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커버스토리

[인터뷰] 김용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열에너지산업 중요성 인식 시급 R&D 지속·RHO 도입 등 활성화해야”
건물·산업부문 고효율화·신재생 융합 연계 핵심기술

IREN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열에너지 저장 설치용량은 800GWh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동안 전력 및 냉각열에너지 저장 활용을 위해 128억달러에서 272억2,000만달러 범위의 투자가 예상된다. Market Research Future 자료에서도 열에너지 저장시스템시장 규모는 2020년 51억8,000만달러에서 2027년까지 112억1,000만달러까지 연평균 17% 성장할 것으로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해 현재 화석연료 기반 열에너지소비를 탈탄소화하는 것이 열에너지 저장기술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요성이 인정받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열에너지 저장시스테기술을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로 선정했다. 

열에너지 저장기술관련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및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을 다수 수행했으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지원한 섹터커플링 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 사업 일환으로 한양대학교에서 강의하는 등의 열에너지 저장기술 활동에 적극 수행하고 있는 김용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을 만나봤다. 

■ 열에너지 저장시스템 기술 선정 필요성과 당위성은
최종에너지소비에서 열에너지의 비중이 해외는 약 51%, 국내는 약 26% 정도다. 이중 90% 이상이 화석연료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반드시 탈탄소화돼야 할 분야다. 또한 산업부문 에너지소비에서 열에너지의 비중은 약 68%로, 열에너지 공급원인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저탄소화로부터 장기적으로 완전히 배제하는 탈탄소화 노력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사용 효율화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열부문에서 효율화를 위해서는 열에너지 저장시스템 기술이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하절기에는 잉여열이 발생하고 동절기에는 열수요가 집중되는 시간적 불일치가 발생한다. 산업폐열(배열)은 공단에서 많이 발생하고 건물 열수요는 도심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공간적 불일치가 크게 발생한다. 

이에 따라 고효율 열에너지 저장기술을 통해 열공급과 열수요의 시간 및 공간 불일치 해소를 통한 미활용에너지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열에너지 저장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카르노 배터리기술은 그리드 레벨의 대용량 장기 전력저장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열에너지 저장시스템은 재생에너지를 통합하고 섹터커플링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유연성(flexibility)을 제공한다. 열에너지 저장기술의 장점을 요약하면 열수요의 이전(shifting), 변동성 공급 자원의 통합, 소비부문(sector) 통합, 계통(grid) 부담 완화 및 계절간 수요 조절이 가능하다. 특히 계간축열기술은 4세대 지역난방, 제로에너지타운, 친환경에너지타운 등과 잘 부합하는 기술이며 미활용에너지(특히, 하절기 CHP 배열, 소각배열, 산업배열)와 연계해 효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기술 개발 동향은 
국내에서도 저온 단기 열저장 기술 및 계절간 축열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나 유럽 등에 비해 투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유럽의 경우 40곳 이상의 태양열, 폐기물, 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한 4세대 지역난방 개념의 열저장시설이 운영 중이다. 카르노배터리 기술의 경우 국내 연구기관에서 국제공동연구(IEA, Annex36)에 참여하고 있으나 산업계의 관심부족과 유럽에 비해 초기 연구단계 수준이다. 

국내의 경우 저온 단기 열저장기술로는 진공단열재의 내구성, 단열성능 향상 및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저온용 열저장 물질로 수화물염(salt hydrate)과 파라핀계를 주로 사용해 온도범위 확대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저온 장기 열저장 기술로는 초기 연구개발 및 실증을 통해 가능성은 검증했으나 추가 연구를 통한 상용화 단계에서의 경제성 확보가 필요하다. 

■ 열에너지 저장시스템 개발목표 달성 시 기대효과는
국내 지역냉난방용 열병합발전소(CHP)에서 생산된 발전배열은 2014년 기준 922Ktoe에 달하며 동절기에는 많은 부분을 사용하나 하절기에는 CHP를 발전전용모드로 운전하는 경우 냉각탑을 통해 열을 버리고 있다. 국내 산업부문 배열 추정량은 2012년 기준 1만5,014Ktoe이며 국내 253개 소각장 배열 추정량은 2013년 기준 1,756Ktoe에 달한다.

열저장기술을 이용해 국내 산업폐열량중 10%를 활용하고 카르노배터리기술을 이용하면 연간 285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산업폐열은 화학, 금속업종에서 배가스 형태로 다량 발생하며 발전소에서는 온배수가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와 같은 미활용에너지를 회수해 산업공정 및 건물에 공급함으로써 탄소배출량 감축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정부 정책 및 후속 R&D 방향은
가장 상업화에 근접한 열저장기술은 현열 저장이며 경제성이 확보된 기술이 중요하다. 계절간 축열기술에서는 열저장효율과 경제성이 중요하므로 기술개발 시 건물 및 구역, 도시단위 실증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잠열축열기술은 상변환물질의 열 전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열화학적 열저장기술은 시스템 안정도, 독성, 안전성, 내구성 및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카르노배터리기술은 고온 열저장기술이 필요하며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기술이 필요하다.

열에너지 저장시스템은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에서 중장기형(2030년 이후 상용화), 감격차 기술에 해당돼 아쉽게도 현재 검토 중인 정부 정책 및 지원책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확대돼 전기 생산의 간헐성이 증가하고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가 늘어나면 카르노배터리기술을 활용한 고온 열저장기술에 대한 R&D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건물부문에서도 냉난방시스템 고효율화, 전기화 및 신재생에너지 융합시스템 보급을 위해서는 이러한 기술과 연계된 열에너지 저장시스템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다면 
독일은 2009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신축 건축물 또는 집단에너지 등 열공급 사업자를 대상으로 일정비율 이상 신재생열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공급하도록 하는 신재생열에너지 의무화제도(RHO: Renewable Heat Obligation)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은 2011년부터 신재생열에너지 인센티브제도(RHI: Renewable Heat Incentive)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은 2012년부터 Heat Roadmap Europe을 통해 열에너지 통계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열에너지 활용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열에너지 활용 산업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함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실증, RHO와 같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열에너지 저장기술은 에너지 시스템효율화 및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을 위한 핵심 요소기술이다.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중단기적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상용화가 필요하다. 국가전략기술의 하나인 이차전지도 중요하지만 열저장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필요한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건물, 산업, 발전부문에서 열에너지 저장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