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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패시브 의무 ‘연기’

‘친환경주택건설기준’ 6개월 미뤄…환기 ‘보류’

이달 시행 예정이던 공동주택 패시브설계 의무화 적용시점이 올해 12월로 연기됐다.


국토교통부(장관 강호인)는 지난해 12월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의 건설기준’ 개정안을 6월 시행하겠다고 행정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의견수렴과 규제개선 때문에 절차가 다소 지연되면서 일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내용면에서도 다소 완화됐다. 대부분 기존 기준을 유지하지만 환기장치 의무도입과 관련된 내용은 잠정 보류됐다.


국토부의 관계자는 “의견수렴 과정에서 이상고온이 계속되며 주택의 부하가 높아지는 점, 개정안 제시기준이 의도치 않게 환기장치업계에 진입장벽을 설정한 점 등이 고려됐다”라고 밝혔다.


‘패시브 수준’ 그대로
기존 행정예고된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신축공동주택이 절감해야 하는 에너지비율 상향 △기존 ‘에너지사용량’에서 ‘1차에너지소요량’으로 절감에너지 기준변경 △신재생에너지·폐열회수환기장치·열교차단 중 1개 이상 의무설치로 요약된다.


이중 에너지절감 의무비율 상향과 1차에너지소요량으로의 기준변경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고시가 시행되면 신규로 공동주택을 건축할 경우 평균전용면적이 60㎡를 초과하는 단지는 ‘평가기준주택’ 1차에너지소요량의 60%를 절감해야 하고 60㎡ 이하인 단지는 50% 이상 절감해야 한다.


다만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을 일정등급 이상 받은 건축물은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기준도 상향돼 60㎡ 초과인 경우 1+등급, 60㎡ 이하인 경우 1등급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평가기준주택은 지역별로 다르다. 단위면적당 1차에너지소요량 320kWh/㎡를 기준으로 중부1은 1.1, 중부2는 1, 남부는 0.9, 제주는 0.8을 곱한 값이 평가기준주택 1차에너지소요량이다.



또한 에너지절감률 산정 기준이 1차에너지소요량으로 바뀜에 따라 현장의 에너지절감 부담은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부분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기존 에너지사용량을 기준으로 하면 생산·운반을 고려하지 않고 가정에서 최종소비하는 에너지만 계산하면 된다. 그러나 1차에너지소요량을 기준으로 하면 채취·가공·운송·변환·공급 등 과정에서 손실분을 포함한 에너지까지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절감부담은 커진다.


‘환기장치 의무’ 보류
기존에는 신재생에너지, 폐열회수환기장치, 열교차단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을 선택해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평가 시 각각의 에너지절감효과에 따라 점수가 부여되는데 60㎡ 초과단지는 4점, 60㎡ 이하단지는 3점 이상이 돼야 했다. 그러나 수정된 개정안에는 폐열회수환기장치 도입부문이 보류됐다.



국토부의 관계자는 “기준을 강행하면 ‘열회수형환기장치’를 제외한 ‘바닥열‧자연환기장치’는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게 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의 폐열회수환기장치기준은 ‘전체 외기도입 풍량합의 60% 이상을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제품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고효율인증제품 품목에 등록된 것은 열회수형환기장치뿐이다. 다른 방식의 환기장치업계가 연구용역 등 성능입증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입을 차단하면 시장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편으로는 열회수형환기장치도 내년부터 고효율기자재 인증품목에서 제외된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환기업계는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 기준을 비롯해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에서도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고효율인증을 받은 제품에 한정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고효율제도에서 제외되면 배점 자체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실질적 패시브설계 의무화 연기, 아쉬움 남겨

이번 개정안은 우리나라 건축물도 패시브하우스 수준이 실제 현장에서 의무화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개정안에 포함된 설계기준에 따르면 중부1 지역의 경우 외기에 직접 면하는 벽체단열 열관류율을 0.15W/㎡·K로 정하고 있다. 이는 독일 PHI에서 패시브하우스의 단열기준과 같은 수준이다.



이와 같이 의미있는 조치가 6개월 연장됐다는 사실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기존에 미흡하다는 평가가 있던 열교차단 조치, 신재생에너지 설비, 폐열회수환기장치 설치 등도 일부 반영돼 환영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 중 폐열회수환기장치 부문이 보류된 것도 아쉬움을 더한다. 


다만 정책을 서두르다 부작용을 남기는 일은 지양해야 하는만큼 정부의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 특히 강화된 기준도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지만 우리나라 건축기준 개선이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