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이터센터(DC) 동향과 국내 DC산업지형 및 투자기회를 살펴보고 대한민국이 DC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글로벌 DC 및 ICT 전문 마케팅기업인 W.Media와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가 공동으로 주관한 ‘Korea Cloud & Datacenter Convention 2023(KRCDC 2023)’이 지난 8월31일 서울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Enterprise Singapore △Structure Research △Bicsi KOREA △칸kharn 등이 전략적 파트너로 동참했으며 20여명의 연사가 참여하고 750명 이상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바이론 크리스톨(Byron Cristol) W.media 북동아시아시장 대표(Head of Northeast Asia Markets)는 “한국은 가장 발전된 디지털 인프라를 갖춘 아시아 국가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서 DC혁신 및 코로케이션 인프라를 향한 진일보에서 가장 먼저 부상하고 있다”라며 “그중 서울은 한국내에서 가장 큰 선두주자이며 경기와 부산은 DC자금 조달 측면에서 가장 떠오르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하이퍼스케일 및 코로케이션 DC운영자와 같은 인프라 솔루션의 출현은 한국 시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번 KCDC 2023에서 최고의 DC 및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가와 함께 통찰력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 주요 발제로는 △한국 DC시장 및 지속가능성(Korean Data Center Market & Sustainability, 송준화 KDCEA 사무국장) △기후변화 완화와 디지털 성장의 균형(Balancing Climate Change Mitigation and Digital Growth, 김지니 W.Media 선임기술기자) △어니언 DC운영기기: DC사업을 위한 디지털전환도구(Onion Data Centre OpsWare; a Digital Transformation Tool for the DC Business, 조창희 어니언소프트웨어 대표) △한국 DC에 대한 오해와 편견(Misunderstanding & Prejudice of Data Center In Korea, 황현진 KDCEA 선임연구원) 등이 진행됐다.
패널토론으로는 △한국 DC투자시장의 핵심트렌드(What are the Key Trends Shaping Datacenter Investment in Korea?) △해외 기업을 위한 한국 DC산업의 매력(Exploring the Magnetism of South Korea's Data Center Industry for International Companies) 등이 진행됐다.
RE100‧지방분산, 韓 DC 트렌드
송준화 KDCEA 사무국장은 ‘한국 DC시장 및 지속가능성’ 발제를 통해 “2026년까지 국내 신규 구축예정인 DC는 50개 이상이며 설치용량은 1,000MW 이상에 달한다”라며 이어 “2023년 현재 39개 상업용 DC가 운영 중이며 2027년까지 73개까지 늘어날 전망이어서 연평균 성장률이 17%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시장성장에 비해 DC산업은 지속가능성 향상, ESG경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라며 “DC수요와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전력량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미래사회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DC의 양적성장뿐만 아니라 RE100과 같은 질적향상도 고려해야 하므로 PUE(Power Usage Efficiency) 향상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송준화 국장은 “그러나 대한민국 DC는 인프라, 전력수급 등 문제로 현재 전국 147개 DC 중 수도권에 88건으로 총 60%를 차지할 정도로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한 상황”이라며 “수도권 포화현상에 따라 전력공급, 지역 균형발전 등 문제가 대두돼 정부, 지자체가 규제 및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지방분산을 재촉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RE100, 에너지전환을 고려할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오히려 지자체가 유리한 점이 있다”라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DC 지방분산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린DC 구축, 민‧관협력 기반 초기계획 필요
김지니 W.Media 선임기술기자는 ‘기후변화 완화와 디지털 성장의 균형’ 발표에서 “5G와 AI의 성장이 데이터사용량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각국은 기후변화를 제한하기 위한 탄소배출 감축에 분투하는 상황”이라며 “W.Media는 전문가들에게 탄소발자국을 관리하면서도 DC 캐퍼시티를 빠르게 확장하는 방향에 대해 꾸준히 정보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린에너지를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초기단계의 광범위한 계획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투자 및 인프라가 필요하다”라며 “그러나 많은 DC들이 태양에너지를 사용하고, 액침냉각시스템을 채택하는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지니 기자는 이어 “국가와 기업이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해야 하며 모든 종류의 비즈니스에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구축 및 통합하기 위한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에너지 모니터링을 포함한 공급망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DC시장 성장전망 ‘안정적’
이어 진행된 ‘한국 DC투자시장의 핵심트렌드’ 패널토론에는 △박태호 Digital Edge DC Korea 지사장 △김기훈 CBRE Korea 상무 △방재원 KT Cloud 팀장 등이 참여했다.
