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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규성 충북대 목재종이과학과 교수

“바이오매스, REC 가중치 차등 적용 시급”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신재생에너지원의 균형발전을 위해 미이용 산림바이오에너지 산업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하기위해 지난 3월29일 ‘미이용 산림바이오에너지 산업화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가 주최한 행사였다. 이날 종합토론 좌장을 맡은 한규성 충북대학교 교수를 만나봤다. 한 교수는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의 전신인 한국펠릿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산업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의 총 1차에너지 및 총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지난 2008년 녹색성장정책이 시행되며 전기를 마련했다. 총발전량은 지난 2012년 시행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도입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이했다. 우리나라의 2015년도 총발전설비용량은 2014년년대비 5.8% 증가한데 비해 재생에너지보급용량은 1만3,177MW로 2014년대비 1만1,697MW대비 12.7% 증가해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1,134MW(76.5%), 풍력 208MW(14.0%), 바이오에너지 90MW(5.9%)가 신규 설치됐다.

이러한 성장기조에도 불구하고 정책과 시장의 불안정성이 존재한다. 각 국가에서 시행하는 보조금제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에 따라 재생에너지시장은 변화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2014년부터 시작된 화석에너지의 가격하락은 재생에너지의 가격경쟁력에 심각한 장애요소로 등장했다.

■ 우리나라 목재펠릿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목재펠릿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2009년부터다. 유럽의 목재펠릿시장에의 역사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단계를 막 벗어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장성장세는 매우 활발해 우리나라 재생에너지시장에서 ‘핫 이슈’를 생산하는 중심이 되고 있으며 글로벌 목재펠릿시장에서도 매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동남아의 침체돼 있던 목재산업계에서 목재펠릿은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는 블루오션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4년 목재펠릿시장 규모는 약200만톤에 달함으로써 목재펠릿소비에서 세계 5위권 규모로 부상했다. 2015년 목재펠릿사용량은 82만3,763toe로 총 1차에너지의 약0.29%를 차지했다. 우드칩, 성형탄, 임산연료, 목재펠릿, 폐목재, 흑액, Bio-SRF 등 목질계바이오매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져 0.63%에 달한다. 또한 목재펠릿은 전체 재생에너지 중에서 6.3%이며 바이오에너지 중에서는 30%를 차지했다. 2012년 발전영역에서의 RPS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으로써 목재펠릿시장의 기반이 공고해졌다. 이에 따라 2015년 목재펠릿발전량은 251만2,521MWh로 총발전량대비 0.45%를 차지했다. 재생에너지발전량대비 7%에 달한다. 

■ 목재펠릿산업이 위기인데
2014년 이후 목재펠릿시장은 국내외 모두 시장규모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목재펠릿 제조업체는 매우 어렵고 혼돈스러운 상황이다. 2014년부터 시작된 유가하락으로 인해 목재펠릿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저하했다. 특히 최근 목제펠릿 제조시설에 대한 경쟁적인 투자가 국제 목재펠리시장을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에 따라 국산재로 목재펠릿을 제조하는 국재업체는 존폐를 걱정할 정도로 속수무책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

하지만 나쁜 상황인 것만은 아니다. 2015년부터 본격 시작된 탄소배출권거래제와 파리협정은 목재펠릿시장에 또 다른 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발전시장이 목재펠릿시장 확대를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는 열시장에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것이다. 산업용 목재펠릿보일러 개발 및 발전은 재생에너지 열시장에서 목재펠릿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정책이 태양광과 풍력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2015년 신재생에너지 보급비율을 보면 1차 에너지대비 4.62%인데 이중 바이오에너지가 20.8%인 것에 비해 태양광과 풍력은 각각 6.1%, 2.1%에 불과했다. 신재생발전비율은 총 발전량대비 6.61%이며 이중 바이오에너지가 15%, 태양광이 10.7%, 풍력이 3.6%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생산에 미친 바이오에너지의 높은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에너지 활성화정책은 자취를 감췄다. 특히 ‘장기 고정가격 계약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주요 재생에너지인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너지공단은 지난 12월2일 ‘RPS제도 바이오에너지 관리방안 설명회’를 통해 RPS대상 설비 바이오매스발전소에 대한 REC적용은 오염이 가장 심한 3등급 폐목재에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행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및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영지침’에 따른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 자체도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목질계바이오매스의 에너지로의 전환에 제한을 가하지 않고 바이오매스의 종류에 따라 취급 시 차등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RPS제도 하에서의 REC 가중치에 대한 논란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대한 새로운 장벽이 되고 있다. 최근 산업부는 일부 바이오매스자원에 대해 REC 가중치를 재조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 현행 규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RPS제도 시행으로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방안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고체 바이오매스와 관련 업종간 원료경합 등을 이유로 △2012년 폐목재 중 ‘신축건설폐목재와 사업장폐목재’를 REC에서 제외 △2014년 ‘벌채 및 숲가꾸기에서 생산 원목’을 REC에서 제외 등 REC 가중치가 제외되는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지고 있다.

