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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명주 명지대 교수

“기후변화, 건축가 역할 중요”
미션이노베이션 챔피언 선정…25개국 대표연설

이명주 명지대 교수가 지난 5월28일부터 29일까지 캐나다 벤쿠버에서 개최된 ‘제4차 미션이노베이션 장관회의(MI-4)’에서 ‘미션이노베이션 챔피언’을 수상했다.


미션이노베이션은 파리 기후변화협정 이후 에너지전환과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미·일·EU 등 25개 국가가 함께 설립했으며 2015년 UN COP21에서 출범을 선포한 장관급 다자협의체다.


이번 시상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을 혁신적으로 이행한 각국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업적을 평가해 모범사례를 세계에 전파하는 한편 혁신활동을 가속화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지난 2018년 7월부터 선정작업이 진행됐다.


한국대표 수상자이자 19명의 수상자 중 유일하게 건축·디자인분야 전문가인 이명주 명지대 교수를 만나 수상의 배경과 소감을 들었다.


■ 미션이노베이션은 어떤 조직인가
2015년 파리협정 이후 25개국이 다자협의체를 만들었다. 주된 목적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도국에도 감축의무를 부여한 파리협정에서 나아가 선진국 또는 의지가 있는 국가들은 대규모 비용투자를 통해 청정에너지 사용율을 높이고 온실가스를 감축함으로써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막자는 것이다. 즉 초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프런티어 정신과 대규모 펀딩(Funding) 촉진에 맞춰져 있다.


■ 이번 수상의 배경은
지난해 7월 미션이노베이션측에서 챔피언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UN에서 설립을 공포할 정도로 권위를 갖춘 국제기구에 국내 노원이지하우스와 같은 ZEB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직접 참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계기로 미션이노베이션의 조직구성을 살펴보게 됐다. 미션이노베이션은 분과위원회 성격인 8개의 ‘이노베이션 챌린지(IC: Innovation Challenge)’를 두고 있다. △스마트그리드(Smart Grid) △전력망외 접근(off-Grid Access to Electricity) △탄소포집(Carbon Capture) △지속가능 바이오연료(Sustainable Biofuels) △태양에너지전환(Converting Sunlight) △청정에너지 물질(Clean Energy Materials) △건축물 냉난방 최적화(Affordable Heating and Cooling of Buildings) △재생에너지 및 청정 수소(Renewable and Clean Hydrogen) 등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기후변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축물의 디자인, 설계 등이 빠졌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나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을 실현하는 것은 결국 건축물이다. 건축물이 혁신의 선두에 서야 하지만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이는 간과하고 있다.


이번 미션이노베이션 챔피언 공모에 참여한 이유는 이와 같은 제로에너지빌딩, 패시브건축 등의 중요성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가능하다면 건축디자인, 도시설계를 세부 카테고리에 반영함으로써 국제사회에 건축가도 청정에너지분야의 혁신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 수상 후 주제발표도 진행했는데
이번 미션이노베이션 챔피언은 19명에게 수여됐다. 수상자들 중 대표로 이번 MI-4의 발제토론(Ignite talk)에 제로에너지빌딩과 에너지자립도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제 도시는 건축중심의 제로에너지로 움직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건물에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 방안을 찾아야 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어떻게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 대책과 사례를 찾아야 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한국에서 진행한 제로에너지 공동주택단지인 노원구 이지하우스와 서울 강동구의 청사 및 공공도서관 등 그린리모델링 사례를 다뤘다. 이를 토대로 제로에너지빌딩, 에너지자립도시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 이지하우스 에너지비용을 공개했는데
이번 발표를 위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노원 이지하우스의 각 세대의 에너지비용은 1일 1달러로 나타났다. 121세대 전부가 입주한 2018년 1월부터 2019년 2월까지 1년 15일간 단위세대의 연간에너지요금은 46만9,478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1,239원 꼴이다.


전력요금으로는 연간 39만8,734원(하루 1,052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고 가스요금으로는 연간 7만743원(하루 722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쉬운 점은 지열히트펌프가 지난 겨울 설정온도인 55℃까지 올리지 못해 난방용으로 지열을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도시가스를 이용해 난방과 급탕을 제공했다. 만약 히트펌프가 정상작동한다면 에너지요금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2018년 1월 입주 이후 현재까지 신생아 42명이 태어나 기존 예상보다는 부하가 증가한 점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


하루 1달러의 에너지비용에는 난방, 냉방, 급탕, 환기, 조명 등 5대 부하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취사, 공용전기, 계약전력, 부가가치 비용 등 TV수신료를 제외한 금액이 모두 포함됐다.


■ 이번 수상의 의미는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문제에서 건축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 건축분야 최고권위의 상인 프리츠커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러나 건축가는 ‘건축계의 노벨상’이 아니라 왜 노벨상을 타지 못하는지 의문이 든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기후변화는 확실시되는 미래다. 온실가스 역시 더욱 증가할 전망이어서 세계의 기후난민들이 갈 곳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건축물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기고 있어 건축가들의 역할과 책임이 무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따라 건물부문에서 BAU대비 32.7%인 6,450만톤을 줄여야 한다. 국내 5,000만명의 국민들 모두가 가전제품 플러그만 뽑는다고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다.


건축물 자체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린리모델링하거나 제로에너지빌딩이 돼야한다. 국내 신축, 리모델링으로 상당한 물량이 발생하는데 국민들이 스스로 이와 같은 선택을 하기는 어렵다. 모를 수도 있고 감당할 수 없어서일 수도 있다. 이를 건축가들이 나서서 설득하고 도와주고 방안·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2030년 목표달성의 가망이라도 생긴다. 건축가를 기후변화 문제에서 결코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미션이노베이션 챔피언상은 인류역사상 가장 중대한 위기인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문제에 건축가들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였으며 그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건축가들이 진출해 건축계만이 아니라 더 큰 의제에서 보다 큰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