최근 DC는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고 있는 섹터다. 아‧태시장에서 가장 낮은 DC공실률을 기록한 지역은 싱가포르이며 그 다음이 한국으로 나타나고 있다. 패널들은 한국은 클라우드, AI 수요가 견고하기 때문에 공급과잉으로 인한 임대료 하락 등 공실률이 높아지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국내 DC이슈로는 개발원가의 상승이 지목된다. DC사업자 증가로 인해 토지원가가 경쟁구도 속에서 상승하고 있으며 PF금리도 상승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사업비가 증가하는 변화를 겪고 있다.
패널들은 한국 DC시장규모 전망에 대해 국가가 생산하는 데이터의 양, 내수시장 규모 등이 DC시장 크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진단하면서 전력품질이 좋은 한국은 데이터관리에 대해 큰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적어 데이터 활용 확대에 리스크가 적다고 진단했다. 다만 높아져가는 엔드 유저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개발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DC 수용성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DC가 소음, 전자파 측정 등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없도록 대응하고 있음에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국민적 인식이 존재하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며 DC산업과 시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제안했다.
국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DC 수도권 집중현상과 관련해서는 DC를 지방에 건립하고자 하더라도 지방 DC가 확실하게 가격을 낮춰서 공급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균형발전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해당 지역에서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존 전산실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면서 관할지역 내 CDC를 갖고자 하는 니즈가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전환시대 운영솔루션 방향제시
조창희 어니언소프트웨어 대표는 ‘어니언 DC운영기기: DC사업을 위한 디지털전환도구’를 주제로 발표한 자리에서 “어니언소프트웨어는 2000년 설립돼 100% DC사업에만 주력해 왔으며 납품한 솔루션으로 운영 중인 DC캐퍼시티가 600mW 이상이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합치면 조만간 1GW를 넘어설 것”이라며 “초기 자동제어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납품 후 컨트롤, 모니터링시스템에서 나아가 오픈API 기반으로 오퍼레이션, AI, 빅데이터, 인하우스 앱 등을 시스템에 탑재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발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DC를 구축하는 것은 3~4년이지만 운영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까지 지속되므로 운영단계의 라이프사이클을 점검하고 여기에 적합한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이를 해결해줘야 한다”라며 “자동제어 구축 및 운영 커미셔닝, 오픈플랫폼 기반 소프트웨어 호환성, N+2 구조 기반의 리둔던시 강화, 운영 모니터링 리포트 자동화 등이 고객들이 원하는 DC운영상의 핵심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DC 전자파, 기준치 0.045% 불과
황현진 KDCEA 선임연구원은 ‘한국 DC에 대한 오해와 편견’ 주제발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DC가 혐오시설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문제의 핵심인 전자파와 관련한 팩트를 제시함으로써 국민적 이해를 높이기 위한 발표를 진행했다.
전자파의 암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면 국제사회는 인체에 대한 전자파 장기노출 기준을 10mG(밀리가우스) 또는 1μT(마이크로테슬라)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기사업법 제67조 1항 고시내용에 따르면 송전로에서 발생하는 전자계는 1m 내에서 83.3μT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국내 송전선로, 변전소 측정치를 살펴보면 국내 기준대비 2%를 넘지 않는 선에서 측정치가 도출되고 있으며 DC의 경우에도 운영사가 거주하고 있는 ‘0’거리의 공간에서도 국내기준의 0.045%에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울산의대가 진행한 연구결과에서도 암 발생과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황현진 선임은 “일각에서 스위스의 경우 0.4μT를 기준삼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준치가 83.3μT로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부적절한 비유”라며 “스위스의 해당 기준은 지역개발법에 따라 시설이나 공공청사 내 놀이터 등 특정 장소에서 장시간 규칙적으로 머무는 경우에 한한 기준이며 DC의 경우 어린아이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장시간 체류하는 사례가 없으므로 적절치 않은 비교”라고 설명했다.
이어 “DC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수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DC를 유치함으로써 발생하는 세금수입 등을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라며 “우리나라는 DC가 조금 늦게 도입된 시장이므로 앞으로 충분한 이해를 구해야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