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웅 대한건축학회 부회장은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목조건축혁신연구소 소장으로서 국내 목조건축 기술연구 및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형 목조건축 발전을 위한 연구를 수행하며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목조건축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학술 및 정책적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국내 건축업계와 학계를 연결하며 목조건축 활성화와 친환경 건축기술 보급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강태웅 건축학회 부회장을 만나 목조건축의 에너지절감 효과, 국내 활성화를 위한 과제,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목조건축의 장점은
목조건축은 에너지절감 효과와 거주환경측면에서 많은 강점을 가진다. 목재는 열전달속도가 현저히 느려 기본적으로 에너지성능이 뛰어나며 습도를 적절히 관리하면 장기적인 내구성 또한 우수하다.
철근콘크리트나 철골구조와 같은 습식공법과 달리 목조건축은 건식공법으로 시공되므로 단열 성능이 높다. 흔히 목조건축은 기밀성이 낮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점을 보완할 다양한 시공디테일을 갖추고 있다. 제대로 시공하면 오히려 다른 자재에 비해 기밀성을 더욱 높게 설계할 수 있다. 또한 목조건축은 경량구조이므로 기초공사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유리하다.
탄소저감 측면에서도 목조건축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와 철강은 생산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목재는 탄소배출이 적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탄소를 저장하는 기능도 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목조건축은 탄소중립건축의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산림경영과 연계될 경우 환경적으로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목재의 방음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내부구조 공기층과 자연적인 흡음성질 덕분에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어 다세대 주거공간인 아파트에서도 목조건축이 유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 실질적 에너지감축 사례는
용인 마성리 메이플 목조주택단지를 들 수 있다. 해당 단지는 총 25채의 목조기반 주택으로 구성됐으며 90%의 주택이 캐나다 연방국이 인정하는 Super-E 인증을 받았다. 실내 거주환경과 에너지성능에 대한 1년간 데이터가 축적돼 목조주택의 우수성이 검증됐다.
또한 실험데이터를 통해서도 목조의 우수성이 입증되고 있다. 동일한 조건에서 철골구조의 열관류율이 목조팀버프레임보다 2.6배 높게 나타났다. 열교현상이 적어 에너지손실이 줄어들며 장기적으로 냉난방비용 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북미와 유럽에서는 목조고층건물에서 에너지소비 절감효과가 실험적으로 입증됐으며 냉난방비용 절감률이 콘크리트건물보다 30% 이상 높은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 목조건축 향후 전망은
현재 LH공사 등 공공기관에서도 목조건축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H는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목조아파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빠르면 5년 안으로 건축재료 시장에서 목재의 비중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건축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OSC 방식이 주목받고 있어 목조건축도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다. 기존 콘크리트아파트의 시공품질 저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목조건축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부각되면서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민간시장에서도 도심 내 저층주거 및 상업시설을 중심으로 목재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국내에서 목조건축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는 인식부족과 인프라 미비가 꼽힌다. 일반인들은 여전히 목조건물이 불에 취약하고 쉽게 썩는다고 생각하지만 내화성능을 갖춘 공법이 적용되며 함수율관리가 잘된 목재는 썩지 않는다.
또한 국산목재 품질과 공급체계가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다. 목조건축에 적합한 소단면구조재와 합판류 공급이 전량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산목재 활용을 확대하려면 먼저 품질과 생산량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목재가공기술과 저장기술이 부족해 일부 수입재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제재소 현대화가 필요 하다.
기술적요소도 중요한 부분이다. 목조건축 핵심은 외벽단열 및 기밀성능인데 이를 고려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제로에너지건축(ZEB) 기준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목재의 열교차단 효과를 반영한 프레임팩터(Frame Factor) 개념이 ZEB인증에 포함돼야 한다. 또한 목조건축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강하기 위한 내진설계기준 확립도 중요하다.
또한 거주시설에서 기밀도는 저에너지, ZEB을 위해 필수적이다. 건축품질을 나타내는 기밀도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시공품질을 엄격히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 하다.
■ 정책적 개선방안은
목조건축이 활성화되려면 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현재 ZEB인증과정이 대형건물 위주로 짜여져 있어 소규모 주거건물이 적용받기 어렵다. 초기컨설팅비용과 BEMS(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설치의무화 등에 대한 비용부담을 줄일 방안이 필요 하다.
국내 목재산업 인프라도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임도(산림도로)와 원목 적재공간이 부족해 목재공급망이 원활하지 않다. 국산목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재업체 지원과 유통망 확대가 시급하다. 또한 국산목재 사용 시 단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지원이나 인센티브제공도 해야한다.
목조건축 품질보장을 위해 표준화된 시공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하며 시공인력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는 목조건축 전문시공사가 많지 않아 시공품질에 편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인력양성이 요구된다. 전 세계적으로 OSC 등 탈현장시공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제 건축시공은 노동집약에서 자본‧기술집약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는 건축과 재료 그리고 공법을 이해하며 공장에서 제조생산된 자재를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하는 인력이 필요하다. 이에 맞는 OSC 인력양성 로드맵이 필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목조건축은 탄소저감과 에너지절감, 거주환경개선 측면에서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개선이 필수적이다. 목재사용을 두려워하지 말고 기술적 보완과 제도개선을 통해 목조건축이 지속가능한 건축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국산목재산업의 발전과 가공기술 개선을 통해 자급률을 높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건축문화가 확산돼야 할 것이다.
교육과 홍보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목재사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음세대 교육이 필수적이다. 가능하다면 초‧중등교육과정에 ‘나무와 목재 그리고 탄소중립’에 관한 내용이 들어갔으면 한다. 미래세대가 목재로 설계되고 지은 쾌적한 실내환경에서 나무를 자원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며 탄소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자연스럽게 목조는 그들의 삶에 들어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