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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열부문 탄소감축방안ATES·수열E 등 저온열원 주목

수자원 풍부 지역특성 반영 신재생E 확산
국민적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 공감대 형성
韓 제한적 신재생E 법·제도, 확산 걸림돌



폭염, 홍수 등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로 2050 탄소중립 달성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는 에너지안보에 대한 이목을 더욱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에너지수입의존국으로서 다각도의 접근을 통해 화석에너지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에너지자립을 실현하고자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천연가스를 자체 생산할 수 있어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였으나 국토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한 특성으로 어느 국가보다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친환경 에너지보급을 통한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믹스를 가지고 있어 지속가능한 에너지믹스로의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냉난방 등 열에너지공급에 대해 신재생열에너지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 기획을 통해 화석연료 의존국에서 친환경화를 추진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에너지전환 노력을 살펴본다. 

천연가스 생산중단·신재생E 확대 
네덜란드는 1,700만명의 유럽의 중견국으로 유럽 내 물동량 1위인 로테르담항구를 비롯해 유럽의 무역과 금융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내륙으로 뻗어있는 강과 운하를 통해 물류는 물론 석유화학, 제조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국가로 에너지소비도 EU 내에서 6번째로 많다. 

또한 러시아, 노르웨이 다음으로 유럽 내 천연가스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타 서유럽국가대비 안정적인 에너지자급은 물론 수출을 통한 가스허브로서 역할을 담당했다. 네덜란드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천연가스로 난방을 하며 유럽 내 천연가스 배관망의 가구별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국가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수해로 인해 큰 피해를 겪었으며 올해 여름은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전국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내수면 18%를 넘어 수자원이 풍부한 국가이지만 기후변화로 높아지는 해수면에 직접적인 피해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2000년대 들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구조 개편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내륙의 가스생산을 중단하는 계획을 8년 앞당겨 시행키로 했다. 2018년부터는 천연가스 수입량이 수출량을 넘어서게 됐다. 



네덜란드의 에너지소비현황을 살펴보면 석탄, 석유 등에 대한 소비는 지속 감축되고 있으나 천연가스의 경우 여전히 전체 에너지수요의 1/3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바이오매스, 풍력 등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전력부문 재생에너지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32.8%를 달성했다. 

유럽 내 슈퍼그리드를 통해 주변국에서 생산된 잉여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함으로써 더욱 유연한 에너지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점은 자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해야 하는 우리나라와 다르다. 

폐열·ATES·수열 등 저온열원 활용 확대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이 뚜렷하다. 고위도지역이지만 북해의 난류와 편서풍의 영향을 받는 해양성 기후로 1년 내내 온화한 편이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는 우리나라보다 작으며 여름에도 다습하지 않아 건물 내는 전반적으로 시원해 냉방수요가 적은 편이다. 

네덜란드는 기후로 인해 냉방보다는 난방수요가 큰 만큼 난방을 통해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주변에 존재하는 저온열원을 활용하는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농업분야에서 시설작물재배단지의 경우 데이터센터나 발전소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이 연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물의 국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네덜란드답게 최근 건축되는 단지에는 지표수가 가지고 있는 열을 활용하고 대수층축열시스템(ATES)을 구축하는 등 냉난방부하의 대부분을 수열, ATES, 히트펌프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에 더 나아가 지난 5월에는 2026년부터 화석연료로만 난방하는 보일러 신규설치를 금지한 바있다. 기존 보일러에 히트펌프를 추가설치해 외기온도에 따라 히트펌프로는 충분한 열을 공급하기 어려울 경우 급탕에만 보일러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히트펌프를 주거부문 표준난방설비로 설정했다. 

또한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 저리펀드(NWF: National Heat Fund)에 더해 2030년까지 매년 158만달러(약 20억7,000만원)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현재 주거용 에너지수요의 70%를 차지하는 가스를 신재생에너지 기반 히트펌프로 전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공주택 에너지효율개선사업 등을 시행해 저소득층에 대한 에너지정책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ATES 보급확산 기반 구축
네덜란드는 지역난방 비중이 전체 열 수요의 4%로 낮은 수준이다. ATES와 수열에너지는 가스를 대체함과 동시에 기후변화로 네덜란드 내에서 역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ATES의 경우 네덜란드 전국에 걸쳐 3,000곳이 설치됐으며 네덜란드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ATES 관련기술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지역에서도 ATES 적용에 대한 협력이 추진되는 등 해외시장 공략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20년 기준 ATES로 공급되는 냉난방에너지는 국가 전체 냉난방수요의 2% 수준이나 신축건물 대부분에 ATES와 수열에너지 혼합시스템이 고려되는 등 단기간 내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실제로 2010년 1,500곳이었던 ATES 적용현장은 2020년 3,000곳으로 2배 증가했다. 네덜란드에 ATES가 빠르게 보급될 수 있었던 이유는 네덜란드 전 국토가 강하구에 위치해 물빠짐이 우수한 퇴적층이 분포해있다는 점과 이미 전국단위 지질조사가 완료된 상황으로 대부분의 도시에서 별도의 지질조사없이 빠르게 설계 및 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온열원을 활용하기 위한 4세대 지역냉난방시스템과 바닥냉난방기술의 발달로 네덜란드 대단위 단지개발에는 ATES가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수열에너지의 경우 암스테르담의 상하수도를 담당하고 있는 WaterNet의 연구에 따르면 냉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의 60%를 지표수, 하수, 상수 등을 통해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열에너지 적용사례를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8년 ATES 적용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 에너지컨설팅 전문기업 지엔에스엔지니어링은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개발한 ATES를 시설원예 농가에 설치했다. 

