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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이제철 벽산 시스템지원팀장

“Non-프레온 발포공장 증설”
상반기 중 기술 완성…양산체계 갖출 것

벽산(대표 김성식)은 1981년 국내 최초로 XPS(압출법 유기발포단열재) ‘아이소핑크’를 시장에 공급했다.


1951년 동양물산으로 설립해 1983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된 벽산은 글라스울, 미네랄울, 우레탄보드 등 단열재를 비롯해 천장재, 내·외장재 등을 생산하는 종합 건축자재 기업이다.


벽산은 최근 XPS 단열재의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HCFC 발포제(냉매)가 쿼터규제에 따라 감축대상이 되면서 친환경 Non-프레온계 발포제로 사용하는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성능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벽산의 이제철 시스템지원팀장을 만나 발포제 전환을 위한 과제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응상황을 들었다.


■ 발포제 전환의 어려움은
쿼터제가 시행되면서 업체에 HCFC 할당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이대로만 가면 Non-프레온 계열로 전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할당을 받지 못한 없체는 반드시 HFC와 같이 오존파괴지수(ODP)가 없는 발포제를 사용해야만 한다.


다만 점차 공정이 어려워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물질일수록 제조가 쉽다. 석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HCFC를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제조공정이 단순해진다.


앞으로는 Non-프레온 발포제를 사용하면서 공정이 복잡해지고 기존 설비까지 개선해야 해 설비기술도 함께 발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단가경쟁 역시 어려운 부분이다. 판매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어서 발포제의 가격인상에 따라 마진율이 감소하고 있다.


단열재의 제조원가는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 Styrene Monomer), 폴리스티렌(PS: Polystyrene)과 난연제 및 발포제로 이뤄진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체가격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현재 XPS기업들은 발포제 전환에 따른 기술적 한계, 시장성 악화, 불연성능 등 규제강화와 같은 3가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 XPS 시장구조의 변화가 예상되는데
최근 화재로 인해 불에 강한 단열재가 강조되면서 XPS의 수요가 다소 줄었다. 그러나 용도에 따라 사용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수요가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럽·북미 역시 준불연 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다른 단열재도 용도별로 구분해 사용하고 있다. 준불연이 필요한 곳, 화재방지 띠 등에는 글라스울, 미네랄울, PF(페놀폼) 등을 사용하고 수분, 강도가 요구되는 바닥, 반자, 지붕 등에는 XPS를 사용한다.


다만 쿼터·기술·규제 등 외부압력이 존재하는 만큼 소규모 기업들은 정리될 가능성이 있어 경쟁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사실 기존 시장구조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았다. 40억원이면 공장을 구축할 수 있다. 시간당 1.5톤 생산량만 맞춰도 연간 1만톤 생산이 가능하니 5~6%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10~11개의 XPS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거대 시장을 형성하는 유럽에서도 4~5개 기업이, 일본도 3개 기업 정도가 활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약 3,000억원 규모로 정체된 우리나라 XPS시장의 업계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존 기업들이 설비증설을 하는 것도 기존설비의 노후화, 발포제 전환에 따른 신규 생산라인 구축 등에 따른 것이어서 물량자체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앞으로의 XPS시장 규모는 고정된 상태에서 기술력이 있고 규제나 사회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크다.


■ 발포제전환 후 단열성능 문제는
친환경발포제로 전환하는 경우 단열성능을 만족하기 어렵지만 경시변화에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경시변화는 XPS 생산원리 상 발생하는 특성으로 발포제의 가스 확산속도에 따라 단열성능의 변화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프레온계를 사용하면 생산 직후 초기 단열성능에 비해 장기로 갈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다.


Non-프레온계는 발포하면서 가스가 바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초기와 장기의 차이가 거의 없다. 일례로 EPS(비드법단열재)는 특성 상 초기값이 0.032W/㎡K로 생산되는데 장기로 가도 0.034W/㎡K 정도로 변화가 거의 없다.


XPS도 Non-프레온계 발포제를 사용할 경우 가스영향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 친환경발포제에 대한 기준은
우리나라 단열재 기준인 KS는 일본 JIS규정과 유사하다. 특정 기준범위를 정해 놓고 이를 벗어나는 제품은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방식이다.


북미·유럽의 경우는 단열성에 대한 R-Value 기준을 마련해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기준범위를 벗어나도 사용은 할 수 있지만 하자 등 소비자 불만사항이 발생하면 제소할 수 있어 민간의 자발적인 규제 개념으로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기존 기준체계와의 정합성을 고려해 친환경발포제 사용에 대한 내용도 JIS를 준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JIS는 Non-프레온계 발포제에 대해 초기단열값만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친환경발포제를 사용한 단열재에 대해서도 기준 자체는 HCFC를 사용하는 기존 단열재의 성능규정과 동일한 수준이어서 이를 만족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친환경발포제의 범주설정 또한 이뤄질 전망이다. ODP, GWP를 고려한 물성기준치가 KS로 설정될 전망이다.




■ CO₂ 발포제 생산라인을 증설했는데
벽산은 수년 전부터 해외 전문 컨설턴트에게 기술자문을 받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간 축적된 기술요소를 반영해 지난해 말 충남 홍성산업단지에 친환경발포제를 적용한 아이소핑크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현재 아이소핑크 생산공장은 홍성과 화성에 있으며 이번 홍성공장 증설로 향후 화성의 생산량을 대체할 계획이다.


다만 유럽과는 달리 엄격한 KS기준에 맞는 물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