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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냉열 DC쿨링시스템, 상용화 성공여부 ‘주목’

‘LNG냉열 DC냉각시스템 개발‧성능평가’ R&D 착수
선유이앤씨 주관, 시앤시‧테라‧KRAIA‧IAE 등 참여
카카오DC‧충주DC‧충북IDC‧경기TP 등 실증지 조율



데이터센터(DC)시장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급격하게 증가하는 데이터 처리수요를 충족하면서 글로벌 탄소중립이라는 대전제를 달성하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DC가 소비하는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획기적인 솔루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막대한 에너지가 버려지고 있는 LNG에 주목하고 ‘액화가스 냉열을 이용한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 개발 및 성능평가’ 과제를 발주했다.



선유이앤씨가 주관기관을 맡고 △시앤시인스트루먼트 △테라플랫폼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KRAIA) △고등기술연구원(IAE)이 수행기관으로 참여하는 이번 연구단은 지난 4월1일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특히 냉매로 CO₂를 사용하며 냉매의 잠열까지 활용하기 위한 기술‧시스템 개발을 비롯해 실증까지 이뤄질 예정이어서 관련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LNG냉열이 주목받는 배경을 살펴보고 연구내용 및 특징을 점검함으로써 향후 DC가 탄소중립에 기여하기 위한 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한다.

LNG냉열, DC E효율‧RE100‧지방분산 등 1석3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 처리 및 저장수요가 폭증하면서 이를 위한 기본인프라인 DC를 경쟁적으로 건립하고 있다. 건설경기가 침체기인 상황에서 DC시장이 건설산업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는 모양새다.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2026년까지 국내 신규 구축예정인 DC는 최소한 50개 이상이며 설치용량은 1,000MW 이상에 달한다. 2028년까지 국내 DC는 74개, 1,850MW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각각 연평균 16%,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에너지소비 문제가 대두된다. DC는 수많은 IT랙이 운용되고 있으며 랙은 데이터수요 증가 영향을 받아 보다 고성능화‧고밀화되고 있다. 이는 발열량 증가를 의미하며 IT기기의 에너지소모량에 더해 쿨링을 위해서도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현재 국내 47개 DC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3,336GWh로 강남구 19만5,000가구가 소비하는 전력량과 유사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32년까지 신규DC가 신고한 전력수급예정통지 기준으로 1,224개 DC에서 7만7,684MW 전력수요가 추가로 필요하다.

하지만 이정도 규모의 전력을 차질없이 공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DC 대부분이 수도권에 위치한 상황에서 한국전력은 수도권 전력계통 및 수급 부담으로 2032년까지 신규 신청한 925개 DC 중 4.3%인 40개에만 전력 적기공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에 발전소를 추가건설하거나 지방 신규 발전소 건립 후 장거리 송전선로를 건립하는 것 역시 현실성이 없다. 시간, 비용도 문제지만 주민반발로 착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비교적 재생에너지원이 풍부한 지방으로 DC를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며 현재 정책적으로도 규제‧지원방안이 마련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현재 DC 에너지공급체계는 전력일변도여서 안보시설에 가까운 DC 안정성을 위해 분산에너지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한 대체 재생에너지원 가운데 하나로 LNG냉열이 주목받고 있다. LNG냉열은 –162℃ 상태인 액화가스가 기화할 때 내뿜는 냉열원을 쿨링이 핵심인 DC 에너지효율화에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다. 에너지소비 효율화, 재생에너지 활용, 에너지원 다각화 등 차원에서 순기능이 크다는 평가다.

LNG는 1kg이 기화할 때 약 200kcal 냉열을 방출한다. 현재 LNG냉열은 대부분 버려지고 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연간 도입하는 LNG 3,200만여톤을 모두 LNG냉열로 활용한다면 총 6조4,000억kcal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기계설비분야 에너지효율화기업인 기성이앤씨에 따르면 일반적인 DC 냉각방식을 LNG냉열로 교체하면 필요전력을 1/10로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 KT, SK가스 등 관련업계에서는 미활용에너지인 LNG냉열을 DC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와 실증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들 시설은 가스공사 평택기지, SK가스 울산터미널, 삼천리 대부도 LNG 위성기지 등 지방에 위치해 정부시책인 DC 지역분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냉매 잠열활용…혁신성 향상

이번 과제는 2023년 4월1일부터 2024년 12월31일까지 총 1년 9개월간 정부출연금 49억원, 민간부담금 9억200만원 등 총 58억200만원 규모로 진행된다.

최종목표는 액화가스 냉열을 이용한 DC용 냉각시스템을 구축하고 성능평가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현재 DC에 적용된 전기식 냉각시스템을 LNG냉열을 활용한 냉각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전기사용량과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추진된다.

이를 위해 LNG냉열을 이용한 초저온 물류창고 냉각시스템 구축경험을 보유한 주관기관 선유이앤씨를 중심으로 ICT 전문기업 시앤시인스트루먼트, 안전 및 사업화 전문기업 테라플랫폼, 표준화 전문기관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및 고등기술연구원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연구단은 IP-R&D(지적재산권 R&D) 기반으로 국내특허 출원 12건, 해외 특허출원 6건을 추진함으로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통해 사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최종목표가 TRL(기술성숙도) 6단계(시제품 성능평가)에서 나아가 8단계(시제품 인증)로 상용화까지 달성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기술개발에 더해 DC 냉각시스템 구축 및 실증을 포괄하며 사전에 실증사이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행된 R&D의 경우 LNG와 물을 이용한 현열냉각시스템으로서 물 소비량이나 에너지효율, 설비투자 측면에서 다소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냉매로 CO₂를 활용하면서 잠열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다.

