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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전력‧가스 연계해야”…정책교류 장 마련

에경硏, 개원 31주년 기념 세미나 개최
저탄소‧재생E‧천연가스 확대 ‘공통점’
韓, “탈원전”…中‧日 “원자력 확대”

한‧중‧일 각국의 에너지연구기관이 동북아 에너지안정‧안보를 위한 공동협력에 인식을 같이하고 필요성을 역설해 향후 실질적인 교류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원장 박주헌, KEEI)이 개원 31주년기념을 기념해 마련한 ‘에너지패러다임 전환기의 동북아 3국 에너지 정책 방향과 과제’ 세미나에서 한‧중‧일은 각국의 에너지정책 현황과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 구성은 △친환경 에너지시대의 에너지믹스 정책전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 △전환기의 천연가스 역할과 과제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고 세션마다 한‧중‧일 3국이 각자 발표한 뒤 패널 및 청중이 함께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개회사에서 박주헌 원장은 “세계 에너지패러다임이 화석에서 저탄소로 옮겨가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도 신재생에너지 20%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 동북아 3국의 에너지전환정책을 공유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 발표에서 공유된 한국, 중국, 일본의 정책방향에서 공통점은 친환경성 강화를 대전제로 두고 에너지안보와 안정성(Security & Safety)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를 줄이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과도기적 관점에서 천연가스 확대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방향이 일치했다.


다만 세부적인 전력믹스에는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비해 중국과 일본의 입장이 확연히 달랐다. 우리나라는 탈원전을 표방하고 있지만 중국은 적극적으로 원전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도 적절한 수준까지 원전가동률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韓, 탈원전‧탈석탄…요금인상 수준↓

박명덕 KEEI 연구위원은 “한국은 탈원전‧탈석탄을 위해 친환경 전력믹스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2030년까지의 시나리오를 수립 중에 있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안보‧안정성‧경제성‧환경성‧수용성 등 5가지 요소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탈원전‧탈석탄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8차 계획의 특징은 7차 계획수립에 비해 전력수요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7차 계획 당시 2030년 전력수요를 113.2GW로 추산했지만 GDP 성장률 전망이 3.4%에서 2.5%로 낮아짐에 따라 전력수요는 101.9GW로 7차 계획 대비 11.3GW 낮아질 전망이다.


또한 새로운 정책방향이 제시되면서 8차 계획에서는 7차 계획 대비 △원자력발전 비중은 31.3%에서 21.2% △석탄은 38%에서 34.8% △가스는 8.5%에서 23.3% △신재생은 11.7%에서 20.4%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값싼 원자력‧화력이 비싼 천연가스‧신재생으로 대체되는 것이어서 전력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현재 가동 중인 생산시설의 발전단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기대만큼 발전단가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발전단가가 낮은 신규생산설비의 가격 인하요인을 기존 높은 발전단가의 신재생 생산설비가 상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KEEI는 발전단가가 비싼 태양광이나 풍력의 경우 전체 에너지믹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남짓이기 때문에 요금인상 요인이 있지만 우려할 정도로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KEEI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요금이 1~2%p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탈원전‧탈석탄 등 친환경성을 강화한 8차 계획의 전력믹스가 전체적으로 무리한 수준이 아님을 의미한다.


다만 8차 계획의 시나리오 달성을 위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점은 △신재생에너지의 외부효과 △신재생에너지의 전력예비율 관리 △LNG 수요증가에 따른 에너지안보 극복 △원자력발전 감소에 따른 CO₂ 배출증가 문제해법 등이다.


현재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탈원전‧탈석탄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회적으로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어서 이와 같은 외부효과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는 기상상황에 따라 발전량이 상이하므로 안정적인 예비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력믹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원자력‧화력과 신재생에너지의 중간단계로 LNG의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에너지수입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에너지안보는 더욱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 8차 계획에 따르면 7차 계획대비 1,255만톤의 LNG 추가수요가 발생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약 95%를 수입하는 상황이어서 대안수립이 시급하다.


또한 원자력발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전력믹스를 구성할 경우 추가 배출되는 CO₂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 실제로 8차 계획은 7차 계획대비 1,700만톤의 CO₂가 추가 배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中, 화석E↓…천연가스‧원자력 확대
중국도 에너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앙 친윈(Jiang Qinyun) 중국 에너지연구원(ERI) 박사는 “2030년까지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 ‘에너지생산소비혁신전략’을 공표하고 소비효율화, 에너지믹스 최적화, 탄소배출 감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경제가 초고속성장에서 중고속성장하는 신창타이(뉴 노멀)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1차 에너지소요량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2007년 성장률은 14.2%, 1차 에너지소요량 증가율은 8.7%였지만 2016년 성장률은 6.7%, 1차 에너지소요량 증가율은 1.4%로 낮아졌다.


