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건축 전문가 인터뷰] 이명식 동국대 건축학과 교수

  • 등록 202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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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저감 핵심 ‘목조건축’ 에너지절감 효과 입증”
법‧제도개선‧기술혁신 필수… 그린리모델링 유리

이명식 동국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한국건축설계학회 회장,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AURIC) 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퍼실리티매니지먼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건축설계 및 도시환경관리 전반에 걸쳐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며 지속가능한 건축과 친환경 건축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목조건축의 탄소저감 효과, 생애주기비용 절감 및 친환경건축으로서의 가능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명식 동국대 교수를 만나 목조건축의 탄소저감 효과와 경제성, 법·제도 개선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목조건축 장점은

 

목조건축이 탄소저감에 미치는 영향은 전생애주기관점에서 고려된다. 자재생산단계에서부터 시공‧운영‧폐기단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먼저 자재생산단계에서 목재는 자체적으로 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특성이 있다. 1,000㎡ 규모 목조건축물은 약 130톤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여기에 철근콘크리트와 같은 고탄소배출 건축자재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추가적으로 약 270톤의 탄소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목조건축물을 조성하면 총 400톤의 탄소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공단계에서도 탄소감축 효과는 두드러진다. 목조건축은 건식공법을 적용해 공사기간을 20~50% 단축할 수 있다. 이는 건설과정에서 사용되는 장비와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져 시공단계에서 탄소배출량도 크게 줄어든다. 또한 목재는 콘크리트보다 가벼워 시공 시 필요한 운송 및 설치과정에서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다.

 

운영단계에서도 목조건축은 단열성능이 뛰어나 냉난방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목재는 콘크리트보다 15배 높은 단열성능을 가지고 있어 연간난방비를 20~30% 절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철근콘크리트 건축물은 해체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목조건축물은 재활용 및 재사용이 용이해 추가적인 탄소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폐기된 목재를 바이오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 향후 목재활용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목재는 공기 중 습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실내공기질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습도가 높을 때는 수분을 흡수하며 건조할 때는 방출해 실내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목조건축은 방음성능도 뛰어나며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도 기여한다. 나무는 흡음효과가 있어 소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따뜻한 색감과 질감이 거주자 심리적 안정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장점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목조건축의 경제성은

 

목조건축은 초기 건축비용이 철근콘크리트구조대비 높은 편이지만 생애주기비용(LCC)을 고려하면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지보수비용 측면에서 보면 목조건축은 단열성능이 뛰어나 난방비절감 효과가 크며 관리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OSC(Off-Site Construction) 및 모듈러공법을 적용하면 시공기간이 짧아져 인건비 및 시공비 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CLT(Cross Laminated Timber) 및 매스팀버(Mass Timber)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있어 향후 생산단가가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용적률 및 건폐율 완화, 세제혜택 및 보조금 지원 등 인센티브정책이 마련된다면 목조건축의 경제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 법·제도 개선방안은

 

현재 건축법은 철근콘크리트 및 철골구조를 중심으로 설계돼 목조건축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조다. 이에 따라 목조건축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법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우선 건폐율 및 용적률 완화를 통해 목조건축이 보다 경제적인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존 법규에서는 목조건축물 층고제한이 철근콘크리트대비 불리하게 설정돼 이를 개선하면 고층 목조건축도 가능해진다.

 

또한 공공건축물에 국산목재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국내 목재산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국내 목재공급망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GR과 연계 가능성은

 

노후건축물 리모델링에서도 목조건축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건축물 외피를 모듈러방식으로 보강해 단열성능을 향상시키며 친환경목재를 활용하면 에너지절감과 탄소저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목재는 가벼우며 가공이 쉬워 그린리모델링(GR)에 유리한 소재로 평가받는다.

 

제로에너지빌딩(ZEB) 및 녹색건축인증(G-SEED)에서도 목조건축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필요가 있다. 현재 G-SEED에서는 목조건축의 장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에서는 목조건축을 위한 별도 인증체계를 도입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평가항목을 세분화하며 가이드라인을 확장해야 한다. 단열성능, VOC 저감, 전생애주기 탄소저장 등 요소가 평가기준으로 추가될 필요가 있다.

 

■ 매스팀버기술이 강조되는데

 

매스팀버란 목재를 여러 겹으로 접착‧못질 또는 다우얼처리해 만든 대형 목재건축이다. 매스팀버는 목조건축의 구조적 강도를 높이는 핵심요소다. 이를 위해서는 △고품질 목재 생산 및 가공기술 △라미나 제조기술 △CLT(Cross Laminated Timber) 생산기술 △접착 및 자동화 생산라인 구축이 필수적이다. 또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반 설계를 도입하면 시공정확도를 높이고 효율적인 공정관리를 할 수 있다.

 

매스팀버의 구조적 강도를 분석할 때 목조자재 결구방식, 전단강도 및 층간구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 철골구조는 용접 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목조구조는 가벼우면서도 BIM도면을 기반으로 정밀한 시공이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적 장점 덕분에 향후 대형 건축물에도 목조기술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목조건축은 지속가능한 미래건축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탄소중립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건축방식이며 에너지절감 효과도 커 장기적으로 경제성과 환경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다. 법·제도 개선과 기술혁신이 뒷받침된다면 목조건축이 건축산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목조건축은 탄소저감과 에너지절감 효과를 동시에 제공하는 미래형 건축방식이다. 하지만 법·제도적 개선, 기술개발, 목재산업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지원책을 마련한다면 목조건축이 친환경건축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성 기자 jsle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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