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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백은경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디지털사회혁신PM

“국내 DC, 선진국 기술격차 커 그린DC 선점으로 극복해야”
디지털장비‧인프라설비‧운영관리 등 핵심 3요소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인터넷 트래픽과 데이터 부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DC)규모 및 개수가 대폭 확대되고 있어 이를 운영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 및 탄소배출량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Open AI의 챗GPT와 구글의 바드와 같은 대규모 컴퓨팅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시되면서 DC 탄소배출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전체 산업부문에서 DC가 차지하는 탄소배출 비중은 크게 증대될 것이며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그린DC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탄소중립을 향해 가는 과정 역시 디지털기술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IPCC, WEF 등 다수의 국제기구 및 비영리 기관에서는 디지털기술이 산업전반에서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키고 에너지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DC컴퓨팅 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에너지소모는 필수 불가결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기술이 산업전반의 탄소감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위해서는 DC의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이 선행돼야 하며 이를 위한 그린DC기술개발과 확산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로 그린DC기술을 선정했다. 관련분야 선정위원으로 참여한 백은경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디지털사회혁신PM을 만나 국내‧외 기술동향을 진단하고 기대효과에 대해 들었다.

■ 국내 그린DC기술은
먼저 그린DC 세부기술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DC는 일반적으로 디지털장비, 지원인프라설비 운영관리시스템 등 크게 3가지 구성요소로 구분한다. 디지털장비로는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장비와 서버랙 등이 있으며 지원인프라설비는 냉동공조, 전력설비, 보안‧방재 등 기반시설을 의미한다. 운영관리시스템은 DC 전체를 모니터링 및 분석하고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그린DC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 구성요소를 함께 효율화하는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즉 서버, 스토리지 등 디지털장비 자체의 효율화, 전력분배 및 냉동공조 등 지원인프라설비 효율화, DC를 통합 제어·관리하는 기술 최적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저전력 서버 및 스토리지, 에너지재사용기술 등 DC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연구개발 및 실증이 추진되고 있으며 네이버, 삼성SDS 등 주요기업들은 신설되는 DC에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는 설계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유한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도 DC 역할이 커지고 있다. 5G 이동통신의 코어망이 소프트웨어화되고 6G로 발전하는 가운데 Open RAN 등 점차 액세스망까지 소프트웨어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통신 인프라에서도 DC기술 비중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DC기술은 해외 선도국과의 기술격차로 인해 외산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특히 DC 디지털 장비기술분야에서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 국산비율은 3~6% 수준이며 서버관리·가상화 등 소프트웨어기술은 더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학‧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이 분야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며 선도국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산업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그린DC 관련 선진기술을 확보하고 인력양성을 위해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원인프라설비 및 통합제어·관리기술의 경우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개발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 글로벌 그린DC 기술동향은
그린DC분야의 글로벌기술은 주로 빅테크기업을 중심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에 DC를 구축해 운영하는 데 성공한 사례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외에도 서버를 구성하는 부품에서부터 DC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설비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에너지효율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업체도 그린DC기술에 대한 영역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ICT 기술박람회인 CES 2023과 MWC 2023에서도 그린DC 관련기술이 다수 소개됐다.

특히 글로벌시장에서는 탄소중립이 매우 강력한 통상장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규제 강화에 따라 수출중심의 국내 자동차·철강산업 등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높아지는 무역장벽의 위협 속에서 그린DC기술은 DC 자체의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는 타 분야 탄소중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며 기술확보 여부가 국가간 부와 권력이동에 밀접하게 연관될 것으로 전망된다.

■ 그린DC의 탄소중립 기여도는
DC는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3%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산정되나 2040년까지 약 14%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그린DC기술의 탄소중립 기여도는 DC 규모와 구성요소 및 형태 등에 따라 상이하며 소재·부품·장비와 같은 하드웨어 기술과 통합제어·관리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간에도 차이가 있다. 이에 따라 전 주기에 걸쳐 탄소배출 감축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분석하며 산출결과를 신뢰성 있게 검증하고 인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제기구와 해외 선도기업의 발표에 의하면 그린DC기술을 통해 탄소중립 DC를 실현한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그린DC기술 확보를 통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및 2050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 그린DC관련 R&D 동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부터 빅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의 ICT를 활용한 탄소중립 R&D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그린DC를 위한 디지털장비 핵심소재와 부품개발기술, 고효율 냉각기술, 통합제어관리기술 등 연구개발 및 실증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현장의 민간의견을 적극 수용하기 위해 과기부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디지털 탄소중립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는 디지털 기반 탄소중립 활성화를 위한 민·관 협력 컨트롤타워로서 디지털분야 탄소중립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정책·제도 등을 발굴하고 있다.

특히 DC, 네트워크 등 ICT 인프라부문 에너지절감 및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기술개발 및 성과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유관부처간 협력을 통해 디지털기반 탄소중립을 위한 R&D사업 및 지원책 마련을 검토 중이다.

■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로서 그린DC기술 기대효과는
그린DC는 디지털장비 및 지원인프라설비 효율화와 친환경 재생에너지 공급에서 통합제어관리에 이르는 기술을 통해 최종적으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전환이 DC, 네트워크 등 ICT 인프라의 에너지소모로 인한 탄소배출을 증가시킨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 또한 그린DC기술이 추구하는 주요목표 중 하나다.

그린DC 기술개발 목표달성 시 디지털전환과 DC 탄소중립간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해결하면서 지속가능한 디지털혁신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배출 주요산업군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DC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전체 탄소배출 감축에 기여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탄소중립은 그동안 탄소감축량에 대한 정량적인 예측의 어려움으로 인해 적극적인 R&D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근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이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기존 에너지소모대비 최대 80~90% 에너지효율화가 가능하다는 가시적인 성과를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디지털 탄소중립에 수반되는 에너지효율화 핵심기술인 그린DC기술을 선제개발해 DC 자체의 탄소중립뿐만 아니라 산업 전 분야에 맞물려있는 디지털전환의 지속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린DC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연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기반기술로서 범국가적인 공감대 확산과 적극적인 추진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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