중국은 성장속도가 더뎌지면서 더 이상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에너지소모형 경제구조로는 성장을 지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까지 석탄 과잉소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에너지믹스 최적화를 추진해 왔다.


석탄에너지 소비량은 2007년 72%를 넘었지만 지난해 62%로 감소했다. 또한 같은 기간 천연가스는 3%에서 6%로, 원자력은 0.7%에서 1.6%로 증가하는 등 저탄소에너지소비를 늘리는 추세다.


향후에도 이와 같은 흐름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에너지개발 13차 5개년 계획’에 따라 비화석에너지 발전비중을 2015년 27%에서 2020년까지 31%로 늘리고 천연가스 소비비중은 5.9%에서 10%로 늘린다.


중장기적으로도 ‘에너지생산소비혁신전략’을 공표해 △에너지안보 △효율화 △녹색에너지 △저탄소 등을 기조로 2030년까지 에너지 총 소비량 50억tce(ton of coal equivalent), 비화석에너지 20%를 달성하기 위한 소비혁명‧기술혁명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이를 위한 13개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내용은 △국가적 에너지 관리사업 △총 에너지소비량 및 수요관리 △탄소배출 제로 시범사업 △천연가스 보급 △농촌 신에너지 사업 △에너지기술 혁신사업 △에너지공급부문의 구조적 개선사업 △에너지기준 개선 및 계발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 국가 에너지협력사업 등이다.


日, “원자력 적절히 이용해야”
일본의 에너지믹스 최종목표는 수요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원자력을 적정한 수준까지 활용하는 것이다. 구타니 이치로 일본에너지경제연구원(IEEJ)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2030년까지 에너지효율을 25% 높여야 하는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목표점에 이르더라도 10~11%의 원자력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본의 2030년 목표로 △에너지 안정성 강화 △에너지효율화 25% 달성 △전력비용 절감 △온실가스 감축을 삼고 있다. 이에 따른 에너지믹스 목표는 석유 32%, 석탄 25%, 천연가스 18%, 신재생 14%, 원자력 11%다.


석유파동이후 극적으로 에너지원단위를 개선한 일본은 2030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비슷한 수준의 노력을 해야 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수송, 교통, 주거건물, 대형건물 등에서 혁신적인 수준의 효율화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연구기관에서는 현재 방침에 따라 원자력 발전소가 정지했을 때 30GW 가량이 부족하다고 보고 원자력을 10~11% 활용해야하며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해 원자력 발전방향을 진지하게 생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2012년에 비해 현재 태양광발전 공급량이 3배 증가했다. 특히 규슈전력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의 계통접속 허가량이 피크전력과 거의 일치했다. 이는 규슈지역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만으로도 지역 부하를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 허가량보다는 생산량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비율까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2016년 전력소매시장 자유화에 이어 지난 4월 가스소매시장 자유화를 시행한 일본의 경험도 공유됐다. 전력‧가스시장이 민간에 전면 개방되면서 다양한 회사와 전력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돼 활발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친환경에너지확대를 위해 선택한 시장자유화가 오히려 석탄투자를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력생산비용을 줄여 가격우위를 선점하려는 노력 때문에 석탄화력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구타니 연구원은 “자유화로 인해 어떤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지 통제하기가 불가능해졌다”라며 “시장경제 매커니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 청사진에 도달하기 위한 기업간의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학계, “3국 전력‧가스 연계 추진해야”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허은녕 서울대 교수는 “유럽은 신재생에너지, 미국은 셰일가스로 에너지전환에 성공하면서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라며 “반면 한‧중‧일은 수입에 상당수 의존하는 구조가 유사하지만 미국‧유럽과 달리 주변국과의 에너지망 구축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국의 구조적 특성이 유사한 만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며 “한국의 북극항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등과 맞물려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등 연계방안이 고려돼야 하고 동북아 국가들이 IT강국인 만큼 에너지효율과 재생에너지에서 협력한다면 세계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노재형 건국대 교수는 “3국 모두 친환경에너지 확대에 공동목표가 있다”라면서도 “3국의 2030년 청사진이 기후변화 대응도 있지만 사실상 에너지자립을 위한 것인데 접근방식에서 중국과 일본이 기술혁신, 재생에너지, 원자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조흥종 단국대 교수는 “세계적으로 에너지패러다임 전환의 4가지 이슈가 있다”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저탄소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혁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에너지소비구조 변화, 국가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강조되는 정책적 변화가 그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 10곳에 과거 20년간 있던 정유사가 없고 모두 IT기업으로 채워졌다”며 “에너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기반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IT기업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가 고민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대일로: 중국이 추진 중인 신 실크로드 전략. 중국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와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양실크로드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