■ 바이오매스 공급 활성화 방안은
전소와 혼소로 나눠 시행하는 현행제도보다는 바이오매스의 종류, 품질, 원산지, 미이용 여부 등에 따라 REC 가중치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에 대한 요구가 학계와 산업계로부터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요부재로 인해 임지 내에 방치되고 있는 미이용 임목부산물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REC 가중치 조정이 매우 시급하다. 

이와 관련 산업계의 혼란을 줄이기위해 혼소와 전소를 기준으로 현행의 가중치범위 내에서 조정을 하되 수집비용 등이 적용된 바이오매스 유래에 따른 원재료비, 가공비, 설비비 등의 적정한 산출을 통해 발전원가별 차등화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산업부에서 발주한 용역연구에 따르면 미이용 국내산 바이오매스 또는 국내산 목재펠릿에 대해 가장 높은 가중치를 부여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림청 발주의 용역연구에서도 가중치 2.0을 적용할 경우 발전이익 실현이 가능하며 국내산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수요발생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 해외 사례는 어떤가
일본의 경우 2012년부터 재생에너지 고정가격매입제도를 도입했다. 미이용 목재에 대한 우대를 통해 바이오매스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산지소라는 바이오매스 이용의 합리성에 기반을 둔 소규모 바이오매스발전소에서는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는 독일의 제도를 벤치마킹해 발전 규모 2,000kW 미만에 대한 적용하는 새로운 FIT가격 구분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분산형 전원을 확대해 나가는 동시에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2014년 개정된 재생에너지법은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발전용량이 작을수록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올해 1월1일부터 발효된 새로운 법에서는 새로 허가받은 150kW 이상의 시설의 경우 공개입찰경쟁을 통해 발전차액지원 규모가 결정되도록 개정됐다.

■ 선결 과제는 무엇인가 
바이오매스 발전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국내산 바이오매스의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며 국내에서 미이용되고 방치된 바이오매스 자원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순수 국내산림 바이오매스 및 미이용 바이오매스에 대한 가중치 조정이 선결돼야 한다. 

바이오매스 유래에 따른 REC 가중치 조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병충해 피해목 및 간별과 벌채 시 발생한 미이용 목질바이오매스에 대한 최대의 가중치를 부여하며 분산형 전원으로써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소규모 발전에 대해서도 최대의 가중치를 부여해야 한다. 또한 타산업과의 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건설 폐목재와 사업자 폐목재를 연료원으로 편입시키돼 최소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안도 있다.

■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목질계바이오매스는 다른 재생에너지와 마찬가지로 지역분산형 에너지원이다. 한 곳에 큰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지어 사용하는 것보다는 지역 곳곳에 분산시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효율과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소규모의 열병합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고려해도 좋다. 

우리나라에서 쓰기에 충분한 바이오매스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석탄을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겠지만 우리나라의 숲에서 수집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미이용 목질계 바이오매스 양은 매년 500만m³에 달한다. 이중 절반만 수집해 쓴다면 2MW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전국에 100개 정도 세울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마다 적어도 10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수집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발전사업의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태양광과 풍력에만 적용키로 한 ‘장기 고정가격(SMP+REC)계약 제도’를 목질계 바이오매스에만 적용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이제는 잠자고 있는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깨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