이에 따라 냉매 입‧출구온도가 기존 7~12℃에서 5~10℃로 줄며 냉매유량은 기존 2만kg/h에서 1,500kg/h로 13.3배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냉매 펌프동력도 1.234kW에서 0.21kW로 5.9배 감소하며 배관경 축소, 소형 및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의미여서 에너지효율 및 설비투자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존과 달리 실증이 포함됨에 따라 LNG냉열을 냉각시스템에 실제로 적용하는 국내 최초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기반으로 표준화도 추진할 예정이어서 기존 전기식 DC냉각시스템을 대체한 새로운 DC냉각시장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기술로는 △LNG냉열 활용 냉각시스템 개발 △냉각시스템 모니터링 및 관리솔루션 개발 △냉각시스템 지능형 고장감지 및 진단기술 개발 △냉열이용 DC 냉각시스템 표준정립 △실증 및 성능평가 등이 지목된다.

LNG냉열 활용 냉각시스템 개발을 통해 33RT급 냉각시스템 시제품이 설계‧제작된다. 시제품 무부하 자체성능평가가 병행되며 실증사이트 구축 및 실증을 거쳐 실부하 공인시험평가 및 스케일업(Scale-up) 설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냉각시스템 운전매뉴얼도 개발된다.

냉각시스템 모니터링 및 관리솔루션 개발 파트에서는 맞춤형 센서와 관리플랫폼이 개발된다. 열교환효율을 관제하는 COP 모니터링을 수행하며 DC 에너지 및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알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냉각시스템 지능형 고장감지 및 진단기술 부문도 맞춤형 센서 및 관리플랫폼 개발에 동참하게 되며 전력량, 진동센서 등 IoT센서를 분석해 설비고장을 감지하고 진단한다. 나아가 고장 전 이상징후를 포착해 알림을 발송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냉열이용 DC냉각시스템 표준정립 파트에서는 DC냉각시스템 단체표준(안)을 도출하며 냉각시스템 구축 및 운영 시 사용자가 숙지해야 할 안전매뉴얼을 개발한다. 또한 LNG냉각시스템을 보급 및 확산하기 위한 법‧제도적 정비사항도 발굴하며 이에 따른 구체적인 정책조사 및 분석도 이뤄진다.

실증 및 성능평가 부문에서는 R&D를 통해 달성해야 할 정량적 목표가 담겼다. 기존대비 에너지절감 30%, CO₂ 저감 20%, PUE(전력사용효율지수) 1.3 이하, RCI(공조효율지표) 96% 이상, 공인시험평가 등이 기준이 된다.




실증기반 상용화 성공여부 ‘주목’

이번 R&D가 주는 가장 큰 기대감은 실증을 바탕으로 한 상용화 성공여부다. 그간 LNG냉열 활용가능성 측면에서 잠재력은 높이 평가돼 왔지만 아직 국내 적용사례가 없는 실정이다. 훌륭한 기술이 개발된다고 해도 현실에서 적용되기 어렵다면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상용화 성공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연구단은 실증을 2024년 하반기 중 최대 3개월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실증사이트는 와이디씨홀딩스 강남데이터센터로 현재 해당 DC는 전기식 냉각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후보 수요기관으로는 카카오 안산DC, 경기TP DC, 충북 IDC 오창분원 2관, 충주DC 등이 거론된다.

수요기관의 총 냉방부하량은 1만5,000RT 수준으로 선정하며 실증면적은 53~215㎡(약 16~65평) 규모다. 상면기준으로 일반적인 전력밀도는 540~2,200W/㎡이며 환산하면 464~1,892kcal/㎡이고 실증면적에 대한 단위면적당 냉방부하량은 10만kcal가 될 전망이다.



특히 후보 실증사이트 중 하나인 카카오 안산DC는 현재 신축 중인 DC로 삼천리 가스공급망사업 구역에 있어 LNG운송거리가 짧다. 한양대 안산에리카캠퍼스 내 위치해 LNG 탱크설치 및 탱크로리 진‧출입 등 실증인프라 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증인프라로 24톤급 LNG 저장탱크 1식, 공급 및 회수배관 500m, LNG 운송 탱크로리 1대, 삼천리 대부도 LNG 위성기지 등을 활용하게 된다. 실증장비 및 시스템은 LNG 0.5톤/h 냉열이용 33.5RT급 잠열식 냉각시스템이 설치되며 각종 계측센서, 데이터전송 네트워크, 모니터링 및 안전시스템 등이 함께 구축된다. 이를 바탕으로 DC냉각, 운전상태 감시, 관리모니터링, 고장감지, 진단, 안전도 검증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연구단의 주관기관을 맡은 선유이앤씨의 관계자는 “기존 현열방식 냉각시스템에 비해 이번 R&D를 통해 개발되는 기술 및 제품은 잠열방식의 냉각시스템으로 자연냉매인 CO₂를 사용하며 순환펌프의 부하가 감소함에 따라 에너지효율이 크게 향상돼 현열제품대비 에너지효율 혁신성이 탁월하다”라며 “기존 전기식 냉각시스템대비 에너지절감은 30% 이상, CO₂ 저감은 2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므로 국산화 개발제품으로서 탄소중립 달성측면에서 혁신성이 우수한 세계최고의 원천기술형 혁신제품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