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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용 연료전지, ZEB 고등급 목표 시 유효

설비공학회, 연료전지 확대방안 보고서 발간

대한설비공학회(회장 정재동)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적용을 위한 건물용 연료전지 확대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해 건축물 용도, ZEB 등급별로 효과적인 연료전지 적용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주거용 소규모 건축물의 경우 경제성이 양호한 태양광을 적용해 최대 1등급까지 ZEB를 달성할 수 있지만 음영 등 제한사항이 있는 일부 건축물의 경우 연료전지 적용으로 등급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50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면적의 한계로 에너지자립률 100% 달성이 어렵기 때문에 경제성을 고려해 2등급 이상부터 연료전지를 검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연료전지 보급량 ‘기대 이하’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로 연료전지를 채택한 바 있으며 국토교통부 역시 탄소중립도시 조성을 위한 건축물의 제로에너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소로의 에너지원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연료전지 보급률을 2040년 2.1GW 수준으로 확대보급할 방침이다. 연료전지는 설치위치 및 발전가능 시간 등 제약조건이 없어 건물부문 에너지자립에 기여할 잠재력이 큰 아이템으로 평가된다.

특히 건물에 연료전지를 적용할 경우 열,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사용하는 주거시설, 숙박시설, 병원 등에 적용할 경우 ZEB를 위한 설비기술로 활용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는 80℃ 저온작동, 소형화 등 강점에 따라 PEMFC방식이 많이 적용되며 최근에는 총 효율이 85%에 달하는 SOFC방식을 건물에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나 국내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량은 2021년 기준 약 12MW로 목표치인 50MW대비 24% 수준에 그쳤다. 이는 2018년대비 2021년 누적증가율이 약 1.8배에 달한 것에 비해 미흡한 실적이다. 이는 태양광, 지열 등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초기투자비, 경제성 등이 열세이며 이미 설치된 시설에 대한 가동율이 낮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연료전지 설치단가는 태양광 1kW 기준 150만원, 지열 1RT(3.5kW) 400만원에 비해 SOFC 1kW 기준 6,000만원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가스요금 상승에 따라 경제성도 악화되고 있다.

2021년 9월부터 주택용, 일반용에 비해 연료전지용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도시가스 도매요금 단가를 살펴보면 연료전지용의 경우 27.8원으로 주택용 요금인 21.4원보다 29.9%, 일반용 요금인 16.7~17원보다 63.5~66.5% 높았다. 즉 업무난방용을 제외하고 주거용, 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적용되는 경우 현재 연료전지를 가동할수록 일반 가스보일러대비 경제성 열세가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은 가스요금의 지속상승 추세에 따라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초기투자비와 열세인 경제성은 가동률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2019년 기준 전국 공공시설에 설치된 건물용 연료전지는 총 664곳이지만 416곳이 가동중지 상태다. 정상가동되는 곳은 전체의 37% 수준인 셈이다. 또한 보조금을 받아 연료전지를 설치한 일반 건물, 빌라 복지시설 등 총 417곳을 조사한 결과 정상가동 중인 비율은 51.4%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도입 초기 연료전지용 가스요금을 일반요금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했지만 최근 일반요금을 추월하면서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고서는 산업초기 특성에 따라 경제성 측면에서 다소 불리하지만 건물부문 탄소중립, 에너지전환 목표 달성에 잠재력이 큰 건물용 연료전지 산업육성을 위해서는 정책적 추가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급 지원제도 ‘한계’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건축물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을 상향하고 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은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은 2020년 30%에서 시작해 2년 단위로 2%씩 상향, 2030년에는 전체 에너지원의 4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연료전지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계산식에서 태양광대비 높은 보정계수가 책정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 충족에 유리하다. 태양광은 고정식의 경우 0.95, 추적식의 경우 1.47을 부여받은 것에 비해 연료전지는 PEMFC의 경우 2.2, SOFC의 경우 8.71로 높다.

다만 투입비용대비 생산량을 비교하면 SOFC는 태양광보다 1.6배 유리하지만 PEMFC는 다소 불리하다. 건물용 연료전지 보급을 확대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더 필요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건물에너지자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녹색건축법)’ 상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녹색건축법에서 다루는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과 ZEB인증제도는 1차에너지소요량 평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ECO2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상세한 계산방법 및 알고리즘이 공개되지 않아 결과에 대한 정확성 검토가 어려우며 별도의 보정계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도시가스를 이용하는 연료전지 특성상 태양광 등 별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순수 재생에너지원에 비해 불리함이 있어 건축주의 선호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수소 적용에 따른 연료전지의 1차에너지생산량 변화에 대한 부분도 고려되지 않아 향후 추가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ZEB 1~2등급 시 검토가능

보고서는 이와 같은 제반 여건을 고려해 소규모 건축물과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ZEB 등급확보를 위한 등급별 연료전지 적용단계 및 기여도를 검토했다.

연면적 563.5㎡의 노유자시설을 토대로 비주거용 소규모 건축물의 연료전지 적용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산술적으로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지붕면적의 53.1% 이상 설치해 용량 28.3kW를 확보할 경우 에너지자립률 100%를 달성할 수 있지만 도심지에 위치한 저층건물임을 감안하면 태양광발전설치만으로 ZEB 1등급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례에서 SOFC 설치를 검토할 수 있으나 ECO2 시뮬레이션 상 적용가능한 최대설치용량이 2kW로 한계가 있어 ZEB 1~2등급 단계에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공동주택의 경우에도 ZEB 2등급 이상 높은 등급에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면적 1만8,662.24㎡의 500세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설치면적 한계로 태양광발전만으로는 에너지자립률 100%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에서 신재생에너지원 설치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태양광은 ZEB 1~5등급마다 17%의 기여도를 나타냈으며 연료전지의 경우 2등급에서 3% 이상, 1등급에서 23% 이상으로 분석돼 2등급 이상일 경우 검토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총괄을 맡은 박진철 중앙대 교수는 “연료전지는 설치공간 제약이 적고 시공 편의성이 높아 활용가능성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아 ZEB 1~2등급 확보를 위해서만 활용되고 있다”라며 “연료전지 활성화를 위해 ECO2 프로그램 개선 및 보정계수 도입, 업계 자구노력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