 위한 기술융합기구로서 4월 중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매년 하반기 개최되는 녹색건축한마당에서 정기적으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