해당 시설원예 농가는 ATES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지 못해 관련지원을 받을 수 없었지만 성능과 경제성에 주목했으며 온실 증설에 추가적용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근 주민의 반대로 증설이 결국 무산됐으며 기존 설치된 ATES마저도 철거됐다. 

국민차원 탄소중립 대응 공감대 형성
천연가스 생산 등으로 인해 인구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기준 인당 8.4t으로 유럽국가 중 높은 편에 속하지만 천연가스 생산량 감축 등 2000년대부터 지속 감축하고 있다. 국민차원의 저탄소사회 전환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보다 강력한 기후위기 대응정책에 대한 요구를 정부에 요구하고 있으며 화석연료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며 친환경 실천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네덜란드 인권단체인 우르헨다(Urgenda)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 상향소송을 제기해 2020년 대법원 판결까지 이끌어냈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는 국민적 염원을 담아 2030년까지 1990년대비 온실가스 49%, 2050년까지 95% 감축할 계획이며 2030년 완전한 탈석탄을 목표로 설정했다. 2019년 6월 발표한 네덜란드 국가 기후협약은 2년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합의를 이룬 결과물이다. 

시민과 기업, 지식인, 정부 등이 사회구성원간 합의를 거쳐 모든 국민을 위한 합리적 가격 공정성 실현가능성 등을 기본철학으로 하고 있다. 네덜란드 주요 산업인 농업, 교통물류, 건설, 산업 전력 등 5개 분야에서 2030년까지 총 48.7Mt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인 쉘을 상대로 네덜란드 7개 환경단체가 시민의 동의를 받아 진행한 소송을 통해 2030년까지 2019년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축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으며 2018년 승소했다. 

無보조금 신재생E시장 생태계 조성
네덜란드는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주변국대비 특출난 수준은 아니다.

현재까지 계통 불안정성이나 저렴한 천연가스가격 등으로 인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지 많은 시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활발한 주변국과 그리드로 연결돼 자체적인 생산에 시급성이 없었던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네덜란드는 에너지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북해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2018년부터 정부보조금이 지원되지 않은 민간차원의 대규모 개발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차이점이 있다. 

이는 네덜란드 정부와 기업간 합의에 따라 보조금을 점차 감축하는 로드맵 수립과 함께 해상풍력발전 용량발주계획을 수립해 안정적인 시장을 조성했으며 기업은 기술개발을 통해 공기단축 및 발전효율 개선으로 로드맵에 대응한 결과다. 

네덜란드는 풍력이 가지고 있는 간헐성, 계절성을 보조할 수단으로 수소를 주목하고 있다. 겨울철 초과생산되는 잉여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기 위해 관련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가 기존 보유한 천연가스에 대한 인프라, 전문성을 적용할 수 있어 수소관련기술 확보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치고 있다.

‘열린 규제’, 신재생열E 확산 촉진 기대
국내 건물부문 최종에너지소비 중 열이 50% 이상으로 어렵게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열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건물, 데이터센터,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재생열에너지를 통한 탄소배출 저감이 강조되고 있다. 

다만 신재생열에너지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법, 제도적 기반이 미비해 주변환경에 적합한 신재생열에너지원 확보에 제한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를 예를 든다면 우리나라는 해수 표층수, 하천수 등 특정 수열원을 신재생에너지원으로 규정하는 ‘닫힌 규제’를 운영하고 있다”라며 “이와 달리 네덜란드는 수열원에 대한 규정대신 활용에 대한 규정을 제시하는 ‘열린 규제’를 운영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한 신재생열에너지 확산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역별 특성에 적합한 에너지원을 적용하기 어려운 환경 탓에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시장이 조성되고 있다”라며 “다양한 에너지원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산이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한 가지 에너지원에만 의존한다면 화석연료에서 독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최근 국제통상 주요이슈로 에너지안보가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결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고 장기적으로 탄탄한 에너지안보를 확보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에너지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산에 의존하기 보다 국내 기술, 제품에 대한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국내 신재생에너지시장을 키워야 하며 이를 통해 에너지수입의존국이라는 오명을 떨치고 에너지주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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